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사람들을 속일 수는 없어요. 차라리 현실적인 방식으로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옆에 있던 권여빈은 두 사람이 수군거리며 웃고 있는 것을 보고 속으로 약간의 질투심을 느끼며 참지 못하고 불평했다. “어휴, 두 사람 애정표현 할 때는 둘만 있을 때 하라고요~ 공공장소에서 닭살 돋게 하지 말고~”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여빈아 우리는 모두 A구역이니까 같이 들어가자~”권여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시후와 유나를 따라 티켓 검사를 거쳐 행사장으로 향했다.이때 경기장은 이미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고, 스탠드는 혜리의 팬들로 가득 차 있었으며 대부분 팬들은 손에 빛나는 응원봉과 응원 굿즈들을 들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응원봉은 점점 더 화려해질 것이었다.시후는 생애 처음으로 콘서트를 보러 온 것이었기 때문에 충격을 받았고, 그는 이런 것들은 본 적이 없었다.그 때, 옆에 있던 유나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앗! 응원봉을 미리 준비하는 걸 깜빡했어요..!"시후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응원봉?""네!" 유나는 응원봉을 들고 있는 주변 팬들을 가리키며 진지하게 말했다. "여기 봐요, 다른 팬들은 모두 준비했잖아요."시후는 힘없이 웃으며 말했다. "여보, 콘서트일 뿐인데.. 너무 얽매이지 마세요. 혜리를 좋아하니까 나중에 콘서트를 즐기면 되지 않을까요?”"나는 혜리의 노래를 좋아할 뿐만 아니라, 혜리의 인간적인 모습도 좋아하기 때문에 팬으로서 내 아이돌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주고 싶어요.. 하지만 요즘 너무 바빴어요.. 최근에 일이 너무 많아서 응원할 수가 없었고 모든 걸 완전히 잊어버렸네요.. 혜리의 팬으로서 조금 부끄럽네..”시후는 유나가 자신에게 짜증을 내고 있음을 보고 이해할 수 없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우선 그는 팬들이 스타를 좋아하며 그들을 따라다니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시후의 생각에는 연예인을
시후와 유나는 막 A 구역에 도착해 가운데로 가려고 하는데, 먼저 자리에 앉아 있던 네 사람이 모두 아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아차렸다.첫 번째 줄 입구에 가장 가까운 좌석에는 이태리가 앉아 있다가 시후와 유나가 도착하는 것을 보고 일어나 웃으며 말했다. "은 선생님, 사모님? 두 분 다 이곳에 오셨네요?”유나는 놀라며 말했다. "부회장님? 혜리 콘서트에 왜 오셨나요?"이태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는 혜리의 찐팬이에요. 그녀의 모든 노래를 부를 수 있을 정도죠. 이번에 이렇게 큰 콘서트를 연다고 하는데, 제가 빠지면 섭섭하죠?”유나는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부회장님께서는 여러 일들로 너무 바쁘신데 이렇게 연예인을 보러 올 줄은 몰랐어요.”이태리는 시후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아, 우리 회장님이 자주 오시지 않아서 바쁜 일정이기는 하지만, 가끔 여유가 있어서 이렇게 왔답니다.”유나는 이태리의 상사라는 사람이 자신의 남편 시후라는 사실을 모르고 황급히 말했다. "괜찮아요 부회장님, 회장님이 부회장님이 콘서트에 온 것을 알더라도 그는 당신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거예요. 쉬는 시간이니까요.”이태리는 웃으며 말했다. "아마 우리 회장님께서도 혜리의 팬이셔서 콘서트를 보러 오셨을 것 같아요.”유나는 이태리가 농담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녀를 따라 웃으며 말했다. "온다고 해도 상관없지 않을까요? 하하.. 모두 각자의 취미가 있고 누구도 방해할 권리가 없으니까요."시후는 이때 말했다. "여보, 이제 서서 그만 이야기할까요? 나중에 누군가 드나든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 거예요. 우리 자리로 먼저 들어가죠.”이태리는 이 말을 듣고 서둘러 말했다. "네, 그럼 은 선생님과 어서 좌석에 앉으시죠. 나중에 콘서트가 끝난 후에 다시 이야기하시고요.""네!" 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흔들었다. "부회장님, 그럼 저희 먼저 갈게요~”"네!"시후와 유나는 이태리를 지나갔고, 몇
사실 그녀는 진설아와 이토 나나코의 경기를 보았지만 당시 현장에 있던 두 소녀는 모두 킥복싱을 할 때 운동복을 입고 전문 운동선수 같아 보였고 이토 나나코는 긴 머리를 깔끔한 포니테일로 묶었다. 그리고 진설아도 머리를 짧게 잘랐었지만, 이제 이 두 사람은 모두 긴 머리를 갖고 있고 한 사람은 다른 한 사람보다 더 온화하고 조용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유나는 이 두 사람이 당시 시합에 참여한 두 명의 여성과는 연관시키기가 어려웠다.나란히 앉아 있는 다섯 명의 여성은 각각 다른 특징을 갖고 있었는데 마치 다섯 송이의 아름다운 꽃들과 같았다.유나가 충격을 받고 있을 때, 송민정이 주도권을 잡고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사모님? 오랜만입니다!"이전에 유나의 친구가 결혼했을 때, 당황스러운 일을 막기 위해 시후는 특별히 그녀를 송민정이 오픈한 최고의 브라이덜 샵에 데리고 갔다. 그때 송민정은 직접 드레스를 골라주며 극진하게 대접했고, 유나는 송민정을 만나 교류가 있었던 것이다. 송민정이 적극적으로 인사하는 것을 본 유나는 약간 긴장한 듯 서둘러 답했다. "안녕하세요, 송민정 회장님~ 오랜만이군요!"이때 옆에 있던 진소희도 "안녕하세요, 사모님!"라고 말했다.유나는 서둘러 말했다. "안녕하세요?! 이전에 제 아버지께 일어난 일에 대해 당신과 최제천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최근 선생님은 건강하신지 궁금합니다.""할아버지는 건강하세요. 사모님께서 제 할아버지 생각을 해주시다니..”이토 나나코와 진설아는 서로를 바라보다가 동시에 유나를 바라보며 존경심을 담아 말했다. "안녕하세요, 사모님? 저는 진설아입니다.""저는 이토 나나코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시후는 서둘러 유나에게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설아 씨는 진원호 대표의 딸입니다. 진원호 대표는 국내에서 가장 큰 약재 딜러이며 그는 최제천 선생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요. 이토 나나코 씨는 일본에서 유명한 킥복싱 선수이고요. 그녀와 설아 씨는 이전에 대회에 함께 출전한
시후의 말을 듣자 여성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모두 마음 속으로는 시후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었지만, 오늘 밤은 시후와 그의 아내가 함께 왔기 때문에 그를 너무 방해해서는 안 될 것이었다.이때 송민정은 "은 선생님, 그러면 두 분의 콘서트 관람을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시간이 있으면 식사 약속을 잡으시죠.” 그런 다음 그녀는 유나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리고, 시간이 있으면 이룸 그룹에 사모님이 한 번 방문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회사를 리모델링 하려고 계획 중이라서요. 사모님도 관심이 있으시면 협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현재 유나는 야망이 굉장히 커져 있었다. 그녀는 회사의 사업을 빠르게 더 키우고 더 힘있는 회사로 만들기를 바랐으며, 또한 시후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가족의 부담을 자신이 짊어지고 싶었다. 그래서 송민정이 자신에게 협업을 제안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좋아요 송민정 회장님. 회장님께서도 시간이 언제 되시는지 알려주시면 제가 가서 방문하겠습니다."송민정은 명함을 꺼내 유나에게 건네며 말했다. "중요한 건 사모님의 여유 시간에 달려 있습니다. 시간이 되시면 연락주세요.”유나는 잠시 머뭇거리며 물었다. "송민정 회장님, 월요일에 여유 되시나요?""네 됩니다." 송민정은 웃으며 말했다. "월요일 오전 11시에 어떠세요? 점심 식사를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우리 그룹은 사모님의 전문 기술과 관련된 사업이 꽤 많아서 월요일에 좋은 소식을 드릴 수 있을지도 몰라요.”유나는 신이 나서 재빠르게 동의했고, 명함을 제대로 정리한 뒤 다시 말했다. "그럼 회장님 월요일 아침에 찾아 뵙겠습니다."송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예 사모님, 월요일에 뵙겠습니다!"시후는 유나를 부드럽게 끌어당기며 "여보, 콘서트가 곧 시작될 거예요. 빨리 자리에 앉아요."라고 상기시켰다.유나는 응답하고 사람들에게 인사한 다음 시후를 따라 그들의 좌석으로 갔다. 자리
게다가 이토 그룹은 일본에서는 매우 전통 있는 재벌가이기 때문에 이토 유키히코는 딸을 일본인의 눈에 최고의 여인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때문에 이토 나나코가 이런 온화한 기질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유나는 이토 나나코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끼며 상대방이 모든 면에서 자신보다 훨씬 낫다고 느꼈다.유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고 나서 송민정 회장으로 주제를 돌리며 신나게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송민정 회장님과 협력할 수 있다면 우리 회사는 새로운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 다음 그녀는 시후에게 이렇게 말했다. "남편, 알다시피 엠그란드 그룹은 국내에서 가장 큰 기업 중 하나이고, 이룸 그룹은 잘 나가는 재벌가잖아요. 내가 양측과 오랫동안 협력할 수 있다면 내 디자인 스튜디오는 시간이 지나면 국내 최고의 디자인 스튜디오가 될 거예요!"시후는 유나를 설득했다. "여보, 최근에 너무 일에 푹 빠져 있는 것 같은데.. 당신은 이미 엠그란드 그룹의 주요 프로젝트를 맡았고 이제 개인적으로도 많은 프로젝트를 맡고 있잖아요. 이미 이렇게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 왜 아직도 이룸 그룹과 협력하려고 생각하는 거예요? 사실 우리는 이제 돈이 부족하지는 않으니 그렇게 피곤하게 일할 필요는 없어요."유나는 고개를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사업을 시작하는 것 자체는 반드시 돈을 얼마나 버느냐에 달려 있는 것은 아니죠.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 최선을 다해 일을 하고 싶어졌다는 거예요. 보다시피 시가총액이 수천 억에 달하는 대기업이 너무 많아요.. 그들은 이미 수년 전에 경제적 자유를 얻었지만, 여전히 회사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잖아요. 그들도 이미 충분한 돈을 벌었다고 생각하고, 평생 쓸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이 있는데 목숨을 걸고 일하는 이유는 최고가 되기 위해서겠죠.”시후도 유나의 말에 동의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러한 궁극적인 목표를 갖고 있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자기 만족의 기준이 있는데, 이 기준에 도
부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 누군가 그들에게 다가와 유나의 옆에 앉았다. 그러자 유나는 고개를 돌려 살펴보더니 즉시 소리쳤다. "어머! 소민지 씨?!"시후는 고개를 들어 유나 옆에 앉아 있던 사람이 소민지라는 것을 깨달았다. 소민지가 왜 여기에 있는 것인가?소민지는 두 사람을 보고 조금 놀란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머, 두 분도 이곳에 오셨을 줄은 몰랐어요!"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제가 혜리를 엄청 좋아해서 남편에게 일찍부터 같이 공연 보러 가자고 졸랐거든요.” 그렇게 말하면서 유나는 서둘러 물었다. "소민지 씨, 어머님께서는 왜 함께 오시지 않았나요?”소민지는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솔직히 어머니는 이렇게 떠들썩한 콘서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세요. 사실 저도 올 생각이 없는데, 이 티켓은 제 오빠의 것이었어요. 오빠는 혜리의 찐팬인데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 오게 됐거든요. 이 티켓이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대신 구경하러 왔죠.”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 남편은 이런 행사를 좋아하지 않는데, 한 번도 연예인을 보러 공연에 간 적도 없고요.. 사실 이번에 제가 억지로 끌고 왔어요.”소민지는 시후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 은시후 씨는 혜리를 좋아하지 않나 보네요?"시후는 이 말을 듣고 어지러움을 느끼며 생각했다. ‘하아.. 오늘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이야기할 때, 각자 말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잖아...’ 이것을 생각하며 시후는 일부러 화제를 바꿔 소민지에게 물었다. "아, 그런데 소민지 씨, 오빠가 혜리의 팬인데 왜 갑자기 일이 생겼죠? 팬심이 좀 부족한 것 같은데..”소민지는 조용히 시후를 바라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당신은 정말 나쁜 사람이네요. 알고 질문하는 것 봐! 내 오빠가 왜 안 왔냐고요? 이걸 당신보다 세상에서 더 잘 아는 사람이 있나요? 오늘 아침 일찍 기뻐하며 급히 삼보 일배를 하면서 나갔는 걸요. 아직 얼마 가지도 못했을 거예요!
소민지는 처음에 조금 놀랐지만 곧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부유한 집안 출신이라 Koreana 그룹의 상황을 비교적 잘 알고 있었으며, 고선우와 임지연이 혜리의 부모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물론 딸이 하는 콘서트이기 때문에 그들이 응원하러 오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에는 약간의 의심이 있었다. 왜냐하면 고선우이든 임지연이든 소민지는 두 사람을 다양한 상류층 활동에서 자주 볼 수 있었지만, 그녀의 기억에 따르면 부부는 지금의 모습만큼 젊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임지연은 자신의 어머니보다 몇 살 어린 아이를 낳았지만 전혀 아이가 있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고, 마치 30대라고 느낄 정도로 그녀의 어머니보다 훨씬 어려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선우도 놀라웠다. 이전에는 그가 말기 췌장암을 앓아 곧 죽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불치병이 완치되었을 뿐만 아니라 안색도 점점 좋아지고 있을 줄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소민지는 충격을 받았지만, 그들을 보고 나란히 앉았기 때문에 솔선하여 두 사람에게 인사하며 "회장님, 사모님 안녕하십니까?”임지연은 처음에는 옆에 누가 앉아 있는지 신경 쓰지 않았고, 시후 옆에 있는 유나를 몰래 관찰하면서 이 소녀가 어떻게 시후를 그토록 빠져들게 만드는지 알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시후와의 사이에 목소리가 들렸고, 유나와 자신의 사이에 있던 소녀가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서둘러 주위를 둘러보자 임지연은 자신의 옆에 앉아 있던 사람이 사실은 엘에이치 그룹의 손녀 소민지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놀라서 물었다. "소민지 씨? 당신이 왜 여기에 있죠?"고선우도 매우 놀랐다. 엘에이치 그룹의 소민지가 이 콘서트에 참석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소민지는 당황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오빠가 떠나기 전에 저에게 티켓을 남겨줬기 때문에 제가 공연을 보러 왔습니다."소민지가 이 말을 했을 때 고선우와 임지연은 즉시 이해했다. 그들은 모두 엘에이치 그룹의 상황을 알고 있었고, 소지빈이
놀란 임지연은 소민지의 귀에 속삭이지 않을 수 없었다. "소민지 씨, 시후를 어떻게 알죠?"소민지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은 저와 어머니의 구세주입니다. 예전에 저와 오빠가 일본에서 납치됐는데, 우리 두 사람을 모두 구해준 사람이 은 선생님이었거든요.. 그리고 얼마 전, 어머니와 저는 터널에서 사고를 당했고, 그 때 우리를 구한 사람 역시도 은 선생님이었습니다."임지연은 순간적으로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랬구나......" 그녀는 소민지가 어떻게 시후를 알고 있는지 이유를 알고 싶었다. 그런데 그 이유를 듣고 나자 그녀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시후가 소민지만 구했다면 소민지는 그의 정체를 몰랐을 텐데.. 하지만, 시후가 박혜정 씨를 구했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져.. 시후와 그의 아버지는 굉장히 닮았으니까.. 그러니 박혜정 씨가 시후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소민지가 시후의 진정한 정체를 알고 있다는 건 이치에 맞는 일이지.’임지연은 여러 세대에 걸친 엘에이치 그룹의 상황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소민지의 어머니 박혜정도 당시 그녀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는데, 박혜정은 늘 은서준을 좋아했고 은서준과 고선우는 좋은 의형제 사이였다. 그래서 임지연과 고선우가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 박혜정은 임지연과 고선우가 은서준과 친밀하다는 것을 활용하여 은서준과의 결혼을 성공시킬 확률을 높이려고 했다. 그래서 한동안 박혜정과 임지연은 매우 친했다. 그러나 박혜정이 은서준을 쫓아다녔지만, 이것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은서준이 해외 여행을 하고 돌아왔을 때, 그는 안예선이라는 엄청나게 뛰어난 여성을 데려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은서준과 안예선이 결혼한 후, 박혜정은 안타까운 마음을 가득 가진 채로 소수도와 결혼할 수밖에 없었다. 같은 여성으로서 임지연은 박혜정에게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사랑이라는 것은 억지로 강요할 수 없으며 상대방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배유현이 자신에게 1천만 달러짜리 수표를 주겠다는 말에, 제이크 한은 본능적으로 손사래를 치며 당황한 채로 급히 말했다. “배유현 회장님, 저를 이렇게까지 도와주신 것도 모자라 돈까지 주신다니, 그건 절대 안 됩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안산 회장은 무릎을 치며 격양된 목소리로 외쳤다. “배유현 회장의 이 방법은 정말 기가 막히는군요! 빈틈이 없어! 완벽해!” 그러고는 제이크 한을 향해 손가락을 들어 말했다. “자네, 돈 걱정은 할 필요 없어. 배유현 회장이 자네에게 이 돈을 주는 이유는, 자네가 가족들 앞에서 이번 일을 잘 설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가 아니겠나. 그 덕분에 자네의 아내와 딸도 자네를 원망하기보다는, 자네가 얼마나 그들을 소중히 여기는지 느낄 수 있게 될 거야. 그렇게 되면 모든 갈등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고!” 그는 말을 이으며 덧붙였다. “하지만 자네의 말도 일리가 있기는 하네. 배유현 회장이 자네 뿐만 아니라 우리 Samson 그룹까지 도와줬으니, 지금 이런 상황에서 배유현 회장에게 돈을 지불하라고 할 수는 없지. 그러니 이 돈은 내가 내도록 하겠네!”제이크 한은 급히 말했다. “회장님... 그건 더더욱 안 됩니다! 저는 회장님의 돈도 받을 수 없어요! 게다가, 제가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가족 생계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제 아내와 딸도 돈을 크게 밝히지 않는 성격이라...”안산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누가 자네 아내랑 딸이 돈을 밝힌다고 했나? 이 돈은 그저 자네가 가족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상징일 뿐이야. 그러니 수표를 들고 돌아가서, 아까 배유현 회장이 말한 것처럼 하나하나 다 설명하는 걸로 하게. 그러면 자네가 걱정하던 일은 단번에 해결될 거야. 그리고 이 1천만 달러는 아이의 미래에도 든든한 자산이 될 거다! 자네는 우리를 위해 너무 많은 고통을 겪었어. 그러니 고마움을 표현할 기회를 우리한테도 줘야지.”이때 옆에 있던 시후의 외할머니가 얼른 말했다. “여보, 당신이 전에 말했었죠? 제이크 한 저 친구의 사위에
제이크 한은 난처한 듯 말했다. “사모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집에 돌아가면 아내와 아이에게 이 사실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 중이기는 합니다... 딸아이가 얼마 전에 임신 소식을 전했는데, 그 직후에 제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거든요...” 이 말을 하면서 그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안충주에게 물었다. “충주, 내 아내가 자네한테 연락하지 않았어? 뭐라고 말했나?”안충주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뭘 어떻게 말하겠어... 나도 그냥 모르겠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지... 은인은 자네가 죽었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하셨고, 실종됐거나 다른 여자와 도망쳤다고 하라고 했지만, 내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해...”제이크 한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럼 어떻게든 잘 생각해 봐야네. 집에 가서 제대로 설명을 못 한다면, 아내와 딸은 날 계속 의심할 테니까...”안충주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아니면 그냥 이렇게 말해. 강제 퇴직을 당한 게 마음에 걸려서 기분 전환 겸 여행을 다녀왔다고?”그러자 제이크 한은 민망한 듯 말했다. “그건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야...? 딸아이가 임신했다고 연락한 시점인데, 그 기쁜 소식을 듣고도 내가 퇴직을 당해 기분이 나쁘다고 여행을 갔다? 그건 너무 머저리 같잖아...”안충주는 혀를 찼다. “하아... 자네가 이런 중요한 시점에 실종된 후에 아무 소식도 없었으니, 게다가 딸이 임신한 중요한 시기에 말이야...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변명할 방법이 거의 없을 거야...”Samson 그룹의 다른 가족들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도 제이크 한의 집안 사정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이크 한은 아내와 딸과 오랜 시간 떨어져 지냈고, 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딸이 임신 소식을 알린 그 시기, 제이크 한이 갑자기 사라졌고 제이크 한은 실상을 밝힐 수 없으니 그야말로 처리하기에 매우 곤란한 일이었다. 따라서 제이크 한이 이번에 집에 돌아가면 아내와 딸의 원망은 피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안산 회장 역시도 미스터리한 은인의 정체가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단호하게 말한 이상, 아무도 감히 그 뜻을 거스르려 하지 않았다.이에 안충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버지, 걱정 마십시오. 꼭 명심하겠습니다. 절대 선을 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버지, 저도 형님 말대로 절대 선을 넘지 않겠습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제이크 한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시후와의 약속대로 시후의 정체를 절대 누설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Samson 그룹 식구들이 하루라도 빨리 시후의 정체를 알아차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전 그는 안충주 앞에서 의도적으로 회춘단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안충주가 단서를 연결하여 생각하도록 유도하려 했고, 그렇게 하면 언젠가 안충주가 그의 조카 시후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정확한 힌트를 줄 수는 없었는데, 그건 시후와의 약속 때문이기도 했고 옆에 배유현이 있어 명확하게 힌트를 준다면 배유현이 그것을 알아차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과 오래 인연을 맺고 있었기에, 이들이 지난 20년간 얼마나 간절히 시후를 찾아 헤맸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 일에 엄청난 인력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었고, 전 세계를 뒤집다시피 하며 시후의 흔적을 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결국 인연이라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운명의 장난 같은 것이었다. Samson 그룹 일가는 그토록 많은 에너지를 들여 전 세계를 뒤졌지만, 정작 시후는 사건이 벌어졌던 한국에 그대로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다.Samson 그룹은 한때 시후가 그 정체불명의 조직에 의해 납치된 것이라고 의심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기적처럼 어딘가에서 그를 찾을 수 있기를 기도했다. 하지만 그들은 시후가 이미 오래전부터 곁에 있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
시후는 제이크 한을 살리기 위해서는 외가 식구들에게 일부 단서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제이크 한을 구한 건 본인의 선택이었고, 마침 멕시코에서 중소단의 핵심 약재를 얻은 것은 우연이었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시후는 제이크 한을 살리는 방향을 택했던 것이다. 사실 시후는 단서가 드러나는 문제에 대해 그리 크게 개의치 않았다. 결국 외가 식구들은 자신의 적이 아닌 가족이고, 현재까지 드러난 단서는 퍼즐 조각 하나를 더 주는 수준일 뿐, 자신의 정체를 완전히 파악하려면 아직도 외가 식구들은 많은 것이 부족했기 때문이다.안충주의 추측은 Samson 그룹 전체의 공감을 이끌어냈다.그러자 안태풍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형님, 이렇게 보니 그 은인은 우리와 인연이 꽤나 깊은 것 같은데! 그 때 형님이 한국에서 회춘단 경매에 참여했을 때 쫓겨났지만, 그분은 그 일을 알고도 우리를 도와주신 거니까. 뉴욕에서 우리를 구해준 걸 보면 말이야.”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경매장에서 한국의 송민정 회장은 누가 봐도 꼭두각시와 같은 존재였어. 현장의 중요한 결정들은 누군가가 이어폰으로 지시하고 있었고, 그래서 난 은인이 바로 경매장 무대 뒤 어딘가에서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고 생각 했어. 그리고 내가 회춘단을 낙찰 받기 위해 엄청난 금액을 제시했는데도 내가 경매장에서 쫓겨났다는 건, 송민정 회장 같은 인물이 절대 내릴 수 없는 결정이라고 생각 했어. 이룸 그룹의 자산 규모는 내가 제시한 금액보다 더 적을 테니까.”그러자 시후의 외할머니는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 가족은 정말 운이 좋았어. 그날 그 은인이 옆방에 안 계셨다면, 우리 모두 큰 화를 당했을 거다...”안충주는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어머니, 그 은인이... 혜리의 팬인 것 같은데요!”시후의 외할머니는 별일 아니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서는 그래도 케이팝 분야의 톱스타잖니. 은인이 동양인이라면 혜리 정도의 톱스타는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