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나 다를까.. 소지빈은 이 말을 듣자마자 갑자기 불안해졌다. 그는 이번에 소민지와 어머니가 은인에 의해 또 다시 구해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또한 이 미스터리의 인물이 신비하고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 역시도 알고 있었다. 과거에 엘에이치 그룹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사람은 바로 진주 하씨 집안의 수장 하성호였다. 그는 세 번째 맥을 돌파했고 강력한 힘을 얻게 되었다. 세 번째 맥을 돌파하여 열 수 있는 극소수의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하성호인 것이다. 하지만 하성호의 힘은 아마도 일본 닌자들 사이의 리더 위치에 오를 수 있는 죠닌의 실력과 맞먹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과 여동생이 일본에 있을 때, 미스터리의 인물은 죠닌을 포함해 여러 명의 닌자를 쉽게 죽여 버렸다..! 그렇다면 은인의 힘은 적어도 하성호가 몇 명 있다고 해도 손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그는 닌자들과의 싸움에서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 이런 강인함은 국내 무술계에서는 유례가 없을 정도였다. 아마도 삼성무인은 물론, 사성무인도 그를 상대하려면 역부족일 것이다.소지빈이 더욱 걱정하는 것은 바로 소민지와 그 은인 사이의 관계가 어떤 것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혹시, 두 사람 사이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던 건가..? 그는 또한 소민지가 이번에 은인이 그녀를 구했다는 사실과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두 사람 사이에 감정이 생긴 것이라면 그것은 정말 큰일이었다. 은인의 힘이라면, 엘에이치 그룹을 무너뜨리고 할아버지까지 죽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게다가 소민지는 이번 생에 은인과 결혼하겠다고 했고, 다른 남자들은 무시하고 있으니, 어쩌면 두 사람 사이에 정말 뭔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젠장할...’ 소지빈은 당황하고 말았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 사람이 민지와 사랑에 빠졌을지도 모른다는 걸 미리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으면 교토에서 민지를 한 번 구한 뒤에도 다시 위험에 처한 그녀를 구하기 위해 한국으로 달려오는 건 불가능하
‘민지가 말하는 ‘둘 사이에 일어났던 무엇인가’라는 것이 정확히 뭐지..? 정말 민지가 은인과 사귀기라도 한다는 거야..?!’ 그래서 그는 서둘러 말했다. "이것 좀 봐~ 아직도 이 오빠와 거리를 두기야..? 야! 너 은인이랑 정말 결혼이라도 하게 되면 그 은인이라는 사람이 앞으로 내 처남이 될 거다..? 지금 아버지께서 행방불명인 상황에 만약에 두 사람이 결혼한다고 해 봐! 그럼 내가 널 데리고 버진로드에서 그 사람에게 너의 손을 넘겨 줘야 할 지도 모르는데.. 아직도 이렇게 거리를 두고 있을 거냐고!? 그래도 나에게 말 못하는 게 있는 거야?”소민지는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오빠, 말한대로 내가 은인과 결혼할 수 있을 만큼 운이 좋다면, 당연히 오빠에게 숨기지 않을 거야. 하지만 아직은 아직 때가 아닌 것 같아.”소지빈은 더 이상 여동생에게 구체적인 상황을 묻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한숨을 쉬었다. “하아.. 옛날부터 문학에서 많이 나오는 이야기들이 있지.. 영웅이 미인을 구하면,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그런 이야기 말이야.. 사실 누군가 자신을 구해주는데, 그 사람에게 감정이 생기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것 같긴 하다..”소민지는 오빠의 말에 따라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 맞아. 일본에서 돌아온 이후로 난 하루 종일 은인을 찾는 데 집착했어.. 공항에서 찍은 CCTV 영상만 해도 눈이 멀 정도로 열심히 봤지... 결과적으로, 나의 목숨을 구해주신 그 분의 은혜는 정말 크다고 할 수 있지.. 하아.. 그런데 하늘도 참 감사해? 난 이번 생에 다시는 은인을 만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를 한국에서 다시 구해 주실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말이야... "소지빈은 이 말을 듣고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런데 민지야, 계속 궁금했는데 그 은인이 한국인인지 일본계 한국인이야..? 이번에 그가 널 한국에서 구했잖아, 그게 혹시 한국에 계속 머무르고 있어서 그런 거야? 아니면 몰래 너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널
소지빈에 대한 소민지의 추측은 실제로 정확했다. 소지빈이 방으로 돌아온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방금 여동생과 나눈 대화를 모두 소성봉에게 보고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소성봉은 오늘 밤 기자회견에서 소민지가 자신에게 법적 제재를 가하기로 결정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갑자기 극도의 불안감을 느꼈다. 물론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있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손녀가 자신을 이렇게 건드렸을 때 다시는 회복하지 못할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가 세상을 떠나지 않는 이상, 국민들은 이 일을 쉽게 잊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는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은 자신을 길거리 쥐처럼 취급하며 볼 때마다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해댈 것이다. 이렇게 무너져 내린 평판은 남은 생에 절대 회복할 수 없을 것이다.손녀가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비난할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몰라 당황하고 있을 때, 손자 소지빈은 자신을 놀라게 하는 또 다른 정보를 알려 주었다. "할아버지, 제가 민지에게서 들었는데 그 미스터리의 인물과 민지가 서로 사랑에 빠진 것 같아 보여요.. 그 사람은 민지가 서울에 왔다는 것을 알고 곧 바로 달려온 것 같고요.. 이건 사건이 일어나자마자 민지와 어머니를 구출할 수 있었던 이유도 그럼 설명됩니다..!”소성봉은 이 말을 듣고 나서 손바닥 전체가 땀으로 축축해졌다... 그는 이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는 소민지와 박혜정이 살아 남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는데 두 사람 모두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고, 게다가 소민지가 그 은인이라는 청년에 의해 구출되었을까 봐 두려웠지만 알고 보니 그에 의해 구출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욱이 두 사람이 눈이 맞을까 봐 두려웠지만, 뜻밖에도 두 사람이 이미 사랑에 빠져 버린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성봉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은 바로 소민지와의 관계를 신속하게 회복하는 것이었다. 이제 그 외에는 더 나은 선택은 없어 보였다.손녀와의 관계가 하루 빨리라도 회복된다면, 손녀의
소지빈은 그의 여동생이 자신보다 똑똑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할아버지의 말은 그의 자존심을 긁었다. 그리고 동시에 그는 속으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민지가 정말 나를 통해 할아버지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건가..?!"소성봉은 지금 소지빈의 기분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말했다. "그럼, 먼저 이렇게 하자.. 내가 민지에게 전화를 걸어 보마.." 그 말을 끝으로 그는 전화를 끊고 소민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때 소민지는 책상에 앉아 테이블 위의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뒤, 그녀는 자신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면서 화면에 라고 이름이 뜨자 안도했다. 그러나 소민지는 곧바로 전화를 받지 않고, 벨이 조금 울렸을 때 응답 버튼을 눌렀다. 전화가 연결되자 소민지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왜 저에게 전화하셨죠?”소성봉은 그녀의 질문을 듣고 서둘러 설명했다. "민지야, 이 할아버지가 너에게 사과하려고 전화했다.. 너와 네 어머니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이 할아버지는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하지.. 그래도 이 할아버지는 너를 다치게 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걸 분명히 하고 싶구나.. 너에게 일어난 일은 단지 사고였을 뿐이다..”소민지는 짧게 답한 뒤 조용히 말했다. "나는 할아버지께서 하신 말을 믿어요..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어머니를 죽이고 싶어했다는 사실은 거짓이 아니잖아요..?”소성봉은 현재로서는 그 일에 대해 변명하거나 은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니, 이미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들을 덮어 버릴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한숨을 쉬며 부끄러워했다. "하아..! 그래 그 부분은 인정한다.. 네 어머니에 대해 나는 많은 불만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특히 이번에는 그 아이가 서울에 가서 은서준의 오래된 집을 경매에 공개적으로 참여하는 바람에 나를 당황스럽게 만들었지.. 그 때문에 우리 그룹은 체면을 잃었고, 그런 무리한 결정 때문에 내가 굉장히 분노했었다.. 그러니 너도 내
소민지는 소성봉이 생각을 말하는 것을 듣자 속으로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다. ‘하아.. 똑똑한 사람들과 대화하면 참 편해..? 한 마디로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니까 말이야.. 굳이 헛수고 할 일을 줄여 주기도 하고..’ 그래서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지 않고 말했다. “네, 할아버지 말씀이 맞아요. 엄마와 저에게 꼭 보상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것이 할아버지께서 하셔야 할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이건 저와 제 어머니의 몫이 아니라 아버지가 받으셔야 하는 몫이기도 해요. 작은 아버지처럼 아버지께서도 실종되었다고 들었는데.. 아버지는 엘에이치 그룹을 위해 일하시다가 사라지신 거니까 아버지도 보상을 받으셔야 해요.”소성봉은 그녀에게 말했다. "민지야, 네 아버지의 실종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은데..? 네 아버지는 서울에서 사라졌다. 그의 실종은 네의 은인과 많은 관련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소민지는 부인하며 말했다. "저는 아버지가 어떻게 사라지게 되셨는지 몰라요. 아버지께서 엘에이치 그룹의 일본과의 협상을 돕기 위해 서울에 가신 것만 알고 있어요.”소성봉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네 아버지는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에 간 거다.. 원래는 이토 그룹의 이토 유키히코 회장을 만나려고 했으나, 그를 만나기도 전에 실종됐고 우리 그룹 계좌에서 알 수 없는 해외 계좌로 꽤 많은 액수의 달러를 이체했던데 말이야.. 아무래도 납치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렇게 말하면서 소성봉은 다시 물었다. "정말 네 아버지의 일에 대해 모르는 거냐..? 그 은인이라는 사람에게 물어본 적도 없고, 너에게 전혀 말한 적도 없는 거냐?"소민지는 침착하게 말했다. "저에게 아버지에 대해 말한 적은 없어요. 그리고 그 분이 아버지를 표적으로 삼을 이유도 없고요. 아버지는 결코 그를 화나게 한 적이 없어요. 이번에 어머니와 제가 당한 사고는 아버지와 관련이 없잖아요."소성봉은 이 말을 듣고 갑자기 얼굴이 일
"또한, 모든 운영과 재정에 대해 저 혼자서 책임을 질 것이고, 지분은 저에게만 속해야 합니다.. 저는 엘에이치 그룹과 어떤 식으로도 엮이고 싶지 않아요.”소성봉은 소민지의 욕심이 이렇게 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민지 이 아이가 엘에이치 그룹의 해상 운송 사업 전체를 원한다고? 이 사업에서만 벌어 들이는 엘에이치 그룹의 총 자산이 3000억이 넘는데..? 엘에이치 그룹 자산의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그런데 지금 이걸 한 번에 다 독차지 하려고 하다니.. 이 아이가 이렇게 욕심이 클 줄이야..?’소성봉은 늘 권력에 굶주려 있었으며 다른 사람이 자신의 권력을 빼앗는 것에 대해 굉장히 예민했다. 따라서 그는 노년기에도 여전히 엘에이치 그룹에서 회장으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지키며 모든 엘에이치 그룹의 사업 부문과 전반적인 재정력을 통제하고자 했다.그의 자녀들이 이전에 그룹에서 나가 개인적으로 사업을 하고 싶다는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녀들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 매번 그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 자녀들은 개인적으로 사업을 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사업을 쪼개어 각자에게 넘겨주고 전적으로 책임지게 하는 것도 괜찮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나 소성봉은 여전히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마치 황제와 같았으니, 땅을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을 동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녀들에게도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요컨대 엘에이치 그룹은 그의 소유이므로 그 어떤 부분도 따로 떨어질 수 없었다. 이 때문에 그는 소민지의 요청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화가 났다. 소민지는 말할 것도 없고, 과거에도 그 누구든, 심지어 자기 자식이라도 감히 자신에게 이렇게 공개적으로 재산을 내놓으라고 한다면, 반드시 그의 뺨을 때리고 해외로 쫓아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여러 가지 위협 때문에 손녀의 요청을 신중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오늘
소성봉은 매우 아까워하면서도 사업권을 소민지에게 넘기겠다고 하자, 소민지는 안도감을 느꼈다. 이른바 기자회견, 결과의 정의, 절차의 정의 같은 것들은 과거에 그녀에게는 절대 허용되지 않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타협안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엘에이치 그룹의 해상 운송 사업권이었다. 현재 이 사업은 소성봉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소민지는 이 사업 분야는 분명히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왜냐하면 해상 운송 사업 분야는 높은 수익과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현재 가장 유망한 산업임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지금 엘에이치 그룹의 사업은 큰 타격을 받아 당분간은 활력을 찾을 수 없게 되었으므로, 할아버지에게 이 사업권을 요구해도 이를 악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고 수익이 높은 산업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그는 이 사업을 알려주지 않을 지도 모른다.그래서 소민지는 소성봉에게 말했다. "할아버지, 그럼 합의하시기로 했으니 소재한 비서가 빨리 올 수 있도록 준비해주시고, 제가 기자회견을 하기 전에 계약서에 서명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소성봉은 두 말하지 않고 즉시 답했다. "지금 소재한 비서에게 헬기를 타고 가라고 하마. 빠르면 한 시간 안에 도착할 거다..!""네 알겠습니다 할아버지.. 그럼 저는 소재한 비서님을 기다리겠습니다.”소성봉은 전화를 끊었다. 그의 얼굴은 이미 극도로 어두워져 있었다. 그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민지야 민지야.. 나는 네가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인 줄 알았는데.. 네가 이러게 욕망이 가득 할 줄은 몰랐구나..! 그리고 이렇게 나를 물어뜯고 싶어 하다니.. 네가 정말 좋은 손녀라고 생각했는데, 나에게 이런 인상을 남기다니..?!” 그는 이를 악물고 책상 위의 전화를 집어 들고 단축번호를 누른 뒤 말했다. “소 비서, 내 서재로 와요!”30분 뒤,
소성봉은 한숨을 쉬었다. "후우.. 내 생각에 하 선생은 이미 나와 다시 협력할 여지를 남겨두지 않은 것 같아. 아마도 그는 우리와 명확한 선을 긋기로 결심한 것 같네. 그러니 지금 그에게 간청해도 소용이 없을 거야.." 그렇게 말한 후 소성봉은 다시 말을 이어갔다. "하성호 선생과 아직 협력할 기회가 있더라도, 단기간에 돌파구를 찾을 수 없으니 일단은 먼저 서울에 가서 민지에게 운송 회사를 넘기고 안정시키도록 하게. 일단 오늘의 난관을 무사히 넘기는 것이 중요할 것 같네..”소재한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고 정중하게 말했다. "예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그 시각, 시후는 이미 하성호로부터 연락을 받았다.진주 하씨 일가는 이번에 가장 강하고, 재능 있고, 충성심 가득한 10명의 인원을 선발하고 즉시 서울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영수에 따르면, 이제 막 네 번째 맥을 열어 사성무사가 된 하성호 선생도 10명 중 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시후는 실제로 진주 하씨 집안에서 누가 와서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인지 크게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하성호 선생이 직접 서울로 오겠다고 결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시후는 그들의 진심을 느꼈다. 진주 하씨 일가는 오늘 밤 서울에 도착할 것이기 때문에 시후는 특별히 버킹엄 호텔로 가서 소이연에게 소식을 전했다. 소이연은 어머니와 할아버지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자연스레 매우 흥분했다. 그녀는 할아버지께서 네 번째 맥을 뚫고 사성무사가 되셨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는 더욱 감격해서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시후를 바라보며 목 메인 소리로 말했다. "흐윽.. 맥을 더 열고 더 강한 무인이 되는 것이 할아버지 인생의 가장 큰 소원이었습니다.. 예순이 되신 후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것을 이미 깨달으셔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지내신 걸로 아는데.. 그래서 할아버지께서는 이 점을 늘 인생에서 가장 큰 후회라고 하셨어요... 도련님, 이 모든 것은 당신이 저에게 기회를 주신 덕분입니다.. 당신의 도움이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
말을 마친 뒤, 시후가 대답하기도 전에, 제이크 한은 화를 내며 말했다. “그거야 당연히 내가 억울해서 그런 것 아니겠어?! 나는 그 때 내 딸이 임신했다는 걸 막 알게 되었다고! 이제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가족들을 보러 가려던 참이었어! 그런데 그곳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죽임을 당했다고! 네가 나라면, 억울하지 않겠어?”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 당신의 몸이 벌집처럼 총알에 뚫렸지만, 다행히도 머리는 맞지 않았다는 거야. 만약 그때 당신의 정수리에 총알이 한 발이라도 박혀서 뇌가 터졌다면, 당신은 진짜 완전히 사망했을 테니까.”제이크 한은 의아한 얼굴로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시후는 옆에 서 있는 거대한 냉동 캡슐들을 가리키며 평온하게 말했다. “당신 옆에 있는 이 스테인리스 캡슐들 잘 봐. 이건 전부 인체 냉동 보관을 위한 특수 장비들이야. 특히 저기 있는 ‘7번 캡슐’을 잘 보도록 해. 당신이 깨어나기 전까지 당신은 계속 저 탱크의 안에 냉동되어 있었던 거든.”제이크 한은 눈앞에 늘어선 스테인리스 캡슐들에 압도되어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냉동?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우선 당신은 정말 운이 좋았어. 습격을 당할 때, 그렇게 많은 무장 대원들 중 아무도 당신의 머리를 총으로 겨누지 않았거든. 그래서 당신의 뇌는 살아남았지.” 그는 자기 뒤에 있는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을 가리키며 덧붙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배유현 회장에게 감사해야 할 거야. 그녀가 당신을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로 옮겨 냉동시키지 않았다면, 당신의 시체는 이미 썩어 문드러졌을 거거든.”제이크 한은 그제서야 시후의 뒤에 몇 명의 사람들이 서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 중의 한 명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 회장이었다!“허억......” 제이크 한은 갑자기 숨을 들이켰고, 입을 떡 벌린 채 시
“뭐라고?! 네가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그게...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야?!” 시후의 자기소개를 들은 제이크 한은 즉시 극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얼마 전 나누었던 안충주와의 대화를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당시 Samson 그룹의 회장 안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안충주는 자신의 누이인 안예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생사불명 상태인 그의 외조카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는 Samson 그룹 전체가 그 외조카를 찾기 위해 거의 전 세계를 뒤졌다고 했으며 어떤 방법을 써도 그의 행방에 대한 어떤 정보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은 그가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단지 시신을 못 찾았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Samson 그룹 사람들은 여전히 외조카가 분명히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믿었고, 단지 아직 찾지 못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제이크 한은 자신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만나게 된 인물이,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자처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경찰 출신인 제이크 한은 첫 번째로 이 사실에 대해 의심부터 들었다. 그래서 그는 차분히 진정한 후에 이 일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분명히 이미 죽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당시 엘리베이터 문이 막 열렸고, 한 무리의 검은 옷을 입고 무장한 조직들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에게 총을 쐈어... 그 놈들의 화력은 엄청났고, 거의 망설임 없이 나를 향해 총을 쏴댔지. 내가 의식을 잃기 전에, 최소 20~30발 이상은 맞은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다면 난 이미 완전히 죽은 거야... 아무리 대단한 신이라고 해도 날 살릴 순 없을 거야...!” 그래서 제이크 한은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이런 젠장, 이거 혹시 사후 세계인 건가?!” 그는 생각하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원래 사람이 죽으면 이런 상태가 되는 거야... 계속 꿈을 꾸고, 온갖 이상한 곳을 떠도는 거지... 그 다음
바로 이렇게 무한히 늘어난 타임라인 때문에, 제이크 한 경감은 지금 이 순간 눈은 떠 있지만, 여전히 끝없는 꿈속에 있는 듯한 혼미한 경지에 다다랐다. 그러던 중, 제이크 한에게 갑자기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이크 한 경감, 지금 나를 볼 수 있겠습니까?”이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제이크 한의 마음속은 요동쳤다. 참으로 이상했다. 지금까지 그렇게 오랜 꿈속에 있으면서, 단 한 번도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끔 아내와 딸을 보기도 하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보기도 했지만, 그 장면들은 마치 초창기 무성 영화와 같이 소리 없이 흘러가는 영상 같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처음으로, 실제처럼 생생한 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런데 이 목소리는 제이크 한에게 매우 낯설었다. 더 이상한 것은, 분명히 처음 듣는 목소리인데, 낯섦 속에 묘한 익숙함이 섞여 있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분명히... 어딘가에서... 이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 다만...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지금 당장은 떠오르지 않아...’바로 그때, 그의 시각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제이크 한은 눈앞이 새하얗게 밝지만은 않았다. 이제 그의 시야로 주변에 우뚝 솟아 있는 스테인리스 강철 탱크들이 들어왔다. 이 풍경은 음산하고 기이하게 느껴졌다. 그 후로 시야는 점점 더 선명해졌고, 마치 김이 서린 욕실 유리창에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이 불어 시야가 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문득 자신이 욕조보다 약간 큰 물탱크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리고 물탱크 옆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그 사람을 바라보다가, 너무 두려워 그 자리에서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그의 기억은 마치 빛의 속도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가장 먼저 떠오른 기억은 바로 경기장을 나와 아내와 딸을 만나러 가려던 그 순간이었다. 그 때 자신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공격을 당했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