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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진 실은 다시 얽힌다
끊어진 실은 다시 얽힌다
작가: 수박빙수

제1화

작가: 수박빙수
이혼 후 5년, 최아림이 박이헌을 다시 만난 곳은 오래된 사찰인 청연사였다.

맞선 상대가 일부러 잡은 약속 장소였다. 영험하기로 알아주는 이 사찰에서 기도드리면 악연은 끊어 주고 좋은 연은 이어 준다는 말이 있었다.

상대는 법당마다 빠짐없이 들어가 손에 든 향 세 대를 이마 위로 받쳐 들고는 경건하게 절을 올렸다.

아림은 그저 한옆에 조용히 서서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

심드렁한 표정으로, 아무 움직임도 없이.

아림은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한 뒤, 대학병원에서 인턴 1년과 정신건강의학과 레지던트 4년을 거쳐 전문의가 된 사람이었다.

오랜 임상 경험은 아림의 뼛속까지 이성적인 사고와 판단을 새겨 넣었다. 어린 시절 겪은 일들까지 겹치며, 그녀는 신도, 인과응보도 믿지 않는 철저한 무신론자가 되었다.

삶이 너무 고단해서일까?

사람들은 저 가느다란 향 연기에 이루지 못한 바람을 실어 보내는 것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무릎보다 먼저 바닥에 닿는 것은 늘 눈물이었다.

“최아림 씨도 한번 올리시죠. 저희 어머니 말씀이, 둘이 같이 빌어야 효험이 있답니다.”

상대가 향 한 대를 내밀었다. 대충 넘어갈 눈치가 아니었다.

2초쯤 머뭇대다, 아림은 향을 받아 들었다.

좌복 위에 무릎을 꿇고 불상을 올려다보는데, 가슴께가 까닭 없이 뻐근하게 아려 왔다.

향을 향로에 꽂으려던 참, 불전 앞 푸른 연기가 한 번 흔들리더니...

아이를 안은 박이헌이 최지희와 나란히 걸어오는 게 보였다.

지희 역시 손에 향을 들고 있었다. 환하게 웃으며 이헌의 비어 있는 팔을 붙잡으려 했지만, 품에 안긴 아이가 몸을 뒤척였다.

이헌은 습관처럼 아이를 받쳐 주었고, 팔짱을 낄 기회를 놓친 지희는 하는 수 없이 아이 머리를 토닥이며, 얌전히 있으라고 곱게 눈을 흘겼다.

세 사람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가족의 모습이었다. 그 사이에는 커다란 온기가 배어 나왔다.

아림은 드물게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맞선 상대가 일어나라고 부르는 소리조차 듣지 못했다.

이헌은 아림과 부부로 지내던 시절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원래도 진중하다 못해 노련하고 중후한 사람,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남자였다.

그런데 지금 그의 모습은 전과 달랐다. 눈매와 미간 사이로, 쉽게 알아차리기 힘든 묘한 여유가 은근히 배어 있었다.

뭐라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예전에는 없던 평온하고 안정된 기운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

굳이 말하자면, 흔히들 말하는 ‘사람 사는 냄새’ 같은 것이었다.

지희는 여전히 도도하게 돋보였다. 곱게 피어난 꽃처럼 보였고, 누가 봐도 아낌없이 사랑받으며 살아온 티가 났다.

이헌의 품에 안긴 남자아이는 작은 인형처럼 뽀얗고 사랑스러웠다.

맑은 눈동자와 생기 어린 표정까지, 지희의 얼굴을 그대로 빼다 박은 모습이었다.

5년 전, 처참하게 버려지듯 이혼당하고 나서야 아림은 깨달았다.

이헌이 자신과 결혼한 이유는 사랑이 아니라, 그저 진짜 사랑을 얻기 위해 오기 어린 싸움을 벌이기 위해서였다는 걸.

이헌은 결혼 생활 중에도 외도를 이어갔고, 그 진짜 사랑과의 사이에 아이까지 생겼다.

뒤이어 지희가 가볍게 던진 한마디가 모든 것을 무너뜨렸다.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을 갈라놓고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노릇을 해요?”

이헌은 인맥을 총동원해, 과장 승진을 눈앞에 둔 아림을 병원에서 밀어냈다.

아림이 어렵게 따낸 세계 최정상급 뮤엔병원의 연수 자리마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도 아닌 지희에게 넘겨주었다.

오직 지희의 오래된 응어리를 풀어주겠다는 이유로, 심리학계의 권위자 백요한 교수를 그녀에게 붙여 주기 위해서였다.

지희는 이름난 피아니스트였다.

그 팬들까지 아림을 미워했다. 한때는 신상을 털고 악플로 짓밟았으며, 집 앞까지 찾아와 막아서고 페인트를 끼얹기까지 했다.

일과 삶이 한꺼번에 무너졌다.

절망 속에 밀려난 아림은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게 되었다. 그 어두운 기억은 아직도 떠올리기 두려웠다.

그런 전남편이라면, 죽은 셈 치는 게 맞았다.

아림은 표정을 가라앉힌 채 못 본 척 시선을 돌리려 했다.

하지만 이헌은 무언가를 느낀 듯 매서운 검은 눈으로 이쪽을 훑었다.

눈이 마주치자 저쪽도 똑같이 굳었다.

“아빠, 뭐 봐?”

이헌이 걸음을 멈추자 품 안의 박유빈이 궁금한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헌은 대답 대신 아이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몸을 세우자, 하얗게 질린 얼굴의 지희가 잔뜩 경계하는 눈빛으로 아림을 노려보는 게 보였다.

이헌은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옮겨 지희의 시야를 가로막았다.

뒤에서 다른 참배객이 재촉했다.

아림은 좌복에서 일어나 향을 향로에 대충 꽂았다.

그러고는 무표정하게 맞선 상대와 나란히 법당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

최지희, 서류상 최아림의 동생이자, 최씨 집안이 오랜 세월 길러 온 ‘가짜’ 딸.

6년 전, 아림은 우연히 자기 혈액형이 부모와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았고, 친자 확인 결과가 그 짐작을 확인해 주었다.

한데 친부모를 찾아 나서기도 전에 최씨 집안 쪽에서 먼저 찾아왔다.

그해 최씨 집안의 안주인인 민혜정이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을 때, 진통을 느껴 급한 대로 근처 병원에서 아이를 낳았고, 담당 간호사의 실수로 아이가 뒤바뀌었다고 했다.

최씨 집안 쪽도 올해 우연히 혈액형 문제를 알게 되어, 그동안 남몰래 아이를 찾아왔다고 했다.

그리고 애초 두 딸을 모두 곁에 두려 하며, 저쪽 집안에 큰돈을 쥐여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림의 양부모 쪽에서 친딸을 꼭 데려가겠다고 못을 박는 바람에, 아림은 하루아침에 부모가 바뀌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략결혼을 앞둔 약혼자까지 생겼다.

그 약혼자는 바로 이헌이었다.

최씨 집안과 박씨 집안은 오래된 친분이 있었다.

20년 전에 이미 사돈을 맺기로 하고 굵직한 사업 여럿에 함께 돈을 댔는데, 이해관계가 깊이 얽힌 것 말고도 윗대의 은혜 빚까지 있다고 했다.

아림에게는 시집가는 것 말고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하지만 지희의 눈에 아림은 굴러들어 온 ‘침략자’였다.

자신을 아껴 주던 부모를 차지한 것도 모자라, 오랜 소꿉친구이자 약혼자까지 빼앗아 간 사람.

아림이 이헌과 결혼한 뒤, 지희는 가슴이 무너져 연주 활동을 접고 외국으로 떠나, 자포자기하듯 온갖 익스트림 스포츠에 몸을 던졌다.

하마터면 팔이 부러져 앞길을 망칠 뻔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헌이 어르고 달래 데려온 뒤에는 아림 앞에 울며 무릎을 꿇었다.

이헌의 아이를 가졌으니 제발 놓아 달라고, 두 사람이 이루어지도록 떠나 달라고.

이제 겨우 삶이 제자리를 찾았으니, 지희가 아림을 경계하는 것도 이상할 게 없었다.

한데 뜻밖에도... 지금 지희가 뒤쫓아 나왔다.

“아림 언니, 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 언니도 평안 빌러 온 거예요?”

뒤에서 날아든 목소리에 아림은 잠깐 멈칫했지만, 결국 걸음을 세웠다.

“응.”

지희는 어느새 평정을 되찾은 채였다. 한 손으론 유빈을 잡고 다른 손으론 이헌의 팔짱을 낀 채, 눈부시게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시간 참 빠르죠? 벌써 5년 만이잖아요. 막 돌아오자마자 언니를 만날 줄은 몰랐어요.”

“그때 해외로 나가기 전, 이헌 오빠가 여기서 제가 무사히 아이를 낳게 해 달라고 빌었거든요. 오늘은 그 감사 인사를 드리러 온 거예요.”

아림의 시선이 팔짱을 낀 이헌의 팔을 스치고, 곧 손목뼈 아래에 걸린 염주로 미끄러졌다.

기억 속의 이헌은 이런 것들을 믿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는 늘 원칙적이고 고집스러운 사람이었다. 무슨 일이든 남에게 기대지 않고 제힘으로 해결해야 직성이 풀렸다.

그토록 이성만을 믿던 사람이 불전 앞에 오래 무릎을 꿇고, 연인을 위해 두 손을 모아 간절히 빌었을 모습은 도무지 그려지지 않았다.

“그래?”

아림은 정신을 차리고 예의 바르게 덧붙였다.

“축하할 일이네.”

그 반응이 마음에 들었는지, 지희의 얼굴에 흡족한 기색이 스쳤다.

이어 그녀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아림 곁의 남자를 살폈다.

“언니, 이분은... 남자 친구예요?”

굳은 표정으로 서 있던 이헌은 그 말에만 잠시 아림을 흘낏 보았다.

몇 년 만에 마주한 얼굴이었다.

조각처럼 또렷한 이목구비에는 예나 지금이나 서늘함과 고집이 배어 있었고, 그 거리감은 5년 전보다 한층 더 짙어졌다.

이헌은 시선을 고작 몇 초 아림에게 머물렀다가 곧장 거두었다.

오가는 사람으로 붐비는 절 안에서, 이들이 있는 자리에만 묘한 기류가 흘렀다.

아림의 맞선 상대까지 그걸 눈치챘다.

“최아림 씨?”

그가 묻듯이 아림을 바라보았다.

아림은 숨기지 않고 바로 답했다.

“지인 소개로 만나는 중이야. 우린 일정이 있어서 먼저 갈게.”

말을 마친 아림은 맞선 상대와 나란히 절을 나섰다.

이헌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주 희미하게 미간을 좁혔다.

이어 고개를 돌리자, 서운함을 머금은 지희의 눈과 마주쳤다.

지희가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한 표정으로 이헌의 팔을 두 손으로 붙들고 나직이 물었다.

“오빠, 혹시... 마음에 아직 언니가 있어?”

“또 무슨 헛소리야?”

이헌은 못 말리겠다는 듯 팔을 빼고 몸을 숙여 유빈을 안아 들었다.

“기도 마치면 집으로 데려다줄게.”

그제야 지희는 활짝 웃으며 이헌을 따라 법당으로 들어갔다.

...

금령시의 겨울은 습기가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찬 바람이 한차례 휘몰아치자, 아림은 무심코 코트 깃을 여몄다.

“식사라도 같이하시죠? 저희 어머니가 영상통화로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 싶어 하셔서요.”

이번에 아림과 맞선을 본 남자는 의료기기 사업을 하는 집안 출신이었다.

그는 빼어난 외모에 반듯한 몸가짐, 게다가 정신건강의학과 의원까지 운영하는 아림을 보고, 꽤 어울린다고 여기는 눈치였다.

아림은 고개를 저으며 한 걸음 물러섰다.

“저기요, 소개해 주신 분이 자세히 말씀 안 드렸나 본데, 저 이혼했고 지금은 혼자 삽니다. 아이도 혼자 키우고요. 더 시간 뺏지 않을게요.”

남자는 흠칫 몸을 굳혔다. 얼굴에 억지로 띠고 있던 웃음이 그대로 얼어붙었다.

잠시 뒤, 남자는 더는 체면을 지키지 못했다.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소개한 사람을 욕하며, 불쾌한 얼굴로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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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얗게 질린 얼굴, 잘게 떨리는 입술, 흐려진 눈. 아림의 이런 모습에 지희의 눈에 쾌감 한 줄기가 스쳤다.‘몹쓸 것! 무슨 자격으로 이렇게 잘 살아?’‘내 것을 전부 빼앗아 갔으면서. 사라졌어야 하는 사람은 너잖아!’바로 그때 문이 열렸다.이헌이 문가에 서 있었다. 한 손은 문고리에 얹은 채였다.시선이 먼저 상태가 이상한 아림을 훑으며 미간이 좁혀졌다가, 이어 지희에게 닿았다.지희가 눈물에 젖은 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본 그는 곧장 몇 걸음 다가가 지희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무슨 일이야?”지희는 말하지 않았다. 속으로는 한가득 억울한데도 아림을 탓하게 만들고 싶지 않은 사람처럼 참고 있는 표정을 지었다.그리고 곁눈질로 아림의 반응을 살피며 일부러 이헌의 품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팔을 뻗어 이헌의 허리를 감았다.이헌의 몸이 살짝 굳었다. 미간이 더 깊게 구겨졌지만, 끝내 지희를 밀어내지는 않았다.따뜻하고 묵직한 손이 지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다독이듯, 힘이 실리지 않은 손길이었다.그는 조금 전부터 밖에 있었다. 지희가 억울하고도 고집스럽게 묻던 말들을 들었다.지금 지희의 병세는 불안정했다. 그는 자신 때문에 지희의 상태가 더 나빠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이헌은 아림을 보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그 사실을 깨닫자 아림의 손 떨림은 더 심해졌다. 죽을 것 같은 질식감이 밀려와 숨을 조여 왔다.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신체화 발작이었다.아림은 거칠게 숨을 들이쉬었다. 발걸음이 비틀렸고, 급히 문 쪽으로 향했다.아림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여기에 더 있다가는 죽을 것 같았다.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이헌의 고요한 눈 안쪽에 억눌린 감정이 스쳤다.‘아림이 상태가 이상했는데... 왜 저러지?’오래지 않아 문 열리는 소리가 나자, 이헌은 거의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들어온 사람은 아림이 아니었다. 아림에게 아멜디 초콜릿을 선물했던 남자, 엄준이었다.“오늘 치료는

  • 끊어진 실은 다시 얽힌다   제25화

    [이제 괜찮아.]“정말?”[응.]이헌의 말투는 대수롭지 않았다. 마치 별것 아닌 사소한 일을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하지만 대답을 마친 뒤, 시선은 무심코 오른팔에 내려앉았다. 그곳에는 아림이 직접 감아 준 붕대가 그대로 있었다.이헌은 무슨 마음이었는지 그날 이후로 병원에 가서 드레싱을 갈지 않았다.아림은 노트를 덮고 뻐근한 콧등을 눌렀다. 잠시 뒤 다시 입을 열었다.“당신은 귀한 몸이니, 웬만하면 병원에 가서 사진이라도 찍어 봐. 괜히 미루지 말고.”아림은 남에게 빚지는 일을 싫어했다. 상대가 이헌이라면, 더더욱.[됐어.]아림의 거리감 있는 태도에 이헌은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좁혔다.그 차가운에 아림은 짜증이 치밀었다. 더는 권하지 않았다.“마음대로 해. 그럼 이만.”아림은 먼저 전화를 끊었다.그 뒤 핸드폰을 책상 위에 엎어 두고 일어나 따뜻한 물을 한 잔 따랐다.반 잔쯤 마시고 창가에서 한동안 숨을 고른 뒤에야, 자리로 돌아가 보고서 정리를 이어 갔다....금요일.지희는 제시간에 병원에 도착했다.첫 치료 때의 긴장과 달리, 이번에는 베이지색 니트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화장은 정돈되어 있었고 얼굴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어려 있었다. 온화하고 예쁜 인상이었다.“교수님, 아림 언니.”지희가 먼저 인사했다. 목소리도 가벼웠다.백요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아림은 지희의 혈압을 재고, 지난 며칠 동안 수면과 식사 상태를 물었다. 항목별로 기록을 남겼다.지희의 협조도는 높았다. 답변은 명확했고, 가끔은 먼저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백요한은 지난 치료 기록을 넘겨 보고 안경테를 코 위로 밀어 올렸다.“지희 씨, 오늘 치료 절차는 지난번과 같습니다. 시간은 대략 40분 정도 걸릴 겁니다. 중간에 불편한 점이 생기면 바로 말하세요.”“네.”치료가 시작되자 아림은 곁에서 기록을 맡았다.지희는 내내 눈을 감고 있었고, 호흡도 고르게 유지됐다.첫 치료 때 중간중간 울먹이고 떨며 감정이 격해졌던 것과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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