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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4화

작가: 유진
공중을 선회하던 헬리콥터 중 한 대에서, 경찰 제복을 입은 사람이 저격총을 겨누고 있었다.

조준선 끝에는 여전히 몸부림치는 고은채.

한 발이 치명적이지 않다면, 다음 발이 그녀를 저격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상태를 보니 고은채는 이미 살아남을 수 없었다.

임유진은 바닥에 쓰러져 경련하듯 몸을 떨고 있는 고은채를 바라보다가, 그녀의 주머니에서 무언가 굴러 나오는 것을 보고 얼굴빛이 확 변했다.

그건 작은 리모컨같이 생긴 장치였다.

그리고 붉은 LED 화면 위로 숫자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8... 7... 6...

“타이머...?”

임유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고은채는 아까 주머니에서 바로 이 장치를 더듬던 것이었을까?’

하지만 그게 뭐든, 결코 좋은 징조는 아니었다.

그리고 그 순간 고은채는 이미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피가 번져가는 바닥 위에서 몇 차례 몸을 경련하다가... 결국 움직임이 멈췄다. 마치 그녀의 생명이 꺼져버렸음을 선언하는 듯.

“유진아!”

강지혁이 단숨에 달려와 임유진의 팔을 움켜쥐었다.

“당장 병원으로 가자!”

강지혁은 그대로 몸을 숙여 임유진을 안아 올리려 했다.

“혁아, 그 타이머...!”

하지만, 임유진이 말을 잇기도 전에...

쾅!

순식간에 굉음이 터지며 바닥이 요동치고 대지가 흔들렸으며 건물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폭발...?!”

임유진의 눈동자가 미친 듯이 흔들렸다.

이제야 알았다. 고은채의 주머니에서 굴러 나온 건 단순한 장치가 아니라, 폭탄 기폭장치였다는 것을.

“모두 철수해!”

강지혁의 명령이 천둥처럼 퍼져 나왔다.

그의 부하들은 이미 수많은 전장을 겪은 정예였다. 그들은 짧은 순간 만에 가장 빠른 탈출로를 찾아 움직였고, 머리 위 헬리콥터에서도 줄사다리를 급히 내려보냈다.

끊임없이 폭발음이 이어지며 폐허 같은 건물은 균열을 드러냈다.

언제 무너져 내려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강지혁은 임유진을 안은 채 중심을 잡으며 버텼다.

“지영이부터! 지영이를... 먼저 헬기로 올려!”

임유진은 간신히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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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은채의 손톱이 임유진의 상처 난 목덜미를 거칠게 파고들었다.그 고통은 차라리 칼에 베일 때보다 훨씬 깊고, 훨씬 잔혹했다.그러나 임유진은 이 악물고 신음조차 밖으로 내지 않았다.그녀는 고은채가 그 모습을 보며 쾌감을 느끼는 꼴을 절대로 보여주고 싶지 않았고, 자신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더는 마음 아파하는 것도 원치 않았다.하지만 그녀가 견디고 버틸수록 고은채의 손길은 더욱 잔인하게 파고들었다.“임유진, 잘난 척하며 네 친구를 위해 나섰잖아? 어때? 이제 네가 치러야 할 대가가 뭔지 똑똑히 알겠지?”고은채의 목소리는 독기로 가득 차 있었다.임유진의 얼굴은 피와 땀으로 얼룩져 창백하게 질려 있었고, 끊임없는 출혈과 고통이 그녀의 몸을 서서히 무너뜨리고 있었다.그 참혹한 광경에 한지영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끝없이 흘러내렸다.“고은채! 유진이는 죄가 없어! 네가 말했잖아, 이건 나 때문이라고! 그러니까 날 상대로 해, 날 어떻게 하든 상관없으니까 제발 유진이는 그만 괴롭혀!”그러나 그녀의 절규는 오히려 고은채를 광기로 미쳐가게 만들었다.“그렇게 원한다면 방법이 있지. 좋아, 당장 저 아래로 몸을 던져. 그럼 우리 원한은 그걸로 끝이고, 네 친구도 풀어주지!”순간, 한지영의 어깨가 크게 떨리더니 눈동자에는 결심한 듯한 눈빛이 스쳤다.“너, 정말...”“지영아... 그러지 마...”임유진은 피투성이 얼굴로 힘겹게 입술을 열었다.한 마디 한 마디를 내뱉을 때마다, 온몸이 찢겨나가는 듯한 고통이 덮쳐왔다.“네가... 네가 정말 저 여자 말대로 한다면... 난 평생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 나도... 나 자신도... 더는 용서할 수 없을 거야. 그리고... 네가 뛰어내린다고 해서, 고은채가 날 놔줄 거라고 생각해?”그 말에 한지영의 눈물이 폭포처럼 쏟아졌다.그리고 가슴 깊은 곳에서는 자신을 향한 원망이 치밀어 올랐다.‘다 내 탓이야. 연신 씨 믿지 못한 내 탓... 그 불신이 결국 지영이까지 이런 지옥에 몰아넣은 거야.“지영아.... 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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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간, 현장은 완전히 얼어붙었고, 숨 막힐 듯한 공기 속에 팽팽한 긴장이 흐르고 있었다.용병들의 얼굴은 일제히 굳어졌다. 그들의 최우선 목표는 돈이었고, 그러려면 임유진과 한지영이 무사해야 했다. 그래서 반사적으로 고은채를 제압하려 했지만...고은채는 미친 듯이 버텼다. 단호하게 임유진을 끌어안은 채 옥상 끝으로 몸을 몰았다.“누구든 한 발짝이라도 다가오면, 난 바로 이 여자를 죽여버릴 거야! 내 목숨이야 잃으면 그만이지. 하지만 강씨 가문의 사모님까지 함께 데려갈 수 있다면...나로서는 결코 손해가 아니지. 그런데 S 시의 강 회장님, 당신은 과연 아내를 포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강지혁의 얼굴은 마치 서리가 덮인 듯 한기가 흐르고 있었다.그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았고, 무겁지만 단호한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그럼 어디 한번 해봐. 내가 정말 포기할 수 있는지 없는지.”강지혁이 다가오는 순간, 고은채의 몸이 본능적으로 움찔했다.하지만 곧 이를 악물며 단검을 임유진의 목으로 밀어붙였다.“다가오지 마! 한 발이라도 더 다가오면, 임유진은 내 손에 죽는 거야!”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날카로운 칼끝이 임유진의 피부를 스쳤다.순식간에 목에서 피가 터져 나오며 옷깃을 붉게 물들였고, 임유진은 숨을 삼키며 짧은 신음을 흘렸다.강지혁의 얼굴은 흔들림이 없었지만, 옆에 늘어뜨린 손이 서서히 오므라들며 관절이 하얗게 비틀렸다.그의 마음속 분노와 긴장이 그 손끝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었다.“고은채. 네가 지금 생각해야 할 건 나와 거래하는 거지, 임유진을 데리고 같이 죽는 게 아니야. 너와 네 부하들을 풀어줄 수 있어. 차량도 마련해주고, S 시를 떠날 기회도 줄 수 있지. 하지만... 내 아내에게 더 이상 상처를 내선 안 돼.”조건을 제시하는 강지혁의 차가운 목소리는 낮고 차갑게 울렸다. 마치 악마가 귓가에 속삭이는 것처럼 섬뜩했다.고은채는 비웃듯 눈을 가늘게 떴다.“하, 역시 임유진은 강 회장님한테 특별한 사람이네.”“임유진은 내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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