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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Author: 유진
‘내가 너무 갔나?’

곽동현은 바삐 움직이는 임유진을 보자 이내 고개를 저으며 자기 생각을 부정했다.

“유진 씨, 그…… 그러면 저는 먼저 가볼게요. 일 보세요.”

홀연히 사라지는 동현의 뒷모습을 본 강지혁은 갑자기 유진의 턱을 잡으며 반강제로 유진의 얼굴을 자기 쪽으로 돌렸다.

“누나가 다른 남자를 그렇게 보는 게 싫어.”

그 말에 유진은 웃음이 나왔다.

“너 무슨 생각 하는 거야? 나 동현 씨한테 그런 마음 없어.”

“그러면 상대도 그렇대?”

하지만 지혁의 물음에 유진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저 사람 동료는 맞지만 누나 좋아하는 동료 아니야?”

“맞아. 나 이미 미옥 언니를 통해 거절 의사를 밝혔어. 그런데도 오늘 이렇게 먼저 찾아올 줄은 몰랐지만.”

“저 사람 누나랑 어울리지 않아. 누나도 그래,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직접 거절 의사를 밝혀야지.”

“그건 네가 나를 너무 좋게 생각해서 그래. 솔직히 내가 오히려 동현 씨한테 어울리지 않아. 동현 씨 집도 있고 차도 있고 안정된 직장도 있어, 우리 환경위생과 여자들 중 동현 씨 마음에 둔 여자도 꽤 많고.”

“누나는 더 좋은 사람 만날 자격 있어.”

지혁은 바로 유진의 말을 부정했다. 하지만 그 말투에는 그조차도 알아채지 못한 소유욕이 묻어있었다.

유진이 청소를 마치고 도구를 환경위생과 사무실로 돌려주러 갔을 때, 민화영이 갑자기 유진에게 또 달려들었다.

“유진아, 나 용서해주면 안 돼? 나 정말 그 직장 잃으면 안 된단 말이야. 그 직업 나한테는 정말 중요한 거야. 그러니까 제발, 네가 우리 국장님한테 나를 용서했다고 말 좀 전해줘. 국장한테 해고 명령 철회하라고 해줘. 응?”

화영은 아무리 생각해도 자기가 건드린 사람은 유진뿐이라는 결론을 얻어 이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화영을 바라보는 유진의 눈빛은 차갑기만 했다.

“너 잘못된 사람한테 부탁하고 있는 거야. 너희 국장이 너 해고한 거 나랑 아무런 상관없어. 나 너희 국장 만나본 적도 없다고.”

“그럴 리가 없어! 내가 잘못한 짓을 한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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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빈이 아들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엄마는 내가 직접 데려다 줄 거야. 그리고 내가 정말 너희 엄마한테 나쁜 짓을 하려 했다면 네가 여기 있다고 해도 아무 소용 없어. 그리고 오늘 누가 널 구했는지 벌써 잊은 거야?”그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날이 숨겨져 있었다.“내가 조금이라도 더 늦었으면 넌 지금 이 정도로 끝나지 않았을 거야.”그러자 탁윤은 얼굴에 수치심을 드러내며 옆에 늘어뜨렸던 두 손을 꾹 말아쥐었다.결국 탁윤은 김수영과 함께 먼저 떠났고 그곳엔 두 사람만이 남겨졌다.잠시 침묵이 흐르고 탁유미가 차가운 눈빛으로 이경빈을 바라보며 먼저 입을 열었다.“날 잡아끌더니... 도대체 하려는 말이 뭔데?”그러면서 그녀는 이경빈의 손을 확 뿌리쳤고 순간 이경빈의 손아귀에는 텅 빈 공기만이 남겨졌다.탁유미는 항상 그랬다. 조금이라도 다가가면 조금이라도 손끝이 닿게 되면... 그녀는 빠르게 선을 그었다.그런데 그런 그녀가 과거에는 먼저 이경빈에게 손을 내밀었었다.“경빈아, 우리... 평생 이렇게 손잡고 살자.”평생... 지금 그는 그 평생을 모두 내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데 정작 탁유미는 이제 그 평생을 원하지 않는다.“잠깐이라도 어디 가서 이야기할까?”이경빈이 조심스럽게 제안했지만 탁유미는 단호하게 거절했다.“그럴 필요 없어. 할 말 있으면 여기서 말해.”“윤이... 학교에서 괴롭힘당한 게 한두 번 아니지?”그 말에 탁유미의 얼굴이 단단히 굳었고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녀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그래...”“이 세상은 원래 약한 아이가 더 많이 다치게 되어 있어. 하지만 윤이가 내 아들인 게 알려진다면... 달라지지 않겠어?”마치 대수롭지 않은 일을 말하는 것처럼 이경빈의 말투는 차분해 보였다. 하지만 옆에 늘어뜨린 손은 아주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고 그 떨림과 긴장감은 오직 이경빈 자신만 알고 있었다.그러나 탁유미는 순간 어깨가 굳어지며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설마... 윤이의 양육권을 다시 가져가겠다는 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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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2054화

    김수영은 탈의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순간 그대로 멈춰 서고 말았다.그곳에는 이경빈과 그의 비서가 탁윤을 둘러싼 아이들을 제지하고 있었고 원래 멀쩡했던 탁윤은 이제 얼굴과 몸이 멍투성이가 되어 있었다.“윤아, 괜찮니? 다치진 않았지?”김수영은 재빨리 외손자를 끌어안으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냈다.탁윤은 고개를 저었다.얼굴과 몸은 멍으로 아팠지만 외할머니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그리고...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이경빈에게 향했다.탁윤에게 아직 이경빈을‘아빠’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많은 감정이 얽혀 있었다.그 사람 때문에 엄마가 큰 고통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엄마는 한 번도 그 사실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지만 과거 억울하게 감옥에 갔던 사건은 이경빈이 증언한 탓이라는 것도 탁윤은 잘 알고 있었다.탁윤은 글을 읽을 줄 알았고 인터넷을 통해 당시 사건 기록도 찾아보았었다.그래서 그때 만약 이경빈이 그 나쁜 여자를 위해 증언하지 않았다면 엄마는 감옥에 가지 않았을 것이란 사실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기억은 따로 있었다.공원에서 엄마가 간절히 빌었지만 이경빈은 아무렇지 않게 엄마를 모함했고 그대로 엄마의 죄를 단정 지은 뒤 그 나쁜 여자가 면죄를 받도록 요구했다.그때 탁윤은 결심했다.“나는 빨리 커서 제대로 엄마를 지킬 거야! 아무도 엄마를 괴롭히지 못하게!”그의 결의 어린 눈빛을 느낀 듯 이경빈도 탁윤을 바라보았다.아들의 눈빛은 여전히 차갑고 냉정했고 수년이 흘러도 변함이 없었다.그리고 그 시선이 이경빈의 가슴을 철렁거리게 만들었다.그는 알고 있었다. 모든 게 자신의 잘못이었고 만약 그때 자신이 탁유미와 탁윤에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이경빈은 그렇게 수없이 후회하며 시간을 되돌릴 수 있기만을 빌었다.바로 그 순간 싸움 소리를 듣고 달려온 학원 교사들과 부모들이 속속 들어왔다.“대표님, 지금 상황이...”곁에 있던 비서가 당황하며 입을 열었다.“경찰에 신고해!”이경빈의 목소리는 탈의실에 차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2053화

    탁유미는 아들에게 많은 걸 해줄 수 없었다.하지만 아들을 지키는 일만큼은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해주고 있었다.그리고 탁윤도 열심히 배우고 있었다.그는 엄마가 자신을 위해 학원 등록비를 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었고 또한 자신이 더 강해져야만 앞으로 자신과 엄마 그리고 외할머니를 제대로 지킬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하고 있었다.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태권도 학원에서 학교에서 자신을 괴롭혔던 아이들을 마주친 것이었다.이전에는 서로 다른 반이어서 마주칠 일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여러 명이 탁윤을 에워쌌다.“어? 왜 이렇게 익숙한 얼굴인가 했는데. 바로 너구나, 탁윤! 전에 날 학교에서 쫓아내서 즐거웠겠다. 그렇지?”그들 눈에는 악의가 가득 담겨 있었다.“허명훈! 너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탁윤은 주변을 경계하며 눈을 굴렸다.지금 이곳은 탈의실이었다.오늘 훈련이 늦게 끝난 탁윤은 귀가 시간도 자연스레 늦어지게 되었다.그리고 지금 탈의실에는 자신 외에 대부분 허명훈 일행뿐이었다.외할머니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밖에는 다른 어른들도 있었다.만약 지금 문밖으로 달리기만 하면 탁윤은 안전할 수 있었다.곧 탁윤은 마음속으로 계산했다. 이 친구들의 위치와 움직임을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가장 빠르게 탈출할 수 있을지.“오늘은 제대로 혼내줄 거야! 흥! 네가 이모가 있다고 뭐가 달라져! 우린 여기서도 너를 쓰러뜨릴 수 있어! 너 같은 귀머거리가 무슨 태권도를 배우냐? 배워도 결국 똑같은 귀머거리일 뿐이잖아!”말이 비수가 되어 거칠게 날아왔고 같은 또래 아이들은 점점 탁윤을 에워쌌다.허명훈은 집안이 부유했고 평소 이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했고 먹을 것과 마실 것은 물론 심지어 용돈까지 부족하면 허명훈에게 받곤 했다.용돈 몇천 원은 9~10살 어린아이들에게 큰돈이었고 때로는 만 원 이상도 그냥 주기도 했다.그렇기에 허명훈은 자연스럽게 이 아이들 사이에서 우두머리가 되어 있었다.“누가 저 녀석을 한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2052화

    그 말에 이경빈은 미간이 더욱 찌푸려지며 작게 냉소를 흘렸다.“왜요? 유미와 잘해보고 싶기라도 한 겁니까?”“제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경빈 씨와는 상관없는 일 아닐까요?”곽동현이 담담하게 답했다.“저도 혼자고 유미 씨도 혼자입니다. 함께할지는 저와 유미 씨의 문제지 이경빈 씨가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이경빈의 얼굴빛이 순간 굳어졌다.탁유미도 곽동현과 비슷한 말을 했었다. 그녀가 곽동현과 어떻게 지낼지는 두 당사자의 마음이라는 것.이경빈은 마치 자신만 배제된 듯한 기분이 들었고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곽동현의 옷깃을 거칠게 움켜쥐었다.“잘 들어요. 유미와 함께한다는 생각... 그런 일은 절대 꿈도 꾸지 마요!”그러나 곽동현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차분하게 되물었다.“왜죠? 이경빈 씨가 유미 씨를 사랑해서요?”허를 찌르는 말에 이경빈은 입술을 꽉 다문 채 한마디도 하지 못했고 눈빛만 차갑게 번뜩였다.“만약 사랑한다면 왜 유미 씨를 이렇게 힘들게 합니까? 작은 가게 하나 운영하면서나이 든 어머니와 어린아이를 홀로 돌보게 하고... 유미 씨가 얼마나 고단하게 살아야 하는지 아십니까?”그러자 이경빈은 얼굴빛이 가라앉더니 움켜쥔 손아귀는 더 거칠게 조여졌다.곽동현이 지적한 것을 이경빈이 몰랐을 리 없지만 탁유미에 대한 마음은 여전히 놓을 수 없었다.“탁유미 씨 같은 좋은 여자는 제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다른 사람이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때마다 이렇게 찾아와서 ‘얘기 좀 하자’라고 하실 건가요?”탁!이경빈은 분노가 치밀며 곽동현을 힘껏 밀어냈다.“당신이 뭘 안다고... 당신은 이해하지 못해요!”곽동현은 의자에 부딪혀 잠시 넘어졌지만 곧 일어나 먼지를 털고 담담하게 말했다.“제가 모든 걸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그는 옷매무새를 다듬고 단호하게 덧붙였다.“오늘 이경빈 씨가 찾아온 이유는 이제 잘 알겠습니다. 그리고 제 입장도 분명히 전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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