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태는 이 말을 듣고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신이 나서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나는 자연스럽게 성호 네 명령에 따르겠다!"남아 있던 가족들은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집안과 하성호에게 매우 충성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하성호가 내리는 모든 결정을 지지할 것이었다.하성호는 자신의 큰 아들 하영권이 그와 뜻을 함께하는 가족들과 청송으로 떠나자,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반대나 의심의 목소리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것은 단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하는 상황이었다. ‘지금처럼 집안이 더 이상 예전처럼 끝없는 내부 갈등을 겪지 않고, 오히려 현재와 같이 하나가 되어 함께 노력한다면, 우리는 앞으로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는 마음 속으로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참! 외부 세계에 알려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가족을 떠나는 사람은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 말이다! 이제부터 진주 하씨 일가의 문은 떠난 그 누구에게도 절대 열리지 않을 것이다..!”…….하영권을 포함하여 그와 함께 청송으로 떠난 일부 가족들은 버스를 타고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무술계에서 한 바탕 소란이 일어났다..!진주 하씨 일가는 수장인 하성호가 성공적으로 네 번째 맥을 돌파했다고 대중에게 발표한 것이었다..! 이 소식이 들리자 마자 국내 무술계 전체는 엄청나게 소란스러워졌다..! 왜냐하면 현재 전국의 무술 수련생 중 90%는 맥이 하나 밖에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두 개의 맥을 열 수 있는 사람은 나머지 10% 중 9.999%를 차지했다. 그리고 세 번째 맥을 열고 삼성무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전국에 단 다섯 명 뿐이었다..! 게다가 이 다섯 사람은 모두 국내 5대 무술 가문의 사람이었다. 삼성무인이 2명 있는 곽씨 집안을 제외하면 하성호를 포함한 나머지 3대 가문은 단 한 명의 무술가 밖에 없었다.그런데, 네 번째 맥을 연 사람은 하성호 밖에 없었던 것이다..! 즉,
하영권이 분노에 차 있던 그 순간, 버스 안에 있던 누군가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 "진주 하씨 일가는 대중에게 누구든지 집안을 떠나면 다시 돌아갈 수 없다고 발표했다!"순간 버스에 타고 있던 모두가 놀랐다. 그들은 사실 집안을 버리고 더 높은 보수를 받으며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오히려 집안이 그들에게 반격하여 역공을 할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이제 그들은 진주 하씨 집안에서 버려진 자식들이 되었다..!멀리 청송에 있는 소 회장 역시도 매우 우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오늘 아침 그는 나쁜 소식을 차례로 들었다. 첫째, 하성호가 갑자기 약속을 어겼다는 것.. 그러다가 하성호가 갑자기 전국 최고의 무술가가 되었다는 것..!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원래 당신의 것이었던 남자친구가 당신과 헤어진 뒤에 훨씬 더 상황이 좋아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때 여자친구에게 멸시만 받던 남자친구가 이별 후 갑자기 엄친딸과 결혼하게 된다면 전 여자친구는 평생 이러한 사실 때문에 우울하게 지낼 지도 모른다.소성봉은 원래는 하성호에 대해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하성호는 엘에이치 그룹의 하인이나 다름없었고, 엘에이치 그룹에 고용된, 간단히 말하면 엘에이치 그룹의 개였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그는 엘에이치 그룹에 등을 돌렸고, 등을 돌린 후 그의 힘은 두 배로 늘어났다. 그러니 어떻게 우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제 소성봉은 온 세상이 자신에 대항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는 손녀 소이연을 배신하여 죽이려 했지만 뜻하지 않게 소이연이 사라졌고, 일본 앞바다를 거의 다 수색했지만 그녀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며느리 박혜정을 죽이려 했으나, 갑자기 막강한 미스테리의 남자에게 구출되었으며 가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그녀를 죽이려 했으나 가문의 명예는 지켜지지 않았고, 예상치 못하게 오히려 악명을 떨치게 되었다. 그리고 굴욕을 당하며 모두에게 비난을 받게 되었다.그런데 이제 진주 하씨 집안이 이렇게 큰 소리를 치고 있으니 그의
소성봉은 기뻐하며 물었다. "그런데 선 마스터, 혹시 사성무인 정도되는 실력을 가진 사람도.. 쉽게 정리해주실 수 있습니까..?”"사성무인?" 상대방은 깜짝 놀라 물었다. "소성봉 회장도 사성무인을 압니까? 내가 아는 한, 한국에는 오랫동안 사성무인이 없었는데..?"소성봉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예, 오늘 아침에 한 명이 나왔습니다..!"상대방은 웃으며 말했다. "사성무인이 뭐 별 것 있겠습니까? 딱히 죽이기 어렵지 않을 겁니다. 만약 원한다면 돈을 두 배로 주세요.”소성봉의 마음속에 있는 극도로 우울하고 분노 가득한 불길은 오래전부터 그를 불편하게 만들었고, 선 마스터의 말을 듣고 그는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마스터, 제가 당신에게 드릴 돈은 딱히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일단 서울에서 제가 의뢰한 놈만 먼저 정리해주시면, 마스터님에게 한 번 더 의뢰하지요..!”상대방은 코웃음 쳤다.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먼저 그 놈을 죽이면, 당신에게 사성무인에 대해 한 번 들어봅시다!” 그렇게 말한 뒤 상대방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소성봉이 말한 마스터는 그가 영국에서 초빙한 도술 고수로, 이름은 선봉연이었다. 한국 도술은 고대부터 풍수지리, 사주팔자 등 여러 방술을 포함하는 형이상학의 계열에 속한다고 할 수 있었다. 한국은 각 지역의 풍습, 문화, 선호도 모두가 지역마다 다르지만, 남쪽 지역에 유명한 무술 대가들이 많았다. 특히 부산은 지난 200년간 도술 발전의 교두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이었고, 그들에게 도술은 옛날 봉건 미신처럼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부유한 사람들일수록 풍수, 사주 팔자 등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부산, 특히 해운대에는 수백 억, 수천 억 이상의 자산을 가진 최고 부자들이 많이 있는데, 이들 조차도 예외 없이 도술에 진심인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자산가들뿐만 아니라 연예인들도 풍수와 사주 팔자 등 도술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많았다.선봉연은 사실 부산 해운대에서 사주를 봐주는 철
그 시각, 소수도는 밤낮으로 비행기를 타고 간 끝에 마침내 시리아에 도착했다. 시후와 달리 그는 중동까지만 비행기를 타고 갈 수 있었고, 터키에 도착한 후에는 밤새도록 차량을 이용해 국경을 넘고, 시리아 북부로 들어가게 되었다. 소수도는 시리아 땅에 발을 디딘 순간, 죽고 싶어졌다. 그는 불법 입국을 했기 때문에 차량은 도시를 피해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먼 길로 돌아갔는데, 그는 이 황폐한 국가의 환경을 목격한 뒤 즉시 충격을 받고 말았다. 시리아는 사막, 언덕, 폐허가 된 마을들이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끝없는 사막과 산맥은 그에게 더욱 더 삭막함을 느끼게 만들었다.시리아 국경을 향해 차량을 타고 수백 킬로미터 더 들어간 후, 그는 시후가 동의하지 않으면 평생 시리아를 떠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자신의 지인이 아무도 없다. 게다가 주변에 있는 시리아 사람들과 너무 다른 생김새 때문에 이 나라를 떠나기도 어려울 것이었다. 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극도의 절망감을 느꼈다. 소수도의 절망이 마치 마리아나 해구와 같이 깊은 곳에 박혀 버려 더 이상 절망할 수 없다고 느껴졌을 때, 그는 마침내 하미드 사령관이 점령한 무장 구역에 도착했다. 소수도가 탄 차량이 계곡으로 진입했을 때, 양쪽 산의 요새는 본격적으로 건설 중이었다. 이라크에서 건설팀으로 일하는 하미드의 친구가 돈을 벌기 위해 10여 시간 만에 시리아에 도착했고, 그는 자신의 직원들과 함께 어젯밤에 막 결성된 하미드의 건설 팀 직원들을 지휘하여 요새를 건설할 계획이었다.눈앞에 펼쳐지는 황량한 계곡, 실탄을 든 병사들, 활발하게 건설되고 있는 요새를 보면서 소수도는 속으로 통곡했다. ‘대체 이곳은 뭐지?! 산으로 모두 둘러싸여 있고 교통은 극도로 불편하고, 한국의 시골에 비해서도 개발 수준이 훨씬 낮아..! 이런 곳에서 지내라고..?’ 소수도는 눈물을 흘리며 영화 ‘1917’과 같은 삭막한 배경을 보고 이를 꽉 깨물었다.소수도가 슬픈
여러 명의 외국인들을 본 하미드는 조금 서툰 한국어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은시후 형제의 부하 직원들인가요? 환영합니다!”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이렇게 키가 크고, 수염을 기른 중동 군사의 입에서 서툴기는 하지만 한국어가 나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하들의 우두머리는 바로 안세진의 측근인 조연성이었다. 그는 하미드가 너무나 공손하게 자신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정중하게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안녕하십니까? 당신이 하미드 사령관이군요!"하미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런데 우리는 모두 형제나 다름없는데 왜 나를 사령관이라고 부릅니까? 그냥 하미드라고 부르세요!" 그런 다음 그는 또 다시 공손하게 말했다. "형제님들 이곳까지 오시느라 많이 힘드실 텐데.. 자, 차라도 한 잔 마시고 휴식을 취하십시오!"조연성은 소수도를 가리키며 하미드에게 말했다. "하미드 사령관님, 이 사람은 도련님이 우리에게 이곳의 삶을 경험하기 위해 여기로 데려오라고 요청한 소수도 씨입니다." 그 후, 그는 소수도를 잡아당겨 앞으로 끌어당기고 하미드에게 말했다. "하미드 사령관님, 도련님께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소수도 씨가 이곳에서 잘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실 것을 부탁하셨습니다. 물론 너무 많이 신경 쓸 필요는 없고 그냥 잘 지켜봐 주시고, 갑작스러운 전쟁 중에는 벙커에 가두어 돌아다니다 실탄을 맞고 다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소수도는 이 말을 듣고 거의 눈물을 흘릴 뻔했다. ‘아니.. 대체 이게 무슨 소리야? 내가 그 돈을 쓰고도 나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한다고..?! 이 멍청한 자식이?’ 그러나 소수도는 속으로 화를 내면서도 밖으로는 감히 표현하지 못했고, 자신의 불행한 감정을 표정으로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이 하미드라는 사람은 시후의 지인이고 시후에게 상당히 충성스러운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괜히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어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최대한의 대접 조차도 사라질 것이고,
하미드는 소수도와 대화할 시간이 없었다. 그는 웃으며 조연성에게 말했다. "내가 참 맛 좋은 홍차가 있습니다. 들어와서 함께 몇 잔 드시죠!”중동 사람들은 홍차를 즐겨 마시는데, 보통 찻잎을 듬뿍 넣어 진한 차를 만든 뒤 흰 설탕을 넣은 뒤 달달한 디저트와 함께 먹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도 작은 디저트와 함께 차를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부분은 그들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몇몇 사람들은 하미드가 너무 친절하고 공손하게 말하는 바람에 그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래서 조연성은 이렇게 말했다. "하미드 사령관님, 먼저 소수도 씨가 묵을 곳으로 데려갈 수 있도록 부하들을 배치해 주십시오.""그렇게 하시죠!" 하미드는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은시후 형제님이 명령한 이후로 내 부하들에게 내가 안뜰에 숙소를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안뜰은 바로 내 경비 캠프 바로 옆에 있습니다. 경비병들 외에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육군 출신 군인들입니다. 그들이 24시간 순찰하며 경비를 서고 있으니 절대 도망가게 놔두지는 않을 겁니다!” 말을 마친 후 그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숙소를 좀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상태도 좋을 겁니다."소수도는 이 말을 듣고 조금 안도했다. 그는 비행기에 탑승한 이후로 한 번도 탈출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사실 탈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척박한 곳은 그가 도망칠 수도 없는 지역이었다. 게다가 주변에는 온통 실탄을 든 군사들이 가득한데, 만약 자신이 탈출을 감행했다가 군인들일 이를 알아채기라도 한다면, 총알이 자신의 몸을 통과하여 벌집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열악하지만, 이곳의 환경에 적응할 수밖에 없다. 이제 소수도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딸 소민지가 가능한 한 빨리 엘에이치 그룹을 물려받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다시 생각했다. ‘민지가 엘에이치 그룹을 물려받을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깝지 않은가... 일단 먼저 죽을 때까지 절대 회장직을 내려 놓지 않을 아버지는 말할 것도 없고, 아버지께서 권력을 내
아래를 내려다보니 이곳은 방이 아니었고, 그저 재래식 화장실이 있었다. 중앙에는 깊은 구덩이가 파여 있었고, 나무 판자 두 개를 놓아 두고, 중앙에는 오수구가 노출되어 있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고, 하수시설도 없는 것으로 보였으니 오물이 가득 차면 직접 퍼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소수도는 거의 뒷목을 잡고 쓰러질 것 같았다. ‘이런 젠장.. 내가 볼일을 보고 직접 삽질을 해야 한다면 어떻게 참고 지내야 하는 거야..?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이 허름한 집에는 창문이 한 개 밖에 없고, 환기도 잘 안 된다는 거지.. 여기에서 살다가 몸에 냄새가 배면.. 냄새가 사라지는 데 대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거야..?’ 이제, 소수도는 자신의 미래가 이미 캄캄한 어둠 속에 묻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는 개인 소지품, 휴대폰, 컴퓨터, 인터넷도 전혀 없었고, 마실 물조차 넉넉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러니 그는 앞으로는 매일 건초더미 위에서 자고 일어나 텅 빈 좁은 마당을 돌아다닐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런 환경이라면 감옥에서 지내는 것보다 이것이 더 비참한 일인지도 모른다. 감옥에 갇혀 있다면 적어도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고, 동료 수감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가끔 구내식당에서 TV를 시청하고, 감방에 돌아와서 책과 신문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조차 없다.이것을 생각하자 50대 소수도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는 평범한 중년들과 달랐다. 대다수의 중년층은 젊었을 때 많은 고난과 힘든 일들을 많이 겪었지만, 소수도는 이미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 그러니 그는 인생에서 고난이나 힘든 일들을 겪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나마 그에게 최악의 일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바로 집안을 떠나 호주로 보내진 것이었다. 그러나 호주로 파견되었을 때도, 그는 매일 해변이 보이는 큰 별장에서 지냈다. 그러니 이곳에 비하면 그런 곳은 그야말로 천국이라고 할
소수도는 완전히 실망하고 말았다. 그는 시후에게 적어도 괜찮은 생활 환경을 제공받기 위해서 추가로 달러를 지불할 생각도 있었지만, 그에게는 더 이상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없었다. 아버지가 그룹의 재정을 매우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으며, 소수도는 장남이고 많은 부동산과 다양한 자산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엘에이치 그룹 전체 구성원들은 기본적으로 돈을 쓰는 것은 괜찮지만, 그 돈은 가족의 재정 시스템 통제 하에 가능한 것이었다. 소성봉은 인색한 성격은 아니었지만, 단지 통제 욕구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강한 편일 뿐이었다. 그는 필요하기만 하다면 개인 비행기를 구입하기 위해 수억을 지출하더라도 꺼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비행기를 구입하기 전에는 반드시 먼저 그에게 알리고 승인을 받아야 필요한 자금을 쓸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엘에이치 그룹 구성원 중 감히 자신이 알지 못하게 몰래 큰 돈을 쓰거나 허락한 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다면, 그 사람은 볼 것 없이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재정의 대부분을 자신의 손에 넣고 통제하기 위해서 엘에이치 그룹의 재정팀은 소성봉에게 완전히 종속되어 자녀들의 자본 지출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들은 재정 감사를 할 때 마치 금융범죄 수사에 버금갈 정도로 세세하게 지출을 확인했는데, 그 때문에 그룹 상속자들 중 그 누구도 소 회장을 속이고 돈을 낭비하지 않았다.소수도는 이전에 아버지에게 알리지 않고 하미드에게 달러를 이체했는데, 이것 역시도 먼저 아버지께 보고한 뒤에 진행해야 했다. 만약 평소에 이런 일을 했다면 아버지에게 엄청난 처벌을 받게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소수도는 그 일 이후에 다시는 그런 일을 할 기회가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어쩌면 아버지가 자신의 계좌를 정지시켰을지도 모르고, 게다가 연락을 할 수 있는 아무런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이제 참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조연성은 소수도에게 인사를 한 뒤 서둘러 떠나버렸다.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