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호는 조상의 비석들 앞에서 향을 놓고 그들을 기리고 있었다. 진주 하씨 집안은 많은 조상들을 같은 진주 땅에 모시고 있으며,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는 큰 비석을 세워 그의 공로를 기리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서열이 가장 낮은 사람은 바로 하성호의 친부였다. 그러므로 그는 그의 아버지의 묘 앞에서 가장 마지막 향을 바쳤다. 그의 손이 향로에서 떨어지기도 전에, 갑자기 막내 아들의 목소리가 들렸고, 하성호가 놀라서 실수로 향을 쳐버리는 바람에, 향이 깨지고 말았다..!이를 본 하영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아버지, 괜찮으세요?!!”하성호는 눈을 감고 잠시 침묵했다가 씁쓸하게 웃으며 답했다. "괜찮다.. 네 오빠가 그런 짓을 할 것이라는 건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은 아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 말도 있지 않느냐..? 반드시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고 말이다.. 이미 떠나가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아무리 잡아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하영수는 뭔가 할 말이 있었지만, 그 말을 속으로 삼켜 버렸다. 이번에 자신의 오빠는 40~50명의 가족을 청송으로 데려가겠다고 결정했고, 이것은 집안의 거의 절반의 구성원들을 데려간 것과 같았다. 사실 이것은 집안에서 보면 큰 손실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가족들이 떠나려 한다고 하더라도, 아버지께서 위엄과 힘으로 막아 세운다면, 그들은 강제로 남아 있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그러나 하영수는 잠시 뒤 그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하아.. 이번에 떠나려는 가족들은 돈에 현혹된 것이나 다름 없는데.. 그들을 붙잡아 두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이들을 남겨둔다는 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40, 50개를 남겨둔 것과 같아.. 앞으로 우리 집안에 어떤 이익도 가져다 주지 않을 거야.. 그리고 점점 더 숨겨진 위험이 많아지겠지..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이번 기회에 우리와 뜻을 함께 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직접 정리하게 되었을지도 몰라.. 그렇다면 오히려 우리 집안에 더 좋은 일이 될
하영동은 달려가서 몇몇 가족들이 차에 짐을 싣는 것을 막지 않고, 집안에 남아 있던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아버지께서 모두 마당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라고 하셨습니다.. 나중에 이곳으로 오실 거라고 합니다.. 마당으로 돌아오시면, 모두에게 중요한 소식을 전하신답니다.”누군가가 물었다. "영동아, 발표할 중요한 내용이 무엇인지 아니..?”하영동은 고개를 저었다. "구체적으로 무슨 내용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모두 함께 기다리시죠..!”오전 10시, 엘에이치 그룹이 몰고 온 자동차 행렬은 약속했던 시간에 출발하여 하영권과 40명이 넘는 다른 가족들을 데리고 청송으로 출발했다! 청송으로 가는 길, 하영권을 포함한 가족들은 매우 흥분한 상태였다. 소재한은 엘에이치 그룹 소성봉이 그들에게 연간 10억의 보수를 기꺼이 주겠다고 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사실 소성봉의 입장에서 이들에게 그 돈을 보수로 주는 것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왜냐하면 정말 실력자는 쓰지 못하고, 실력 없는 하수들만 잔뜩 데려왔지만 원래 주기로 했던 10억을 주게 된다면 손해가 막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성봉은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가지고 감히 장난을 칠 수 없었기 때문에 진주 하씨 일가의 절반만이 엘에이치 그룹에 왔다고 하더라도 감사하게 여겨야 했다. 어차피 이 10억은 길어야 1년 정도 보수로 쓸 것이고 일단 자신이 했던 고민과 위기 상황이 해결만 되면 내년에는 비용을 줄이고, 더 좋은 조력자를 구한 뒤에 실력 없는 사람들은 바로 쫓아내 버릴 것이기 때문이었다.차량 행렬이 진주 하씨 집안을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하성호는 조상들에게 경의를 표한 후 다시 진주 저택으로 돌아왔다.나머지 70~80명의 가족들은 모두 마당에서 초조하게 하성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족들은 모두 삼삼오오 모여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방금 떠난 가족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고, 하성호가 곧 이야기할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었다.사실 남은 가족들이
하성호가 네 번째 맥을 열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모두는 깜짝 놀랐다가 거의 미친 듯이 환호를 터뜨렸다..! 이 네 번째 맥을 열었다는 것은 바로 엄청난 힘을 가진 무술 고수인 ‘사성무인’이 되었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한국 내에서 ‘사성무인’라는 칭호를 가진 인물은 사실 백 여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집안 사람들이 이 소식을 듣는 것은 굉장히 흥분되고 신나는 일이었다. 이제 그들은 강력한 힘을 가진 인물이 집안을 지킬 수 있게 된 것과 동시에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 것을 의미했다.불과 몇 분 전만 해도 하영권과 다른 가족 구성원들의 이탈로 인해 나머지 가족들은 진주 하씨 일가가 맞이하게 될 앞으로의 운명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더 이상 하영권에 대한 걱정을 전혀 하지 않게 되었다. 왜냐면 그들은 이제 국내 최고의 무술 가문이 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하성호의 막내아들 하영동은 너무 기뻐서 소리쳤다. "아버지! 그럼 누나와 함께 조상님들께 인사를 드리러 가셨던 건 바로 그 이유 때문이었습니까..?”하성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다.. 조금 전에 이 기쁜 소식을 조상님들께 알리기 위해서 갔던 거다.. 분명히 우리 조상들이 나와 우리 집안을 자랑스러워 하실 거라고 믿는다..!”하영동은 한숨을 쉬었다. "하아.. 아버지!! 왜 이 소식을 더 일찍 알리지 않으셨나요?! 그랬다면 형은 그렇게 유혹에 이끌려 떠나지 않았을 텐데요..”하성호는 침착하게 말했다. “내가 이 사실을 미리 발표하지 않은 것이 다행 아니냐? 그렇지 않으면 그 놈의 검은 속내를 어떻게 알 수 있었겠니?” 이렇게 말한 뒤 하성호는 한숨을 쉬었다. "하아.. 그러나 이제는 상관없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야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지! 그 녀석이 앞으로 우리 집안의 이익을 위협하거나 해를 끼치지 않는 한, 나는 좋은 관계를 다시 맺을지도 모른다.”하영동은 아버지의 말씀이 합리적이라
하성태는 이 말을 듣고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신이 나서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나는 자연스럽게 성호 네 명령에 따르겠다!"남아 있던 가족들은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집안과 하성호에게 매우 충성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하성호가 내리는 모든 결정을 지지할 것이었다.하성호는 자신의 큰 아들 하영권이 그와 뜻을 함께하는 가족들과 청송으로 떠나자,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반대나 의심의 목소리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것은 단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하는 상황이었다. ‘지금처럼 집안이 더 이상 예전처럼 끝없는 내부 갈등을 겪지 않고, 오히려 현재와 같이 하나가 되어 함께 노력한다면, 우리는 앞으로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는 마음 속으로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참! 외부 세계에 알려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가족을 떠나는 사람은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 말이다! 이제부터 진주 하씨 일가의 문은 떠난 그 누구에게도 절대 열리지 않을 것이다..!”…….하영권을 포함하여 그와 함께 청송으로 떠난 일부 가족들은 버스를 타고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무술계에서 한 바탕 소란이 일어났다..!진주 하씨 일가는 수장인 하성호가 성공적으로 네 번째 맥을 돌파했다고 대중에게 발표한 것이었다..! 이 소식이 들리자 마자 국내 무술계 전체는 엄청나게 소란스러워졌다..! 왜냐하면 현재 전국의 무술 수련생 중 90%는 맥이 하나 밖에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두 개의 맥을 열 수 있는 사람은 나머지 10% 중 9.999%를 차지했다. 그리고 세 번째 맥을 열고 삼성무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전국에 단 다섯 명 뿐이었다..! 게다가 이 다섯 사람은 모두 국내 5대 무술 가문의 사람이었다. 삼성무인이 2명 있는 곽씨 집안을 제외하면 하성호를 포함한 나머지 3대 가문은 단 한 명의 무술가 밖에 없었다.그런데, 네 번째 맥을 연 사람은 하성호 밖에 없었던 것이다..! 즉,
하영권이 분노에 차 있던 그 순간, 버스 안에 있던 누군가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 "진주 하씨 일가는 대중에게 누구든지 집안을 떠나면 다시 돌아갈 수 없다고 발표했다!"순간 버스에 타고 있던 모두가 놀랐다. 그들은 사실 집안을 버리고 더 높은 보수를 받으며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오히려 집안이 그들에게 반격하여 역공을 할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이제 그들은 진주 하씨 집안에서 버려진 자식들이 되었다..!멀리 청송에 있는 소 회장 역시도 매우 우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오늘 아침 그는 나쁜 소식을 차례로 들었다. 첫째, 하성호가 갑자기 약속을 어겼다는 것.. 그러다가 하성호가 갑자기 전국 최고의 무술가가 되었다는 것..!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원래 당신의 것이었던 남자친구가 당신과 헤어진 뒤에 훨씬 더 상황이 좋아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때 여자친구에게 멸시만 받던 남자친구가 이별 후 갑자기 엄친딸과 결혼하게 된다면 전 여자친구는 평생 이러한 사실 때문에 우울하게 지낼 지도 모른다.소성봉은 원래는 하성호에 대해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하성호는 엘에이치 그룹의 하인이나 다름없었고, 엘에이치 그룹에 고용된, 간단히 말하면 엘에이치 그룹의 개였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그는 엘에이치 그룹에 등을 돌렸고, 등을 돌린 후 그의 힘은 두 배로 늘어났다. 그러니 어떻게 우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제 소성봉은 온 세상이 자신에 대항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는 손녀 소이연을 배신하여 죽이려 했지만 뜻하지 않게 소이연이 사라졌고, 일본 앞바다를 거의 다 수색했지만 그녀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며느리 박혜정을 죽이려 했으나, 갑자기 막강한 미스테리의 남자에게 구출되었으며 가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그녀를 죽이려 했으나 가문의 명예는 지켜지지 않았고, 예상치 못하게 오히려 악명을 떨치게 되었다. 그리고 굴욕을 당하며 모두에게 비난을 받게 되었다.그런데 이제 진주 하씨 집안이 이렇게 큰 소리를 치고 있으니 그의
소성봉은 기뻐하며 물었다. "그런데 선 마스터, 혹시 사성무인 정도되는 실력을 가진 사람도.. 쉽게 정리해주실 수 있습니까..?”"사성무인?" 상대방은 깜짝 놀라 물었다. "소성봉 회장도 사성무인을 압니까? 내가 아는 한, 한국에는 오랫동안 사성무인이 없었는데..?"소성봉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예, 오늘 아침에 한 명이 나왔습니다..!"상대방은 웃으며 말했다. "사성무인이 뭐 별 것 있겠습니까? 딱히 죽이기 어렵지 않을 겁니다. 만약 원한다면 돈을 두 배로 주세요.”소성봉의 마음속에 있는 극도로 우울하고 분노 가득한 불길은 오래전부터 그를 불편하게 만들었고, 선 마스터의 말을 듣고 그는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마스터, 제가 당신에게 드릴 돈은 딱히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일단 서울에서 제가 의뢰한 놈만 먼저 정리해주시면, 마스터님에게 한 번 더 의뢰하지요..!”상대방은 코웃음 쳤다.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먼저 그 놈을 죽이면, 당신에게 사성무인에 대해 한 번 들어봅시다!” 그렇게 말한 뒤 상대방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소성봉이 말한 마스터는 그가 영국에서 초빙한 도술 고수로, 이름은 선봉연이었다. 한국 도술은 고대부터 풍수지리, 사주팔자 등 여러 방술을 포함하는 형이상학의 계열에 속한다고 할 수 있었다. 한국은 각 지역의 풍습, 문화, 선호도 모두가 지역마다 다르지만, 남쪽 지역에 유명한 무술 대가들이 많았다. 특히 부산은 지난 200년간 도술 발전의 교두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이었고, 그들에게 도술은 옛날 봉건 미신처럼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부유한 사람들일수록 풍수, 사주 팔자 등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부산, 특히 해운대에는 수백 억, 수천 억 이상의 자산을 가진 최고 부자들이 많이 있는데, 이들 조차도 예외 없이 도술에 진심인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자산가들뿐만 아니라 연예인들도 풍수와 사주 팔자 등 도술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많았다.선봉연은 사실 부산 해운대에서 사주를 봐주는 철
그 시각, 소수도는 밤낮으로 비행기를 타고 간 끝에 마침내 시리아에 도착했다. 시후와 달리 그는 중동까지만 비행기를 타고 갈 수 있었고, 터키에 도착한 후에는 밤새도록 차량을 이용해 국경을 넘고, 시리아 북부로 들어가게 되었다. 소수도는 시리아 땅에 발을 디딘 순간, 죽고 싶어졌다. 그는 불법 입국을 했기 때문에 차량은 도시를 피해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먼 길로 돌아갔는데, 그는 이 황폐한 국가의 환경을 목격한 뒤 즉시 충격을 받고 말았다. 시리아는 사막, 언덕, 폐허가 된 마을들이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끝없는 사막과 산맥은 그에게 더욱 더 삭막함을 느끼게 만들었다.시리아 국경을 향해 차량을 타고 수백 킬로미터 더 들어간 후, 그는 시후가 동의하지 않으면 평생 시리아를 떠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자신의 지인이 아무도 없다. 게다가 주변에 있는 시리아 사람들과 너무 다른 생김새 때문에 이 나라를 떠나기도 어려울 것이었다. 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극도의 절망감을 느꼈다. 소수도의 절망이 마치 마리아나 해구와 같이 깊은 곳에 박혀 버려 더 이상 절망할 수 없다고 느껴졌을 때, 그는 마침내 하미드 사령관이 점령한 무장 구역에 도착했다. 소수도가 탄 차량이 계곡으로 진입했을 때, 양쪽 산의 요새는 본격적으로 건설 중이었다. 이라크에서 건설팀으로 일하는 하미드의 친구가 돈을 벌기 위해 10여 시간 만에 시리아에 도착했고, 그는 자신의 직원들과 함께 어젯밤에 막 결성된 하미드의 건설 팀 직원들을 지휘하여 요새를 건설할 계획이었다.눈앞에 펼쳐지는 황량한 계곡, 실탄을 든 병사들, 활발하게 건설되고 있는 요새를 보면서 소수도는 속으로 통곡했다. ‘대체 이곳은 뭐지?! 산으로 모두 둘러싸여 있고 교통은 극도로 불편하고, 한국의 시골에 비해서도 개발 수준이 훨씬 낮아..! 이런 곳에서 지내라고..?’ 소수도는 눈물을 흘리며 영화 ‘1917’과 같은 삭막한 배경을 보고 이를 꽉 깨물었다.소수도가 슬픈
여러 명의 외국인들을 본 하미드는 조금 서툰 한국어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은시후 형제의 부하 직원들인가요? 환영합니다!”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이렇게 키가 크고, 수염을 기른 중동 군사의 입에서 서툴기는 하지만 한국어가 나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하들의 우두머리는 바로 안세진의 측근인 조연성이었다. 그는 하미드가 너무나 공손하게 자신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정중하게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안녕하십니까? 당신이 하미드 사령관이군요!"하미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런데 우리는 모두 형제나 다름없는데 왜 나를 사령관이라고 부릅니까? 그냥 하미드라고 부르세요!" 그런 다음 그는 또 다시 공손하게 말했다. "형제님들 이곳까지 오시느라 많이 힘드실 텐데.. 자, 차라도 한 잔 마시고 휴식을 취하십시오!"조연성은 소수도를 가리키며 하미드에게 말했다. "하미드 사령관님, 이 사람은 도련님이 우리에게 이곳의 삶을 경험하기 위해 여기로 데려오라고 요청한 소수도 씨입니다." 그 후, 그는 소수도를 잡아당겨 앞으로 끌어당기고 하미드에게 말했다. "하미드 사령관님, 도련님께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소수도 씨가 이곳에서 잘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실 것을 부탁하셨습니다. 물론 너무 많이 신경 쓸 필요는 없고 그냥 잘 지켜봐 주시고, 갑작스러운 전쟁 중에는 벙커에 가두어 돌아다니다 실탄을 맞고 다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소수도는 이 말을 듣고 거의 눈물을 흘릴 뻔했다. ‘아니.. 대체 이게 무슨 소리야? 내가 그 돈을 쓰고도 나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한다고..?! 이 멍청한 자식이?’ 그러나 소수도는 속으로 화를 내면서도 밖으로는 감히 표현하지 못했고, 자신의 불행한 감정을 표정으로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이 하미드라는 사람은 시후의 지인이고 시후에게 상당히 충성스러운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괜히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어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최대한의 대접 조차도 사라질 것이고,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
말을 마친 뒤, 시후가 대답하기도 전에, 제이크 한은 화를 내며 말했다. “그거야 당연히 내가 억울해서 그런 것 아니겠어?! 나는 그 때 내 딸이 임신했다는 걸 막 알게 되었다고! 이제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가족들을 보러 가려던 참이었어! 그런데 그곳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죽임을 당했다고! 네가 나라면, 억울하지 않겠어?”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 당신의 몸이 벌집처럼 총알에 뚫렸지만, 다행히도 머리는 맞지 않았다는 거야. 만약 그때 당신의 정수리에 총알이 한 발이라도 박혀서 뇌가 터졌다면, 당신은 진짜 완전히 사망했을 테니까.”제이크 한은 의아한 얼굴로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시후는 옆에 서 있는 거대한 냉동 캡슐들을 가리키며 평온하게 말했다. “당신 옆에 있는 이 스테인리스 캡슐들 잘 봐. 이건 전부 인체 냉동 보관을 위한 특수 장비들이야. 특히 저기 있는 ‘7번 캡슐’을 잘 보도록 해. 당신이 깨어나기 전까지 당신은 계속 저 탱크의 안에 냉동되어 있었던 거든.”제이크 한은 눈앞에 늘어선 스테인리스 캡슐들에 압도되어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냉동?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우선 당신은 정말 운이 좋았어. 습격을 당할 때, 그렇게 많은 무장 대원들 중 아무도 당신의 머리를 총으로 겨누지 않았거든. 그래서 당신의 뇌는 살아남았지.” 그는 자기 뒤에 있는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을 가리키며 덧붙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배유현 회장에게 감사해야 할 거야. 그녀가 당신을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로 옮겨 냉동시키지 않았다면, 당신의 시체는 이미 썩어 문드러졌을 거거든.”제이크 한은 그제서야 시후의 뒤에 몇 명의 사람들이 서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 중의 한 명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 회장이었다!“허억......” 제이크 한은 갑자기 숨을 들이켰고, 입을 떡 벌린 채 시
“뭐라고?! 네가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그게...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야?!” 시후의 자기소개를 들은 제이크 한은 즉시 극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얼마 전 나누었던 안충주와의 대화를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당시 Samson 그룹의 회장 안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안충주는 자신의 누이인 안예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생사불명 상태인 그의 외조카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는 Samson 그룹 전체가 그 외조카를 찾기 위해 거의 전 세계를 뒤졌다고 했으며 어떤 방법을 써도 그의 행방에 대한 어떤 정보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은 그가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단지 시신을 못 찾았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Samson 그룹 사람들은 여전히 외조카가 분명히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믿었고, 단지 아직 찾지 못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제이크 한은 자신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만나게 된 인물이,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자처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경찰 출신인 제이크 한은 첫 번째로 이 사실에 대해 의심부터 들었다. 그래서 그는 차분히 진정한 후에 이 일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분명히 이미 죽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당시 엘리베이터 문이 막 열렸고, 한 무리의 검은 옷을 입고 무장한 조직들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에게 총을 쐈어... 그 놈들의 화력은 엄청났고, 거의 망설임 없이 나를 향해 총을 쏴댔지. 내가 의식을 잃기 전에, 최소 20~30발 이상은 맞은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다면 난 이미 완전히 죽은 거야... 아무리 대단한 신이라고 해도 날 살릴 순 없을 거야...!” 그래서 제이크 한은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이런 젠장, 이거 혹시 사후 세계인 건가?!” 그는 생각하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원래 사람이 죽으면 이런 상태가 되는 거야... 계속 꿈을 꾸고, 온갖 이상한 곳을 떠도는 거지... 그 다음
바로 이렇게 무한히 늘어난 타임라인 때문에, 제이크 한 경감은 지금 이 순간 눈은 떠 있지만, 여전히 끝없는 꿈속에 있는 듯한 혼미한 경지에 다다랐다. 그러던 중, 제이크 한에게 갑자기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이크 한 경감, 지금 나를 볼 수 있겠습니까?”이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제이크 한의 마음속은 요동쳤다. 참으로 이상했다. 지금까지 그렇게 오랜 꿈속에 있으면서, 단 한 번도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끔 아내와 딸을 보기도 하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보기도 했지만, 그 장면들은 마치 초창기 무성 영화와 같이 소리 없이 흘러가는 영상 같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처음으로, 실제처럼 생생한 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런데 이 목소리는 제이크 한에게 매우 낯설었다. 더 이상한 것은, 분명히 처음 듣는 목소리인데, 낯섦 속에 묘한 익숙함이 섞여 있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분명히... 어딘가에서... 이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 다만...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지금 당장은 떠오르지 않아...’바로 그때, 그의 시각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제이크 한은 눈앞이 새하얗게 밝지만은 않았다. 이제 그의 시야로 주변에 우뚝 솟아 있는 스테인리스 강철 탱크들이 들어왔다. 이 풍경은 음산하고 기이하게 느껴졌다. 그 후로 시야는 점점 더 선명해졌고, 마치 김이 서린 욕실 유리창에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이 불어 시야가 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문득 자신이 욕조보다 약간 큰 물탱크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리고 물탱크 옆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그 사람을 바라보다가, 너무 두려워 그 자리에서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그의 기억은 마치 빛의 속도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가장 먼저 떠오른 기억은 바로 경기장을 나와 아내와 딸을 만나러 가려던 그 순간이었다. 그 때 자신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공격을 당했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