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정공은 아버지의 이 말을 듣고 당황한 듯 말했다. "아버지, 그런데 지난 번에 엘에이치 그룹과 혼인해서 소민지를 LCS 그룹의 며느리로 만들고 싶다고 하셨는데, 적임자가 없다고 하셨잖아요.”그러자 은 회장이 말했다. "지난 번에 말하지 않았느냐. 서준이의 아들이 좋다고.”"아버지, 지난 번에 박상철 씨가 말했잖아요. 돌아오기 싫다고요. 어쩌면 그 녀석이 마음속으로 우리를 미워할 수도 있어요.”하지만 은 회장은 손을 저었다. "우리를 미워하고 싫어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네가 판단할 수 없어. 그저 시후가 스스로 말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모르는 거야.”그러자 옆에 있던 셋째 은정운이 다급히 말했다. "아버지, 그럼 서준이 형의 아들을 찾아가 본가로 데려오시려는 건가요?”은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는 정말 그럴 생각이 있다. 그저 어떻게 데려올지 아직 확실치 않을 뿐이다.”은정공은 엄청난 압박과 위협을 느끼고 급히 말했다. "아버지!! 서준 형의 아들은 집을 떠난 지 엄청나게 오래 되었어요! 그러니 돌아온다고 해도 우리와는 의견도 다를 것이고 우리가 완전히 통제할 수 없을 거라고요! 그러니 제발 심사숙고하세요!”은 회장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나를 설득할 생각하지 말아라. 박상철 집사에게 엠그란드 그룹을 매입해서 시후에게 맡기라고 했을 때, 사실 조만간 이 녀석을 본가로 불러들일 것을 결정했다. 그리고 우리 LCS 그룹은 자손이 그리 많지 않으니 엘에이치 그룹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그러니 이런 어린 녀석이 밖에서 나돌게 방치할 수는 없지!”은정공은 속으로 답답해하면서도 침착하게 물었다. "아버지, 만약 서준이의 아들이 돌아오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요..?"은 회장은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람은 변할 수 있다. 오늘 돌아오기 싫다고 해도 갑자기 내일은 원할 수도 있다. 그렇다가 내일도 싫으면 1년, 2년, 3년.. 심지어 10년이 지나면서 그의 생각이 변하고 의지가 흔들릴 때가 올 거다!”은정공, 은정운,
은정공은 답답하기 짝이 없었지만, 감히 반박할 수 없었기에 화제를 바꾸는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 그런데 우리가 일본으로 가야 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는 조금 전에 엘에이치 그룹과 정면 충돌하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뭘 해야 하죠?”은 회장은 "대놓고 갈 수는 없고, 일단 사람을 보내 개인적으로 이토 유키히코 회장을 만나볼 수는 있지 않겠니?”라고 말했다.은정공은 초조해져서 차라리 혼자 도쿄에 다녀오면서 기분도 풀 겸 자청해서 말했다. "아버지, 제가 오전에 바로 도쿄로 날아가서 이토 유키히코 회장을 만나보겠습니다.”은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만나기는 만나야 하지만, 네가 갈 수는 없다.”그러자 은정공은 의아해하며 말했다. "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엘에이치 그룹에서는 손자 손녀를 일본에 보냈는데.. 만약에 네가 일본에 간다면 조금 맞지 않겠느냐?” 그러자 은 회장은 은정공의 아들이자 자신의 장손인 은지환을 보고 말했다. “지환아, 10시 이전에 출발하여 점심 식사 후 도쿄에 도착하도록 해라.”그러자 은지환은 황급히 일어나 공손히 말했다. "네, 할아버지! 지금 준비하겠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 이토 유키히코 회장을 만나서 제가 어떻게 프로젝트에 대해 얘기해야 할까요??"은 회장은 손을 저었다. "넌 프로젝트와 관련된 어떤 이야기도 할 필요가 없다. 내가 선물을 준비할 테니, 그냥 전해주기만 하면 돼. 그리고 이건 내 작은 성의라고 말하고, 그와 친구가 되고 싶는 걸 표현해주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연락처만 받아서 돌아오면 되는 거야.”은지환은 "그렇게 간단한 거예요 할아버지?"라고 놀라 물었다.은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그렇게 간단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은 회장은 "사실 지금 일본까지 날아가서 협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진심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멀리 일본까지 날아가서 환자를 방문하러 가는 건 진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자 은정공은 웃으
소수도의 연기는 굉장히 훌륭하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 만약 이토 유키히코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했다면, 그는 정말 빙그레 웃는 소수도의 친근한 모습에 쉽게 속아 넘어갔을 것이다. 내심 경악했지만, 억지로 버티며 겉치레로 인사를 한 유키히코는 웃으며 말했다. "대표님 너무 겸손하십니다. 일본에 오시면 제가 직접 공항에 마중 나가고 호텔 숙박까지 도와드리려고 했는데.. 제가 이렇게 많은 일을 당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허허허..”소수도는 급히 답했다. "천만에요, 이토 유키히코 회장님 이렇게 공손하게 말하실 필요 없습니다. 우리 엘에이치 그룹과 이토 그룹의 우정이 이렇게 오래되었는데.. 앞으로도 계속 협력하고 정을 쌓으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그러니 왜 이런 사소한 일에 얽매일 필요가 있겠습니까?"위선적인 소수도의 모습을 본 키히코는 뱃속에 들어간 아침 식사를 토해내고 싶었지만 꾹 참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예 대표님, 옳은 말입니다! 얽매일 필요는 없지요."소수도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이토 유키히코 회장님, 요 며칠간 도쿄에서 일어난 일은 정말 너무나도 혼란스러웠고, 회장님에게도 심각한 상처를 입혔지만, 이 일련의 일이 끝난 후에는 이토 그룹이 가장 큰 승자가 될 것 아닙니까?”유키히코는 소수도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그는 소수도가 사실을 밝히는 것 외에, 지금 자신의 주의를 환기시키려고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지금 이토 그룹은 어부지리를 얻었으며 그 속에서 이득을 이끌어 낸 것은 바로 소수도라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소수도는 지금 엘에이치 그룹이 자신에게 준 도움을 잊지 말라고 일깨워준 것이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인간관계를 통해 유키히코는 아무에게나 빚을 지고 싶지 않았다. 사실, 이토 그룹이 이 난리통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엘에이치 그룹의 소수도가 아니라 시후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소수도에게 의지하지 않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소수도 역시도 사실 자신의 아들,
그들 남매를 구하는 것은 그저 부차적인 일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들과 딸이 알려준 유일한 단서는 그가 엄청난 실력의 소유자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자세한 것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원래 소수도는 소이연을 보내 그의 단서와 내막을 조사하게 하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 도쿄 경찰청과 일본 외교부, 국토안보부 모두가 마츠모토 요시토 가족들의 암살 사건으로 인해 엘에이치 그룹과 관련된 범인을 잡으려고만 했다. 그래서 그는 이 생각을 버리고 소이연을 먼저 귀국시키고 일본 정부에 잡히지 않도록 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일본 정부에 붙잡히면, 마츠모토 요시토와 관련된 참사의 심각성 때문에 사형을 선고받지 않더라도 무기징역은 받을 테니 남은 생을 감옥에서 지내게 될 것이다. 그래서 소수도는 당분간 미스터리의 인물을 수색하는 것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지금 이토 유키히코가 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듣고 일부러 그를 떠 보았다. "이토 유키히코 회장님, 그 미스터리의 인물이 회장님의 딸을 보호하기 위해서 왔다고 하던데.. 그 사람을 알고 있습니까??”유키히코는 고개를 저었다. "하아.. 안타깝게도, 그 사람은 너무 미스테리해서 내 딸에게도 물었지만,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정말 그를 내 수하로 받아들이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강한 사람이 곁에 있으면 더 이상 안전에 신경 쓸 필요가 없을 텐데요..”소수도는 거짓말처럼 느껴지지 않는 유키히코의 말에 잠시 고민했다. 보아하니 이토 유키히코도 그 사람이 누군지 확실히 모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왜 이토 나나코를 구하러 갔을까?? 단순한 의협심인가..? 그런데.. 그런 힘을 가진 사람이 일본에 와서 의협심으로 사람을 구하는 것도 좀 이상하지 않겠는가? 아니면.. 그가 재일 교포인가..?’ 일단 어떻게 된 것인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자, 소수도는 아예 그 문제를 뒤로 하고 유키히코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이토 유키히코 회장님, 사실 이번에 당신을 방문하는 것은.
소수도는 이 말을 듣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는 당연히 이토 유키히코의 방안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유키히코가 다리를 절단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이런 시기에 바로 이렇게 큰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유키히코의 딸은 자신의 딸 소민지와 비슷한 어린 나이이니.. 이런 경우에 바로 결단을 내리고 프로젝트를 다짜고짜 밀어붙이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자 소수도는 진지하게 말했다. "이토 유키히코 회장님은 그동안 푹 쉬셔야죠. 맞습니다. 구체적인 협력 사항은 회장님이 퇴원하면 다시 논의하도록 하지요. 그때 다시 찾아 뵙고 협력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면 어떻겠습니까?”그러자 유키히코는 기분 좋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예, 제 몸이 회복되었을 때 대표님이 오시면 저도 꼭 제대로 대접하겠습니다..!”"그럼 그때 잘 부탁드립니다~ 참, 이토 유키히코 회장님.. 하나 더 이야기할 것이 있는데..”“예, 대표님 말씀하세요.""제가 알기로는 LCS 그룹도 우리처럼 국제 해운 분야를 개척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 예상이 맞다면.. 그 쪽에서도 회장님과 접촉하고 협력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할 겁니다.” 잠시 멈칫하고, 소수도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하지만 말이죠.. LCS 그룹은 우리보다 훨씬 실력이 뒤쳐져요.. 그러니 이토 유키히코 회장님은 이쪽 일은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제안합니다. 일단 회장님은 몸조리하는 것에 전념하시고 회복된 후에 우리 그룹과 전면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겁니다."이토 유키히코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지었다. "예 대표님 말씀이 맞습니다. 솔직히 저도 LCS 그룹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냥 허풍 뿐이더라고요~ 국제 해운 업무는 전혀 전개되지 않았고, 그저 엘에이치 그룹이 하겠다고 하니 필사적으로 따라할 뿐입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 그들은 이 일에 발을 들이면 딱히
소수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소 거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니까요. 도쿄 경찰청과 일본 국토안보부도 이 사실을 깨달아야 할 텐데 말이에요. 어떤 때는 꼭 필요한 수술을 해야 할 경우가 있어요. 암으로 변한 조직이 몸 안에 있으면, 몸 전체를 짓누를 뿐이고.. 그러니 나는 단지 일본에 날아와 도쿄에 정확한 치료를 한 번 해 준 것뿐이죠.”이토 유키히코는 겉으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지만, 속으로는 ‘이 소수도 개 같은 자식, 갈수록 뻔뻔하군!’하고 생각했다.소수도는 시계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회장님, 아직 몸에 상처가 낫지 않았으니, 더 이상 폐를 끼치지 않겠습니다. 가져온 이 보양식은 모두 굉장히 좋은 천연 약재와 식재료들입니다. 잘 챙겨 드시면 회복이 빨리 될 겁니다~ 우리는 서로 깊이 협력할 의향이 있으니 몸이 회복되기를 기다리시죠~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예 알겠습니다. 언제나 소통하시죠~”"그래요!" 소수도는 하하 웃으며 인사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유키히코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안녕히 가십시오. 배웅해드리지는 않겠습니다!""예 회장님 나오지 마시고 푹 쉬시고 몸조리 잘하세요!" 소수도는 급하게 유키히코의 어깨를 두드렸다.그러자 이토 유키히코는 이토 에미에게 말했다. "에미, 대표님을 좀 배웅해드려라.”"네, 오빠!"그러자 소수도는 일어나 유키히코와 악수를 나눈 뒤 이토 에미의 안내를 받으며 병실을 나섰다.때마침, 시후와 이토 나나코도 막 병원에 도착해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이토 에미는 소수도와 조일명을 엘리베이터 입구까지 데려다 주며 "대표님, 제가 오빠를 돌봐야 하니 모셔다 드리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그러자 소수도는 "예, 여사님 빨리 돌아가 이토 유키히코 회장님을 돌봐주세요."라며 웃었다.이토 에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90도로 인사했다.소수도는 손을 흔들며 엘리베이터에 발을 들여놓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소수도는 아무 말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을 때, 소수도가 앞장서서 나왔다.시후는 엘리베이터가 오는 것을 보고, 옆에 있는 이토 나나코를 먼저 들여보내려고 했는데 소수도가 이미 밖을 향해 먼저 걸음을 내디딘 순간이었다.엘리베이터 문을 나서는 순간, 소수도는 시후와 눈이 마주쳤다. 이 순간, 소수도는 미소를 짓고 있다가 순식간에 얼굴을 찌푸렸고, 익숙하면서도 낯선 기운 때문에 불안감을 느꼈다. 반면에, 시후는 눈앞에 있는 이 남자를 몰랐지만 상대방의 눈빛에 경계심이 가득하고 의아해하는 것을 보고 상대방을 한 번 더 쳐다보게 되었다. 맞은편에 서 있는 사내는 나이가 50대 초반 정도로 보이고, 평범한 생김새와 몸매에 옷차림은 화려하고, 미간에서는 약간의 흉악함이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한 눈에 봐도 무자비한 성격을 가지고 있을 것 같았다.두 사람은 서로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시후는 이토 나나코가 옆에 있었기 때문에 이 사내에게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나나코와 함께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소수도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엘리베이터 쪽을 돌아보았다.그러자 조일명이 물었다. "대표님, 왜 그러십니까?"소수도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이상한데.... 방금 엘리베이터에 들어간 놈.. 뭔~가 낯익은 느낌이 들어......""일본에도 지인이 있었습니까?”"아는 사람은 많은데.. 이렇게 젊은 사람은 없었지? 아까 그 녀석이 스물여섯 살 정도 되어 보이지 않았어? 우리 지빈이와 비슷한 나이이거나, 지빈이보다 한두 살 위 정도 될 텐데.."조일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련님과 비슷한 나이인 것 같기는 하던데요..”"모르겠어.." 소수도는 입술을 깨물고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알던 친구 녀석과 꽤 비슷한 얼굴이더군..”"친구..요..? 누굽니까?”"혹시.. 은서준 상무라고..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나?" 소수도는 음산한 표정을 지었다.조일명은 나이가 많지 않은데, 아직 마흔이 안 되었다. 따라서 시후의 아
자신이 한 여자에게 청혼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다른 사람과의 결혼을 기다리고 있다고 대중 앞에서 말하는 수치스러운 일로 인해, 소수도는 아직도 이 치욕스러운 장면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그는 은서준을 뼛속까지 미워하기 시작했다.그 후, 은서준은 곧 결혼을 하게 되었다.그날 밤, 박혜정은 정말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눈물을 흘리며 한 달 동안 방문을 닫은 채 집 밖을 나서지 않았다..!소수도는 매일 꽃을 들고 박혜정의 집을 찾아 만나자고 했고, 39일을 꾸준히 노력하며 장미꽃 39송이로 마침내 박혜정의 마음을 열게 되었다..! 20kg 가까이 살이 빠진 박혜정은 방을 나와 집을 나서며 문밖에 꽃을 들고 있는 소수도에게 한마디를 했다. 그건 바로 그녀가 평생 은서준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하더라도, 자신과 결혼할 의향이 있느냐는 말이었다.소수도는 이를 악물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했다. 그 후 박혜정은 소수도와 약혼을 했고, 한 달 뒤 결혼했다! 신혼 시기, 소수도는 밤마다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머리맡에 있는 아내가 꿈속에서 은서준이라는 세 글자를 부를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은 곧 현실이 되었다. 결혼한 지 며칠 되지 않아 소수도는 매일 꿈 속에서 흐느끼며 은서준의 이름을 부르는 박혜정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소수도는 그 시기 멘탈이 나갈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조금 지난 뒤, 큰 아들 소지빈이 태어났다. 박혜정은 그제서야 마침내 은서준에게서 아들에게로 모든 관심을 옮겼다. 그때부터 소수도는 마침내 밤마다 편히 잘 수 있었다. 한밤중에 울어 대는 아들의 울음소리는 심지어 그에게 가장 아름다운 자장가가 되었다. 아이의 울음소리에 그는 편히 잠들 수 있었지만, 아내가 은서준의 이름을 중얼거리는 것은 그에게 악몽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난 날의 굴욕을 생각하면 소수도는 비록 2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분노가 가득히 느껴졌다..! 조일명은 소수도의 표정이 음산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