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의 원래 계획은 식목일인 4월 5일 새벽 제사에 참여하기 위해 구름산으로 가는 것이었다. 제사에 참여한 후 곧바로 서울로 돌아올 생각이었기 때문에 시후는 LCS 그룹 사람들과 별로 접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박상철 집사는 시후가 일찍 도착하기를 바랐고, 시후도 일찍 가서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시후는 LCS 그룹에게는 다소 혐오감을 느꼈지만 박상철 집사에 대해서는 큰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 시후와 안세진이 함께 VIP 라운지 문에 왔을 때, 소민지는 복도에 서서 전화를 받고 있었다. 그녀는 시후가 다가오는 것을 보자 눈이 마주쳤다. 시후는 그녀의 눈썹이 꿈틀 대는 것을 보았다. 소민지는 뭔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얼굴을 찡그리고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녀는 곧바로 "할아버지, 지금 할 일이 있어서 기자회견 후에 연락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을 마친 그녀는 전화를 끊고 시후에게 정중하게 말했다. "제 은인, 여기 계셨네요."시후는 소민지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보고 “무슨 일이 있었나요?"라고 물었다.소민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용기를 내어 물었다. "제 은인이여, 둘이서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세진에게 말했다. "부장님, 먼저 들어가세요. 이야기를 좀 나누고 들어가죠.”안세진은 서둘러 말했다. "도련님, 옆에 있는 휴게실이 모두 비어 있습니다. 그러니 이곳에서 이야기를 나누실 수 있습니다. 기자 회견은 조금 뒤에 시작됩니다.”"알겠습니다." 시후는 소민지를 돌아보며 말했다. "소민지 씨, 내부 라운지로 가죠.”소민지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시후와 소민지는 가장 안쪽 라운지에 도착했다. 라운지로 들어서자마자 소민지는 초조하게 말했다. "은인이여.. 이틀 전에 미국 CNN의 보도 자료를 봤는데 세계 최고의 용병 블랙 드래곤 조직이 시리아에서 큰 패배를 당해 수천 명의 목숨을 잃었다고 하더군요.. 그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힌 사람은
소민지는 아버지의 많은 행동을 비난했지만, 결국 그녀도 그와 혈연 관계였기 때문에 시리아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나서 그녀가 가장 걱정한 것은 아버지의 안전이었다.시후는 이 말을 듣고 궁금해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블랙 드래곤이 용병 기지를 건설한다는 소식을 어디서 들었죠?"소민지는 서둘러 말했다. "방금 할아버지께 전화를 했어요. 원래는 할아버지께 시리아와 블랙 드래곤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는지 은근히 떠보고 싶어서 연락을 드렸죠. 할아버지께 블랙 드래곤이라는 걸 처음 들었어요.”시후는 깜짝 놀랐다. "소성봉 회장과 블랙 드래곤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죠?"소민지는 "이전에 그가 블랙 드래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 본 적이 없지만, 조금 전 통화에서는 블랙 드래곤을 대하는 그의 태도는 약간의 흥분과 감탄이 섞여 있는 것 같았어요.”"이상하군요.." 시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블랙 드래곤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지역에서 발전했는데, 한국은 아직 평화로운데.. 그러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이름을 들을 기회가 없어요. 소성봉 회장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 것을 알고 있죠? 그리고 블랙 드래곤과 시리아의 협력에 대해서 내용을 아나요?"소민지는 "어쩌면 더 좋은 채널이 있을 수도 있어요."라고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고 표면적으로는 이 문제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소성봉이 블랙 드래곤과 어떤 종류의 연관성이 있음에 틀림없다고 느꼈다. 그는 속으로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금 뒤 시후는 소민지에게 말했다. "내가 아는 한 당신의 아버지는 현재 안전합니다. 블랙 드래곤이 하미드를 잡으려고 수만 명을 준비하더라도, 그 전투를 이기기 위해서는 최소한 반년이 걸릴 것입니다. 그리고 하미드를 둘러싸고 있을 뿐 공격하지는 않으니 아직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소민지는 애원하는 얼굴로 말했다. "친애하는 은인이시여, 아버지가 돌아오도록 해주세요.. 아버지가 많은 잘못을 저질렀지만 그의 죄는 사형에 해
소민지는 시후의 흔들리지 않는 눈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 순간 그녀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다. 사실 그녀는 시후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녀와 소이연이 아니었다면 그녀의 아버지 소수도는 살아남기 위해 시리아에 갈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시리아에 갈 수 있었던 것은 시후가 그에게 아량을 베풀어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시후에게 한발 물러서라고 애원하는 것은 참으로 과한 일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극도로 부끄러움을 느끼며 시후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은인이여, 제 잘못이예요. 당신이 이 결정을 내릴 때 나는 당신의 3년 계약 조건을 수락했습니다. 그러니 다시는 묻지 말았어야 했어요.. 제가 이렇게 물러서 달라고 요구하면 안 되는 건데..”시후는 손을 저으며 침착하게 말했다. "결국 그는 당신의 아버지이고 당신이 그를 위해 간청하는 것은 인간적인 겁니다.” 그렇게 말한 뒤 시후는 시간을 보더니 "자, 여기서 그만하죠. 기자회견이 곧 시작되는데 준비를 해야죠.”라고 말했다. "알겠습니다!" 소민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토 나나코 씨와 다시 연설을 검토하겠습니다."시후는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며칠 안에 다시 시리아에 가야 할 것 같군..!’ 시후는 시리아로 가는 것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지난 번에 사용했던 저고도 낙하 방식을 여전히 사용할 수 있고, 그는 블랙 드래곤의 포위 공격을 쉽게 우회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만 명이 넘는 적군들이 있는 가운데 소수도를 데리고 빠져나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니 일찍 가서 준비할 시간을 좀 더 갖고 좋은 방법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제사 참석에 늦어져 소수도가 부모님의 묘 앞에서 절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부모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겠는가? 더욱이 시후는 하미드의 방어가 블랙 드래곤의 1~2만 명의 병사들의 공격을 견딜 수 있을지 다소 걱정이 되었다.
이토 나나코는 즉시 말했다. "언니, 당신은 너무 겸손합니다. 우리 셋 중에서 당신은 가장 여성스럽습니다. 정말로 아름답고 능력 있다는 사람은 당신이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송민정은 웃지 않을 수 없이 웃었다. "아 나나코, 요즘 한국에서 놀기만 하고 한국어는 안 배운 줄 알았는데 말솜씨가 점점 좋아져요?”이토 나나코는 장난스럽게 눈을 깜박이며 미소를 지었다. "유명한 선생님들은 훌륭한 제자를 얻죠. 저는 매일 민정 언니에게 기술을 배워요. 그러니 반드시 발전이 클 것입니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서로 칭찬은 그만두시고요.. 하하하.. 기자회견장에서도 그렇게 칭찬하면 외부인들은 분명히 우리 회사가 매우 신뢰할 수 없는 회사라고 생각할 걸요.”이토 나나코는 웃으며 말했다. "시후 군, 유능한 CEO 변지현 씨와 함께 하니 TS Shipping의 힘을 결코 의심하지 않을 겁니다. 지난 며칠 동안 연락을 받은 후 나는 그녀를 매우 존경하게 되었거든요. 우리 이토 그룹에 데려 가고 싶어요.”시후는 태연하게 말했다. "그럼 돌아가서 아버지와 논의하여 이토 그룹의 해운 사업을 통합해요. 우리 셋은 함께 협력하여 TS Shipping을 세계 최고의 해운 그룹으로 만들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미래에 그렇게 할 수 있을 지도 모르죠.”이토 나나코는 이 말을 듣고 갑자기 눈을 빛내며 말했다. "좋은 생각이네요! 그냥 주주인 척하기보다 진짜로 참여하는 게 낫죠. 돌아가면 아버지께 말씀드려야겠어요.”소민지도 이때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저도 은인의 계획이 매우 실현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 회사가 합작 투자를 하면 은인은 34%의 주식을 보유하게 되실 테고, 나나코 씨와 저는 각각 33%의 주식을 보유하게 됩니다. 우리 각자의 자원을 통합하고 한곳에서 열심히 노력한다면 우리는 더 크고 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변지현은 흥분해서 말했다. "이런 종류의 3자 합병이 정말로 실현될 수 있다면 우리는 아시아 전체에서 무적이 될
소수도를 시리아로 보냈을 때, 시후는 하미드가 이렇게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될 줄은 몰랐다. 2~300명밖에 안 되는 소규모 반군 조직 지도자가 블랙 드래곤의 정예병 1만여 명에 둘러싸여 있는 것은 시리아에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후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또 시리아에 몰래 잠입하게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시리아에 들어간 것은 변지현을 다시 데려오기 위해서 였지만 이번에는 소수도라니..안세진은 시후가 다시 시리아로 들어 간다는 소식을 듣고 갑자기 초조하게 말했다. "도련님, 최근 시리아의 상황이 그다지 안정적이지 않습니다. 왜 지금 다시 가시려고 하시는 겁니까?"시후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부드럽게 한숨을 쉬었다. "소수도를 식목일 이전에 데려오고 싶어서요. 그가 LCS 그룹 전체 제사일에 부모님께 사죄하기 위해 구름산으로 가는 일을 지연시키지 않기 위해서입니다."안세진이 말했다. "도련님, 지금 블랙 드래곤을 하미드가 공격하여 그의 기지 전체가 포위됐다고 들었습니다. 혼자 시리아로 들어가실 수 있다고 해도 소수도와 함께 나오기는 어려울 겁니다..!"시후는 호기심을 가지고 물었다. "부장님, 시리아 상황에도 관심을 갖고 계셨나요?"안세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지난 번에 도련님과 같이 시리아에 간 후 하미드에게 관심이 생겨서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안세진은 이렇게 덧붙였다. "그리고 LCS 그룹에서 수년 동안 제 주요 업무는 바로 정보 수집이었습니다. 그러니 국내외로 다양한 정보 채널을 갖고 있지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물었다. "그럼 블랙 드래곤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안세진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블랙 드래곤은 작년에 해외에서 꽤 유명했습니다. 마약왕이 많고 혼란이 끊이지 않는 남미에서 조직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그곳은 아무래도 민간 군대, 게릴라군 및 용병이 힘을 키우기에 매우 적합한 곳이죠. 그리고 점차 규모가 커지더니 남미를 떠나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안세진은 서둘러 말했다. "알겠습니다, 도련님, 이해했습니다."…….은충환은 시후가 다시 시리아로 간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그가 시리아로 가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다. 현재 시리아의 상황은 불안정하고 LCS 그룹의 제사가 곧 시작될 예정이기에, 그는 현재 시후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는 시후를 설득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만류하면 계속해서 가겠다고 고집을 부릴 것이 뻔하니, 그냥 가도록 내버려 두고서 시후의 호의를 얻는 게 더 나을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즉시 승무원들에게 준비를 하고 밤에 출발하여 내일 아침 일찍 시후를 레바논으로 데려갈 수 있도록 요청했다.집에 돌아온 시후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내 유나, 장인과 함께 저녁을 먹었는데, 저녁 식사를 마치고 가족들이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을 때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유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왔는데, 영상 통화 화면에 나타난 것이 바로 안세진인 것을 보고 조금 놀라며 시후에게 말했다. "남편, 버킹엄 호텔에서 온 안세진 부장님이신 것 같아요!"그러자 시후는 "아, 어쩌면 저를 찾으러 온 것일 수도 있어요. 문을 열어주세요."라고 말했다.유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문 열림 버튼을 눌렀고, 곧 안세진이 문으로 다가와 부드럽게 노크했다.유나는 문을 열고 정중하게 "안녕하세요, 부장님?!"라고 말했다.안세진도 서둘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사모님 너무 늦게 귀찮게 만들어 드려서 죄송합니다.. 은 선생님께서 집에 계십니까?"시후는 거실에서 소리쳤다. “여기 있습니다,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안세진은 당황한 표정으로 시후에게 다가가 진지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도움을 요청할 것이 있어서 왔습니다."시후는 "부장님, 그렇게 예의를 갖추실 필요는 없습니다. 말씀하실 것이 있으시면 하세요.”라고 웃음 지었다.안세진은 시후의 계획에 따라 말했다.
풍수를 보러 간다는 것은 가족들의 의심을 불러 일으키지 않았다.유나는 시후가 사람들에게 풍수를 봐주기 위해 일하러 가는 것을 원하지는 않았지만, 시후에게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음 날, 시후는 간단하게 옷 몇 벌을 챙겨 새벽 이른 아침에 나갈 준비를 했는데 유나가 아침 일찍 일어나기 위해 알람 시계를 맞춰 놓고 재빨리 침대에서 일어나 자신을 공항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고집할 줄은 몰랐다. 아내의 확고한 태도를 본 시후는 더 이상 거절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함께 공항으로 가겠다고 약속을 잡은 뒤, 유나는 곧바로 차를 몰고 저택 정문으로 왔다. 왜냐하면 이렇게 해야 공항에 갈 때 주차장으로 가는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금 뒤 부부는 함께 집을 떠났다. 유나는 시후가 그저 제주도에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자신의 남편이 시리아로 가는 것을 전혀 몰랐기 때문에, 가는 길에 시후에게 제주도의 갈치 조림이 맛있다며 시간이 되면 꼭 먹어보라고 말해주었다.공항에 도착한 시후는 출국장 길가에 차를 주차해달라고 말한 뒤 유나에게 말했다. "그럼, 어서 집으로 돌아가요. 아직 이른 시간이니까 잠을 좀 자두고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 모두 차에서 내렸고, 유나는 시후를 배웅한 뒤 다시 차에 타기 전에 시후에게 말했다. "여보, 그럼 언제 돌아올 거예요?”시후는 잠시 고민한 뒤 말했다. "빠르면 하루 이틀 정도 될 거예요. 늦으면 이틀, 사흘 정도 걸릴 지도 모르고요. 풍수를 봐줄 상황이 얼마나 까다로운지에 달려 있죠. 생각보다 까다로우면 며칠 더 늘어질 수도 있어요.”"알았어요." 유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몸조심하고 식사 제때 챙겨 먹고 일찍 자요.”"좋아요." 시후가 동의하며 말했다. "그럼 집으로 돌아갈 때 조심해요.”"네, 알겠어요!" 유나는 말을 마친 후 마지못해 차를 타고 떠났다.시후는 유나가 차를 운전하여 떠나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더니 터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일반 비행기는 10시간이 걸리지만, 콩코드는 5시간이 걸리니까요."라고 답했다."젠장..." 하미드가 소리쳤다. "당신은 콩코드를 가지고 있소? 정말 대단하군..."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내 것이 아니라 빌린 겁니다."하미드는 "이렇게 멋진 비행기를 볼 수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오.!"라고 말했다.시후는 무심코 웃으며 답했다. "그럼 몇 시간 뒤에 일어나도록 알람을 맞춰 두고 어서 쉬십시오. 5시간 정도 뒤에 보시죠.”"알겠소!" 하미드가 신이 나서 말했다. "5시간 후에 봅시다!"이윽고 콩코드는 아침 노을을 배경으로 1만 미터가 넘는 상공으로 날아올라 서쪽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4시간여 뒤, 콩코드기는 레바논 베이루트 공항에 순조롭게 착륙했다. 베이루트 공항에서는 시후를 맞이하기 위해 지난 번에도 왔던 은충환의 부하 한광오가 시후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한광오는 서둘러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 "도련님, 고생하셨다."시후는 손을 저었다. "수고는요. 비행기는 준비됐나요? 언제 출발하죠?"한광오는 콩코드 옆에 있는 프로펠러 수송기를 가리키며 답했다. “도련님, 비행기는 언제든지 이륙할 수 있다.”"알겠다."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출발하시죠."한광오는 급히 시후를 수송기로 데려가며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도련님, 시리아의 현재 상황은 지난 번 여기에 오셨을 때와 크게 달라졌습니다. 시리아는 해외에서 만 명이 넘는 용벙을 모집했습니다. 블랙 드래곤이라는 용병 부대는 하미드와 2~3차례 전투를 벌였고, 지금은 하미드의 기지를 완전히 막고 포위망을 점점 좁혀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낙하산을 타고 착륙하실 때 반드시 방향을 세밀하게 조절하셔야 할 겁니다. 목적지에서 절대 벗어나시면 안 됩니다. 만약 목적지에서 이탈하게 되면 적진의 머리에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습니다. 혹시 적군이 장거리 무기를 가지고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