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봉은 한숨을 쉬었다. "후우.. 내 생각에 하 선생은 이미 나와 다시 협력할 여지를 남겨두지 않은 것 같아. 아마도 그는 우리와 명확한 선을 긋기로 결심한 것 같네. 그러니 지금 그에게 간청해도 소용이 없을 거야.." 그렇게 말한 후 소성봉은 다시 말을 이어갔다. "하성호 선생과 아직 협력할 기회가 있더라도, 단기간에 돌파구를 찾을 수 없으니 일단은 먼저 서울에 가서 민지에게 운송 회사를 넘기고 안정시키도록 하게. 일단 오늘의 난관을 무사히 넘기는 것이 중요할 것 같네..”소재한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고 정중하게 말했다. "예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그 시각, 시후는 이미 하성호로부터 연락을 받았다.진주 하씨 일가는 이번에 가장 강하고, 재능 있고, 충성심 가득한 10명의 인원을 선발하고 즉시 서울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영수에 따르면, 이제 막 네 번째 맥을 열어 사성무사가 된 하성호 선생도 10명 중 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시후는 실제로 진주 하씨 집안에서 누가 와서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인지 크게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하성호 선생이 직접 서울로 오겠다고 결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시후는 그들의 진심을 느꼈다. 진주 하씨 일가는 오늘 밤 서울에 도착할 것이기 때문에 시후는 특별히 버킹엄 호텔로 가서 소이연에게 소식을 전했다. 소이연은 어머니와 할아버지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자연스레 매우 흥분했다. 그녀는 할아버지께서 네 번째 맥을 뚫고 사성무사가 되셨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는 더욱 감격해서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시후를 바라보며 목 메인 소리로 말했다. "흐윽.. 맥을 더 열고 더 강한 무인이 되는 것이 할아버지 인생의 가장 큰 소원이었습니다.. 예순이 되신 후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것을 이미 깨달으셔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지내신 걸로 아는데.. 그래서 할아버지께서는 이 점을 늘 인생에서 가장 큰 후회라고 하셨어요... 도련님, 이 모든 것은 당신이 저에게 기회를 주신 덕분입니다.. 당신의 도움이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실제로 무술은 과학의 발달 후 많이 쇠퇴가 있었다. 실제로 삼국시대부터 조선 전기 까지는 무술의 발전이 비교적 번영한 시기라고 할 수 있었다. 강력한 무기가 발달하기 전까지 무술은 매우 유용했고, 가족과 국가를 보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계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정 대신이 될 자들을 제외하면 많은 사람들이 무술을 배워 고수가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조선 후기에 이르러 총과 대포로 일본과 서양이 침략해왔고, 셀 수 없이 많은 무술 수련자들이 자신들이 평생 수련해 온 수련이 낯선 이방인의 손에 들려 있는 총이나 대포에 미치지 못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 당시 많은 애국 무술가들은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힘은 화기 앞에서 무참하게 짓밟히고 말았다. 가장 안타까운 일 중 하나는 바로 일제 강점기 시기 활동한 의병의 숫자는 14만 정도 되지만, 희생되어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수많은 무술수련자들은 이런 상황에 현실을 깨닫게 되었고 오히려 무술을 부정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그 이유는 이런 과학 기술의 격차를 보고 평생의 노력이 한 알의 총알보다 가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조선은 끊임없는 소란을 겪게 되었고, 그 동안 무기의 발전은 점점 빨라져 무술과 무기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되었다. 이렇게 조선 후기부터 무술은 쇠퇴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사실 다시 부흥하지는 못했던 것이다.원래 고대부터 한국에는 수 없이 많은 무술인들이 숨어 지냈지만, 현재 한국에서 무술을 하는 사람의 수는 점점 줄어 들었다. 결국 많은 내부 수련의 기술은 점차 실전되어 현재는 많은 무술 수련자들이 완전한 기술을 수련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것이야 말로 무술 쇠퇴의 큰 비극이기도 했다.그러나, 오늘날의 무술 수련자들은 당시의 조상들에 못지않게 무술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음은 분명했다. 진주 하씨 일가를 예로 들면, 그들은 불완전한 내부 수련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노
시후가 소이연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안, 그의 휴대전화로 갑자기 박상철 집사로부터 전화가 왔다.일반적으로 박상철 집사는 그에게 자주 연락하지 않았지만, 그가 연락할 때마다 대개 매우 중요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기 때문에 시후는 왜 그가 오늘 전화를 걸어온 것인지 궁금해했다. 그래서 그는 재빨리 전화를 받고 물었다. “집사님, 중요한 일로 전화하신 건가요?”박상철 집사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도련님, 도련님과 관련된 것은 아닙니다만.. 해결해 주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그것이 무엇입니까..?""그게.. 엘에이치 그룹의 손녀 소민지 양이 오늘 밤 유튜브를 통해 기자 회견을 생방송 할 예정이라고 알려왔습니다.. 그녀는 또한 도련님께서 LCS 그룹을 통해 매입하기를 요청하셨던 틱톡과 유튜버들이 이 방송을 생방송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요청했고요.. 아무래도 소민지 양은 LCS 그룹 역시도 이번 기자간담회에 참여하고, 온라인 생방송도 할 수 있으며, 특정 자료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도련님께서도 소민지 양의 의견에 동의하시는지 한 번 고민해 보셔야 할 것 같아 연락드렸습니다.”시후는 오늘 보도된 뉴스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소민지가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는 사실을 여전히 모르고 있었다. 갑자기 박상철 집사의 말을 듣고 그는 매우 궁금해져 물었다. "소민지 양이 갑자기 기자 회견을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회견 내용을 미리 밝혔습니까?"박상철은 서둘러 설명했다. "이번 기자회견 내용은 그녀와 어머님인 박혜정 씨가 겪은 사고와 관련이 있다고 했습니다.. 결국 두 사람의 실종에 전국민들이 큰 관심을 쏟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이제 두 사람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 모두에게 상황을 설명하려나 봅니다.." 박상철 집사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제 생각에는 이번 기자회견을 준비하면서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기회를 이용해서 할아버지 소성봉 회장을 공격하려는 것이 아닐까
전화를 끊은 후 시후 옆에 있던 소이연이 서둘러 물었다. "도련님, 민지 언니가 기자회견을 하는 건가요?!""네. 그렇다고 하네요."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기자회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영상을 플랫폼으로 생중계 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때쯤 엄청나게 많은 플랫폼에서 동시 생방송이 가능할 테니, 전국민이 온라인으로 시청할 수도 있을 거예요.”소이연은 혼란스러운 듯 물었다. "그럼 언니가 소성봉 회장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때야 말로 소성봉 회장의 명성을 망쳐버릴 좋은 기회이지 않을까요..?!”시후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당신 언니가 이런 면에서는 당신보다 조금 더 똑똑한 것 같은데..?"소이연은 수줍게 혀를 내밀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민지 언니와 비교될 수 있겠어요? 민지 언니는 어릴 때부터 엘리트 교육을 받았고, 또한 일류 대학을 졸업한 우등생이기도 한데요.. 이에 비해 저는 고졸 밖에 안 돼서..”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지었다. "학력과 이런 건 아무런 관련이 없죠. 중요한 것은 소민지 씨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소이연이 궁금해하며 물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시후는 설명했다. "모두가 언니의 기자회견이 소성봉 회장을 공격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당신의 언니가 이 기회를 잡는 한, 그녀는 소성봉 회장의 명성을 짓밟고 그를 영원히 다시 일어설 수 없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이건 소민지 씨에게 무슨 의미일까요?"소이연은 더욱 어리둥절했고, 그녀는 멍하니 시후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적어도 복수할 수 있다는 거겠죠?! 적에게 공격을 하는 건 복수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요?"시후는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소민지 씨가 한 일은 단지 소성봉 회장에 대한 증오심에 복수를 위한 것은 아닙니다. 만약 복수 때문에 이런 일을 일으켰다면 사실 소성봉 회
엘에이치 그룹에 대한 시후의 증오심은 반 LCS 그룹 연합과 관련된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었다. 이제 반 LCS 그룹 연합의 지도자로 보이는 소수도는 시리아로 쫓겨났고, 2인자인 소수덕 역시도 이화룡의 개 농장으로 끌려 갔다. 그러니 이제 엘에이치 그룹의 유일한 적은 소성봉이 남았을 뿐이다.시후와 소민지의 합의에 따라 소민지는 엘에이치 그룹의 회장직에 오르면 그녀는 아버지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대가로 소성봉을 자신에게 넘겨줄 것이다. 그녀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녀는 아버지를 되찾을 것이지만, 소수도가 엘에이치 그룹의 모든 실제 권력에서 멀리 떨어지게 만들어야 하고, 그를 은퇴하도록 강요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LCS 그룹도 엘에이치 그룹과의 오랜 원한을 모두 내려놓고, 서로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시후는 자연스럽게 소민지가 그때까지 점점 더 발전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게다가 소이연은 소민지의 이복 여동생이다. 두 자매가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시후는 옆에서 두 사람의 행동을 분명히 보았다. 그는 소민지의 마음 속에 소이연이 여동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소이연 역시도 소민지를 속으로 언니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이연이 더 이상 예전처럼 잔인함과 적의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고, 앞으로도 그녀는 반드시 소민지를 따르며 진심을 다해 그녀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시후는 자신이 이렇게 결정한 것이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으며, 두 자매를 매우 배려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소이연이 자신의 말을 듣자마자 두 눈이 즉시 붉어질 줄은 몰랐다.소이연은 시후를 바라보며 목이 메었다. "은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제 생명을 구해 주셨잖아요... 그리고 저의 수련 수준도 선생님의 도움으로 인해 높아졌어요.. 그러니 저의 생에서 가장 큰 은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저는 그저 당신 곁에서 진심으로 당신을 섬기고 싶어요.. 저는 다시는 엘에이치 그룹에 돌아가고
시후는 완전히 말문이 막혔고, 당황하며 말했다. "이연 씨!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당신은 이제 겨우 20대 초반이에요! 앞으로 남은 시간은 훨씬 더 좋고 행복할 텐데, 그리고 이연 씨와 함께 지금의 수련 정도라면, 당신이 지금부터 수련에 진전이 없다 해도 당신은 쉽게 백세 이상을 살 수 있어요! 그렇다면 지금 이연 씨 나이라면 수명의 5분의 1, 심지어 6분의 1밖에 살지 못했다는 뜻이라고요!”"상관없어요." 소이연은 단호하게 말했다. "제가 당신을!! LCS 그룹의 도련님인 은 선생님 당신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미 제 인생은 오래 전에 끝났을 것이고, 소이연은 여기 안전하게 앉아 있지도 못했을 거예요!! 그래서, 내 수명이 얼마나 남았든, 모두 당신이 주신 것이기 때문에 이 모든 시간을 당신을 위해 기꺼이 쓸 수 있단 말이에요!”시후는 소이연의 말을 들었을 때 마음 깊은 곳에서 감동과 무력함을 느꼈다. 시후는 이 고집불통인 소녀를 계속해서 설득하고 싶었지만, 이미 그녀의 눈빛이라면 자신의 말이 전혀 먹히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시후는 그녀를 설득하는 것을 포기했다. 조금 전 말했듯이, 그녀에게 아직 남은 시간은 길고 길기 때문에, 지금 소이연이 이 모든 것을 이해하도록 만들 필요는 없었다. 비록 그녀의 생각이 지금은 바위처럼 굳고 단단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분명 변하게 될 것이다.이것을 생각하며, 그는 간단히 화제를 바꾸었다. "아 참, 이연 씨.. 내가 안세진 부장에게 급히 한강 쪽에 있는 별장을 매입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별장은 8개의 방이 있고, 300m²정도 넘는 지하실이 있는데 가족들이 서울에 오면, 그곳에서 지내며 조용히 수련도 계속할 수 있을 겁니다.”소이연은 서둘러 말했다. "우리 가족을 위해서 그렇게 많은 금액을 쓰실 필요는 없으세요..! 진주 하씨 집안은 엘에이치 그룹에 고용되어 있을 때 그들과 함께 살았는 걸요?! 그들은 우리에게 학교 기숙사와 같이 이층 침대를 갖춘 방을 주었고, 성별에 따라 방을 나눴어
소이연은 시후의 제안을 듣고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그녀는 시후가 자신을 혹시라도 안세진, 이화룡 또는 그녀의 언니 소민지의 일을 도우라고 할까 봐 굉장히 두려웠지만, 시후가 버킹엄 호텔에 계속 머물라고 했기에 기꺼이 받아들였다. 어쨌든 다른 곳으로 자신을 보내지 않고 자주 만날 수 있을 테니 만족할만한 대답이었던 것이다.시후는 소이연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이연 씨, 난 지금까지 당신이 외부 세계와 접촉하는 것을 막았고 외부 정보에 접근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어요. 한편으로는 여전히 조금 조심스럽긴 하지만.. 지금 처한 상황이 너무 특수하다 보니 정보가 유출되면 쉽게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처음에 사고가 났을 때처럼 공격적인 성향이 줄었고, 어머님도 만났으며 이제 멘탈도 비교적 안정되었을 것 같네요.”소이연은 서둘러 말했다. "네 맞아요.. 저는 이전과 정말 많이 달라 졌으니까요.. 모든 면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모두 더 긍정적인 변화입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기쁘게 말했다. "나도 그런 변화를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있기 때문에 그 말을 믿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새로운 휴대폰을 꺼내 소이연에게 건네며 말했다. "자, 받아요. 이번에 안세진 부장에게 이 휴대폰을 사달라고 부탁했어요. 원래는 당신이 소민지 씨와 함께 일하게 될 때 주려고 했는데 안세진 부장이 갖고 있던 새 휴대폰이 있어서 이 휴대폰은 그냥 이연 씨에게 주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어요.”소이연은 오랫동안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았고, SNS를 사용하여 외부와 접촉한 적도 없었던 터라 새로운 휴대폰을 보고 너무나도 신나 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청년들은 하루는커녕 생활하는 동안 두세 시간 정도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다면 극도의 불안감을 느낄 것이다. 그러니 20대 초반인 소이연 역시도 물론 예외는 아니었다. 그녀는 버킹엄 호텔에서 갇혀 있는 동안, 외부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휴대폰을 사용할 수
소이연은 매우 기뻐하며 정중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시후는 손을 저었다. "이런 사소한 일로 감사할 필요는 없어요." 시후는 그리곤 시간을 보더니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시간이 다 되어서 먼저가 볼게요. 안세진 부장과 이화룡 씨가 준비할 수 있도록 하죠." 시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저, 은 선생님...!" 그 때 소이연이 그를 재빨리 멈추고 수줍게 물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먼저 카톡 계정을 등록한 다음 친구 추가하고 싶어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알겠어요." 소이연은 서둘러 휴대폰을 켜고 카카오톡을 누른 뒤 빠르게 계정을 등록했다. 그녀는 카카오톡 아이디를 만든 뒤 얼굴을 붉히며 시후에게 말했다. "그럼.. 은 선생님 카카오 닉네임을 알려주세요..”시후는 아무렇지도 않게 QR 코드를 열어 소이연에게 건네 주었다.소이연은 서둘러 휴대폰으로 코드를 스캔했고, 시후를 바로 친구추가 했다. 시후는 조금 뒤 친구로 추가된 소이연의 닉네임 옆에 쓰여 있는 상태 메시지에 '영원히 당신과..'라는 말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처음에 소이연이 왜 그런 메시지를 써둔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가 자신과 함께 있을 것이고 그녀를 쫓아내지 않겠다고 시후가 말했던 것을 떠올려 봤을 때 시후는 그녀가 쓴 메시지의 목적을 이해했다. ‘생각해보면 소이연 씨는 아무데도 가지 않고 나와 있기를 원하는 거겠지?’ 시후는 한 편으로 살짝 감동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고 소이연에게 말했다. "그럼 난 먼저 갈게요."소이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서둘러 말했다. "그럼 저는 객실 앞까지 배웅해 드릴게요!!" 시후는 인사를 하고 떠났다. 이번에 소이연과 대화를 나누면서 소이연의 강인하고도 부드러운 성격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전혀 다른 두 가지 감정이 한 사람에게 이렇게 자연스럽고 조화롭게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에 시후는 정말 놀라고 말았다. 더욱이 그는 마음 속으로 소이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