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조합법을 이학수에게 넘겨주기 전에 주식의 지분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 약재 조합법은 진정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화신 제약은 곧 엄청난 부를 얻게 될 것이니까.폴은 그의 전화를 받자마자 그가 자신에게 도움을 청했다는 말을 듣고 무슨 일인지 묻지도 않고 바로 승낙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다음 날 아침 일찍 별장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김상곤은 시후가 폴을 만나러 간다는 것을 알고 즉시 들떴다..! 그는 윤우선이 돌아온 날로부터 줄곧 미정을 만나고 싶었지만, 엄두를 내지 못했다. 윤우선이 미쳐 날뛰며 미정에게 폐를 끼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후가 폴을 만나러 가는 것을 알고 살짝 물어보았다. "사위.. 이번에 폴이랑 만나러 가는데 미정이도 오나..?”"아주머니는 당연히 안 오시죠, 아주머니를 만나고 싶으면 직접 약속을 잡으세요! 하하.."김상곤은 난처한 표정으로 "못하겠어!"라고 말했다."하아.. 아버님.. 저도 그러면 도울 수가 없어요..”“은 서방.. 제발 기회를 봐서 미정이 좀 만나게 해줄 수 없나..?”"제가 하려면 할 수는 있지만.. 혹시라도 유나 씨가 알게 되면.. 분명 화를 낼 거라서.. 그럴 수 없어요 아버님..”"그럼 말을 안 하면 되지 않겠어?”시후는 진지하게 말했다. “이런 일은 아마.. 장인 어른께서 잠시 비밀로 부치더라도 결국 알게 될 거예요. 그러니 우리 두 사람이 몰래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걸 알게 되면 분명 매우 분노할 것이고요.." 마침, 시후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는데, 폴이었다! 그는 수다스러운 장인 어른에게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 재빨리 말했다. "그럼 폴이 데리러 왔으니 저는 가봐야겠습니다!" 장인 어른이 입을 열기도 전에 시후는 급히 문을 나섰다! 정문 밖에 나왔을 때 폴은 롤스로이스를 몰고 시후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가 나오자 폴은 황급히 손짓하며 "저 여기 있어요!"라고 인사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앞으로 다가와 문을 잡아당기고 차에 탔다.폴은 오늘 매우
폴은 깜짝 놀라 시후를 바라보며 황당해했지만, 그가 허풍을 하는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서둘러 차에 시동을 걸고 화신 제약으로 향했다.화신 제약은 연구소뿐만 아니라 자체 생산 기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작업장, 창고뿐만 아니라 사무실 건물과 기숙사까지 구비된 거대한 곳이었다.폴이 막 화신 제약 청사 문 앞에 차를 세우자, 이학수가 이미 앞에서 시후를 마중나와 있었다. 지리산에서 이학수는 시후로부터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 시후를 평생 신봉할 것이라고 마음먹었고, 물불을 가리지 않고 그를 따르겠다고 다짐했다. 이학수는 시후와 폴을 자기 사무실로 공손히 안내했다. 이학수는 시후와 폴이 자리에 앉자 자신이 작성한 계약서 샘플을 꺼내 시후에게 보여주었다. "선생님, 계약서는 이미 작성해봤습니다. 변호사 분께 문제가 없는지 확인부탁드립니다." 그는 계약서를 펼쳐 보이며 "이 계약서의 주요 조항은 화신 그룹을 대표해 은 선생님께 지분 80%를 무조건 양도한다는 내용입니다.”시후는 이학수가 이렇게 빠르게 일처리를 할 줄은 몰랐다..! 그러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계약서는 폴이 나를 대신해서 봐주세요.”"그럼 지금 저희 쪽도 변호사를 들여보내겠습니다." 이학수가 급히 말했다. 이어 그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고, 변호사 몇 명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폴은 이쪽 분야의 전문가로써 그들과 함께 계약 세부 사항을 맞춰보기 시작했다. 계약서는 곧 완성되었고, 시후와 이학수는 함께 계약서에 서명했다.서명 후 시후는 화신 제약의 최대 주주가 되었으며 화신 제약의 지분 80%를 보유하게 되었다. 시후는 이미 폴을 자신의 변호사로 고용했기 때문에, 지분 양도 계약서에 변호사의 성명도 필요했다. 그런데, 폴이 시후의 계약서에 남긴 이름은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 이름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이름이 바로 한모곤이라는 것이었다! 시후는 정말 놀랄 수밖에 없었다! 폴의 한국어 이름이 한미정의 성을 따랐다는 것도 놀라운데 이름 두
하지만, 그녀는 깊이 있는 한자를 사용해서 한모곤이라는 이름을 아들에게 지어 주었다..! 시후조차 이학수이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감탄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시후가 속으로 생각한 것일 뿐, 그는 이것을 폴에게 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폴처럼 똑똑한 사람이 분명 자신의 이름에 담긴 뜻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이학수는 사인을 마친 후 시후에게 공손히 물었다. "선생님, 그런데.. 화신 제약을 그대로 부르실 생각이신가요?" 이제 화신 제약의 대주주는 시후인데 계속 화신 제약이라고 부르는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이다.시후도 자신이 소유한 회사의 이름이 화신 제약이라고 생각하니 확실히 좀 이상한 것 같았다. "그럼.. 회사 이름을 구현 제약으로 바꾸면 어떨까요?” 시후는 이렇게 선조들이 남긴 경전의술을 익힐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구현보감》의 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예 이름을 '구현 제약'이라고 해서 그 공을 책에 돌리고자 했다.이학수는 구현이라는 단어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몰랐지만, 시후가 이미 그렇게 말했으니, 별 이견이 없었다. 그래서 바로 "은 선생님, 그럼 오늘 가서 성명서를 제출하고 구현 제약으로 상표를 등록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지난 번에 위장 장애에 좋은 고바야시 제약의 약을 말한 적 있죠? 위협이 크다고..?” "예.. 맞습니다..!" 이학수는 "그 약이 아시아 전역에서 잘 팔리고 있어서 굉장히 심적으로 부담이 됩니다..”"이제 고바야시 제약은 아무것도 아니게 될 거예요. 제가 위장병을 치료할 수 있는 조합법을 넘겨 드리죠. 이 약을 생산한 뒤에 ‘구현탕’이라고 불러요. 종이와 펜을 가져다 주시면 조합법을 써드리겠습니다. 그럼 이 처방전을 따라 최대한 빨리 약을 생산해서 시장에 투입하도록 하세요.”이학수는 너무나 기뻤다. 시후가 이렇게 바로 정보를 넘길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시후는 잠시 생각한 끝에 《구현보감》에서 나온 '단위단'이라는 약을 골
돌아가는 길에 시후는 폴에게 물었다. "참, 요즘 어머님은 뭐 하고 지내고 계세요?”"아~ 어머니께서는 요즘 노인대학에서 교수로 일하고 계시는 친구 분이 초청하셔서 노인대학에서 강의하러 다니세요.”"어? 그럼 아주머니께서 이제.. 한 교수님이라고 불리시는 거예요?" 시후는 놀라워했다."하하.. 사실 딱히 교수님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죠..? 왜냐하면 노인대학 자체가 그렇게 빡빡한 곳이 아니잖아요? 그냥.. 노인들을 위한 취미 학원에 지나지 않는 그런 곳이죠.. 하하.. 어머니께서는 그곳에서 강의를 하기도 하시지만 학생이기도 해요. 서예도 배우시고, 꽃꽂이도 배우시느라 엄청 바쁘시죠." 그러자 폴은 "상곤 아저씨는 요즘 바쁘세요? 제 어머니께서 자주 언급은 하시는데, 직접 연락하기를 주저하시는 것 같더라고요..”라며 상곤의 안부를 물었다.시후는 폴 역시도 남이 아니라는 생각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아.. 폴과 아주머니께서 한국에 귀국하셨을 때 우리 장모님이 행방불명되셨는데, 얼마 전에 다시 돌아오셨어요. 제 장모님은 성격이 좀.. 공격적이죠..? 그래서 장인 어른께 꽤 무서운 존재예요. 그러니 분명 한 아주머니께서 돌아오신 일을 알면 폐를 끼칠까 두려워 감히 연락을 못하고 계신 것이고요..”폴은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렇군요.. 아무래도 부모님의 일에 개입하는 게 정말 쉽지가 않아요..”그때, 갑자기 시후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연락을 못했던 민정이었다. 시후는 전화를 받으며 "송 대표님~ 잘 지내고 계셨어요? 요즘 뭐 하고 지내세요? 하하!"라고 웃으며 물었다. 민정 역시도 웃으며 답했다. "선생님~~ 제가 요즘 바쁘기는 한데.. 아무래도 선생님보다는 바쁘지 않을 것 같은데요? 하핫.. 선생님! 혹시 모레 저녁에 시간이 있으세요??”“별일 없는 것 같은데 왜 그러세요?”"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집에서 밥 한 끼 할까 싶어서요~ 할아버지가 계속 얘기하시더라고요~ 하하하..”시후는 웃으며 답했다. "
이런 이유로 민정은 항상 시후를 존경해 왔다. 그래서 아마 민정이 또 신세를 질까 봐 일부러 생일인 걸 숨겼을 가능성이 컸다..! 시후는 이렇게 생각하자 갑자기 흥미로워졌다. 괜히 나에게 신세 질까 봐 이렇게 했다고..? 그럼 이번에 더욱 더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번 더 인정을 베풀어야 할 듯싶었다. 이번 생일 선물은 나가서 사는 것이 아니라 회춘단을 하나 더 준비해야 할 것 같다.회춘단이 얼마나 신기한지 서울의 상류층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송 회장이 연회에서 회춘단을 사람들 앞에서 복용했을 때 모두가 그 신비한 약효와 기적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다!시후는 심지어 누군가가 회춘단 하나를 사기 위해 1억에서 수십억을 쓰려고 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시후는 이 약을 팔 생각이 없었다. 돈은 전혀 부족하지 않을 뿐더러 더 이상 필요 없기 때문이다. 돈 때문에 회춘단을 팔면 오히려 회춘단의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기에, 오히려 모두가 회춘단을 원하지만 평생 얻을 기회가 없을 최고의 보물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훨씬 더 나았다. 마치 좋은 명품 가방 하나를 두고 엄청나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처럼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그들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회춘단에 대한 끝없는 숭배와 갈망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그렇다면 시후는 왜 회춘단을 민정에게 선물하는 것인가? 이유는 단순했다. 민정은 시후의 좋은 친구였다. 좋은 친구의 생일에는 꼭 값진 선물을 줘야 하지 않겠는가? 둘째, 민정은 이룸 그룹에서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었다. 그러니 그녀는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고가의 물건들, 그리고 가지고 싶은 것들은 다 가져왔을 것이다. 그러니 자신이 그녀에게 주는 회춘단은 분명 그녀가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선물이다. 회춘단은 송민정 대표에게 주는 건 분명하지만, 민정은 아직 어리고 20대 중반 정도의 나이이기 때문에 회춘단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그녀에게 회춘단을 준 근본적인 목적은, 이 회춘단을 통해 송 회장의 사랑과 관심을 받도록 만드는
폴은 시후를 별장으로 데려다 준 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시후가 별장으로 돌아오자 장인 상곤은 급히 그를 불러 세우며 물었다. "은 서방~~ 오늘 폴이랑 같이 나가서 미정이를 봤나?”“장인 어른, 오늘 일을 하러 간 거라 아주머니께서는 오지 않으셨습니다.”김상곤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며 답답해했다. 요 며칠 미정이 유난히 그리웠지만, 윤우선이 집에 있어 감히 만나러 나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가슴을 쥐어뜯고 있었다. 그는 또 "그럼 폴에게 미정이의 현재 근황을 물어봤는가? 요즘 잘 지낸다고 하던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하하.. 아버님.. 요즘 잘 지내고 계신 것 같아요. 폴에게 들었는데 매일 노인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계시대요. 강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서예와 꽃꽂이 같은 것도 배우신다고 하던데요?”"아이구, 정말? 왜 노인대학을 가는 거지?”“왜요? 노인대학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예요?”김상곤은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런 곳에 여편네 없는 늙은이가 정말 많다는 거 모르지? 늙은 영감들이 공부는 안 하고 여편네를 찾으러 다닌다고~!” 말을 마치자 그는 또 긴장한 얼굴로 말했다. "그리고 미정이 그렇게 예쁜데, 수업에 들어가면 이 늙은이들이 얼마나 좋아하겠어?!! 안 돼 안 돼!!”"하하.. 아버님.. 그래도 다른 사람이 좋다고 하는 걸 못하게 막을 수는 없잖아요?”"하아.. 그래.. 정말 답답해서 죽고 싶다!!! 아!! 그래!!! 그럼 나도 노인대학에 가면 되잖아?!!! 그럼 미정이를 만날 수 있겠어!!”“장모님이 아시면 어쩌려고 그러세요 아버님?!”"괜찮아!! 네 장모가 어떤 여자인지 아직도 모르냐? 저 여자는 체면을 굉~장히 중시하는 사람이야~ 그런데 지금 다리도 절뚝거리고, 목발을 짚고 있는데다가 앞니가 두 개나 빠져서 얼굴도 못 생겼는데 어떻게 감히 사람 많은 곳에 가서 얼굴을 내밀겠어? 가끔 물건 사러 나갈 때도 선글라스에다 마스크까지 끼고 칭칭 감고 다니는데.. 분명
시후는 민정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진작부터 송민정의 외모와 몸매가 자신의 아내 유나에 못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민정은 어려서부터 재벌가에서 자라나서 그런지 아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품 있는 아우라가 있었다. 사실 한국에서 손 꼽히는 대기업 재벌가의 자제이니, 어릴 때부터 금의옥식 하며 자란 티가 나는 건 당연했다.민정은 시후를 보고 기뻐하며 수줍은 표정으로 "은 선생님~~ 와주셨네요~~”라고 인사했다.시후는 빙긋 웃으며 "송 대표님~ 오늘 생일인데 왜 미리 말을 안 해줬어요?"라고 말했다.송민정은 사과하며 쑥스러운 듯 말했다. "아.. 제가 따로 말씀을 드리지 않은 건 혹시라도 제 생일이라고 선물을 준비하신다고 마음 쓰실까 걱정돼서 그랬어요~”"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우리 둘, 절친 아니었어요?? 아무래도 생일이니 꼭 선물을 해야 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미 선물을 준비했어요.” 시후는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다만 이 선물세트는 매우 꼼꼼하게 포장되어 있었기 때문에,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아무도 몰랐다.송민정은 시후가 자신에게 준비한 선물을 보고 내심 기뻐했다. 그녀는 줄곧 시후를 짝사랑했고, 자신이 호감 있는 사람에게서 받는 첫 번째 생일 선물이기에 그녀는 자연스럽게 매우 설렐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선물을 받은 그녀는 시후에게 "은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를 위해 특별히 선물을 준비해주셨다니.. 정말 정말 감동이에요~~”라고 말했다.시후는 빙긋 웃으며 "당연한 일이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에요. 너무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라고 말했다.시후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민정에게 너무나 스윗하게 들렸다.그러자 시후의 곁에 있던 폴도 다가와 선물을 건네며 웃었다. "송 대표님~ 생일 축하해요~ 하핫..”송민정은 폴을 보며 웃었다. "은 선생님에게 오늘 생일이라고 폴이 말했죠!!!?”"맞아요~ 은 선생님이 전화를 받을 때 같이 일을 하고 있었거든요~”"어, 그래요
지금 민정의 생일 파티에 온 손님들이 사실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시후였다..!왜냐하면 얼마 전 오송 그룹이 시후와 갈등을 겪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송 회장의 생신 잔치에서 시후는 사람들 앞에서 최우신의 한 손을 부러뜨리기도 했고, 안세진은 나서서 그들의 다리까지 부러뜨리며 오송 그룹의 최 대표와 그의 아들을 도망치게 만들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시후가 정말 두려운 것이 없으며, 강남에서 그렇게 유명한 재벌가도 하나도 두려운 것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시후가 오송 그룹을 당해내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 그런데, 그들은 오송 그룹이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추락하게 될 줄은 몰랐다. 게다가 오송 그룹은 그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 먼저, 남두산 패거리 때문에 이미지에 굉장히 큰 타격을 입었다. 두 번째는 지리산으로 열 몇 명의 경호팀을 보냈지만 그들의 임무는 실패로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그들의 핵심 에이스이자 최고로 꼽히는 인간 사냥꾼을 파견했지만 8명의 팀원들 모두가 목숨을 잃었다..! 그래서 오송 그룹의 이미지와 명성은 이미 일류 대기업에 못 미치며, 이룸 그룹에 비해서도 한참 뒤떨어져 있다고 판단되었다.물론 이 모든 사건이 시후와 관련되었다는 증거는 없지만, 그들은 모두 시후와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오직 시후만이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세진은 시후가 지리산에서 어떻게 혼자 힘으로 임 팀장과 그 팀원들을 모두 처리하는지 직접 봤기 때문에, 시후는 그의 눈에는 신과 같은 존재이며, 모든 것을 초월하는 존재가 되었다!그래서 제일 먼저 시후를 보고 다가온 사람 역시도 안세진이었다. 그는 시후에게 너무도 빠르게 다가오는 바람에 부딪혀서 넘어질 정도였다! 지리산에서 시후가 그에게 준 충격은 너무나도 컸기에, 그의 모든 세계관이 완전히 엎어져버렸다. 그는 사실 자신의 도련님이 그저 유명한 사람들을 따라다니며 풍수나 읊어주는 그런 사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