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LCS 그룹은 호그비츠 가문보다 적어도 영향력이 수십 배는 강할 텐데 말이야..!’ 이것을 생각하면서 윌터는 자신이 얼마나 한심하고 우스꽝스러운 짓을 한 것인지 진정으로 깨달았다. 한국에 도착했을 때 안세진에게 밉보이지 않기만 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LCS 그룹의 도련님의 눈 밖에 날 줄이야..! 그래서 그는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은 선생님, 제가 눈이 멀어 당신을 화나게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태리 부회장이 당신의 친구인지 몰랐어요..! 만약에 알았다면 저를 때려죽여도 이런 일을 저지르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어떠한 다른 마음도 품지 않았을 테고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 "그럼.. 혹시 엠그란드 그룹이 내가 관리하는 산업이라는 것을 알고는 계셨어요..?”"예에..?!" 윌터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소리쳤다. "그것... 그... 그건 정말 몰랐습니다.. 은 선생님... 제가 그걸 알고 있었다면 감히 엠그랜드 그룹의 권한을 넘볼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윌터는 한국에 오기 전에 그는 엠그란드 그룹의 배경을 구체적으로 찾아보았다. 그러나 이 엠그란드 그룹은 LCS 그룹이 시후에게 선물로 준 회사였기 때문에 LCS 그룹의 자산에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윌터는 엠그란드 그룹에 대한 배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몇 번이고 확인을 했지만 그저 지방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부동산 회사인 줄만 알았던 것이다. 또한 그는 하루라도 빨리 한국에서 기반을 잡아 수익을 내고 싶었기에 이태리가 엠그란드 그룹의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녀를 손에 넣을 생각을 했다. 그는 이태리가 자신이 쉽게 통제할 수 있을 것이고, 그녀를 돈으로 소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상황이 자신의 계획대로 흘러 간다면, 엠그란드 그룹을 합병하여 자신의 힘을 빠르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합병하고자 한 회사가 LCS 그룹의 도련님의 재산일 줄은
절망에 빠진 윌터는 안세진의 부하들에 의해 병원 밖으로 끌려 나갔다..! 윌터가 떠난 후, 안세진의 부하들은 그에 대한 모든 CCTV 영상을 찾아 완전히 삭제해버렸고, 그 결과 한국 내의 어느 누구도 그의 데이터를 찾을 수 없으며 그의 활동 내역을 찾는 것도 불가능하게 되었다..!시간이 지나면 윌터의 가족들은 그가 실종된 사실을 알게 될 것이고, 그를 찾기 위해 한국에 들어올 것이다. 그리고 윌터가 실종된 것을 알아차릴 것이다.떠나기 전에 시후는 안세진에게 윌터가 가장 좋아하는 ‘이염화수은’을 직접 주입할 전문가를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윌터가 이태리의 아버지처럼 아프게 된다면, 그는 즉시 투석 장치를 연결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같이 대하는 자세였다. 극도로 타락한 악마와 같은 인간의 경우, 오로지 이와 같은 방법만이 진정한 처벌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이태리는 곁에서 시후가 윌터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을 지켜보며 무한한 감동을 받았다. 지금껏 그녀는 아버지의 발병에서 병의 악화, 그리고 혼수상태가 되어가는 일련의 모든 과정을 목격했다. 그녀는 아버지가 겪었던 고통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이 윌터가 계획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녀는 자연스럽게 윌터를 뼛속 깊이 혐오하게 되었다..! 윌터가 방금 체포되어 선고를 받고 투옥되기만 한다면, 그녀는 윌터가 저지른 일에 비해서 그가 받는 벌이 너무나도 약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시후가 이 문제를 처리하는 방법을 보고 자신이었다면 감히 이러한 방법을 생각하지도 못했을 것이며 능력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시후에 대한 존경과 감사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으로 높아졌다..! 그래서 안세진이 사람들을 병동 밖으로 내보낸 뒤, 이태리는 문을 닫고 돌아서자마자 시후 앞에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 “도련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도련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윌터가 이 모든 일의 배후에 있다는 사실을 결코 알지 못했을 것이고
시후는 이때 "어머님, 대부분의 의사들에게 신부전증은 회복이 불가능한 병이지만, 우리 조상들의 치료법 중에서 좋은 처방전이 있었고 이를 따른다면 치료가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겁니다.”라고 답했다."정말요..?!" 장순옥은 흥분을 참지 못하고 흐느끼며 말했다. "그러면 시후 씨가 제 남편을 좀 구해 줘요...! 이 사람.. 정말 평생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고, 교육하고, 좋은 일만 한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이렇게 끝날 수는 없어요..! 흐으윽..” 그녀는 그렇게 말한 뒤 옆에 있는 이태리의 두 손을 잡으며 말했다. "20년 넘게 우리 태리를 이렇게 키우고.. 이 아이가 웨딩드레스 입고 결혼하는 모습도 아직 보지도 못했어요!! 흐윽.. 그런데 이렇게 가버리면.. 어쩌면 좋아요..? 하늘도 참 무심하시지..!”이때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엄숙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님.. 아버님께서 제가 준비한 약을 먹으면 병이 나으실 겁니다.” 그리고 시후는 서둘러 이태리에게 말했다. "태리 씨, 어서 컵을 하나 준비하시고 미지근한 물을 따르신 다음 제가 준 약을 넣어 녹인 다음 아버님께 드리면 됩니다.”이태리는 이 말을 듣고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며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회..자..ㅇ..” 자신이 입에서 ‘회장님’이라는 단어를 불쑥 내뱉을 뻔하자, 이태리는 자신의 어머니가 시후의 진짜 정체를 모른다는 것을 깨닫고 서둘러 말을 바꿨다. "알겠어요 시후 씨, 지금 바로 가져 올게요~” 이태리는 말을 마친 후 서둘러 작은 테이블로 가서 전기 포트로 따뜻한 물을 끓인 뒤, 컵을 살짝 채우고 주머니에서 시후가 준 환약을 꺼냈다. 상자를 열자, 그 안에 별 달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 동그란 약이 하나 있는 것을 발견했다. 딱히 특별해 보이는 것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자를 열자 상큼한 약의 향기가 병실 전체를 순식간에 가득 채웠다.이것은 바로 시후가 정제한 치유단이었다.장옥순도 약 냄새를 맡았고, 순간적으로 기운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며 웃음
이정원에게 물약을 반쯤 먹였을 때, 두 사람은 원래 종이처럼 창백했던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조금 장미빛으로 변한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한의학에서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혈색을 보고 진단을 하기도 하는데, 사람의 기와 혈이 강하면 그의 안색은 장밋빛으로 붉고 밝으며, 기와 혈이 부족하면 안색이 희거나 누렇다고 진단하는 것이다..! 따라서 암 말기 환자들의 대부분은 안색이 창백하고 입술마저 색이 없는 이유는 몸의 기력과 피가 고갈된 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정원도 마찬가지였는데, 극도로 심각한 신부전으로 인해 그의 목숨은 거의 끊어질 듯했다. 그는 마치 죽어가는 식물과 같았지만, 시후가 준 약을 투여한 직후 그의 몸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이태리와 장순옥의 눈에는 이 장면이 마치 방송국에서 방송되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만 같았다..!일부 다큐멘터리에서는 겨울이 되면 만물이 쇠퇴한 뒤, 봄에는 땅이 풀리며 새싹이 크는 등 자연의 변화를 목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고정된 카메라를 사용해 타임 랩스를 촬영하며, 겨울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봄이 되어 꽃이 피어나는 과정을 모두 촬영한 뒤 빠른 속도로 재생하여 회복되는 숲의 전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은 단 몇 초 만에 자연 속의 만물이 회복되는 전 과정을 볼 수 있으며, 모두가 자연의 놀라움에 충격을 받기도 한다.지금 이태리와 그녀의 어머니는 그런 기적을 목격하고 있었다..! 이정원은 매우 짧은 기간에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피부가 붉어지고 윤기가 나더니 호흡이 강해졌고, 그의 옆에 달려 있던 소형 모니터를 보니 원래 저혈압이었던 혈압이 단시간에 급격하게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잠시 후 이정원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 때, 모녀는 감격의 눈물을 터뜨렸다..!이태리는 걱정스럽게 웃고 울면서 물었다. "아빠! 아빠 기분이 좀 어떠세요?"옆에 있던 장순옥도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남편에게 물었다. "여보, 몸 상태가 좀 좋아진 것 같나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상관없어요. 그냥 의사에게 와서 체계적인 검사를 해달라고 부탁하세요."이태리는 서둘러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의사가 약에 관해 물으면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 의사의 눈에는 아버지의 신부전이 거의 돌이킬 수 없는 것처럼 보였을 텐데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상관없을 거예요. 얼마 전에 의사들은 이미 더 큰 의학적 기적을 목격한 뒤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을 테니까요.”지난 번에 시후의 시아버지인 김상곤이 교통사고를 당해 거의 전신이 마비되어 병원에 입원했는데, 모든 의사들이 그가 남은 평생 동안 침대에만 누워 있을 수밖에 없다고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시후는 환약을 먹여 그를 치료했고 그 자리에서 살려내고 바로 두 발로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당시에 이것은 의학적 기적이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시후는 그 때 최제천을 데려왔기 때문에 자신에게 질문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따라서 아무도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 때문에 최제천은 고바야시 이치로와 갈등을 겪기도 했는데, 당시 고바야시 이치로가 원했던 것은 바로 시후가 만든 이 환약이었다. 곧 장옥순은 야간 근무 중인 김 과장에게 달려갔다.김 과장이 장옥순의 말에 의해 병실 문에 들어서자마자, 장밋빛 안색으로 병원 침대에 깨어 있는 자신의 환자를 발견하고는 충격을 받아 어안이 벙벙해졌다."어.. 이 교수님..?! 어떻게.. 어찌 일어나셨습니까??!” 그러자 이정원은 웃으며 말했다. "내 딸의 친구가 마법의 약을 줬어요~ 그 약을 먹고 났더니 기분이 너무 좋고 몸이 날아갈 것처럼 가볍네요~ 내 몸에 튜브, 전선, 모니터 클립이 그렇게 많이 꽂혀 있지 않았더라면 자리에 앉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침대에서 일어나 운동을 하라면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맙소사!!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지..? 신부전이 말기 단계에 이르렀고 투석 장비로 인해 겨우 목숨을 유지하던 분이..?! 갑자기 이렇게 치료가 되었다
혈청 크레아티닌은 신장 손상 정도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혈액 크레아티닌 수치가 높을수록 신장 손상 정도가 커지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성인의 경우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는 일반적으로 0.8~1.7mg/dl.이며 이 수치를 초과하면 신장이 손상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크레아티닌 수치가 2mg/dl 이하의 수치라면 탈수, 신부전, 사구체 신장염 등의 질병이 의심되고, 2mg/dl 이상의 수치라면 신부전에서 보이는 수치이다. 이정원이 오늘 정오에 진행했던 혈액검사 결과에서는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가 분명 2mg/dl 이상이었기에 정말 상태가 좋아졌는지, 더 나아가 건강이 회복됐는지 알고 싶다면 혈중 크레아티닌 지수가 가장 중요한 참고 기준이 될 것이었다. 혈액 검사를 위해, 간호사가 병실로 들어왔다. 환자가 갑작스럽게 활력이 넘치는 것을 본 간호사는 너무 놀라 말을 할 수 없었고, 잠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간호사에게 김 과장이 주의를 주자 정신을 차리고 채혈을 진행했다.혈액은 테스트를 위해 실험실로 빠르게 보내졌고 결과는 최대 20분 정도 걸린다고 안내되었다. 모두가 초조하게 혈액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이정원은 배를 덮으며 아내 장순옥에게 어색하게 물었다. "여보, 뭐 먹을 것 없나요? 갑자기 배가 고파... 배가 너무 고프네.."장순옥은 눈물을 닦으며 목이 멘 소리로 말했다. "지난 며칠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고, 위장에도 이상 증상이 나타났어요.. 의사 선생님이 코를 통해 식도로 삽관하는 영양법도 적합하지 않다고 했죠. 그래서 영양제 주입만 하고 있어서 먹을 걸 준비 못했어요..”그러자 옆에 있던 이태리가 서둘러 말했다. "아빠, 뭐 드실래요? 제가 지금 당장 나가서 사 드릴게요!" 이어 그녀는 서둘러 김 과장에게 물었다. "김 과장님, 지금 아버지가 드시지 말아야 할 음식이 있을까요..?”김 과장은 진지하게 말했다. "아무래도 아버님께서 며칠간 식사를 안 하셔서 몸이 에너지를 많이 소모했을 겁니다. 그러니 빨
그녀의 부모님은 예전부터 그녀에게 적합한 상대를 찾고 있었고, 아버지는 심지어 자신이 가르치는 제자들 중 가장 아끼는 사내 한 명을 딸에게 소개해주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녀는 상대방에게 만날 기회도, 식사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 이때 이태리는 자신의 어머니가 시후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것 같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럼 분명 어머니는 시후에게 개인 정보를 묻거나, 어쩌면 자신과의 관계를 시험해보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는 서둘러 말했다. "엄마... 시후 씨는 젊어서 엄마랑 아빠와 세대 차이가 있어요. 그러니까 서로 대화가 잘 안 통할지도 모른다고요. 그러니 당황하게 만들지 마세요.”장순옥은 서둘러 말했다. "무슨 소리니? 네 아버지와 나는 나이가 좀 있지만 젊은이들과 말은 잘 통해~”이때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태리 씨 상관없을 것 같아요. 그럼 아버님 식사를 미루지 말고 얼른 다녀와요. 부모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테니까.”이태리는 매우 당황스러워했고 어머니가 시후 앞에서 쓸데없는 말을 하거나 질문을 할까 봐 두려웠지만, 상사가 부모님과 함께 있고 싶다고 하니 더 이상 억지로 거절할 수 없었다. 절망에 빠진 그녀는 시후에게 말했다. "그럼 우리 부모님과 함께 여기 있어주세요. 곧 돌아올 게요!" 그리고 이렇게 말하던 그녀는 뭔가 생각나서 서둘러 물었다. “아 참..! 시간이 너무 늦었는데.. 집에는 안 가도 되나요? 혹시 너무 지체되면 어떻게 해요..?”시후는 손을 흔들며 "괜찮아요. 빨리 다녀와요.”라고 말했다.이태리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 다녀올게요~” 그런 다음 그는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시후 씨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곧 돌아올 거예요!”장순옥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겠어? 몇 마디만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어서 다녀와!”이태리는 불안한 마음으로 병동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태리가 떠나자마자 장순
시후는 한동안 장순옥의 요점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말을 듣고 조금 당황했다. 이태리는 그의 직원이기 때문이었다. 엠그란드 그룹은 자신의 소유이기는 하지만, 전체 엠그란드 그룹의 경영 및 관리는 거의 전적으로 이태리가 단독으로 처리하고 있었다. 이에 비해 자신은 손을 대지 않는 가게 주인일 뿐이었다. 그러니 만약 장순옥이 정말로 이태리에게 일을 그만 두고 남자를 만나서 결혼을 하게 한 뒤 전 세계를 여행하도록 요청한다면.. 이는 이태리가 엠그란드 그룹을 떠나야 하는 것과 같았다. 시후는 그런 상황이 되는 것은 당연히 싫었다. 그 누가 자신의 회사에 있는 오른팔이 사업을 그만두고 세계일주를 하러 나가도록 가만히 두겠는가..? 하지만 그는 어차피 자신이 이태리의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말에 맞장구 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웃으며 말했다. "예 어머님 말씀이 일리가 있습니다.. 사실 젊을 때에는 밖에 나가서 세상을 경험하고 인생을 즐겨야죠.”장순옥은 시후의 말을 듣고 즉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지..?! 시후가 나랑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네~ 그러니까 태리가 돌아오면 태리를 더 설득하도록 도와줘.. 어쨌든 시후도 자영업자 아니야? 자영업자들은 자유시간이 더 많고, 직장을 그만두거나 장기 휴가를 갈 수도 있고~ 그럼 둘이서 함께 해외 여행도 다니고 말이야!”"제가요..?" 시후는 깜짝 놀라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음.. 어머님.. 그런데 저는 어머님께서 생각하시는 것만큼 자유롭지 않아요.. 할 일이 많아요..."장순옥은 손을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이 아줌마의 조언을 좀 들어봐~ 지금 이 어린 나이에 인생을 즐기지 않으면 앞으로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때 정말 온 종~일 묶여 있을 거야!" 그렇게 말한 뒤 장순옥은 한숨을 쉬지 못했다. "태리 아빠와 나는 태리를 임신한 이후로 굉장히 걱정도 많아 졌고 지치기도 했어.. 당시에는 출산이 쉬울 줄 알았는데 그렇게 힘들 줄은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