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선봉연의 벌레는 시후의 두개골을 물었다..!그와 동시에, 시후는 갑자기 손을 뻗어 마치 농구선수가 공을 막아 내듯이 벌레를 땅에 내리꽂아 버렸다..!선봉연과 마성홍은 그들 앞에 펼쳐진 갑작스러운 장면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분명히 이길 것 같던 벌레가 이렇게 땅에 내리 꽂힐 줄은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선봉연은 지금 차량의 라이트 때문에 눈이 부셔 앞을 명확하게 보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눈을 비비고 다시 보니,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벌레가 바닥에서 고통으로 몸을 비틀고 있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소리쳤다. "뭐야!!! 이...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내 벌레는 늘 무적이었는데!! 어떻게 한 거야!!!"시후는 경멸적인 표정으로 선봉연을 비웃었다. "겨우 이 따위 기술을 가지고 여전히 자신이 무적이라고 말할 용기가 있는 건가..? 당신과 우은찬이 같은 사람의 제자라는 것은 당연하겠군.. 당신 둘 다 남들 앞에서 자랑만 할 줄 아는 쓰레기이기 때문이지!"선봉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우리 은찬이를 아는 건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태연하게 말했다. "나는 우은찬을 안다. 부적을 만들어 수천 개를 팔았다고 하던데. 그는 작년에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힘을 과시하러 한 행사에 참석했지. 하지만 어떤 사람에 의해 꼼짝도 못하고 죽어버렸는데 죽었을 때 꽤나 비참했지." 그렇게 말한 후 시후는 웃음 지었다. "하하, 그러고 보니 두 사람은 다시 서로 만날 운명인가 봐?! 우은찬은 이미 하늘에 가 있고, 당신도 곧 따라 갈 테니까 말이야.”선봉연의 얼굴은 공포로 가득 찼으며, 그는 여전히 저항할 기회를 기다리며 땅바닥에 굴러다니는 벌레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래서 그는 몰래 손을 펼쳐 벌레에게 에너지를 주었고, 벌레는 즉시 다시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는 원래 벌레로 시후를 죽이려 했지만, 시후가 벌레를 잡아챈 뒤에 바닥에 던져 버릴 줄은 몰랐다. 벌레는 큰 부상을 입었고, 선봉연은 벌레와 깊이 있게 연결되어 있었기
마성홍이 갑자기 자신을 배신한 것을 본 선봉연은 분노했다. 그는 마성홍에게 손가락질하며 이를 악물고 저주했다. "마성홍!! 네 놈이 이렇게 교활한 늙은이인 줄 알았더라면 지난 번에 봉황산 묘지에서 둘 다 죽여 버리는 건데!!”마성홍은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선봉연!! 네 놈이야 말로 인생에서 수많은 사람을 죽여 왔다!! 심지어 평범한 사람들도 죽였지! 그런데 감히 나를 교활하다고 할 수 있는 건가?! 전혀 뉘우침이 없는 인간이로군!" 그런 다음 그는 시후를 돌아보며 허리를 숙여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이 놈은 일상에서 많은 악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오래 전에 죽었어야 마땅합니다.. 오늘 당장 죽여 버리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 놈은 사람들에게 또 다시 해를 끼칠 겁니다..!”선봉연은 시후의 차가운 얼굴을 보고 속으로 정말 겁을 먹었다..! 그는 평생 동안 벌레로 도술을 행해 왔으며, 이 극도로 흉포한 벌레에 의지하여 수많은 무술 고수들을 죽였다. 과거에는 그렇게 강력하다고 하는 최고의 마스터들조차 자신의 벌레들에게 저항할 수 없었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손짓 만으로 그의 벌레를 땅에 던져 버릴 수 있는 시후와 같은 사람을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렇다면 시후의 힘은 자신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선봉연은 본래 자신의 벌레를 통해 강력한 공격을 가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의 벌레가 공격력을 잃게 된다면 그는 시후의 상대가 될 수도 없는 이빨이 뽑힌 독사와 같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선생님! 제 눈이 멀었던 것을 용서해주십시오..! 당신이 그렇게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저는 감히 당신을 대적하지 않았을 겁니다!"시후는 그를 비웃었다. "지금 굴복해도 소용없어. 조금 전의 그 용기는 어디로 갔나? 나에게 겁이 없다며 비웃지 않았나? 내가 뇌를 파 먹히는 고통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잖아? 갑자기 왜 꼬리를 내리는 거야?”선봉연은 죽고 싶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천둥 명령을 본 시후는 경계심을 가지며 동시에 약간 놀랐다. 하지만, 선봉연이 천둥을 치는 주문을 던졌을 때 하늘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시후가 천둥 명령을 사용한 경험에 따르면, 이 기능이 활성화되었을 때는 암운이 하늘을 덮고 천둥이 쳤지만 선봉연의 명령이 활성화되었을 때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 때 갑자기 시후의 눈앞에서 천둥이 떨어졌다..! 굉음과 함께 허공에서 천둥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나 선봉연의 천둥은 소리만 요란했고, 전혀 타격이 크지 않았다. 시후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1미터 정도의 번개를 발견했다. 그 안에 담긴 에너지는 자신이 처음에 천둥을 불렀던 경뢰령의 1%도 못 미쳤다. 그래서 시후는 그것을 보고도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았고 번개가 그를 향해 떨어지도록 두었다.이때 선봉연의 입가에 맹렬하고 미소가 나타났다. 그는 천둥 명령을 총 세 번 쓸 수 있었다. 처음 두 번은 중요한 순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제 선봉연은 오늘로써 마지막 명령을 사용했으며, 10년 동안 꽁꽁 숨긴 것으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 시후는 너무 강력했기에 그가 협상할 여지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그는 깊숙하게 숨겨 두었던 이 비밀 무기를 쓸 수밖에 없었다... 그의 생각에 이 방법은 실제 번개만큼 강력하지는 않지만, 순간적인 폭발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매우 치명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시후는 매우 강력하지만 그는 여전히 인간이지 신이 아니기 때문에 이 엄청난 천둥이라면 그 역시도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시후가 운이 좋게 살아남더라도 그는 전투력을 잃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며, 그때 선봉연은 벌레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며, 그 다음에는 그의 두뇌를 즉시 먹어 치우게 만들 것이다..!옆에 있던 마성홍은 이 번개를 보고 식은땀을 흘렸다..! 그는 도술에 신비한 방법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누군가가 나무 조각을 던져 번개를 내리치는 것을 본
"뭐라고?!" 선봉연은 두 눈을 크게 뜨고 얼굴이 창백해졌으며 당황하며 이렇게 물었다. "너... 너도 천둥을 부릴 수 있다고..!?”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게 뭐가 이상하지? 당신은 가져도 되지만 나는 알면 안 되는 건가?!”"아니...! 그건 아니지만.. 천둥을 다루는 도술은 오래 전에 사라졌다!! 내 천둥은 옛날 신라 시대의 무덤에서 발굴된 것으로! 내가 가진 비법 이외에는 다른 사람들이 천둥을 부리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나쁜 짓을 할 뿐만 아니라 매우 무식한 것 같군.. 내 눈에 당신의 도술은 단지 결함이 있어..! 어떻게 이렇게 약한 천둥을 만들어 낼 수 있지? 그리고 보아하니 이건 딱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데, 그런데도 이렇게 약한 천둥을 만들어 내다니.. 부끄럽지도 않은가?” 그렇게 말한 후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품에서 혈룡목을 꺼내들었다. "자, 그럼 내가 부르는 천둥을 한 번 보시지?!”선봉연은 시후도 그의 품에서 나무 도막을 꺼내는 것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당신과 내 것의 차이가 뭐야?! 둘 다 천둥을 만들어 내는 것 아니냐고!”시후는 경멸적인 듯한 태도로 말했다. "차이점을 보고 싶다고? 그래, 그럼 보여주지!” 그렇게 말한 후 시후는 한 손을 흔들며 머리 위로 높이 혈룡목을 치켜들었다. "경뢰령!!!” 시후가 말을 마치자마자 하늘에서는 엄청난 양의 검은 구름이 매우 빠른 속도로 모여들었고, 그 먹구름 속에서도 천둥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서 사람들로 하여금 두려움을 느끼게 만들었다..! 이 움직임은 마치 폭풍의 전주곡과 같았다..!선봉연은 이 모습을 보고 즉시 겁에 질려 몸 전체가 격렬하게 떨리며 중얼거렸다. "아.. 아니..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 일이지...? 어떻게 이게 가능하냐고...?"마성홍도 겁에 질려 시후의 뒤에 서서 그의 등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아니.. 이런 젊은이가 어떻게 이 정도로 비범한 능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지?! 그는 얼마나 높은 존재인
직설적으로 말하면 그것은 형벌을 주는 사람이 벌을 받는 사람을 통제하고 고통스럽게 죽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시후가 자신의 정수리에 큰 구멍을 낼까 봐 극도로 겁을 먹었다. 유일하게 다행인 점은 바로 시후가 벌레를 통제하는 기술을 모르고 그가 키우는 벌레도 없었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벌레가 그의 두개골을 뚫고 자신의 뇌를 먹어 치우기라도 했을 때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죽기 전의 고통은 마치 지옥에 떨어진 듯한 괴로움일 것이다... 그래서 그는 울부짖으며 이렇게 간청했다. "제가 저지른 죄가 엄청난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발 자비를..!!”"자비를 베풀라고..?" 시후는 살짝 웃으며 물었다. "이건 나에게 물을 것이 아니라 네가 가지고 다니던 벌레 새끼에게 물어봐!” 그렇게 말하면서 시후는 다시 한 번 더 발에 힘을 주어 죽어가는 벌레를 밟아 버렸다.선봉연은 또 다시 당황했지만 그는 시후가 자신을 겁주려고 할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의 벌레는 죽을 때까지 자신에게 충성할 것이며 결코 자신을 물어뜯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선봉연이 이렇게 생각한 순간, 시후는 갑자기 벌레에게 영기를 주입했다. 그러자, 시후에게 짓밟혀 죽어가던 벌레는 갑자기 통통하고 활력 넘치는 상태로 돌아왔다..! 그러자 시후는 선봉연을 향해 벌레를 걷어차며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저 놈을 먹어 치워!”그러자 벌레는 공중에서 선봉연을 향해 날아갔고, 쇠처럼 단단한 입을 크게 벌렸다..!선봉연은 충격을 받고 서둘러 허공에서 손을 휘두르며 소리쳤다. "이 녀석아! 어서 정신 차려!!" 선봉연은 자신과 이 벌레가 수십 년 동안 서로 의존해 왔기에, 벌레가 자신을 배신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생명력이 회복된 벌레를 빨리 되찾으려 했고, 다시 시후와 싸울 생각이었다..! 현재 상황은 마치 우리에 갇힌 짐승이 상대방과 싸우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살아남고 싶다면 최선을 다해 시후와 싸울 수 밖에 없으며 그는 다
두개골로 쏟아져 들어오는 찬 바람에, 선봉연은 심하게 떨렸다. 그 후에 이어진 것은 바로 만 배나 더 고통스러운 고통이었다..! 벌레가 뿜어내는 독은 너무나 끔찍해서 그의 신경계를 이전보다 수백 배 더 예민하게 만들었다. 벌레가 선봉연의 두개골에 큰 구멍을 냈고, 뇌 쪽으로 다가가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마치 천 개의 화살이 그의 온 몸을 찌르고 있는 것과 다름없는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이 때문에 선봉연은 한동안 기절했지만, 곧 자극을 받아 다시 깨어났고, 온몸이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되었다.그 때, 벌레는 검은 입을 벌리고 선봉연의 머리 속으로 파고 들어 즐겁게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그 때 선봉연은 극심한 고통으로 인해 순식간에 사망하고 말았다. 그의 피부색은 육안으로도 볼 수 있는 속도로 빠르게 검푸른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그의 몸에 있는 온 구멍에서 즉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는 자신의 손에 죽었던 무고한 사람들을 위해 무릎을 꿇은 것처럼 보였고, 극도로 비참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서 멈췄다.시후는 자신이 선봉연이 완전히 죽은 것을 보고 차갑게 코웃음 쳤다. “그렇게 악한 짓을 많이 하면 죽어야 마땅하지!”이때 옆에 있던 마성홍이 아첨하며 말했다. "은 선생님, 그의 벌레를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제압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앞으로 큰 도움이 될 지도 모르지 않습니까?”시후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인간의 뇌를 먹는 이 벌레가 무슨 쓸모가 있을까요?"마성홍은 서둘러 말했다. "은 선생님, 이 벌레는 선봉연이 적어도 20 ~ 30 년 동안 키운 무기입니다.. 그러니 선봉연이 평생의 절반 동안 노력하여 이렇게 오랫동안 키웠고, 사람의 말까지 알아듣게 되었으니 엄청난 도술 무기라고 할 수 있지요..!"시후는 그의 말을 듣고 비웃었다. "이 빌어먹을 물건을 갖고 있으면, 내가 다른 사람들을 죽여 뇌를 먹여야 하는 것 아닙니까?”마성홍은 시후의 말을 듣고 할 말을 잃었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다시 말했다. "하
시후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함께 돌아가시죠.”마성홍은 재빨리 동의했고, 고개를 들고 일어서며 갑자기 놀라 소리쳤다. "어어?! 선봉연이 번개에 맞은 뒤에 뭔가 남았습니다..!”시후는 이 말을 듣고 무의식적으로 선봉연이 번개에 맞아 재가 되어버린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오리알만큼 크고 회갈색의 뭔가가 보였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뭐죠? 혹시 결석인가요..?”"그건 아닐 겁니다..." 마성홍은 무의식적으로 다가가서 회갈색 물건을 집어 들었고, 그는 잠시 그것을 주의 깊게 보더니 소리쳤다. "아니!! 이건...?! 이건 용연향입니다..!!”"용연향?" 시후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얼마 전에 진원호에게 용연향을 찾는 것을 도와 달라고 요청했지만, 선봉연이 용연향 조각을 가지고 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후는 별로 개의치 않았다. 왜냐하면 용연향은 구하기에 그렇게 어렵지 않기 때문이었다. 돈만 있다면 언제든지 그런 재료들은 살 수 있었다.시후가 경매장에서 우연히 우은찬을 만났던 때를 생각해보면, 인사가나 아트센터에는 여러 가지 골동품들과 물건들을 높은 가격에 팔기 위해 경매인들이 특별히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시후가 약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들은 최소한 1000년 이상 된 용연향이며, 평범한 것은 전혀 의미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마성홍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실 그렇게 특별해 보이지는 않는데, 선봉연이 왜 이런 것을 가지고 다니는지 모르겠군요."마성홍은 서둘러 말했다. "선생님,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보통 용연향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불이 잘 붙는 편입니다.. 직접 불태울 수도 있지요. 그런데 이것은 좀 특별한 것 같습니다. 천둥을 맞은 후 선봉연은 잿가루로 변했지만 이 용연향은 여전히 온전하지 않습니까? 이것은 이 용연향 조각이 화석화 된 것이라는 걸 알려주는 것입니다..!”“화석화 된 거라고요?” 시후는 큰 소리로 말하며 다가와 물었다. "정말로 화석이라고 확신합니까??”
시후는 용연향을 치우고 마성홍을 바라보았고, 그가 이전보다 좀 괜찮아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 밤부터 당신과 마크는 버킹엄 호텔에 머물게 될 것입니다. 당신을 위해 방을 마련해 줄 것이고 매일 세 끼의 호화로운 식사와 기타 생활 필수품을 제공할 것입니다. 그러나 유일한 제한은 이것입니다. 내 허가 없이는 버킹엄 호텔을 떠나는 것은 물론, 당분간 외부 세계와 접촉할 수도 없다는 것. 이것이 내가 줄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이기도 하고요. 버킹엄 호텔은 내가 당신을 보내려고 했던 개 사육장 보다는 훨씬 더 편안하고 아늑할 거라는 건 확실합니다.”마성홍은 감히 불만을 품지 않고 허리를 굽히고 솔직하게 말했다. "저는 모든 일에서 선생님의 지시에 따르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세진에게 전화를 걸었고, 10분 후 안세진은 그곳에 왔다.안세진은 시후가 몰고 온 택시를 처리하고, 시후와 마성홍을 봉황산에서 데리고 나왔다.시후를 청년재로 돌려보낸 후, 안세진은 마성홍을 버킹엄 호텔로 데려가 폐쇄된 행정 구역에서 그와 마크가 지낼 수 있도록 주선했다. 그와 동시에 두 사람의 휴대전화는 압수되었고, 외부 세계와의 연락이 완전히 차단되었다.시후는 집에 돌아온 후 용연향을 청년재 별장 지하 창고에 보관했고, 다른 약재를 모두 준비한 후 시간을 내어 배원단을 정제할 예정이었다.다음 날 아침 일찍, 새로운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어젯밤 갑자기 천둥 번개가 봉황산 공동 묘지를 덮쳤다는 것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번개가 차에 부딪혀 차 운전자가 잿더미가 되었을 거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어젯밤에 천둥과 번개가 친 것은 바로 지난 번에 사람을 죽인 악령이 징벌을 받아 일어난 것이라고도 했다. 온갖 근거 없는 발언들은 끝이 없었지만, 시후는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는 엠그란드 그룹에서 변지현과 만나기 위해 약속을 잡은 것을 떠올리며 유나를 엠그란드 호텔 건설 현장으로 일찍 데려다 준 뒤에 엠그란드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