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번에 그들이 만난 것은 바로 시후였다..!이때 시후는 여전히 안색 하나 바뀌지 않았고, 그저 발끝을 땅바닥에 살짝 비볐을 뿐인데 바닥에 있던 삼각형 모양의 깨진 유리조각 하나가 빠른 속도로 땅바닥에서 튕겨져 나와 이가 가문의 닌자 리더에게로 곧장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시후는 또 다른 유리 조각을 차서 같은 방향으로 날려 버렸다!!닌자 리더는 시후를 향해 질주하던 중에, 문득 두 개의 영롱한 빛깔과 여러 가지 알록달록한 색의 사물이 굴절되어 마치 두 개의 별똥별처럼 앞뒤로 삽시간에 자신의 시야를 스쳐가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 미처 생각해 보기도 전에, 갑자기 검을 쥔 오른쪽 손목에 심한 통증이 전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도 없이 왼쪽 손목에도 갑자기 똑같은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그러다가 순간적으로 양손에 힘이 빠졌고, 손에 든 검이 땅에 떨어졌다..! 동시에, 어디선가 따스한 붉은 액체 두 줄기가 그의 얼굴에 뿌려졌다..! 그는 붉은 액체에서 번지는 짙은 피비린내를 맡았을 때, 자신의 두 손의 힘줄이 조금 전 두 개의 별똥별에 의해 절단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리고 뿜어져 나오는 붉은 액체 두 줄기는 바로 자신의 두 손의 손목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였다..! 그는 온 마음이 겁에 질려 있었다. 왜 이런 변고가 자신에게 일어났는지 그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바로 그때, 시후가 갑자기 자신의 앞으로 돌진했다..! 그는 닌저 리더의 목을 움켜잡은 뒤 100kg 정도 되는 그의 몸을 그대로 들어 올렸다..! 동시에 시후는 이미 다른 닌자들이 자신을 포위하고 있는 포위망에서 벗어나게 되었다.이 미친 닌자 그룹은 시후가 돌파할 방향을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아무도 시후가 닌자 리더가 있는 방향으로 달려들어 포위를 뚫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건 여기서 가장 딱딱한 벽에 부딪히는 것이 아닌가..?! 시후는 하필 그들 중 가장 어려운 방향을 선택한
시후의 이 말은 모든 사람을 놀라게 만들었다..!그들은 그제서야 시후가 조금 전 두 개의 깨진 유리 조각을 발끝으로 차서 리더의 두 손의 힘줄을 정확하게 절단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리 조각을 걷어차는 것은 어렵지 않다. 날아간 유리 조각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하지만, 날려 보낸 유리 조각으로 누군가의 두 손의 힘줄을 정확하게 절단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더구나 죠닌은 상대가 공격하도록 가만히 서 있던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고속으로 달려가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양손의 힘줄이 잘려 나가다니.. 이 정확도는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시후는 한 손으로 죠닌 을 완전히 제압했는데 이 능력 역시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대체 어떤 변태적인 실력을 가지고 있길래 이 지경으로 상대방을 짓누를 수 있는 것인가..?!소민지도 어안이 벙벙했다..! 한 손으로 이가 닌자 리더를 벽에 박은 모습은 그녀의 눈에는 그야말로 신처럼 보였다..!이때도 이가 가문의 닌자 리더인 죠닌은 필사적으로 시후의 통제에서 벗어나려고 애썼지만, 시후의 오른손이 철근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고, 그는 간신히 숨을 쉴 수 있는 공간만 남아 있었다.죠닌은 발버둥을 치며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너...... 도대체 누구야?""나? 큭큭.. 나는 네 조상이랄까..?”그러자 죠닌은 일그러진 표정을 지었고, 다른 사람들 역시도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이 순간, 아무도 감히 시후를 공격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시후가 쉽게 죠닌의 목숨을 끊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그러자 죠닌은 이를 악물고 물었다. "당신과 원한이 없는데, 대체 뭘 원하는 거야?”시후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나? 네 목숨!” 그러더니 멍하니 있는 닌자들을 보며 "아 맞다, 너희들의 목숨도 마찬가지야."라고 냉소했다.한 발짝 물러서며 검을 든 닌자들의 표정은 공포에 질려 있었다.이에 죠닌은 "당장 그 여자를 묶어! 빨
시후는 냉소하며 말했다. "네 말대로라면.. 내가 무작위로 두 사람을 죽여 네 집 눈밭에 묻어버리면.. 너와 네 가족을 해치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말인가?”닌자 리더는 놀라움을 참으며 살아 남고자 하는 강한 열망으로 급히 마츠모토 요시토를 팔아 넘겼다. "사실 우리도 의뢰를 받은 거라고요. 정말 이토 그룹을 상대하고 싶은 건 마츠모토 요시토 회장이지,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요!!”"넌 그저 악인을 도와 악을 행하는 것일 뿐.. 하지만 아직도 나에게 넌 무죄라고 말하고 싶은 거냐? 닌자들은 모두 이렇게 약아 빠진 거야?”닌자 리더는 시후의 말에 굴욕을 억누르며 말했다. "나는 죽는 것보다 차라리 사는 것이 낫다는 말을 믿습니다. 그러니 선생님께서 기회를 주십시오. 그럼 제가 기꺼이 당신을 위해 앞장 서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냥 죽어. 당신은 살 자격이 없으니까..” 그리고 시후는 주변을 둘러보며 차분히 말했다. “너희들도 마찬가지야. 함께 저 세상으로 떠날 준비를 하도록 해."닌자 리더는 이 말을 듣자마자 분노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얘들아! 당장 이 자식을 빨리 죽여! 이 자식을 죽이면 우리 모두 살 기회가 있어! 그렇지 않으면 모두 죽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닌자들이 리더의 이야기를 듣자 숙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시후의 실력이 너무 강해서, 만약 그와 맞서게 된다면 모두 끝장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그룹으로 공격하는 것이다. 어쨌든 먼저 그를 죽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이 사람들이 몇 명 더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모두 각자의 운에 달려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머지 여섯 명의 닌자는 미친 듯이 시후에게 칼을 휘둘렀고, 한 사람 한 사람의 표정은 흉악하기 짝이 없었다.소민지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시후를 공격하는 것을 보았지만, 그녀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고 시후에게 조심하라고 경고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시후의 주의를 방해하는 어떤 일
시후는 말이 끝나자마자, 이미 빠른 속도로 돌진해 나갔다..! 그의 신체 기능과 속도는 이미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기 때문에, 이런 닌자들에게는 아예 반격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시후는 한 명씩 닌자를 잡을 때마다 상대방의 복부를 강타해 순식간에 전력과 도주 기회를 모두 잃게 만들었다. 그러자 눈 깜짝할 사이에 닌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목숨을 잃었고,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소민지는 이미 멍하니 아무 생각이 없었다. 엘에이치 그룹의 장손녀이자 가장 총애를 받는 사람 중 한 명으로,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엘에이치 그룹의 숨은 고수들을 많이 접했지만, 그녀가 보기에 시후의 실력은 그 사람들보다 훨씬 뛰어난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자신의 그룹에서 일하는 무술 고수들 역시도 한국에서는 만 명 중 하나만 만날 수 있는 존재이며, 이론상으로는 이미 무도의 최고봉에 이른 사람들이라고 했는데, 왜 이 사내처럼 강한 사람이 없는 걸까..?시후의 출현은 단번에 그녀가 평가하는 무술의 단계를 상승시켜버렸다..! 한 무리의 닌자들이 땅바닥에 누워 비명을 지르는 것을 보고 소민지는 충격을 받으면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자신과 오빠가 마침내 구원을 얻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자 그녀는 감격에 겨워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 선생님!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성함을 알려 주신다면.. 제가 최선을 다해 은혜를 갚겠습니다..!"이때 시후는 마침내 고개를 돌려 소민지를 바라보았다. 두 손이 뒤로 묶인 채, 헝클어진 단발머리에도 완벽한 이목구비와 미모를 감추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운 소민지였다. 하지만 시후는 그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우선 그는 이 여자의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 이 여자는 독선적이고 안하무인이었다. 지금 그녀는 이런 특징이 드러나지 않지만, 첫인상과 결합하여 시후는 자신이 잘못 본 것이 없다고 믿고 있었다. 둘째, 그는 이 여자의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굉장
소민지는 급히 입을 열었다. “저.. 선생님 혹시 핸드폰 좀 빌려주실 수 있으실까요..? 집에 전화 좀 하고 싶은데..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그녀가 집에 전화를 걸고 싶다고 했는데, 그녀는 사실 이번 기회에 시후의 휴대폰 번호를 얻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정보화 시대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휴대폰 번호만 얻을 수 있다면 그녀는 상대방의 신상정보를 모두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귀국 후에 이 사내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시후는 상대방의 술수를 간파하고 "죄송하지만 휴대전화는 개인 소지품이라 절대 빌려주지 않습니다.”라며 웃었다. 말을 마친 그는 손을 뻗어 닌자의 몸에서 휴대폰을 꺼내 소민지에게 던졌다. “여기, 이걸 사용하고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어디에 있는지 말해요. 그리고 가능한 한 빨리 데리러 올 사람을 보내 달라고 요청하고요.”소민지는 당황하여 휴대전화를 받으러 갈 틈도 없었고 휴대폰은 툭 그녀의 다리에 부딪혔다. 그녀는 속으로 매우 실망했지만, 내색할 수 없었기에 그저 휴대전화를 주워 "감사합니다, 선생님!"이라며 말할 수밖에 없었다.시후는 닌자의 몸을 뒤져 아주 얇은 지갑을 꺼냈고, 안에는 그의 신분증 외에 만 엔짜리 지폐 다섯 장이 들어 있었다. 이 돈은 딱히 많은 돈은 아니지만, 그들이 머물 곳을 찾아 몇 시간 동안 기다렸다가 가족들이 데리러 올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충분해 보였다. 아무리 부족해도 이 5만 엔이면 그들이 기차를 타고 도쿄로 돌아가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그러자 시후는 소민지에게 돈을 건네며 "돈은 당신이 가지고 오빠와 빨리 돌아 가세요."라고 말했다.소민지는 내심 망설였다. 그녀는 확실히 이렇게 떠나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녀는 아직 시후의 정체를 모르기에 앞으로 다시는 그를 볼 기회가 없을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이 순간 그녀는 시후에게 자신의 신분을 알리고 귀국 후 어려움이 생기면 자신을 찾아오도록 하고 싶었다. 그러나, 말이 입가에 맴돌 뿐, 다시 속으로 삼켜지고 말았다.시후처럼 고집불통인 사람이라면
소민지는 시후의 태도에 또다시 자존심이 상했다. 그녀는 시후의 옆 모습을 보며 아랫입술을 힘껏 깨물고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돌아서서 오빠와 함께 건물을 떠났다.남매는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갔고, 소지빈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민지야.. 그 닌자들은 모두 아까 그 친구가 맨손으로 쓰러뜨린 거야..?”소민지는 진지하게 말했다. “그 친구가 아니라 ‘선생님’이야!”"아 네 네~~ 선생님~~ 그래서 그 닌자들은 모두 그 선생님에게 맨손으로 당한 거야?”"응." 소민지는 진지하게 말했다. "나는 살면서 이렇게 실력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 정말 처음이야..”"그럼 그 선생님을 엘에이치 그룹에 들여서 우리 그룹을 위해 일하게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텐데..”"절대 안 돼." 소민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선생님은 성격이 매우 도도해서 아마도 남에게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고, 더욱이 숨겨진 무술 고수 집안일 수도 있어서 엘에이치 그룹은 안중에도 없을 거야.”소지빈은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하긴.. 그 선생님 덕분에 우리는 살았어.. 아니었다면 우리 둘은 교토에서 죽게 되었을 거야..” 그러더니 "참, 어서 아버지한테 전화 드려! 우리가 납치당했을 때, 집안에서 분명 많은 사람들을 보냈을 거야, 아마 아버지도 오셨을 걸?!우리가 교토에 있다는 걸 빨리 알려줘야 하고, 마츠모토 요시토 그 개자식도 빨리 죽여 버려야 해! 이 개자식이 뒤에서 이런 짓거리를 벌일 줄은 정말 몰랐어..!”소민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휴대폰을 꺼냈다. 이때, 갑자기 등뒤에서 하늘까지 치솟는 불꽃이 일더니, 본래 캄캄했던 밤을 온통 붉게 물들였다..! 소민지는 급히 몸을 돌려 방금 자신이 죽을 뻔한 2층짜리 작은 건물이 한순간에 활활 타오르는 것을 보았다..! 나무로 된 빌딩이 타오르기 시작하면서 ‘탁탁’하는 나무 파열음이 나기 시작했다.소지빈은 턱을 쓸어 대며 소민지에게 물었다. "민지야, 닌자들이 다 죽을 거라고 생각해?”"그럼, 이
지금 이 순간 도쿄.도쿄는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도쿄 경시청은 이미 난리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먼저 엘에이치 그룹의 남매가 납치되고 십여 명이 살해되었으며, 그 다음 다카하시 그룹에서는 인간 얼음 조각 몇 구가 발견되었고, 그 다음 다카하시 마모치의 아들이 차에 갇혀 산 채로 불에 타 죽임을 당했다..! 이 몇 가지 사건 중에 아무 사건이나 선택해도 아마 올해의 형사 사건에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 일들이 모두 단기간에 도쿄에서 연달아 터졌다는 것..! 게다가, 관련된 거의 모두가 최고의 재벌가들이었다.이건 그야말로 도쿄 경찰청의 얼굴을 땅바닥에 짓밟고 가죽끈으로 채찍질을 해대는 것을 반복하는 행위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더욱 낯 뜨거운 것은.. 도쿄 경찰청이 아직까지 확실하게 쓸 만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쓸데없이 도쿄를 여러 차례 들쑤시고 다녔지만, 여전히 엘에이치 그룹의 남매에 대한 단서를 찾지 못했고, 누가 이 사건의 배후인지, 두 사람은 어디로 끌려 갔는지 찾지도 못했다..! 그래서 도쿄의 경찰청 전체가 단체로 장님이 된 것 같았다.소수도는 이미 그들의 무능력함에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었다. 자신의 아들과 딸은 아직 행방불명으로 생사도 불분명한데, 자신은 경찰청 이 쓰레기들을 끝없이 기다려야 하니.. 그에게는 그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큰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금이었던 것이다! 그는 외교부를 찾아가 이 사건을 중대 외교 사안으로 끌어올리려고 마음 먹었을 때, 갑자기 일본 본토 전화번호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그가 의아해하며 전화를 받자마자 딸 소민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빠, 저예요! 민지예요!"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은 소수도는 흥분한 듯 "민..ㅈ..!!!"라고 소리쳤다.그러자 수화기에 있던 소민지가 황급히 말을 끊으며 말했다. "아빠, 혹시 옆에 다른 사람 없어요? 만약 있다면 제가 전화 드렸다는 것을 알 수 없게 하셔야 해요..!”소수도는 사방을 둘러보았
소수도는 자신의 두 자녀를 납치한 배후가 바로 이토 유키히코일 것이라고 강력하게 의심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도쿄 경찰청은 유키히코를 몰래 감시하기 시작했고, 오랫동안 따라다녔지만 별 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 소수도는 이렇게 오랫동안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하자 처음에는 도쿄 경찰청이 일부러 이토 유키히코 회장을 감싸는 줄 알았다. 하지만 사실을 알고 보니 정말 이 일과 아무 상관이 없었던 것이다..?! 잘못 짚었다면 아마 생사람만 잡을 뻔 했다..!소수도는 이 사건의 배후가 마츠모토 요시토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소수도는 마츠모토 요시토 회장을 아예 의심 대상의 범주에도 포함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요시토라는 인간은 음흉하기 짝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그였다. 비밀리에 이렇게 많은 일을 저지르고, 이토 그룹과 다카하시 그룹이 서로를 의심하게 만든 뒤에 엘에이치 그룹이 이 두 집안을 의심하게 만들기 까지..? 이를 생각하자, 소수도는 이미 요시토를 죽여버리고 싶었다..! 그러자 소수도는 이를 갈며 딸 민지에게 모르는 척 답했다. "네, 알겠으니 휴대폰을 계속 들고 있어요. 아랫사람을 시켜 연락하라고 하죠.”소민지는 아버지의 말에 "네 알겠어요 아버지. 그럼 저는 오빠랑 교토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라고 빠르게 답했다.소수도는 전화를 끊고 일어나 도쿄 경찰청장에게 "저는 갑자기 일이 좀 생겨서 먼저 자리에서 뜨겠습니다."라고 말했다.경찰청장은 다급하게 "대표님, 어디 가십니까?"라고 물었다."무슨 상관이에요? 당신은 빨리 내 아들과 딸을 찾아내세요! 안 그러면 일본 외교부에 연락하라고 할 겁니다!!” 소수도는 언짢은 표정으로 소리쳤다.경찰청장은 급히 달려가 "대표님, 마지막 12시간만 더 주십시오!! 저희가 이 12시간 동안 도쿄를 다 뒤집어서라도 반드시 자제분들을 찾겠습니다..!"라고 애걸했다. "대표님, 사실 외교부 쪽에서 알게 되더라도, 이 사건은 결국 우리 도쿄 경찰청이 맡게 될 겁니다..! 외교부는 법 집행 기관이 아니니,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