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식 대표는 잠시 곰곰이 생각해보더니, “흠.. 내가 막노동 판이나, 염전 하는 사람은 잘 모르겠는데..” 그러자 그는 갑자기 뭔가 떠올랐는지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내가 아는 친구 중에서 벽돌 공장을 운영하는 놈이 하나 있는데, 들어보니, 벽돌 공장도 굉장히 일이 고된 걸로 알고 있어요. 그쪽으로 한 번 보내 보죠?!”그러자 김창곤은 즉시 웃으며 말했다. "아이구, 최 대표님 정말 잘됐네요! 이런 천한 년은 벽돌 공장에 보내 죽을 때까지 일을 시켜야 해요! 그럼 대표님, 그 친구분의 주소를 알려주시면 제가 윤우선을 바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일단 너무 급히 서두르지 마시고~" 최우식 대표는 냉소하며 말했다. "나는 은시후와 원한이 깊어요. 그리고 지금 막 서울에 도착했으니, 이렇게 즐거운 일을 놓칠 이유가 없겠죠. 일단 먼저 은시후의 장모를 잡아 두면, 나도 가서 구경하도록 하죠~”김창곤은 급히 승낙했다. "네 대표님, 제가 꼭 이 일을 적절하게 처리하겠습니다. 그럼 조금 뒤 전화드리겠습니다!”"그래요, 일단 지금은 바쁘니까 미팅 후에 연락 드리죠.”"네, 대표님!" 김창곤은 전화를 끊자마자 기쁜 목소리로 가족들에게 말했다. "최 대표님 친구 분이 벽돌 공장을 운영한다고 하네? 우리가 윤우선을 끌고 가서 계획한 일을 다 실행한 뒤, 즉시 벽돌 공장으로 보내서 평생 벽돌 공장에서 일하도록 하면 될 것 같다.”이 말을 들은 홍라연은 갑자기 뭔가 불공평하다는 걸 느끼며 화를 냈다. "아니, 나는 그때 막노동판에서 죽어라 일을 했는데, 어떻게 윤우선은 벽돌 공장에서 일하는 거예요?!” 김창곤은 홍라연을 노려보며 물었다. "네가 뭘 알아! 벽돌 공장이 훨씬 더 일하기 힘들어! 막노동 판은 비록 더럽고 힘들지만, 그나마 겨울에는 불을 지피면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할 수 있다고! 하지만, 벽돌공장은 사계절 내내 고온에서 벽돌을 구워야 하니까 그 더위를 견딜 수가 없다고! 그리고 벽돌을 옮기는 게 얼마나 힘들어?!”이 말을 들은 홍라연은
"그럴 리가요! 아버지, 시후 그 녀석을 못 본 지 너~무 오래돼서 잘못 생각하고 계신 거예요~ 솔직히 시후 그 녀석 지금 완전 양아치가 다 되었다니까요?! 소민지나 고은서나 다 유명한 회장들의 딸인데, 어떻게 시후 같은 녀석을 좋아하겠어요?”은 회장은 차갑게 말했다. "어제 내가 한 모임에서 고선우 회장을 만났어! 그래서 내가 옆에서 시후와 그의 딸의 정략 결혼에 대해서 기억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그 자리에서 내게 "시후를 찾을 수만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자기 딸을 시집 보내겠다고 했다! 그리고 고선우 회장은 시후가 지금 어떤 신분이든, 길거리를 다니며 구걸을 해도 자신의 미래의 사위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고 했고..!”은소리는 말도 안 된다는 듯 물었다. "지금이 대체 어떤 시대인데.. 고선우 회장이 미친 게 아닐까요?”은 회장은 다소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고선우 회장이 미쳤든 안 미쳤든 난 신경 쓰고 싶지 않다. 그러니 너도 그런 것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마라. 지금 네 임무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시후가 우리 그룹에 돌아와 설 연휴를 보내겠다고 약속하도록 하는 거다!!"은소리는 할 수 없이 사실을 알릴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 사실대로 말씀 드릴게요.. 시후를 어제 만났잖아요. 그런데 이 녀석이 너무 과하게 제게 말하는 바람에 저도 어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크게 싸웠어요.. 그래서 식사도 하지 않고 그냥 가버렸어요..”"이 멍청이! 내가 널 모른다고 생각하지 마라! 네 스타일이라면 분명 그 누구 와도 싸울 녀석이다!” 그리고 은 회장은 다시 한 마디를 꺼냈다. "다른 건 몰라도 시후는 꼭 데려와야 해! 그리고 만약 돌아오고 싶지 않다고 한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다른 방법이요? 뭔데요?”"시후가 아내가 있잖아! 그럼 그의 장인 장모를 만나서 방법을 얻어야지!”그러자 은소리는 재빨리 답했다. "그럼 그 녀석의 아내를 만나 돈을 좀 주고 시후와 이혼하라고 할까요?!”"아니 이 녀석아 아내를
윤우선은 웃으며 "어머! 이런 우연이~~ 나보고 즐기라고 하늘이 마침 딱 좋은 타이밍에 데려다 주셨나 봐요! 오호호호!” 그러자 그녀는 점원에게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그럼 목욕을 좀 즐길 테니 날 기다리라고 하세요! 오호호~~”"네 알겠습니다~!" 점원은 욕실에서 나온 뒤 바로 달려가 사장님께 보고했다.윤우선이 왔다는 소식을 들은 사장도 서둘러 김혜준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 "혜준아, 그 여자가 와서 목욕 중이야. 언제 와?"김혜준은 "아 그래!? 잘 됐다! 그럼 잠시만 기다리고 절대 눈치채게 만들면 안 돼! 알았지?”라고 말했다.스파 주인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혜준아, 내가 누구냐? 이미 너와 약속했잖아~ 이 일을 반드시 완벽하게 해결하겠다고!”"그래! 30분만 기다려!" 김혜준은 이렇게 말하며 크게 웃었다. "아, 그리고 백준아! 네 가게, 오전에는 다른 손님을 받지 마~ 괜히 손님 받았다가 문제라도 생길라!”"걱정 마, 오전에는 절대 다른 사람은 안 받을 테니까!”......윤우선이 욕조에 몸을 푹 담그고 있는 사이 롤스로이스 한 대가 이 스파의 입구에 멈춰 섰다.조수석 안에서 덩치 큰 경호원이 나와 차에서 내리자마자 뒷좌석의 문을 열어 주었다. 곧이어 화려한 옷차림을 한 은소리가 롤스로이스에서 걸어 나왔다. 그녀는 이 스파의 가판과 입구를 보고 경멸하듯 말했다. "뭐야 이렇게 허름한 곳이 무슨 스파야?? 너덜너덜해서 조금도 고급스럽지 않잖아!"사실 이 스파의 인테리어는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었다. 비록 최고급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평범한 주부들이 쉽게 돈을 쓸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은 아니었다. 하지만, 은소리와 같은 최고 재벌 2세에게 이곳은 정말 수준 낮은 저렴한 스파에 불과했다. 사실 그녀가 최고급 클리닉에서 한 번 쓰는 돈이라면 이 스파를 살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자 경호원은 "아가씨, 찾으시는 그 여자는 이곳 스파에 있습니다. 10분 전에 들어온 것을 확인했습니다.”은소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직원은 은소리의 질문을 받고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 그녀는 사장님이 오늘 오전에는 절대 손님을 받지 말라고 말했다는 걸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사람을 들여보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자 직원은 황급히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 "죄송합니다 손님.. 오전에는 손님을 받지 않습니다. 앞의 손님은 미리 예약을 하셨거든요.. 죄송합니다..!”은소리는 또 다시 분노하여 화가 폭발할 뻔했다..! 자신이 이런 누더기 같은 스파에 온 것은 그야말로 엄청난 일인데, 감히 자신처럼 부자를 못 들여 보내준다니..?! 그러자 그녀는 즉시 화를 내며 소리쳤다. "못 들인다고 하는 거지?? 이 가게 앞으로 망하고 싶어?!"은소리가 이렇게 화를 내는 걸 본 직원은 갑자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 역시도 은소리의 옷차림이 한눈에 봐도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혹시라도 정말 그녀를 화나게 하면, 잘못하면 정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정중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손님.. 잠시만요, 사장님께 여쭤보겠습니다."은소리는 혐오스러운 듯 손을 흔들었다. “얼른 물어봐요. 나는 인내심이 그리 긴 사람이 아니라서.”그러자 직원은 서둘러 사장의 사무실로 달려갔다. 사장 황백준은 이때 이미 자신의 사무실에서 값나가는 물건을 다 찾아 짐을 싸고 있었다. 그는 오늘 김혜준을 도와서 2000만 원을 받은 후 바로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오늘 저녁에 가게를 모두 비울 예정으로, 그러면 내일 가게에 회원들이 오면 스파가 비어 있는 것을 알게 될 것이었다. 이것은 대부분 헬스장과 스파가 회원들의 돈을 받고 잠수를 타는 수법이며, 사람들이 방심한 사이에 재빨리 사라지는 방법으로, 회원권을 끊은 사람들이 당황스럽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사장님, 밖에 어떤 여자 분이 와서 계속 스파를 하겠다고 하는데.. 제가 아무리 말해도 말이 안 통해요..!” 그러자 황백준은 얼굴을 찌푸리며
은소리는 "조금 전에 윤우선 씨랑 개인적으로 할 이야기가 있어서 따라왔어요.”라고 말했다.황백준은 이곳에 돈을 쓰러 온 게 아니라는 말에 갑자기 얼굴이 어두워지며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곳에 돈 쓰러 온 게 아니면 나가세요, 다른 사람과 이야기만 하려고 장소를 찾아가도 원래 돈을 쓰는데, 우리는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요.”그러자 은소리는 경호원에게 눈짓을 했고, 경호원은 즉시 몸에 지니고 있던 트렁크를 열어 현금 1000만 원을 보여주었다.그러자 황백준은 돈을 보고 갑자기 눈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저.. 사모님, 대체 뭘 원하시는 겁니까?”"윤우선씨를 만나게 해주세요. 그저 윤우선 씨와 사적으로 몇 마디 나누고 싶은 거니까,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예요. 기껏해야 30분 정도? 하지만, 30분 동안은 아무도 와서 방해하면 안 됩니다. 할 수 있겠어요? 일단, 이 1000만 원은 일 처리를 잘 하면 당신에게 주게 될 보상이에요. 이해했어요?”그러자 황백준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혜준이 나에게 윤우선에게 수면제를 먹이라고 했지.. 그리고 윤우선이 잠든 후에 혜준이가 몰래 윤우선을 데려간다고 했고.. 아무튼 지금 이 여자가 1000만 원을 준다고 했으니.. 30분 동안 윤우선과 이야기하라고 한 후에 돈을 받으면 완전 이득 아니야? 그럼 혜준이에게 30분만 더 기다리라고 하고 이 여자가 윤우선과 이야기하고 떠난 후에, 수면제를 먹이면 되지 않겠어..?’ 그러자 그는 웃으며 대답했다. “예.. 30분이면 크게 길지도 않죠. 문제없습니다~ 그럼 안에서 회원님이 지금 목욕 중이시니 먼저 스파 룸에서 기다리십시오."그러자 은소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경호원에게 "따라와요."라고 말했다.“아이고, 아이고! 이곳은 남자 분은 들어올 수 없습니다! 여기는 여성 전용이라 회원님들이 굉장히 편한 복장으로 오셔서요. 아무도 개인 서비스 구역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 이 분은 밖에서 기다리셔야 합니다.”은소리는 평범한 스파가 위험
은소리는 이렇게 혼잣말을 하고, 10억짜리 수표를 다시 지갑에 쑤셔 넣었다. 그녀는 윤우선 같은 값싼 여자를 매수하려면 100억은 무슨, 1억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1억짜리 수표 한 장을 임시로 썼다. 그리고 곧 바로 이 1억짜리 수표를 가지고 윤우선을 유인하여 그녀의 딸을 시후와 이혼하게 할 계획이었다. 이렇게 하면 자신이 이번에 시후를 만나는 임무는 절반을 완수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1억짜리 수표를 쓴 뒤 가방에서 에르메스 스카프를 꺼내 소파에 올려 둔 뒤 깔고 앉았다.이때 윤우선은 욕조에 행복하게 몸을 담그고 있었다. 사실 그녀는 이미 몸을 다 씻었지만,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꽃잎 목욕이 피부에 보습 효과가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시각, 김혜준과 김창곤은 이미 건장한 젊은이들을 데리고 대형 승합차를 몰고 스파 뒷문으로 향하고 있었다. 김혜준은 전화를 꺼내 황백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백준아, 일은 어떻게 되었어? 윤우선은 기절했어? 우리는 뒷문에서 기다리고 있어.”그러자 황백준은 속으로 생각했다. ‘아직 1000만 원을 받지 못했으니, 어쨌든 돈을 무사히 챙긴 후에 손을 써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김혜준에게 "혜준아, 잠깐만 기다려. 윤우선은 지금 목욕을 하고 있거든. 걱정하지 마, 수면제는 내가 다 준비했거든. 목욕을 마치면 바로 마시게 할 거야. 수면제를 먹은 뒤에 내가 다시 전화할 게, 그때 네가 들어와서 데려 가~”김혜준은 이 말을 듣자마자 웃으며 말했다. “그래 백준아, 너도 꽤 일처리가 믿음직스러워~ 좋아?! 그럼 기왕 이렇게 된 이상 조금만 더 기다릴 게, 바로 알려줘.""그래, 조금만 기다려~”......윤우선은 10분 정도 더 몸을 담갔고, 온몸의 피부가 부들부들해진 후에 마지못해 욕조에서 나왔다. 윤우선은 나오자마자 벨을 눌렀고, 그러자 그녀를 응대하던 직원이 급히 들어와 깨끗한 목욕 타월을 손에 들고 왔다. 직원은 윤우선을 도와 목욕 타월을 두르게
은소리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거만한 말투로 점원에게 말했다. “됐어요. 먼저 나가요. 내가 얘기하지.”직원은 즉시 사면이라도 받은 듯 급히 방을 나가 문을 닫았다.그러자 윤우선은 경계하는 듯 은소리를 바라보며 "야, 너 누구야?"라고 차갑게 물었다."내가 누군지 알 자격은 없고..”은소리의 말에 윤우선은 갑자기 침을 뱉었다. “퉤!! 이 년아! 감히 내 앞에서 어디 잘난 척을 해?! 이렇게 알록달록하게 차려 입고 가짜 에르메스를 들고 다니면 다 멋있는 줄 알아!?”"뭐라고?! 이 옷은 샤넬 최고 디자이너가 직접 만든 코트야! 그리고 내가 메고 있는 이 에르메스도 최고 한정판이라고! 내가 입고 있는 옷만 해도 최소 5천만 원은 돼 이 멍청아!” 은소리는 분노하며 소리쳤다.“하!! 어디서 허풍을 떨고 있어? 시치미를 떼지 마. 네 그 허름한 에르메스가 무슨 한정판이야! 나야 말로 진짜 에르메스를 메고 다니는 사람이야!” 그러더니 그녀는 이내 사물함에서 목욕 전에 넣어둔 에르메스 가방을 꺼내 팔에 걸고 은소리 앞에 내밀며 거들먹거렸다. "그 똥 같은 눈을 크게 뜨고 잘 봐~ 이거야 말로 진짜 에르메스라고! 단순하고 고급지지?!”은소리는 윤우선의 에르메스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윤우선은 그녀를 보고 웃으며 "왜? 진짜 에르메스를 만나니까 기분이 좋아?”라고 물었다.은소리는 한숨을 내쉬며 냉소했다. “어휴.. 가난한 년은 어쩔 수가 없네.. 가장 평범한 에르메스를 메고 다니면서 감히 내 앞에서 위세를 부려?” 그러자 은소리는 자신의 에르메스를 들어올리며 냉소했다. “저기요.. 이 에르메스는 당신 가방 100개는 살 수 있어요~”“뻥 치지 마!! 그런 돈이면 세금으로도 못 낼 것 같은데! 그럼 그 에르메스가 뭐 10억이라도 되는 거야?!”은소리는 "10억은 그냥 넘지~!"라며 냉소했다.윤우선은 입을 삐죽거렸다. "어디서 입만 동동 떠 다닐 것 같은 년이 굴러와서? 야, 내 가방은 진짜야!? 빨리 나가, 내가 스
윤우선은 전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멍하니 은소리를 바라보다가 물었다. "뭐라고? 이 수표가 1억이나 된다고?!”은소리는 그녀의 놀란 모습에 냉소를 지으며 비웃었다. "어머! 호호호! 세상 처음 본 것 같은 이 모습 좀 봐~ ST 은행의 현금 수표라고!! 당신 이런 거 처음 봤지? 당신 같은 사람은 평생 이렇게 큰 액수의 현금 수표를 볼 기회도 없을 거야~! 그치?!"윤우선의 표정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은소리는 자신이 윤우선을 완전히 흔들었다고 생각하며 흡족하게 웃었다. 그녀는 수표를 손에 들고 팔랑팔랑 흔들며 거만한 미소를 지었다. “자, 당신 원한다면 내 말을 잘 들어~ 당신 딸에게 은시후와 이혼하라고 해!”윤우선의 표정은 갑자기 화가 난 듯했다.은소리는 윤우선의 표정이 왜 이렇게 빨리 변하는지 아직 이해하지 못했다.그런데 윤우선은 갑자기 손을 뻗어 그 수표를 홱 낚아채서는 눈앞에서 자세히 들여다보다가 분노하며 수표를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은소리는 멍하니 윤우선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윤우선이 자신의 1억짜리 수표를 종이조각으로 찢는 것을 보고, 즉시 속으로 생각했다. ‘어머? 내가 이 윤우선을 너무 우습게 본 모양이네..?! 1억짜리 수표를 그냥 갈갈이 찢다니..? 재물욕이 넘쳐 흐르나 봐?” 은소리는 윤우선이 극도로 분노한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자 이를 갈며 말했다. “1억이 적어?! 그래! 그럼 내 말 잘 들어 봐! 당신 딸의 이혼 수속을 마치면, 당신에게 2억을 더 줄 수 있어!” 그러자 은소리는 에르메스 가방에서 수표책을 꺼내 들고 만년필 뚜껑을 열며 말했다. "고민 좀 해 봐요. 원한다면 지금 당장 수표를 써 줄 테니까!" 은소리는 이 말을 할 때 속으로 ‘윤우선 이 촌뜨기, 분명 큰 돈을 만져 본 적도 없는 구린내 나는 당신이 이 돈을 거절할 수 있겠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은소리의 눈앞이 갑자기 핑 돌며, 그녀의 왼쪽 뺨에 심한 통증이 전해졌다..!"짜악!!!" 알고 보니, 윤우선이 손을 들어 은소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