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부는 어쩔 수 없이 간청할 수밖에 없었다. "도련님, 진정하시고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회장님께서 이야기를 마치신 후에 제가 들어가서 보고하겠습니다..!"소지빈은 참을 수 없이 소리쳤다. "안 돼요!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 지금 들어갈 거예요..! 다시 한 번 더 저를 막으면 나도 참지 않을 거예요!”가정부가 어찌 해야 할 지 모르고 있을 때 소성봉은 어두운 얼굴로 소수덕에게 말했다. "수덕아, 가서 지빈이를 데려오도록 해라.”"네!" 소수덕은 급히 돌아서 서재를 떠나 가정부에게 말했다. “회장님이 지빈이를 들어오게 하라고 하셨습니다.”가정부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재빨리 복도로 가버렸다.소지빈은 급히 서재 안으로 달려갔고, 들어오자마자 소성봉에게 화를 내며 물었다. "할아버지! 엄마와 민지는 대체 어디 있는 거죠!?”소성봉은 진지하게 말했다. "지빈아, 나도 이 사실에 대해 방금 알았다.. 네 어머니와 여동생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된 것인지 나도 아무것도 몰라.. 그리고 네가 들어오기 직전에 네 작은 아버지에게 즉시 보상금 1억을 주고 유용한 단서를 모아두라고 했어.. 누구든지 네 엄마나 네 여동생을 구할 수 있다면 내가 직접 1억을 주겠다고 말이다."소지빈은 주먹을 불끈 쥐며 화를 내냈다. "인터넷에서 많은 사람들이 할아버지가 우리 어머니를 죽인 거라고 하고 있어요.. 그게 사실인가요?!"소성봉의 표정이 갑자기 바뀌었고 그는 자신의 손자에게 욕을 해댔다. "이 개 자식아..!! 그게 대체 무슨 소리냐? 내가 우리 그룹의 회장인데, 내가 그런 짓을 하겠어?!”옆에 있던 소수덕은 아버지의 분개하고 장엄한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렸다..! ‘이야.. 역시 아버지는 정말 대단하셔..?! 이렇게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거짓말을 하다니.. 이렇게 뻔뻔할 수가..? 만약 내가 모든 것을 알지 못했다면, 아마 아버지가 이런 짓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정말 불가능한 일일 거야.. 아아.. 아무래도 아버지와 나는 별반 차이가 없
소수덕이 밖으로 달려 나왔을 때, 소지빈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소수덕은 200미터 정도까지 그를 쫓아갔지만 조카를 쫓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다시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의 서재로 돌아가는 길에 소수덕은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고, 속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고.. 나도 참 운이 좋아..? 그때 내가 그 아버지의 관심을 돌릴 수 있을까 굉장히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우연히 소지빈 저 자식이 들어올 줄이야..? 아버지와 말다툼을 해서 화나게 만들었고.. 아버지는 지금 어떻게 그 녀석에게 교훈을 주는 것뿐인 것 같군..?!’ 소수덕은 즐거워하며 아버지의 서재로 돌아온 뒤 부끄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버지, 지빈이 이 녀석이 굉장히 빨리 도망쳐 버려서 제가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소성봉은 차가운 목소리로 아들을 꾸짖었다. "이 쓸모 없는 놈!!!" 그런 다음 그는 즉시 집사를 불러와서 다음과 같이 엄하게 명령했다.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모두 말해! 소지빈 저 녀석을 보면, 즉시 내 앞으로 데려오라고 말이야! 본 때를 보여주겠어!”집사가 어찌 감히 그의 뜻을 거역할 수 있겠는가? “예 회장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곧 말씀을 전해 드리겠습니다.”소성봉은 손을 흔들었고, 집사는 서둘러 떠났다.소성봉은 급히 소수덕에게 말했다. "내가 말했듯이 서둘러 위기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도록 해라. 빠르고 강력한 내용일 수록 좋다! 그리고 너는 바로 서울로 달려가도록 해! 박혜정과 민지가 살아 있는지 확인하고, 죽었으면 시체까지 확인해야 한다..!”소수덕은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아버지! 제가 확인하고 오겠습니다!”이때 소지빈은 이미 엘에이치 그룹에서 나와 차를 몰고 공항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는 운전 중에 승무원과 기장에게 전화할 준비를 했다. 엘에이치 그룹은 여러 대의 개인 제트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수도는 현재 호주에 있으므로, 그의 개인 제트기는 창원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그렇게 말한 후 소수도는 차갑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 정말로 네가 말한 것과 같으면 나 역시도 네 할아버지를 가만히 두지 않을 거다.. 그러나 우리 둘 다 네 할아버지에게 대항하려고 해도 우리는 반드시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미리 계획을 세워야지!! 그렇지 않고 정말 네가 뭔가 해보기도 전에 목숨을 잃게 된다면 어머니와 여동생의 복수를 어떻게 하겠어..!?"소지빈은 잠시 침묵하다가 화를 내며 말했다. "아버지, 이해했어요..." 그렇게 말한 그는 목이 메어 눈물을 흘리며 물었다. "아버지..! 대체 한국에는 언제 돌아오실 거예요?! 저는 지금... 이제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소수도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난 지금 당장 돌아갈 수 없다.. 여기서 서울까지도 비행기로 가려면 최소 10시간이 걸려.. 그리고 내가 여기를 떠나면, 네 할아버지가 즉시 소식을 들을 거다.. 그럼 내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붙잡혀 호주로 다시 송환되거나, 그룹으로 끌려가 가택연금을 당할 지도 모르지..”소지빈은 무기력하게 물었다. "아버지... 그럼 이제 어떡하죠...? 저는 서울에 가서 엄마와 민지를 찾고 싶어요... 지금 행방을 알 수가 없다고요.. 그렇지만 적어도 생존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잖아요..."소수도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아니면 공항으로 가지 말고, 그냥 고속도로를 타고 쭉 운전해서 서울로 가..!” 그리고 소수도는 다시 계산하여 말했다. "서울까지 고속도로를 타면 400km 정도 될 테니 아마 6시간 안에는 도착할 수 있을 거다.”소지빈은 즉시 답했다. "알겠어요 아버지! 제가 직접 운전해 갈게요!"소수도는 급히 지시했다. "서울에 갈 때에는 반드시 조용하고 조용해야 하며, 엘에이치 그룹의 어떤 힘도 이용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들이 네가 이미 서울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들은 꼭 다시 널 할아버지 앞으로 데려갈 테니까!”소지빈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아버지.. 그럼 제가 그룹의 힘을 쓰지
말을 한 유대인 남성은 바로 윌터 호그비츠의 아버지 스티브 호그비츠였다. 윌터와 그의 부하들이 모두 실종된 이후, 호그비츠 사람들은 그들의 행방과 단서를 찾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왔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써봐도 결과는 같았다. 윌터와 그의 부하들이 어떻게 실종된 것인지 목격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도시 곳곳에 퍼져 있는 감시 카메라에도 윌터와 관련된 영상 데이터는 전혀 없었다. 이로 인해 호그비츠 가문은 윌터가 한국에서 매우 강력한 힘을 가진 사람을 자극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따라서 윌터의 아버지 스티브는 한국에서 윌터를 찾아 미국으로 다시 데려오기 위해 직접 한국 땅을 밟았다..!이때, 앞에 멈춰 선 비행기 역시도 계단이 열렸다. 열린 계단을 따라 소수덕은 아래를 향해 바른 자세로 걸어 내려갔다. 이때 총 6대로 구성된 환영 호송대 방탄 캐딜락 리무진과 벤츠 마이바흐가 소수덕이 타고 온 비행기 옆에 주차되어 있었다. 차에서는 비슷한 키와 체격의 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이 내렸고, 사내들은 20명쯤 되어 보였다. 그들은 차에서 내린 뒤 한 명씩 줄지어 섰는데 이들은 소수덕의 아랫사람들이 그를 위해 준비한 보안 팀이었다. 소수덕이 서울에 있는 동안 이들은 보안을 담당할 것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단지 보여주기식으로 잠시 채용한 경호원일 뿐이었다. 엘에이치 그룹은 이미 20분 전에 20명 정도 되는 전문 요원들을 서울로 보냈다. 그들은 비밀리에 소수덕의 안전을 보호하고, 소수덕의 지시에 따라 박혜정과 소민지의 행방을 수색할 계획이었다.윌터의 아버지 스티브는 소수덕을 발견하기는 했지만, 이 사내가 이 정도의 사람들을 이끌만한 위력이 있음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서둘러 멈춰 선 뒤 뒤에 있던 비서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 사내가 타고 온 비행기의 등록 번호를 확인하세요. 서둘러요!"상업용 항공기이든 개인 항공기이든 모든 항공기에는 등록 번호가 있어야 한다. 또한, 등록번호는 일반적으로 항공기 동체에 그려져 있는데, 일반적
스티브는 서둘러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미국의 호그비츠 출신입니다.. 혹시.. 호그비츠 가문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으십니까?”소수덕은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호그비츠 가문? 이런 가문은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강력한 가문인가?’소수덕이 자신을 잘 모르는 눈치이자 스티브는 재빨리 덧붙였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로스차일드 가문 출신입니다..!”로스차일드 가문이라고 하면, 아마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소수덕은 스티브가 자신을 로스차일드 가족과 관련이 있다고 소개했을 때, 그는 즉시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그 사실에 주의를 기울였다. 그 후 소수덕은 재빨리 스티브에게 다가가서 먼저 손을 내밀고 자신을 소개했다. "아~ 안녕하세요, 저는 소수덕이라고 합니다.”스티브는 재빨리 소수덕과 악수를 하고 동시에 이렇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소수덕 씨. 제 이름은 스티브 호그비츠입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서 정말 영광입니다..!"소수덕은 고개를 끄덕이며 호기심 어린 질문을 했다. "스티브 씨는 그럼 어디에서 오신 겁니까..?"스티브는 재빨리 이렇게 대답했다. "뉴욕에서 출발하여 조금 전에 도착했습니다~ 서울에서 해야 할 일이 생겼거든요..”"예. 그렇군요~ 하하하.." 소수덕은 약간 미소를 지었다. "출발은 다르지만, 지금은 같은 장소에 있군요..” 그렇게 말하면서 소수덕은 다시 물었다. "스티브 씨는 서울에서 사업을 하려고 하시는 겁니까..?”"아닙니다.. 제 큰 아들이 얼마 전 서울에서 사업을 확장하려고 했는데 며칠 전 갑자기 실종되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직접 아들의 행방을 찾기 위해 서울에 가려고 하는 겁니다.""예에..?" 소수덕은 갑자기 호기심이 생겨 생각에 잠겼다. ‘이런 우연이..?! 이 스티브라는 외국인도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해 서울에 왔다고..? 어떻게 로스차일드 가문과 혈연관계가 있는 사람이 서울에서 사라질 수 있는 거야..?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스티브는 엘에이치 그룹이 한국에서 꽤 잘 나가는 재벌가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따라서 스티브는 소수덕과의 인맥을 좀 쌓고 싶었다. 이제 스티브는 소수덕이 서울에 온 목적이 자신과 거의 동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신과 함께 호텔로 가자고 초대한 것을 보자 이 사실은 분명 엘에이치 그룹과 교집합을 만드는 동시에 자신의 아들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건 분명 자신에게는 일석이조의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 그는 크게 감사하며 말했다. “소수덕 선생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 아들과 일행들이 실종된 이후로 지인들이 없어서 픽업해 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죄송합니다만 선생님의 차량을 타고 호텔까지 같이 갈 수 있을지요..?”소수덕은 약간 미소를 지었다. "스티브 씨는 정말 예의가 바르시군요..? 당시 우리 엘에이치 그룹도 로스차일드 가문과 약간의 인맥이 있었지요.. 비록 불쾌한 경험도 있었지만, 우리는 일종의 우정으로 간주될 수 있는 협력을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스티브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앞으로 기회가 있다면 로스차일드 가문과도 엘에이치 그룹과 실질적인 협력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제 어머니께서도 힘을 좀 쓰셔서 새로운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소수덕은 속으로 매우 즐거워했다. 비록 그는 스티브의 존재와 가치를 딱히 크게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로스차일드 가문과는 꽤나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터라 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가문들 중 하나이고, 그 실제 영향력은 엘에이치 그룹보다 몇 배는 강할 거야.. 그러니 만약 로스차일드 가문과 실제로 협력할 수 있다면 앞으로 엘에이치 그룹 전체에 얼마나 이익이 될지는 감히 말할 수는 없지만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되겠지..! 적어도 엘에이치 그룹 내에서 내 자리를 굳건히 할 수 있을 거야..!’ 이것을 생각하면서 그는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고, 이윽고 스티브에
그래서 소수덕은 스티브에게 서둘러 물었다. "혹시 아드님이 서울에 있는 동안 누군가에게 불쾌감을 준 적은 없습니까..?""그건..." 스티브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 아들은 이전에 서울에 가본 적도 없고, 심지어 한국에 가본 적도 없습니다.. 이번에는 그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우리 가족이 그 녀석을 서울로 보냈을 뿐이죠.. 딱히 비즈니스계에서도 힘이 없어 적을 만든 적은 없을 것 같습니다..”소수덕이 그에게 물었다. "혹시 아드님이 결혼은 했습니까..?"스티브는 서둘러 말했다. "예, 결혼했고 두 명의 자녀가 있습니다..""아드님의 사생활은 어땠습니까..?” "음.. 저는 제 아들이 며느리를 두고 다른 여자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소수덕이 다시 물었다. "혹시 마약에 손을 대지는 않았습니까..?”"아니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집안 내에 마약 중독자가 생겨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습니다.. 모든 성인 남성들에 한해서 정기적으로 소변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고요. 일단 마약 중독자로 밝혀지면 집안 내에서의 지위와 모든 자금이 회수되게 됩니다.. 그러니 윌터는 결코 가족들이 정한 이 선을 넘지는 않았을 겁니다!"소수덕은 손가락 네 개를 펴며 말했다. "세상 대부분의 형사 사건은 네 가지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들 하죠.. 첫째는 돈, 둘째는 마약, 셋째는 사랑, 넷째는 복수입니다.. 만약 아드님을 납치하고 돈을 원하지 않는 것이라면 돈을 벌기 위해 납치한 가능성은 배제되겠지요.. 그리고 아드님께서 정기적으로 소변 검사를 받았고 실제로 중독자가 아니라면 이러한 측면 역시도 배제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아드님께서 사생활에 있어서는 엄격하다고 하셨는데.. 사람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지 않습니까..? 게다가 아버지이시니 저에게 직설적으로 아드님이 몇 명의 여자와 잤는지 말씀하기란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일단 아드님의 가장 친한 친구들은 스티브 씨가 아는 것 이상으로 내용
그 시각, 버킹엄 호텔.시후는 서둘러 집에 돌아가지 않고, 안세진의 사무실에 머물면서 휴대전화를 사용해 여론의 현재 동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그는 엘에이치 그룹의 댓글 부대가 확실히 압도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어떤 앱이든, 소규모 웹사이트나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엘에이치 그룹의 편을 들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들은 심지어 박혜정과 소민지 모녀를 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는 다른 사람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었는데, 음모를 꾸민 사람들의 실제 목적은 엘에이치 그룹 전체를 완전히 파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었다.안세진은 이 말을 듣고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 "도련님, 이 엘에이치 그룹 놈들은 전혀 도덕성이 없어 보입니다..! 어쩜 이렇게 뻔뻔한 짓을 저지를 수 있죠..?”시후는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건 별 것 아닙니다. 그들은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어요. 만약 정말 이 일을 없었던 것으로 하려고 노력한다면, 더욱 더 뻔뻔하게 나왔겠죠.”안세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도련님, 이 정도로 여론 공세가 압도적인데 어떻게 더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말씀이십니까?"시후는 진지하게 말했다. "지금 그들의 가장 시급한 임무는 박혜정 씨와 소민지 양을 찾는 거예요. 그들은 두 사람이 살아 있거나 죽은 시체가 된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할 겁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살아 있다고 하면 그들은 반드시 살해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겠죠..”안세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이미 문제의 진실을 알고 있으니, 엘에이치 그룹은 반드시 그들을 죽이고 침묵시키려고 하겠네요.”"그렇죠!" 시후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두 사람이 죽었다는 것이 확실하다면, 엘에이치 그룹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그들은 돈을 들여 이 사건은 엘에이치 그룹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주장만 하면 되겠죠.”안세진은 비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이제 그들이 최선을 다해 그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