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자신이 마침내 일어설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한다.그러자 김익수는 "아 참.. 이틀 뒤에 서울에서 건축/인테리어 업계의 대표들이 모이는 큰 모임이 있는데 저는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러니 저와 함께 가신다면 WS 그룹을 모두에게 정중히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WS에 투자하겠다고 발표도 하려고 하는데..”그러자 혜빈은 약간 꺼림칙해 해하며 말했다. "그럼.. 오빠, 그 때 우리의 관계를 어떻게 소개하려고 그러는 거예요?"김익수는 미소를 지으며 "지금은 조금 억울할 것 같지만 내가 혜빈 씨의 삼촌이라고 말하고, 나중에 때가 되면 지금 마누라와 이혼한 후에, 혜빈 씨를 아내로 맞이할 생각이야!"혜빈은 속으로 기뻐하며 소리를 질렀다. "어머 오빠, 너무 기뻐요!! 오빠와 함께 오랫동안 늙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김익수는 그녀의 매끈한 손을 문지르며 말했다. "안심해, 우리 애기.. 우리는 꼭 서로 오래오래 함께 할 거야!"......WS 그룹의 부활은 물밑 작업으로 천천히 진행되고 있었기에, 시후는 이 상황을 알 턱이 없었다.요 며칠 시후는 집과 병원 양쪽을 다니며 입원 중인 장인을 뒷바라지하느라 바빴다.이제 장인 어른은 별 다른 이상이 없었고, 그저 병원에서 며칠 쉬면서 회복하는 중이었다.그동안 시후는 자연스럽게 식사 배달과 장인의 병간호를 떠맡게 되었다.김상곤의 전신 마비가 치유되었다는 소식은 병원을 거쳐 전해지면서 전국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아무리 의료 기술이 선진적인 한국이었지만, 전세계 의학계에서는 한국에서 이 정도의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사람들은 최제천이라는 천재 한의사가 이뤄낸 일이라는 소문을 듣자, 다들 마치 당연하다는 듯 인정을 하게 되었다.최제천은 국내에서 탑급으로 유명한 한의사였고 의학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스타 한의사였기 때문이다.그런데 그가 이번에 전신 마비를 치료하게 되었고, 명성을 더욱 높였다. 그리고 이것은 국내 한의학 분야에서는 최초로 일어난
다음 날 아침 일찍, 유나는 일어나 화장을 하느라 바빴다.화장을 한 후, 그녀는 긴 속눈썹과 붉게 물든 입술로 시후를 유난히 설레게 만들었다.하지만 그는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여보, 그런데 평소에는 쌩얼로 출근하는데.. 오늘은 왜 화장까지 했어요? 오늘 무슨 중요한 일이라도 있는 건가..?"평소에 유나는 언제나 쌩얼이었는데, 화장을 하지 않아도 예뻐서 화장을 별로 진하게 하지 않았고 잘 하지 않았다.유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오늘은 잠실에서 건축/인테리어 업계의 회의가 있는 날이에요! 그러니 저와 같이 가요~! 우리 회사가 개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주최측이 우리를 초청하는 건 정말 드문 일이잖아요! 이런 행사가 있을 때 참석하면 업계에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 눈도장을 찍을 좋은 기회잖아요?”그러자 시후는 의아해하며 "음.. 주최자가 노구예요? 이제 막 개업한 마당에 이런 작은 회사를 초대하다니.."유나는 "엠그란드 그룹이 주최했어요. 이태리 부회장님이 초청장을 보냈더라고요?"라고 말했다."어쩐지…." 시후는 평소에 그룹의 일에 별로 관여하지 않았기에 엠그란드 그룹이 이번 회의의 주최인 것을 알지도 못했다.아마 이태리 부회장도 유나의 회사가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그녀를 돕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이다. 그래서 아무래도 회사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일부러 이런 회의를 만든 것 같아 보였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결국에 이건 다 유나를 위한 하나의 거대한 ‘쇼’와 같다고나 할까..?유나는 세련되게 치장을 한 후, 미리 준비해둔 정장을 시후에게 입힌 뒤에 그를 데리고 회의 장소로 출발했다.회의장에 도착했을 때, 장소는 이미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그들 모두가 정장차림으로 다들 건축/인테리어 쪽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이었다.사실 시후는 해당 업계와 접촉이 별로 없었고 친한 사람들도 없었다. 하지만 유나가 WS그룹에서 일을 하고, 지금까지도 해당 분야에 발을 담
알고 보니 WS 그룹이 이번에 잡은 동아줄은 바로 상장그룹인 라이트 그룹의 회장이었다.그리고 상대방 성이.. ‘김’.. 혹시 먼 친척인 것인가..?그는 궁금함에 참지 못하고 아내 유나에게 물었다. “유나 씨, 혹시 저 김익수라는 사람이..? WS 그룹의 먼 친척인 사람이에요?”"음.. 저도 잘 몰라요." 유나는 "집에 저런 친척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이거 좀 이상한데..?" 예천이 중얼거렸다. “사실 정상적이라면.. 100억 정도 규모의 상장그룹 회장이 WS 그룹과 같은 저런 저급한 사람들과 어울린다는 것이 말도 안 되잖아요? 그리고 갑자기 김혜빈을 저렇게 데리고 와서 사람들 앞에 소개한다니.. 혹시 간통이라도 하는 거 아닐까요..?”그러자 유나는 재빨리 답했다. “여보, 그게 무슨 소리예요? 저 김익수라는 회장이 큰아버지 나이 정도로 보이는데.. 혜빈이와 어떻게 간통을 한다는 거예요...?"이때 혜빈은 몰려드는 사람들 틈에서 마침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주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자신의 옆에 서 있는 김익수 대표는 상장그룹의 회장일 뿐만 아니라 경상도 쪽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모두 혜빈 역시도 대단한 인물인 것 마냥 끊임없이 아부를 해댔다. 김익수는 사람들에게 혜빈을 소개할 때, 자신의 조카 딸이라며 앞으로 WS 그룹의 미래 후계자라는 호칭을 썼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WS 그룹에 투자를 했다고 언급하여 단번에 이곳에 모인 사람들이 그녀를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보게 만들었다..심지어, 이전에 WS 그룹을 하찮게 여겼던 많은 사람들까지도 WS 그룹에 조금이라도 발을 들이기 위해 김익수와 김혜빈과의 협업을 자청하기도 했다! 그들은 지난 일 따위는 기억도 안 난다는 듯 뻔뻔한 얼굴로 혜빈에게 명함을 건네고, 연락처를 교환하기도 했다.오늘 이 자리로 인해 혜빈은 상류 사회와 권력 있는 사람들의 힘을 실감하게 되었고 그녀의 마음은 더욱 설렐 수밖에
드디어 김유나와 은시후를 찾아 복수할 수 있다는 생각에 혜빈은 설레는 마음으로 김익수와 함께 두 사람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유나와 시후의 그림자가 보이자마자, 혜빈은 거만하게 말했다. "어머??? 난 또 누구라고! 그룹에서 쫓겨난 여자랑, 거지 같은 데릴사위가 이런 높은 수준의 회의에 참여할 자격이 되나..?” 그리고 혜빈은 또 유나를 갈구며 조롱했다. "김유나 씨, 작업실도 오픈한 지 얼마 안 됐다고 들었는데.. 직원은 구하셨나요? 한 명도 없죠? 아휴.. 이런 기업도 해당 업계 서밋에 참가할 자격이 있는 건지.. 내가 보기에 엠그란드 그룹도 참.. 보는 눈이 아직 멀었네..?!"은시후는 혜빈이 자꾸 자신의 아내에게 비아냥 대는 것을 보고 짜증나는 목소리로 그녀의 말을 받아 쳤다."얼마 전에 무릎 꿇고 우리 앞에서 용서를 빌었던 기억이 이미 가물가물 한 가봐요? 아니면 할머니한테 뺨을 얻어맞았던 걸 이미 까먹은 건가? 아픈 것도 잊은 걸 보니 흉터가 다 아물었나 본데...?”혜빈은 시후가 자신의 분노 버튼을 누르자 곧바로 화를 냈다. "은시후, 당신은 왜 여기서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야?! 내가 아직도 지난 번의 그 김혜빈인 줄 알아? 그렇다면 내가 너에게 똑똑히 알려 줄게!! 오늘은 네가 내 앞에서 무릎 꿇어야 할 걸?”시후는 그녀를 비웃으며 말했다. "하하.. 이 세상에 나 은시후를 무릎 꿇게 할 사람은 아직 없어. 그런데 네가 감히 날 무릎 꿇게 만든다고..?”혜빈은 "은시후, 넌 네가 거물들 좀 안다고 대단한 줄 착각하고 있지?? 그리고 우리 WS 그룹을 쉽게 밟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후훗.. 그런데 오늘 내가 너에게 한 가지 알려 줄게! 이제 WS 그룹은 예전 같지 않아!”"왜? 뭐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도 잡았나??”그러자 혜빈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익수를 가리키며 외쳤다. "여기 나와 함께 온 이분은 라이트 그룹의 회장 김익수 대표이셔. 우리 WS의 먼 친척이시지! 이제 우리 WS 그룹에 투자를 하신
"네가 그 병신 같은 데릴사위..?" 김익수 대표는 시후를 위 아래로 훑어보며 비웃었다."아하.. 네 그게 바로 저입니다만..?”김익수는 "내가 듣기로는 당신이 지금까지 혜빈이를 많이 괴롭혔다고 들었는데.. 지금까지의 빚은 내가 혜빈이를 대신해서 조금씩 천천히 계산하도록 할 테니 걱정 말지?!"라고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찌질하게 처리하는 것보다.. 남자면 깔끔하게 지금 당장 한 번 해보시죠?"라고 시큰둥하게 말했다.김익수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독설을 몇 마디 한다면 시후가 무릎을 꿇고 자신의 앞에서 곧바로 용서를 빌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자신에게 도발을 해올 것이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러자 김익수는 질 수 없다는 듯 시후를 도발했다. "이 자식이.. 아직도 뭘 잘 모르네..? 나 김익수가 누구 인지 알아?"시후는 "너 같은 쓰레기는 내가 알 만한 가치가 없을 것 같은데..? 하하"라며 웃었다.김익수는 "나 김익수는 비록 서울 사람은 아니지만, 순전히 내 힘으로만 사업을 한 사람이야!? 자수성가한 사람이라고!!” 그러자 시후는 얼굴에 미소를 싹 지우며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서울에 왔다면.. 어차피 당신이 어떤 짓거리를 해도 별 관심이 없어. 서울 전체에서는 내가 제일 대단한 사람이니까..”김익수는 시후의 매서운 눈빛을 보고 순간 깜짝 놀랐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몇 분간 마음을 차분히 가라 앉히고 비로소 다시 차갑게 미소를 지었다. "혜빈이의 말이 맞네.. 정말 세상 물정을 하나도 모르는 놈이구나..? 네가 진짜 서울에서 그렇게 잘 나간다고? 그냥 내 눈에는 하루살이보다 못한 새끼로 보이는데..?”그리고 그는 일부러 유나를 쳐다보면서 옹졸하게 웃으며 그녀의 동의를 구하고자 했다. "하하.. 유나 씨, 당신이 그렇게 아름다우시다고 들었는데, 오늘 보니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런데 왜 하필 이런 무능력한 놈이랑 함께 살아가려고 합니까? 앞으로 별 달리 좋아질
김익수는 시후가 자신의 중요부위를 짓밟을 것이라고 생각해 소스라치게 놀라며 얼굴이 창백해졌고, 공포에 휩싸여 넋을 잃었다.시후 정도는 손가락만 하나 까딱하면 죽일 수 있는 개미와 같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김익수 대표였지만, 지금 당장 시후가 자신을 밟기라도 한다면.. 앞으로의 행복한 나날들은 더 이상 없을 것이었다!!자신이 몸을 돌려 시후를 갈기갈기 찢어 죽인다고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미 자신의 물건은 쓸 수 없게 될 것인데?!아무리 돈이 많고 여자가 많은 남자이지만, 자신의 물건을 쓸 수 없게 된다면 죽지 못해 사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그러자 김익수는 황급히 "저!! 저기!! 은..은시후 씨!! 시후 씨!! 할 말이 있으면 말을 해요 말을!!!"이라며 자비를 구했다.그러자 시후는 발끝을 더욱 더 김익수의 가랑이 사이로 밀어 넣으며 웃었다. "왜요? 혹시 무서워서 그럽니까?"김익수는 식은땀이 흐르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 내가 잘못 했어. 내가 정말 잘못했으니! 제발 잘못을 따지지 말아 주십시오. 이번 만은 용서해 달라고요!!”김익수는 일단 몸을 굽힐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일단 지금 자신을 지킨 후에, 나중에 따로 사람을 불러 바로 시후를 죽이고 오늘의 깊은 원한을 갚을 생각이었다.하지만 시후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리 없었다. 시후는 마치 쥐를 가지고 놀고 있는 고양이 같았고, “아, 그럼 용서를 빌고 싶다고 하셨죠? 그럼 저를 ‘아버지~~~’하고 한 번 불러보세요?!"’라고 그에게 비아냥거렸다.주위에서 그들을 지켜보던 사람들 중에 피식 웃음을 터뜨리는 사람들도 있었고, 당황하여 멍해진 사람들도 있었다.‘이 자식.. 너무 독한 거 아니야??! 김익수 회장님이 저 젊은 놈을 아버지라고 부르라고 시켜??! 오늘 죽고 싶은 건가?’ 하지만 김익수의 표정은 한순간에 일그러졌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이 젊은 놈이 자신을 아버지라고 부르라고 해.? 내 나이
하지만 몇 초 지나지 않아 시후는 김회장을 비웃으며 말했다."하지만 말이죠..? 제가 당신을 밟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좀 조절은.. 해야겠네요?!!"그리고 시후의 발끝은 김 회장의 배에 살짝 닿았고 에너지는 김 회장의 몸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구현보감》을 알게 된 후부터, 시후는 자신의 힘과 에너지를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그의 몸에서 나온 한 줄기의 기운은 김익수의 물건을 제어하여 다시는 나쁜 짓을 할 수 없게 만들 것이었다.그러나 김익수는 시후가 자신을 조절하게 만든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그는 앞으로 자신이 잠자리에서 남성미를 뿜어낼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걸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지금 그는 그저 분개하며 겁에 질려 서둘러 이곳을 탈출하기를 바라고만 있었다. 이곳에서 빠져나가기만 하면 그는 바깥에 있는 자신의 개인 경호원들을 데리고 들어와, 은시후를 때려 죽인 후, 그를 밟아 잘게 찢어 죽여버릴 계획이었다.그래서 김익수는 이를 악물며 "그럼 제가 이곳에서 나가도 되겠죠?”라고 물었다.시후는 "지금 누구한테 물어보시는 거죠?"라고 되물었다.김익수는 "물론 자네에게 묻고 있지!"라고 분노했다."그럼 내가 누구라고요??"김익수는 또 다시 낯빛이 한순간에 극도로 어두워졌다. 그는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기에 시후의 말 속에 담긴 뜻을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은 자신을 다시 한 번 질문을 통해 그를 아버지라고 불러 보라는 도발이었다!젠장!! 이런 굴욕은 정말 참을 수가 없다!그러자 그는 "은시후 씨! 당신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아까 당신이 말한 대로 이미 불러주었는데.. 그리고 조금 전에 그렇게 한 번 부르면 용서해 준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왜 지금은 어떻게 이랬다저랬다 하는 겁니까?"라고 물었다.그러자 시후는 웃으며 "하하~~~ 그건 내가 뻔뻔하니까요~~?"라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시후는 "지금 다시 한 번 말하지 않으시면.. 제가 조심성 없게 당신
유나가 시후에게 큰 변화가 생겼음을 깨달은 그 때, 회의장을 빠져나온 김익수는 자신의 개인 경호원 네 명을 데리고 기세등등하게 회의장으로 되돌아왔다.이 네 명의 보디가드들은 김익수를 모시는 이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들로 실력이 보통이 아니었다.그가 보기에, 이 네 사람이 있으니 시후를 공격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일 것 같았다..그러나 그는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시후를 죽일 생각은 없었다.그는 먼저 사람들 앞에서 시후를 몰아붙여 자신에게 완벽히 복종하게 만들고 조금 전 잃었던 체면을 살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은시후를 밖으로 끌고 나와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 버릴 생각을 했다.즉 사람들 앞에서 다시 체면을 살리고, 결국에는 은시후를 죽여 자신의 한도 풀 수 있을 것이었다.그는 50여 년을 살면서, 오늘처럼 이렇게 창피를 당한 적이 없었다!그래서 그는 경호원을 대동하고 회의장에 들이닥쳐서는, 시후를 가리키며 소리쳤다."나를 대신해서 저 자식을 밟아 준다면.. 내가 큰 보상을 하지!!!!"그러자 네 명의 보디가드는 늠름한 표정을 지으며 동시에 시후에게 돌진했다!유나는 네 명의 사내들이 시후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들자,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시후를 끌고 도망치려 했다.그러나 시후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도망? 나에게 그런 것 따위는 없어!자신은 LCS 그룹의 자제로서 당당하며, 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데 어찌 이런 상황에서 놀라 달아날 수 있겠는가?두려움? 그 딴건 안 키워!자신이 LCS 그룹 집안의 자제라는 것뿐만 아니라, 《구현보감》의 힘까지 잘 알고 있으니 이러한 보디가드들은 자신의 적수가 될 수 없었다.네 명의 보디가드는 이때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보상만을 바라고 시후를 보며 필사적으로 그에게 달려들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동시에 네 사람의 움직임에 시선을 고정하고, 그들이 앞으로 달려오기만 기다렸다가 헌 번에 써그리 처리해버릴 생각이었다!한 보디가드가 재빨리 앞으로 나와
Samson 그룹에서 점심 식사가 진행된 후, 이토 그룹 일가와 하영수가 아직도 태평양 상공을 비행 중일 때,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 그리고 사위는 드디어 뉴욕 JFK 공항에 도착했다. Samson 그룹의 헬기는 이미 공항에서 오랫동안 대기하고 있었고, 그룹의 조율 덕분에 원래 제트브릿지에 연결되어야 할 항공편은 임시로 외곽 주기장에 세워졌다. 세 사람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그들은 대기하고 있던 Samson 그룹 직원들에 의해 곧장 근처에 있는 헬기로 안내되었다.한편, 제이크 한은 AB 빌딩에서 초조한 듯 계속해서 실내를 서성이며 손을 비비고 있었다. 그는 곧 가족들을 마주할 순간에 말실수를 하기라도 할까 봐 배유현이 자신에게 가르쳐준 설득 시나리오를 머릿속에서 반복해서 연습하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배유현은 그를 안심시키듯 말했다. “제이크 한 경감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너무 긴장해서 말이 잘 안 나오시면, 제가 대신해서 사모님께 설명드릴 수 있으니까요.”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 쳤다. “그래 맞아, 긴장되면 괜히 어설프게 말을 하려고 하는 것보다 차라리 조용히 있는 게 나아. 배유현 회장님이 준비한 설명은 아주 완벽하니까 말이야. 그러니 실수만 안 하면, 오늘은 무조건 잘 넘어갈 수 있어.”제이크 한은 고개를 연달아 끄덕이며 감격에 찬 눈빛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조금 있다가 가족들이 도착하면... 배유현 회장님, 많이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10분 후, 헬기 한 대가 빌딩 옥상에 착륙했고 안충주는 직접 나가 사람들을 마중하러 나갔다.그 모습을 보자마자 박은미는 초조한 얼굴로 그에게 다가와 다급히 물었다. “충주 씨, 도대체 남편이 어디 있다는 거예요? 지금 어디에 있어요? 그에게 무슨 일 생긴 건 아니죠?”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제수씨, 제이크는 무사해요. 정말 아무 일도 없습니다! 자세한 건 안으로 들어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박은미는 안심하려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게다가 딸은 지금 임신 중이었는데도, 자신의 행방을 찾기 위해 함께 다니고 있는 듯했다.안산은 제이크 한이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 것을 보자 재빨리 말했다. “제이크 한 이 친구야, 큰 고비를 넘기고 살아난 사람에겐 반드시 좋은 일이 따라오는 법이야. 지금은 기뻐해야 할 때지, 울 때가 아니라네!” 그렇게 말한 후 그는 곧장 배유현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유현 회장, 조금 전 그 해결책은 정말 완벽 했어요. 수표는 배 회장이 작성했지만, 돈은 어디까지나 우리 Samson 그룹이 낼 겁니다. 이렇게 큰 도움을 주셨는데, 더는 부담을 드릴 순 없지요.”배유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럼 회장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안산은 다시 제이크 한을 향해 말했다. “제이크, 그럼 충주에게 부탁해서 자네 아내와 딸을 이쪽으로 데려오도록 해. 마침 배유현 회장과 함께 점심 한 끼 하면서 기다리면, 식사 끝날 즈음엔 도착해 있을 거야. 그러면 세 식구가 다시 만날 수 있겠지!”제이크 한은 눈물을 닦으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안산은 다시 배유현에게 말했다. “배유현 회장, 식사 후에 조금만 더 시간 괜찮겠어요? 조금 전 말한 계획은 빈틈이 전혀 없어서. 만약 제이크의 아내와 딸에게 직접 설명을 해준다면 설득력도 배가 될 것 같은데... 어떠십니까?”그러자 배유현은 한 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네 괜찮습니다, 회장님. 저도 오후에 특별한 일정이 없습니다.”“좋습니다!” 안산은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정말 기쁜 날이군! 제이크 한 이 친구가 죽음을 넘기고 살아난 것도 그렇고, 우리가 직접 그의 가족들이 만나는 것을 지켜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야! 아주 경사가 겹겹이 겹쳤구먼! 충주야, 이건 영상으로 꼭 남겨둬야 한다. 혹시라도 내일 내가 까먹을 수도 있으니까, 다시 보여줘야 하니!”안충주는 고민할 틈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아버지. 저희 다 같이 휴대폰을 켜놓고 동영상 촬영을 해
“그래 알겠어.” 안충주는 흔쾌히 대답하며 제이크 한에게 물었다. “그럼 제수씨가 아직 뉴욕에 계신다고 할 때, 만약 나에게 자네 소식을 아는지 물어보면 어떻게 말해줄까? 있는 그대로 말할까, 아니면 자네가 깜짝 등장할 수 있도록 선의의 거짓말을 해줄까?”제이크 한은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 “혹시 나에 대해 물어보면, 자네가 단서를 찾았다고만 말해줘. 상세한 이야기는 직접 만나서 말하고 싶다고만 전해주고, 그럼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깜짝 선물처럼 나타나는 것이 좋겠어.”“알겠어.” 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바로 휴대폰을 꺼내, 제이크 한의 아내 박은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었고, 스피커 너머에서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충주 씨, 제 남편 소식을 들은 게 있으세요?!”안충주는 잠시 멈칫했지만, 일부러 차분하게 말했다. “제수씨, 단서를 조금 찾았어요. 혹시 아직 뉴욕에 계신 겁니까? 만나서 직접 말씀드리고 싶어서요.”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박은미는 놀라움에 목소리가 떨려왔다. “정말이에요?! 어떤 단서요? 지금은 워싱턴에 있어요. 제 대학 동창 중 한 명이 여기에 인맥이 좀 있어서 도움을 청하러 왔거든요. 곧 뉴욕으로 돌아가려던 참이었어요. 비행기 출발까지는 30분 남았고, 1시간 40분 후엔 뉴욕에 도착할 거예요!”“그렇다면, 항공편 번호만 보내주세요. 제가 공항에 사람을 보내서 픽업하겠습니다. 만나서 얘기하시죠.”그러자 박은미는 살짝 불안한 듯 물었다. “충주 씨, 솔직히 말해주세요... 우리 남편...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죠?” 안충주는 황급히 답했다. “아닙니다 제수씨! 그건 절대 아니고요, 저를 믿으세요. 제이크 한 그 친구와 관련된 좋은 소식이에요. 항공편 번호만 알려주시면, 나머지는 걱정 말고 오시면 됩니다.”박은미는 감격하여 목이 메인 듯 말했다. “아 정말 다행이네요...” 그리고 그녀는 곁에 있는 듯한 사람에게 말했다. “쥴리, 충주 삼촌이 전화를 주셨네. 네 아빠에 대한 좋은 소식이
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회장님, 저는 단 한 번도, 그때 제가 죽을 뻔했던 일이 Samson 그룹 때문이라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 잠시 말을 멈춘 그는 다시 이어 말했다. “당시 저는 그냥 우연히 회장님과 함께 나들이 삼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했을 뿐이고, 모든 건 제가 선택한 일이었으니까요. 갑작스러운 공격을 당한 것도 제 불운 탓이지, 어떻게 봐도 Samson 그룹에 제가 뭔가 공헌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그날 저는 죽을 뻔하긴 했지만, Samson 그룹을 위해 실질적으로 한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무장 괴한들 앞에서 저는 아무런 대응도 못 하고 그대로 총알을 맞고 쓰러졌을 뿐이니, 기껏해야 총알받이 정도였을까요...”사실, 제이크 한에게는 아직 말하지 않은 진심이 남아 있었다. 그는 자신이 Samson 그룹을 위해 뭔가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자신을 살려준 것은 Samson 그룹의 외손자, 시후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시후 덕분에 자신은 다시 살아날 수 있었고,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시후에게 목숨을 빚지게 된 상황에서 Samson 그룹의 돈을 받는다는 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그 때 안산이 얼굴을 단호하게 말했다. “왜? 총알받이가 된 건 도움이 아닌가? 자네가 총알받이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건 우리 Samson 그룹이 맞을 총알들을 대신 맞고 쓰러진 거 아니겠나! 내가 좀 직설적으로 말해볼까? 자네 말대로라면, 예전에 우리 나라를 지키려다 적군들의 총에 맞아 돌아가신 분들은 다 헛되이 죽은 셈인가? 그게 무슨 얼토당토않은 소리야?!”“저... 그건......” 제이크 한은 할 말을 잃었다. 분명, 안산의 논리는 제이크 한 자신보다 훨씬 논리적이었기 때문이다.그때 안충주가 옆에서 덧붙였다. “이건 자네 혼자만의 일이 아니야. 집안의 혈통이 이어질 수 있는 문제고, 나아가 사회 계층을 바꾸는 문제이기도 해. 그리고 자네도
배유현이 자신에게 1천만 달러짜리 수표를 주겠다는 말에, 제이크 한은 본능적으로 손사래를 치며 당황한 채로 급히 말했다. “배유현 회장님, 저를 이렇게까지 도와주신 것도 모자라 돈까지 주신다니, 그건 절대 안 됩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안산 회장은 무릎을 치며 격양된 목소리로 외쳤다. “배유현 회장의 이 방법은 정말 기가 막히는군요! 빈틈이 없어! 완벽해!” 그러고는 제이크 한을 향해 손가락을 들어 말했다. “자네, 돈 걱정은 할 필요 없어. 배유현 회장이 자네에게 이 돈을 주는 이유는, 자네가 가족들 앞에서 이번 일을 잘 설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가 아니겠나. 그 덕분에 자네의 아내와 딸도 자네를 원망하기보다는, 자네가 얼마나 그들을 소중히 여기는지 느낄 수 있게 될 거야. 그렇게 되면 모든 갈등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고!” 그는 말을 이으며 덧붙였다. “하지만 자네의 말도 일리가 있기는 하네. 배유현 회장이 자네 뿐만 아니라 우리 Samson 그룹까지 도와줬으니, 지금 이런 상황에서 배유현 회장에게 돈을 지불하라고 할 수는 없지. 그러니 이 돈은 내가 내도록 하겠네!”제이크 한은 급히 말했다. “회장님... 그건 더더욱 안 됩니다! 저는 회장님의 돈도 받을 수 없어요! 게다가, 제가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가족 생계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제 아내와 딸도 돈을 크게 밝히지 않는 성격이라...”안산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누가 자네 아내랑 딸이 돈을 밝힌다고 했나? 이 돈은 그저 자네가 가족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상징일 뿐이야. 그러니 수표를 들고 돌아가서, 아까 배유현 회장이 말한 것처럼 하나하나 다 설명하는 걸로 하게. 그러면 자네가 걱정하던 일은 단번에 해결될 거야. 그리고 이 1천만 달러는 아이의 미래에도 든든한 자산이 될 거다! 자네는 우리를 위해 너무 많은 고통을 겪었어. 그러니 고마움을 표현할 기회를 우리한테도 줘야지.”이때 옆에 있던 시후의 외할머니가 얼른 말했다. “여보, 당신이 전에 말했었죠? 제이크 한 저 친구의 사위에
제이크 한은 난처한 듯 말했다. “사모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집에 돌아가면 아내와 아이에게 이 사실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 중이기는 합니다... 딸아이가 얼마 전에 임신 소식을 전했는데, 그 직후에 제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거든요...” 이 말을 하면서 그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안충주에게 물었다. “충주, 내 아내가 자네한테 연락하지 않았어? 뭐라고 말했나?”안충주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뭘 어떻게 말하겠어... 나도 그냥 모르겠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지... 은인은 자네가 죽었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하셨고, 실종됐거나 다른 여자와 도망쳤다고 하라고 했지만, 내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해...”제이크 한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럼 어떻게든 잘 생각해 봐야네. 집에 가서 제대로 설명을 못 한다면, 아내와 딸은 날 계속 의심할 테니까...”안충주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아니면 그냥 이렇게 말해. 강제 퇴직을 당한 게 마음에 걸려서 기분 전환 겸 여행을 다녀왔다고?”그러자 제이크 한은 민망한 듯 말했다. “그건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야...? 딸아이가 임신했다고 연락한 시점인데, 그 기쁜 소식을 듣고도 내가 퇴직을 당해 기분이 나쁘다고 여행을 갔다? 그건 너무 머저리 같잖아...”안충주는 혀를 찼다. “하아... 자네가 이런 중요한 시점에 실종된 후에 아무 소식도 없었으니, 게다가 딸이 임신한 중요한 시기에 말이야...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변명할 방법이 거의 없을 거야...”Samson 그룹의 다른 가족들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도 제이크 한의 집안 사정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이크 한은 아내와 딸과 오랜 시간 떨어져 지냈고, 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딸이 임신 소식을 알린 그 시기, 제이크 한이 갑자기 사라졌고 제이크 한은 실상을 밝힐 수 없으니 그야말로 처리하기에 매우 곤란한 일이었다. 따라서 제이크 한이 이번에 집에 돌아가면 아내와 딸의 원망은 피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안산 회장 역시도 미스터리한 은인의 정체가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단호하게 말한 이상, 아무도 감히 그 뜻을 거스르려 하지 않았다.이에 안충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버지, 걱정 마십시오. 꼭 명심하겠습니다. 절대 선을 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버지, 저도 형님 말대로 절대 선을 넘지 않겠습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제이크 한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시후와의 약속대로 시후의 정체를 절대 누설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Samson 그룹 식구들이 하루라도 빨리 시후의 정체를 알아차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전 그는 안충주 앞에서 의도적으로 회춘단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안충주가 단서를 연결하여 생각하도록 유도하려 했고, 그렇게 하면 언젠가 안충주가 그의 조카 시후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정확한 힌트를 줄 수는 없었는데, 그건 시후와의 약속 때문이기도 했고 옆에 배유현이 있어 명확하게 힌트를 준다면 배유현이 그것을 알아차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과 오래 인연을 맺고 있었기에, 이들이 지난 20년간 얼마나 간절히 시후를 찾아 헤맸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 일에 엄청난 인력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었고, 전 세계를 뒤집다시피 하며 시후의 흔적을 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결국 인연이라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운명의 장난 같은 것이었다. Samson 그룹 일가는 그토록 많은 에너지를 들여 전 세계를 뒤졌지만, 정작 시후는 사건이 벌어졌던 한국에 그대로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다.Samson 그룹은 한때 시후가 그 정체불명의 조직에 의해 납치된 것이라고 의심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기적처럼 어딘가에서 그를 찾을 수 있기를 기도했다. 하지만 그들은 시후가 이미 오래전부터 곁에 있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
시후는 제이크 한을 살리기 위해서는 외가 식구들에게 일부 단서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제이크 한을 구한 건 본인의 선택이었고, 마침 멕시코에서 중소단의 핵심 약재를 얻은 것은 우연이었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시후는 제이크 한을 살리는 방향을 택했던 것이다. 사실 시후는 단서가 드러나는 문제에 대해 그리 크게 개의치 않았다. 결국 외가 식구들은 자신의 적이 아닌 가족이고, 현재까지 드러난 단서는 퍼즐 조각 하나를 더 주는 수준일 뿐, 자신의 정체를 완전히 파악하려면 아직도 외가 식구들은 많은 것이 부족했기 때문이다.안충주의 추측은 Samson 그룹 전체의 공감을 이끌어냈다.그러자 안태풍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형님, 이렇게 보니 그 은인은 우리와 인연이 꽤나 깊은 것 같은데! 그 때 형님이 한국에서 회춘단 경매에 참여했을 때 쫓겨났지만, 그분은 그 일을 알고도 우리를 도와주신 거니까. 뉴욕에서 우리를 구해준 걸 보면 말이야.”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경매장에서 한국의 송민정 회장은 누가 봐도 꼭두각시와 같은 존재였어. 현장의 중요한 결정들은 누군가가 이어폰으로 지시하고 있었고, 그래서 난 은인이 바로 경매장 무대 뒤 어딘가에서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고 생각 했어. 그리고 내가 회춘단을 낙찰 받기 위해 엄청난 금액을 제시했는데도 내가 경매장에서 쫓겨났다는 건, 송민정 회장 같은 인물이 절대 내릴 수 없는 결정이라고 생각 했어. 이룸 그룹의 자산 규모는 내가 제시한 금액보다 더 적을 테니까.”그러자 시후의 외할머니는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 가족은 정말 운이 좋았어. 그날 그 은인이 옆방에 안 계셨다면, 우리 모두 큰 화를 당했을 거다...”안충주는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어머니, 그 은인이... 혜리의 팬인 것 같은데요!”시후의 외할머니는 별일 아니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서는 그래도 케이팝 분야의 톱스타잖니. 은인이 동양인이라면 혜리 정도의 톱스타는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