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김지우는 공연 현장의 모든 하드웨어 장비를 점검한 뒤,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 뒤 호텔로 돌아왔다. 그녀는 방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고은서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전화를 받았을 때, 고은서는 잠옷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방에서 쉬고 있었다. 그녀는 입을 열어 김지우에게 물었다. "언니, 현장 확인은 다 끝났어?"김지우는 "응, 다 됐어. 내일 도착하면 바로 리허설을 시작할 수 있을 거야."라고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고은서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지금까지 수 없이 많은 콘서트를 했지만 지금처럼 긴장한 적이 없었어.. 이번 콘서트는 망하면 절대 안 돼!”김지우는 소지빈의 사건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런데 은서야, 너에게 보고할 게 있어!”"응 언니, 말해.”"그게.. 소지빈 씨가 콘서트에 필요한 모든 조명과 음향 장비를 교체하기 위해 몰래 업체 직원들에게 뇌물을 줬더라고.”"뭐라고?!" 고은서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소지빈이 왜 이런 짓을 한 거야!? 걔한테 무슨 권리가 있다고? 빨리 누군가에게 연락해야 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공연 전에 모든 장비를 교체해야 한다고!"김지우는 서둘러 말했다. "은서야 걱정하지 마. 장비를 전부 교체했지만, 수를 줄이거나 악의적으로 훼손한 건 없어. 오히려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미국 최고의 무대 장비를 대여했다고 하더라고." 이렇게 말하면서 김지우는 약간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우리 조명 엔지니어와 사운드 엔지니어가 함께 장비를 조정했는데, 효과가 정말 좋대!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수준 높은 구성은 본 적이 없다고 하던걸. 아직 BTS의 콘서트조차도 하드웨어 측면에서 이 수준에 도달할 수 없으며 무대 효과는 정말 대단할 거야.”고은서는 이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여전히 약간 불편함을 느꼈고 침울하게 말했다. "소지빈 씨는 왜 이러는 거야? 난 이번 콘서트를 모두 시후 오빠를 위해 개최한 것이기에 그가 세심함을 보여줄 필요가 전혀 없어!!" 이어
고은서는 "오전 9시 50분쯤 도착하는데, 시후 오빠와 약속이 있어. 아마도 나를 데리러 공항으로 올 것이기 때문에 내 걱정은 안 해도 돼."김지우는 "소지빈이 오늘 나에게 네가 언제 올지 물었어. 나는 그 사람이 의심되어서 말이야. 아마도 공항에서 널 데리러 갈 방법을 찾을 걸? 그러니 미리 주의해야 해."라고 말했다.고은서는 갑자기 우울하게 말했다. "진짜 왜 저래?”김지우는 입술을 쭉 뻗었다. "너는 물론이고 우리 직원을 마중하러 공항까지 온 사람이야! 이미 공항 도착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한 것 같던데. 비행기가 아직 도착하지 않더라도 출발 및 노선 신청 정보는 이미 봤을 걸.”고은서는 잠시 고민한 뒤 말했다. "그럼 이렇게 하자 언니. 내일은 내가 우리 가족들의 비행기를 이용해 오전 11시에 이륙할 수 있는 항로 허가를 신청할게. 연막 작전을 펼치는 거야. 그러면 언니는 현장 스태프들에게 오후에 1시가 되어서야 내가 도착할 거라고 말해주고, 도착하자마자 리허설을 위해 바로 공연장으로 가면 소지빈이 그게 사실이라고 믿을 거야. 그럼 나는 비즈니스 여객기로 오전 8시에 조용히 가는 거지.”김지우는 서둘러 말했다. "그런 수고를 할 필요는 없어. 시후 오빠에게 널 데리러 오라고 부탁하면 되잖아. 소지빈이 그를 보면 너에게 이미 애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텐데. 그러면 아마도 널 포기할 걸?”"그게 어떻게 가능하겠어?" 고은서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시후 오빠는 아직 결혼한 상태야. 다른 사람들이 나와 오빠의 일에 대해 알게 되면 오빠에게는 좋지 않을 거라고.”김지우는 잠시 깜짝 놀랐다가 잠시 후 마지못해 말했다. "알겠어. 그러면 나중에 모두에게 네가 소지빈을 속이기를 바라면서 오후 1시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할게.”…….다음 날.시후와 유나가 아침 일찍 일어났을 때 시어머니 윤우선은 이미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세수를 하던 중 시후는 고은서로부터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시후 오빠, 9시 50분에 인천 공
유나에게 새로운 고객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시후는 별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유나의 회사에는 두 가지 사업 라인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인테리어 디자인이고, 다른 하나는 인테리어 코디였다. 그 중 유나는 디자인에 능숙하기 때문에 디자인을 맡고 있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직접 감독을 하며 특정 작업은 인테리어 회사에 아웃소싱 하여 업무를 진행했다.엠그란드 그룹의 디자인 작업이 완료되었고, 인테리어가 순서에 따라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유나와 그의 직원들은 일부 에너지를 보충한 뒤 다른 프로젝트들을 찾기 시작했다.아침 식사 후 부부는 함께 차를 타고 집 밖으로 나갔고, 시후는 유나를 데리고 도심으로 향했다.차가 일정 거리를 주행한 후 시후는 유나에게 물었다. "여보, 어디로 가고 싶은지 구체적인 주소를 알려줘요. 내비게이션으로 교통 정보를 확인하려고요.”"구체적인 집 주소는 잘 모르지만 규모가 큰 세종 성당 근처라는 건 알고 있어요. 먼저 그곳으로 차를 몰고 가줄래요?”이 말을 들은 시후는 조금 놀랐다. 어릴 때 부모님과 함께 살던 옛집이 세종 성당과 매우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는 은근히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나 씨의 새로운 고객이 소민지 씨의 어머니 박혜정 이모가 아닐까?’ 하지만 생각해보면 시후는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오래된 도시는 건물들이 많기 때문에 철거하거나 개조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이 살고 있으므로 유나의 고객이 박혜정 만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시후는 아내에게 새 의뢰인의 이름 등을 살짝 물어볼까 생각했지만 오랜 고민 끝에 질문하지 않기로 했다. 시후는 차를 몰고 세종 성당으로 향하고 유나의 지시에 따라 좌회전을 했다. 하지만 어렸을 때 살던 낡은 집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보고 시후는 속으로 뭔가 나쁜 예감을 갖게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차가 고택 골목에 이르렀을 때, 유나는 고택을 분명히 가리키며 말했다. "남편, 저 곳이에요. 고객이 계신 곳이니까 차를
박혜정은 고개를 끄덕이고 옆에 있는 소민지를 가리키며 유나에게 말했다. "대표님, 소개할게요. 여기는 제 딸 소민지라고 합니다." 그 후 그녀는 소민지에게 말했다. "민지야, 내가 말한 디자인 스튜디오의 대표님이셔.”소민지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정중하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대표님!"유나는 서둘러 말했다. “그냥 대표님 말고 그냥 유나 씨라고 부르세요."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박혜정이 자신에게 딸을 소개한 것을 보고 예의상 당연히 남편을 소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서둘러 옆으로 돌아서 차에 있는 시후에게 말했다. "남편, 당신도 내려서 고객님들께 인사하세요."사실 시후는 차 안에 앉아 있었고 이미 백미러를 통해 박혜정과 소민지의 모습을 보고는 재빨리 차를 몰고 떠나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아내 유나가 그에게 내려가서 인사하라고 요청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그냥 엑셀을 밟고 떠나는 건 절대 불가능했다. 그래서 그는 이를 깨물고 차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시후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눈썰미가 좋은 소민지는 그를 바로 알아보았다. 소민지가 눈을 크게 뜨고 거의 ‘은인!’이라고 말을 내뱉을 뻔했을 때, 박혜정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가 시후의 아내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모녀가 놀라자 시후는 먼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두 분, 처음 뵙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첫 만남이라는 시후의 말은 갑자기 소민지와 박혜정이 알아차리게 만들었다. 시후는 두 사람이 아내 앞에서 자신과의 친분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박혜정은 서둘러 웃으며 말했다. "두 분 정말 재능도 있고 멋있으시네요.”소민지는 마음속으로 조금 질투를 느끼며 말없이 옆으로 섰고 동시에 유나를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을 유나와 비교해보았다. 유나는 타고난 미인인 것 같았지만 소민지는 자신이 그녀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배경을 고려하면 자신은
소민지의 말은 유나를 갑자기 더욱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관자놀이를 살짝 매만지며 머뭇거리며 말했다. "그건... 중매결혼에 해당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소민지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결혼하기 전에 두 분은 서로 몰랐으니, 당연히 감정적 기반도 없었겠죠. 동시에 인연도 없었으며, 할아버지의 요청에 따라 결혼했으니, 전형적인 중매 결혼 아닌가요? 당시 문인의 거장 중에 첫 부인과 아무런 관계도 없었고, 할아버지의 요청으로 결혼했다고 한 사람이 있었는데..” 말하던 중에 소민지는 갑자기 뭔가 생각이 난 듯 소리쳤다. "그 작가 선생님과 사모님은 평생 동안 부부처럼 느껴본 적이 없다고 했어요. 그럼 유나 씨와 남편분도 마찬가지일까요?!"소민지의 솔직한 말에 유나는 더욱 부끄러워하며 당황했다. "그... 저는.. 그... 그게..."유나의 긴장감 때문에 소민지는 갑자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자신의 추측이 정확했음에 틀림없다고 느꼈고, 이것이 바로 유나가 그토록 부자연스럽게 행동한 이유였다고 생각했다. 만약 자신의 추측이 정말로 맞다면, 시후와 그녀는 단지 겉으로만 부부사이일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더 좋은 기회가 있다는 뜻 아닌가? 옆에 있던 박혜정도 유나의 행동에서 몇 가지 단서를 알아차리고, 이것은 딸에게 좋은 상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생각에 대해 부끄러워했고, 결국 이런 일은 명예롭지도 않고 조금 비열하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이때 소민지는 서둘러 앞으로 나아와 유나의 팔을 친근하게 잡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유나 씨, 남편과 결혼한 지 얼마나 됐나요?"유나는 "우리는 결혼한 지 4년이 됐어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4년이요?" 소민지가 놀란 척 물었다. "그럼 어떻게 4년 동안 중매 결혼을 해서 서로 잘 지냈는지 말해줄 수 있어요? 서로를 친구처럼 대하시나요? 아니면 다른 사람 앞에서만 부부처럼 행동하고, 집에서는 서로에게 간섭하지 않으시나요?”유나는 소민지가 질문을 하자 더욱 당황했
그러나 그녀가 방금 발견한 사실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그녀가 좀 더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다. 왜냐하면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아내가 그녀가 상상했던 것만큼 극복하기 어렵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제 어둠 속에 밝은 미래가 있는 것처럼 느꼈다. 그래서 어머니가 유나와 계획을 의논하고 있을 때 서둘러 낡은 집에서 나와 마당으로 나가서 휴대전화를 꺼내 시후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그 시각, 시후는 구시가지를 떠나 공항을 향해 운전하고 있었다. 도중에 그는 여전히 박혜정, 소민지와의 만남을 떠올리고 있었고,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다. ‘앞으로 다양한 지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수록, 자신의 정체를 아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이대로 계속 시간이 흐른다면 조만간 더 이상 비밀을 억누를 수 없는 때가 올 거야.’ 시후는 서울이 조금 작아진 것 같다고 느끼는 것 외에도 각계각층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서울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고 생각했다. 소민지도 이곳에 있고 이토 나나코도 여기에 있으며 곧 고은서도 이곳에 올 것이다. 고은서의 콘서트가 끝난다면 이들이 모두 어디로 갈 것인지 모르겠다. 시후가 고민에 휩싸여 있을 때 갑자기 소민지로부터 카톡 메시지를 받았고 카톡 메시지 내용에 충격을 받았다. 자신이 떠난 지 5분밖에 안 됐는데, 소민지는 어떻게 유나에게서 이런 것들을 그렇게 빨리 알 수 있었을까?! 그는 소민지의 기민함에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메시지를 통해 그녀에게 답했다. 소민지는 시후가 메시지에 응답한 것을 보고 조심스럽게 휴대폰을 들어 메시지를 읽었다. 그 후 그녀는 조심스레 카톡을 보냈다. 시후는 소민지의 눈썰미가 그렇게
시후가 공항에 갔을 때 소지빈은 이미 자신의 채널을 통해 고은서의 개인 비행기의 출발 시간을 알고 있었다. 바로 그때, 그가 공연장에 배치한 스파이는 고은서가 오후 1시가 지나야 리허설 장소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출발 시간과 리허설 시간이 일정했기 때문에 고은서의 여정을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따라서 그는 고은서가 12시 이후 또는 거의 1시가 되어야 착륙할 것이기 때문에 공항으로 가기 위해 그렇게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그래서 그는 부하 직원들에게 공항에서 고은서를 만나기 위해 11시 30분에 정시에 출발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몰랐던 것은 고은서가 이미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시후는 아침 9시 30분에 공항에 도착했는데, 그가 도착했을 때 안세진은 이미 도착해 있었다. 안세진의 지휘 아래 시후는 차를 몰고 공항으로 들어가 곧바로 격납고로 향했다.고은서의 신원이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안세진은 자신의 인맥을 활용하여 모든 직원들과 기타 항공기를 4대의 항공기를 수용할 수 있는 격납고 밖으로 이동시켰다. 고은서의 비행기가 도착하기 전에 전체 격납고에 고은서와 시후만이 있는지 확인까지 했다.15분 후, 고은서의 비즈니스 항공기는 인천 공항에 착륙한 후 안내 차량을 따라 격납고까지 이동했다.비행기가 멈추자마자 안세진은 자신의 차에서 꽃다발을 꺼내서 시후에게 건네 주며 "도련님, 저에게 준비하라고 하신 꽃입니다."라고 말했다.시후는 "내가 언제 꽃 준비하라고 했나요?"라고 놀라 물었다.안세진은 서둘러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도련님, 아가씨께서 먼 곳에서 다시 돌아오셨는데, 꽃다발도 준비하지 않으시면 어떻게 설명하실 겁니까?”시후는 고개를 숙이고 장미 한 다발을 바라보며 어색하게 말했다. "꽃을 선물하더라도 장미를 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하하!" 안세진은 급히 손을 저었다. "도련님, 부적절한 게 어디 있습니까? 꽃이 없다면 정말 말도 안 되지요!”안세진이
그래서 그는 앞장서서 조수석 문을 열고 말했다. “그럼 가자. 버킹엄 호텔까지 데려다 줄게.”"알았어!" 고은서는 재빨리 꽃을 들고 자리에 앉았다. 시후는 안세진에게 인사를 했고, 안세진은 자신의 차에 올라 앞장서서 공항을 떠났다. 도중에 시후는 고은서에게 물었다. "은서야, 내일 삼촌과 이모는 언제 오셔?”"아마 내일 이 시간, 아니면 조금 늦게 도착할 거야.” 이에 고은서는 덧붙였다. "그런데 오빠, 내일 아침에 할 일이 없으면 공항에 가서 함께 데리러 갈래?”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알겠어. 돌아가서 삼촌, 이모가 돌아오시는 시간을 확인해줘. 그러면 직접 모시러 가서 인사드리게.”고은서는 즉시 휴대폰을 꺼내 웃으며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 지금 아버지에게 물어보면 되니까.”시후는 서둘러 말했다. "서두르지 마. 일하고 계실 수도 있잖아. 밤에 다시 물어봐도 상관없어."고은서는 손을 저었다. "괜찮아, 시후 오빠 어쨌든 두 분에게 말씀드려야 하니까.” 그렇게 말하며 영상통화 요청을 눌렀다.곧 고선우는 영상에 접속해 웃으며 물었다. "은서야, 무사히 도착했어?"고은서는 웃으며 말했다. "아빠, 저 벌써 도착했어요. 시후 오빠가 저를 데리러 왔어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왼쪽에서 운전하는 시후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재빨리 휴대폰을 들어 올렸다.고선우는 시후를 보자마자 웃으며 "아, 시후야 수고했어 고마워. 공항까지 데리러 왔구나!”라고 말했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삼촌, 너무 그렇게 말씀하시면.. 은서가 오는데 어떻게 데리러 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고선우는 웃으며 말했다. "이모와 나는 원래 오늘 가려고 했는데, 그룹 이사회가 열리기 때문에 오늘은 갈 수가 없어서 내일 아침에 가려고 해.”"알겠습니다.” 시후는 서둘러 말했다. "은서와 제가 내일 두 분을 모시러 갈 게요.” 그가 이야기하던 중, 영상의 반대편에서 임지연이 고선우의 사무실로 걸어 들어와 말했다. "여보, 모두 거의 다
배유현이 자신에게 1천만 달러짜리 수표를 주겠다는 말에, 제이크 한은 본능적으로 손사래를 치며 당황한 채로 급히 말했다. “배유현 회장님, 저를 이렇게까지 도와주신 것도 모자라 돈까지 주신다니, 그건 절대 안 됩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안산 회장은 무릎을 치며 격양된 목소리로 외쳤다. “배유현 회장의 이 방법은 정말 기가 막히는군요! 빈틈이 없어! 완벽해!” 그러고는 제이크 한을 향해 손가락을 들어 말했다. “자네, 돈 걱정은 할 필요 없어. 배유현 회장이 자네에게 이 돈을 주는 이유는, 자네가 가족들 앞에서 이번 일을 잘 설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가 아니겠나. 그 덕분에 자네의 아내와 딸도 자네를 원망하기보다는, 자네가 얼마나 그들을 소중히 여기는지 느낄 수 있게 될 거야. 그렇게 되면 모든 갈등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고!” 그는 말을 이으며 덧붙였다. “하지만 자네의 말도 일리가 있기는 하네. 배유현 회장이 자네 뿐만 아니라 우리 Samson 그룹까지 도와줬으니, 지금 이런 상황에서 배유현 회장에게 돈을 지불하라고 할 수는 없지. 그러니 이 돈은 내가 내도록 하겠네!”제이크 한은 급히 말했다. “회장님... 그건 더더욱 안 됩니다! 저는 회장님의 돈도 받을 수 없어요! 게다가, 제가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가족 생계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제 아내와 딸도 돈을 크게 밝히지 않는 성격이라...”안산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누가 자네 아내랑 딸이 돈을 밝힌다고 했나? 이 돈은 그저 자네가 가족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상징일 뿐이야. 그러니 수표를 들고 돌아가서, 아까 배유현 회장이 말한 것처럼 하나하나 다 설명하는 걸로 하게. 그러면 자네가 걱정하던 일은 단번에 해결될 거야. 그리고 이 1천만 달러는 아이의 미래에도 든든한 자산이 될 거다! 자네는 우리를 위해 너무 많은 고통을 겪었어. 그러니 고마움을 표현할 기회를 우리한테도 줘야지.”이때 옆에 있던 시후의 외할머니가 얼른 말했다. “여보, 당신이 전에 말했었죠? 제이크 한 저 친구의 사위에
제이크 한은 난처한 듯 말했다. “사모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집에 돌아가면 아내와 아이에게 이 사실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 중이기는 합니다... 딸아이가 얼마 전에 임신 소식을 전했는데, 그 직후에 제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거든요...” 이 말을 하면서 그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안충주에게 물었다. “충주, 내 아내가 자네한테 연락하지 않았어? 뭐라고 말했나?”안충주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뭘 어떻게 말하겠어... 나도 그냥 모르겠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지... 은인은 자네가 죽었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하셨고, 실종됐거나 다른 여자와 도망쳤다고 하라고 했지만, 내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해...”제이크 한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럼 어떻게든 잘 생각해 봐야네. 집에 가서 제대로 설명을 못 한다면, 아내와 딸은 날 계속 의심할 테니까...”안충주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아니면 그냥 이렇게 말해. 강제 퇴직을 당한 게 마음에 걸려서 기분 전환 겸 여행을 다녀왔다고?”그러자 제이크 한은 민망한 듯 말했다. “그건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야...? 딸아이가 임신했다고 연락한 시점인데, 그 기쁜 소식을 듣고도 내가 퇴직을 당해 기분이 나쁘다고 여행을 갔다? 그건 너무 머저리 같잖아...”안충주는 혀를 찼다. “하아... 자네가 이런 중요한 시점에 실종된 후에 아무 소식도 없었으니, 게다가 딸이 임신한 중요한 시기에 말이야...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변명할 방법이 거의 없을 거야...”Samson 그룹의 다른 가족들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도 제이크 한의 집안 사정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이크 한은 아내와 딸과 오랜 시간 떨어져 지냈고, 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딸이 임신 소식을 알린 그 시기, 제이크 한이 갑자기 사라졌고 제이크 한은 실상을 밝힐 수 없으니 그야말로 처리하기에 매우 곤란한 일이었다. 따라서 제이크 한이 이번에 집에 돌아가면 아내와 딸의 원망은 피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안산 회장 역시도 미스터리한 은인의 정체가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단호하게 말한 이상, 아무도 감히 그 뜻을 거스르려 하지 않았다.이에 안충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버지, 걱정 마십시오. 꼭 명심하겠습니다. 절대 선을 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버지, 저도 형님 말대로 절대 선을 넘지 않겠습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제이크 한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시후와의 약속대로 시후의 정체를 절대 누설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Samson 그룹 식구들이 하루라도 빨리 시후의 정체를 알아차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전 그는 안충주 앞에서 의도적으로 회춘단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안충주가 단서를 연결하여 생각하도록 유도하려 했고, 그렇게 하면 언젠가 안충주가 그의 조카 시후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정확한 힌트를 줄 수는 없었는데, 그건 시후와의 약속 때문이기도 했고 옆에 배유현이 있어 명확하게 힌트를 준다면 배유현이 그것을 알아차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과 오래 인연을 맺고 있었기에, 이들이 지난 20년간 얼마나 간절히 시후를 찾아 헤맸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 일에 엄청난 인력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었고, 전 세계를 뒤집다시피 하며 시후의 흔적을 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결국 인연이라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운명의 장난 같은 것이었다. Samson 그룹 일가는 그토록 많은 에너지를 들여 전 세계를 뒤졌지만, 정작 시후는 사건이 벌어졌던 한국에 그대로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다.Samson 그룹은 한때 시후가 그 정체불명의 조직에 의해 납치된 것이라고 의심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기적처럼 어딘가에서 그를 찾을 수 있기를 기도했다. 하지만 그들은 시후가 이미 오래전부터 곁에 있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
시후는 제이크 한을 살리기 위해서는 외가 식구들에게 일부 단서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제이크 한을 구한 건 본인의 선택이었고, 마침 멕시코에서 중소단의 핵심 약재를 얻은 것은 우연이었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시후는 제이크 한을 살리는 방향을 택했던 것이다. 사실 시후는 단서가 드러나는 문제에 대해 그리 크게 개의치 않았다. 결국 외가 식구들은 자신의 적이 아닌 가족이고, 현재까지 드러난 단서는 퍼즐 조각 하나를 더 주는 수준일 뿐, 자신의 정체를 완전히 파악하려면 아직도 외가 식구들은 많은 것이 부족했기 때문이다.안충주의 추측은 Samson 그룹 전체의 공감을 이끌어냈다.그러자 안태풍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형님, 이렇게 보니 그 은인은 우리와 인연이 꽤나 깊은 것 같은데! 그 때 형님이 한국에서 회춘단 경매에 참여했을 때 쫓겨났지만, 그분은 그 일을 알고도 우리를 도와주신 거니까. 뉴욕에서 우리를 구해준 걸 보면 말이야.”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경매장에서 한국의 송민정 회장은 누가 봐도 꼭두각시와 같은 존재였어. 현장의 중요한 결정들은 누군가가 이어폰으로 지시하고 있었고, 그래서 난 은인이 바로 경매장 무대 뒤 어딘가에서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고 생각 했어. 그리고 내가 회춘단을 낙찰 받기 위해 엄청난 금액을 제시했는데도 내가 경매장에서 쫓겨났다는 건, 송민정 회장 같은 인물이 절대 내릴 수 없는 결정이라고 생각 했어. 이룸 그룹의 자산 규모는 내가 제시한 금액보다 더 적을 테니까.”그러자 시후의 외할머니는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 가족은 정말 운이 좋았어. 그날 그 은인이 옆방에 안 계셨다면, 우리 모두 큰 화를 당했을 거다...”안충주는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어머니, 그 은인이... 혜리의 팬인 것 같은데요!”시후의 외할머니는 별일 아니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서는 그래도 케이팝 분야의 톱스타잖니. 은인이 동양인이라면 혜리 정도의 톱스타는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