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혹시 현이가 돌아온 걸까?’진해원은 마음속으로 조심스럽게 추측했다.하지만 한참이 지나도록 밖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그가 기다리던 그 작은 그림자는 끝내 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았다.결국 작은 가슴 한켠에 서늘한 공기가 번져갔고 진해원은 다시 이불 속으로 몸을 더 깊숙이 웅크렸다.따뜻해야 할 이불은 더 싸늘하게 느껴지기만 했다.그러다가 그의 머릿속에 문득 그 ‘아버지’라고 불러야 하는 남자의 말이 떠올랐다.‘너는 그저 이 집에 얹혀사는 아이일 뿐이야. 더구나 네 엄마는 이 집 사람들에게는 죄인이야. 지금은 현이 곁을 떠나기 싫겠지만... 언젠가는 알게 될 거다. 네가 진짜 원하는 걸 얻으려면 결국 녹원시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하지만 진해원이 진심으로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었다.그저 현이 곁에 있고 싶었다.현이가 자신이 피아노를 치는 걸 좋아한다면 손끝이 다 닳아 아파도 계속 칠 수 있었다.현이가 웃는다면 그걸로 충분했으니까.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서서히 잠에 빠져들었다.하지만 꿈속에서도 평온은 오지 않았다.계속해서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붙잡혀가던 순간, 차가운 수감실 바닥에 누워 있던 어머니.그리고 마지막으로 절망에 찬 목소리로 자신에게 남긴 말.‘너와 현이는 절대 친구가 될 수 없어.’그 말이 마치 저주처럼 그의 귓가에 맴돌았다.‘절대 친구가 될 수 없어...’‘절대... 친구가...’그 말이 계속해서 그의 마음속에서 메아리쳤다.무서웠다.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다.‘아니야, 우린 친구야. 현이가 직접 말했잖아, 우린 친구라고...’하지만 꿈속의 어둠은 점점 짙어져 갔다.그 어둠은 그를 삼켜버릴 듯이 퍼져나가며 세상에 홀로 남은 것처럼 모든 빛이 사라졌다.그리고 온통 차가운 공기만이 감돌고 있을 뿐이었다.‘이 어둠을 누가 좀... 없애 줄 수 없을까? 누가... 제발... 나 좀... 도와줘...나 혼자 있고 싶지 않아... 무서워... 제발...’그러던 그때.“해원아, 해원아!”맑고
“정말 많아요. 예를 들면 같이 게임도 하고 안아주고 뽀뽀도 하고, 폭신폭신하고 통통한 아기랑 껴안고 잠도 자고요. 아, 그리고 같이 노래도 듣고 같이 춤도 출 수 있어요. 요즘 제가 자주 보는 남성 그룹 있잖아요? 그 안무 중 일부는 아기들이 춰도 꽤 귀엽더라고요!”한지영은 행복한 상상에 얼굴이 환해졌지만 백연신은 무심코 얼굴을 찡그렸다.그리고 직감적으로 몇 년 후 가장 걱정했던 일이 현실로 닥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 갔다.만약 그들의 아이가 그녀를 따라 아이돌을 쫓아다닌다면... 그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했다.하지만 한지영은 꿈과 희망 속에 여전히 들떠 있었다.“나중에 내가 아기를 데리고 그 남성 그룹을 만나러 가면 아기가 그분들한테 뽀뽀도 받겠죠... 와, 생각만 해도 난 정말 행복하겠어요! 어릴 때 우리 엄마는 날 데리고 스타를 만나러 간 적이 없거든요.”백연신은 머릿속으로 미래의 장모가 이 말을 들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맞다, 연신 씨. 나중에 제가 기형아 검사 다 끝나고 아무 문제 없으면 DZM이 S 시에 공연하러 올 때, 사인이나 사진 같이 찍어도 될까요?”한지영이 눈을 반짝이며 백연신을 바라보았다.그 말의 속뜻은 자연스럽게 백연신더러 방법을 찾아 달라는 요청이었다.백연신은 순간 머리가 지끈거렸다.DZM은 그녀가 요즘 빠져 있는 남성 그룹이었다.“그들이 S 시에 공연하러 온다고 임신 6개월 임산부가 배를 안고 콘서트장 가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해?”“콘서트는 안 가고 그냥 가까이서 보고 손만 잡고 올 거예요.”한지영이 급히 말했다.비록 공연을 듣고 싶긴 하지만, 지금 몸 상태로는 확실히 무리였다.아이를 낳고 나서야 겨우 콘서트도 갈 수 있을 터였다.“연신 씨, 의사가 말했잖아요. 임신부는 기분 좋게 지내야 한다고.”한지영이 들뜬 목소리로 덧붙였다.백연신은 결국 한숨을 쉬며 말했다.“알았어. 나중에 내가 데리고 가서 사인도 받고 사진도 찍고 손도 잡게 해줄게.”그에게 이
“지영 씨를 구한 건 전에 지영 씨가 유진이를 구했기 때문이에요.”강지혁이 말했다.한지영이 임유진의 가장 친한 친구가 아니었다면 설령 그녀가 눈앞에서 위험에 처했더라도 그는 아마 눈길조차 주지 않았을 것이었다.“어쨌든 감사드립니다. 제가 은혜를 졌네요. 앞으로 필요하신 일이 있으면 제가 도울 수 있는 건 반드시 돕겠습니다.”백연신이 담담하게 말했다.백연신 같은 남자가 내뱉는 약속은 그 무게 역시 결코 가볍지 않았다.“그럼 제가 먼저 한 잔 올리겠습니다!”말을 마치자 그는 손에 든 술잔을 들어 단숨에 비웠다.강지혁도 그를 따라 술잔을 들고 순식간에 잔을 비웠다.“정말 제게 은혜를 졌다고 생각하시면 앞으로 지영 씨를 좀 더 신경 써 주세요. 다시는 유진이를 데리고 그런 ‘남성 스트립쇼’ 같은 데 가지 않도록 말이에요.”강지혁이 장난스레 말했다.하지만 그는 목소리를 낮춰 두 여자와 네 아이들이 듣지 못하게 했다.그런 취미를 공개하는 건 결코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백연신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한지영의 취향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었지만 솔직히 머리가 좀 아팠다.하지만 말해 뭐 하랴. 막을 수도 없는 일 아닌가.한지영이 그저 그에게 살짝 애교 부리고 불쌍하고 간절한 표정만 지어도 백연신은 언제든 완전히 굴복해 버리고 말았다.심지어 티켓을 사서 아이돌을 만나러 가는 일까지... 백연신은 어느샌가 그녀를 위해 사인과 포스터까지 챙겨주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특히... 최근엔 또 다른 남성 그룹에 빠진 듯했다.백연신은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사인, 포스터, 사진 촬영, 심지어 현장 방문까지 요구할 걸 짐작하고 있었다.그래서 백연신은 결국 이렇게 답했다.“저... 최대한 노력해 보겠습니다.”“최대한이라고요?”강지혁이 눈썹을 살짝 치켜 올렸다.“지금 임신 중이잖아요. 아무래도 임신부는 마음과 몸을 편하게 유지해야 하니까. 어떤 일들은 아이 낳고 나서 생각해야죠.”백연신은 약간 어색하게 덧붙였다.“아
“그래, 어머니가 잠시 출국하시는 게 우리 모두에게 좋을 거야.”백연신은 낮게 중얼거리며 한지영을 바라보았다.“이제 내 곁에 남은 건... 오직 너뿐이야.”그는 말을 이어가며 그녀를 부드럽게 끌어안았다.그녀의 몸에서 풍기는 은은한 향기는 오래 묵은 긴장이 풀림과 동시에 안도의 숨을 내쉬게 만들었다.어머니의 출국은 결국 패배를 인정하고 백선 그룹 권력의 다툼을 포기했다는 의미였다.하지만 동시에 그 말은 그와 어머니 사이에 넘을 수 없는 깊은 골이 생겼음을 의미하기도 했다.원래도 얇았던 모자의 정은 이제 거의 완전히 사라진 셈이었다.그때, 한지영은 이상함을 감지했다.미세하게 떨리는 백연신의 몸, 그리고 숨을 쉴 때마다 들리는 코끝의 떨림.그는... 울고 있는 걸까?비록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최혜연은 결국 그의 어머니였다.그리고 지금... 그와 어머니는 이 정도로 사이가 틀어졌다.한지영은 두 팔을 들어 백연신을 꼭 끌어안았다.“연신 씨, 당신에게는 나만 있는 게 아니에요. 우리 아이도 있어요. 앞으로 아이도 많이 낳고 우리는 행복하게 살 거예요. 그러면 어머니가 우리가 행복하게 사는 걸 보시고 자신이 그동안 믿었던 게 잘못이었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응.”백연신은 조용히 대답했다.하지만 머리는 여전히 그녀의 어깨에 묻혀 있었다.“그리고... 만약 울고 싶으면... 절대 놀리지 않을게요.”한지영이 나지막하게 속삭였다.“누가 울겠어. 내가 아직 세 살짜리 어린애인 줄 알아?”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거칠게 쉰 듯했고 한지영은 어깨 위가 천천히 젖어 드는 걸 느꼈다....한지영이 S 시로 돌아왔을 때 임유진은 살짝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어떻게 이렇게 빨리 돌아왔어? 해성시에서 좀 더 지낼 거 아니었어?”“출산을 위해 돌아왔지. 게다가 임산부 등록은 S 시에서 했으니까. 여기 음식이 더 익숙하기도 하고.”비록 해성시 음식도 나쁘지 않았지만 익숙한 환경이 주는 편안함에는 미치지 못했던 것이었다.“오늘 저녁 시간 돼
“연우진이 먼저 네 결백을 밝힌 이상, 이제 내가 굳이 손쓸 일은 없겠지.”백연신의 목소리는 낮고 담담했다.“그런데 지금 보니 연우진이 널 모함했던 이유가 애초에 꼭 그 160억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어.”“무슨 뜻이에요?”한지영이 고개를 들며 물었다.“연우진의 성적 성향에 조금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아.”“성적 성향이요?”한지영의 눈이 커지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설마... 남자를 좋아한다는 말인가요?”“남성 연인은 없었지만 예전에 게이 클럽을 드나든 적이 있고 심리 상담을 꾸준히 받아왔더군.”백연신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을 이었다.“어머니가 한때 그 상담사를 매수했었어. 그 상담사가 말한 바로는 연우진 본인도 꽤 괴로워했대. 남자에게 느껴선 안 될 감정을 느낀 적이 있다고.”한지영은 한동안 말을 잃었다.그가 그런 비밀을 숨기고 있었다니...설마, 자신의 성적 성향이 드러날까 두려워 그녀를 이용하고 모함한 걸까?그러다 문득 다른 가능성이 스쳤다.만약 자신이 그와 맞선을 보지 않았다, 백연신의 어머니가 그를 조사할 일도 없었을 터였다.그렇다면 연우진은 이런 일을 겪지도 않았을 것이엇다.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떠오른 건 연우진이 말한 두 번의 “미안해요”였다.사건이 터지기 전 그가 전화를 걸어와 미안하다고 했던 그때.그리고 오늘 마지막으로 그녀 앞에서 했던 그 말.“정말 자신의 비밀이 드러날까 봐 그랬던 거라면... 결국 제가 우진 씨를 궁지로 몰아넣은 셈이네요.”그때, 조용히 말을 잇던 한지영은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고개를 들었다.“그런데 우진 씨가 해명 글을 올렸는데... 혹시 연신 씨 어머니가 이 일로 우진 씨의 비밀을 폭로하진 않을까요?”“걱정하지 마.”백연신은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연우진은 이제 버려진 졸개일 뿐이야. 어머니가 굳이 그런 사람을 상대할 이유가 없지. 설령 그 사실이 세상에 드러나도 오히려 네가 결백하다는 걸 더 확실히 증명하는 셈이야.”그의 말에 한지영은 조금 안도한 듯 숨을
“미안해요!”연우진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한지영은 말없이 그를 바라봤다.160억. 평범한 사람에게는 평생 벌기 어려운 거액이었다. 돈 한 번으로 사람이 드러나는 모습을 보자니, 이만큼 확실하게 누군가의 본성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도 드물었다.“지영아, 연우진 씨가 지금 네 앞에 있는데 어떻게 처벌해 줄까?”백연신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낮게 울렸다.“아예 망쳐 놓을까? 아니면 감옥에 가게 할까? 160억이라는 액수만으로도, 비록 게시글에 실명이 거론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뇌물 수수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어. 네가 원하면 내가 다 해줄게.”백연신은 그녀 손에 쥔 칼이 되어 그녀를 상처 입힌 자들을 향해 휘두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연우진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이미 체념한 듯 참담한 표정이 감돌았다.한지영은 잠시 그를 응시한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때 우진 씨가 날 구해줬죠. 내 아이를 살려주고 사고 났을 때 제일 먼저 달려와 병원에 데려다준 것도 당신이었어요. 그 은혜 저는 잊지 않아요. 그러니까... 이번 일은 그 은혜로 탕감하죠. 대신... 우리 이제 더는 친구도 다시 보는 일도 없을 거예요. 깔끔히 정리하죠!”연우진의 입술이 떨렸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백연신은 한지영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정말로 끝내고 싶다면 그렇게 하자.”그러고는 옆에서 지키고 있던 경호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여기서 더 지키실 필요 없어.”“연우진 씨, 이제 가보시죠.”말을 끝내자 그는 한지영의 손을 부드럽게 잡아 일으켰다.“이제 가자.”한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지영 씨!”그때, 연우진이 마지막으로 애절하게 외쳤다.“다시는 지영 씨를 해치는 일은 없을 거예요.”한지영은 아무런 대답 없이 차에 올랐고 차 안에서 그녀는 조용히 불룩해진 배를 바라보았다....그날 밤, 연우진은 자신의 소셜 계정에 글을 올렸다. 이전에 올렸던 게시글은 누군가로부터 160억을 받고 작성한 것이라며 그 돈 전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