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건의 일반 수집품 경매가 끝난 후, 경매는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곧 네 번째 회춘단 경매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시후는 통신 시스템을 통해 경매 무대에 서 있는 송민정에게 말했다. “송 회장님, 네 번째 회춘단 조각의 경매가 시작되기 전에 꼭 친절하게 경고를 하나 해주시죠. 만약 마지막 회춘단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 중에 자본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무리하지 말고 먼저 네 번째 회춘단 조각을 낙찰 받으라고요. 그렇지 않으면 빈손으로 돌아가게 될 수도 있다고.” 송민정은 시후의 뜻을 바로 이해하고, 즉시 참가자들에게 말했다. "이제부터는 오늘 밤 네 개의 회춘단 조각 중 마지막 남은 하나의 조각에 대한 낙찰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조금 전 세 개의 회춘단 조각의 신비한 효과를 여러분 모두가 이미 직접 목격하셨을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자리에 계신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앞선 세 개의 회춘단 조각을 놓친 것에 대해 매우 아쉬워하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마지막 회춘단 조각을 낙찰 받을 기회를 반드시 잡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그러고 나서 송민정은 덧붙여 말했다. "또한, 마지막 온전한 한 알의 회춘단을 목표로 하는 입찰자 분들께 친절한 경고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 경매는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입니다. 만약 이 한 알의 회춘단을 원하신다면, 반드시 현장의 상황과 자신의 경제적 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셔야 합니다. 만약 낙찰을 받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느껴 지신다면, 저는 이 네 번째 회춘단 조각을 낙찰 받는 기회를 잡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빈손으로 돌아갈 수도 있으니까요." 송민정의 말은 현장에 있던 몇몇 강력한 구매자들의 표정을 어둡게 만들었다. 그들은 첫 번째 회춘단 조각의 효과를 본 후, 어떻게든 마지막 전체 한 알의 회춘단을 경매에서 얻어야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첫 번째 회춘단 조각이 4천만 달러에 낙찰된 후, 두 번째 회춘단 조각이 한 번에 1억 달러
그들은 점점 더 지금이라도 기회를 잡지 않으면, 오늘 밤은 아무런 성과도 없이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느꼈다. 마지막 회춘단 조각의 가격은 어떠한 경우에도 2억 8500만 달러~3억 달러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없었다. 회춘단 조각을 계산하면 4분의 1개당 3억 달러가 되었을 때, 문제는 한 알의 완전한 회춘단은 최소 12억 달러를 넘게 될 것이고 대부분 사람들의 지불 능력을 초과하게 될 것이었다. 경매장의 규칙은 참가자들이 자금을 모아 공동 구매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었기 때문에, 돈이 부족하다면 어쩔 수 없이 차선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설령 회춘단 조각이 단가가 비싸더라도 참가자들은 이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었다. 그들이 회춘단 조각 경매에 참여한 이유는 대부분이 이미 나이가 70세를 넘겼고, 몸에 다양한 질병이 있거나 심지어 불치병을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번 죽음이 다가오면 돈은 사람들에게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된다. 결국, 네 번째 회춘단 조각은 경매가 3억 200만 달러까지 치솟으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누구도 똑같은 물건의 첫 번째 조각의 가격이 4천만 달러였는데, 마지막 조각이 3억 200만 달러에 도달할 줄은 몰랐다. 이 순간, 이 대가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극도의 고통스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한 편으로는 몸 상태 때문에 회춘단 조각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고, 다른 한 편으로는 10배 이상에 가까워진 가격 차이를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며 고통스러워한 것이다. 수 차례의 가격 상승 끝에 회춘단 조각의 가격은 계속 올라 3억 500만 달러에 가까워졌다. 10배 이상의 가격 차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럽게 낙찰을 포기했고, 이때 여전히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은 단 두 명 뿐이었다. 그 두 사람은 모두 말기 암 환자였다. 한 명은 다 년간의 간암으로 인해 암이 전신으로 전이된 영국의 부자였다. 그는 여러 차례의 방사선 및 화학 요법을 거쳤으나 의사로부터 6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는 선고를 받았다.
이 세상은 결코 공평하지 않다, 심지어 죽음 앞에서도 말이다. 아프리카나 아시아, 남미의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깨끗하지 않은 물 한 잔으로 인해 말라리아에 걸려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는다. 하지만 평범한 나라의 노동자들은 암 진단을 받더라도, 좋은 사회 보장 체계 덕분에 몇 년, 심지어는 수십 년간 생존할 수 있다. 또한 세계 최고의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 중에는 암의 중기나 말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사람들보다 5년 이상, 심지어 그 이상을 더 살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 경매에서 회춘단 조각을 획득한 사람들은, 암이 중기나 말기, 심지어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완전히 회복될 수 있고, 수명이 몇 달에서 몇 년, 심지어는 십여 년으로 연장될 수도 있었다. 시후는 이 특별한 경매와 그 규칙, 방식을 통해 그들에게 이 세상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신비한 약인 회춘단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 약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금씩 사람들의 욕망을 끌어올렸다. 이 때문에, 이 잔인한 지옥 같은 경매에서도 사람들은 생존의 기회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들은 스스로에게서 많은 살을 도려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오직 그들에게 도려낼 살이 충분하지 않아서, 살을 더 도려낼 수 있는 기회조차 없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마지막 회춘단 조각을 두고 경쟁 중인 두 명의 불치병 환자는 끝까지 낙찰을 받기 위해 싸우기로 결심을 했다. 지금 두 사람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한 가지 후회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들은 처음부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마지막 한 알의 회춘단을 두고 경쟁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미리 알아 차렸어야 했다. 그들은 처음부터 모든 걸 걸고 앞선 경매에서 회춘단 조각 하나를 손에 넣었어야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판단 실수로 인해 지금 궁지에 몰리게 되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첫 번째로 4천만 달러
이 말은 곧, 자신은 거액의 재산을 지킬 수 있었지만, 자신의 생명은 앞으로 3개월에서 6개월 안에 끝날 것이라는 뜻이었다. 중국 갑부는 상대방이 더 이상 가격을 올리지 않자, 몸이 저절로 떨릴 정도로 흥분했다. 송민정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회춘단 4분의 1 조각이 4억 2천만 달러에 팔리다니, 이것은 이룸 그룹이 벌어들이는 1년 수입을 초과하는 금액이었다. 이것은 그녀의 모든 상식을 뒤엎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매우 프로페셔널 하게 물었다. "4억 2천만 달러, 이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실 분이 있습니까?" 현장은 마치 죽음의 정적이 흐르는 듯했다. 충격보다 더 큰 것은 절망이었다. 그들은 마침내 생명의 기적을 발견하게 되었지만, 그 누구도 그 기적이 이렇게 비싼 값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후, 송민정은 두 번 더 물었고, 마침내 망치를 내리치며 말했다. "009번 입찰자께서 4억 2천만 달러에 오늘 밤 마지막 회춘단 조각을 낙찰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중국인 갑부는 눈물이 얼굴 가득 흘렀다. 직원이 그의 앞에 다가가 휴대전화를 건네며 말했다. "009번, 30분 안에 결제를 완료하셔야 합니다. 결제에 실패할 경우 기회는 조금 전 4억 1800만 달러를 제시한 029번에게 기회가 넘어갑니다." 앞서 실패했던 029번, 즉 그 영국의 갑부는 절망적인 표정 속에서 다시 한 번 희망을 되찾았다! 그는 마음속으로 속삭였다. ‘신이시여, 예수님, 성모 마리아여, 부디 저 중국인의 결제 과정에 문제가 생기게 해주십시오..!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이것 뿐입니다!’ 그때 중국인 갑부는 손을 뻗어 휴대전화를 집어 들며, 흥분 외에도 전례 없는 마음의 고통과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가 고통을 느끼는 이유는, 많은 자산을 가진 자신의 집안은 이 금액을 지불할 능력은 있지만, 이는 모든 현금 흐름을 완전히 말려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이후 계속해서 사업을 유지하
중국의 갑부가 4억 2천만 달러의 결제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그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무대 앞으로 나아갔다. 죽음이 임박한 쇠약함이 그를 휘청거리게 했고, 말기 암이 주는 고통은 그를 극도로 괴롭히고 있었다. 원래 그는 하루에도 여러 번 진통제를 맞아야 할 정도로 쇠약했다.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 객실을 떠나기 전에도 그는 비서를 통해 주사를 맞았지만, 지금은 약효가 확연히 떨어졌고 한 발 한 발 내딛는 것마다 그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느꼈다. 그러나 다행히 이 부자의 인내력은 보통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했다. 그는 한때 전쟁터에 파견되어 직접 전쟁터에 나가 본 적도 있었기에, 포화 속에서 단련된 그의 의지는 비범할 정도로 강했다. 그는 고통을 억누르며 한 걸음씩 무대 앞으로 다가갔다. 비록 몸은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한 층 가벼워진 것 같았다. 그는 이것이 마치 불사조가 재탄생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 와도 같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전신에 퍼진 고통은 마치 불길과 같았고, 그것은 자신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재탄생 시킬 것임을 그는 느꼈다. 그래서 그는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 고통을 통해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즐겼다. 무대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곧 그가 누구인지를 알아차렸고, 그가 중국의 최정상 재벌가인 이호 그룹의 회장임을 알았다. 수 년 전, 언론에서는 이 중국의 전설적인 부자가 암 투병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했었다. 얼마 전에 언론에서는 그의 병세가 악화되었다는 소식을 알렸다. 그런데 지금 그가 이곳에 있는 것을 보고, 많은 이들이 왜 그가 4억 2천만 달러를 들여 마지막 4분의 1의 회춘단 조각을 낙찰 받기 위해 경매에 참가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은 그의 재력으로는 마지막 한 알의 회춘단 조각 전체를 낙찰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중국 갑부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경영하는 그룹은 대부분 반도
가볍게 눈물을 닦고 나서, 그의 눈빛은 점차 확고 해졌다. 바로 이 순간, 그는 돈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얻었다. 그는 문득 중국의 시인 이백의 한 구절이 떠오르는 것 같았다. 한순간에 큰 돈을 써버린다 한들 무슨 상관인가? 재산의 가장 큰 사명은 바로 생명을 위해 쓰이는 것이 아니겠는가. 무대 아래 있던 참가자들은, 바짝 말라서 누렇게 뜬 얼굴의 노인이 빠르게 혈색을 되찾고 온몸의 기운이 크게 회복되는 것을 직접 보면서 자연스럽게 질투에 휩싸였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쓰라렸다. 왜냐하면 오늘 밤의 네 조각의 회춘단은 이제 모두 다 낙찰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바로 온전한 한 알의 회춘단이 전부였다. 많은 사람들은 사등분으로 나뉜 한 조각의 회춘단도 이렇게 큰 효과가 있다면, 한 알의 회춘단은 도대체 어떤 효과를 보일 것인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때, 중국의 재벌은 조용히 무대에서 내려와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송민정은 마이크를 들고 진지하게 말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이번 경매는 이룸 그룹과 LCS 그룹이 공동으로 주최한 것입니다. 회춘단의 소유자는 경매 전 저에게 특별히 당부를 하셨습니다. 이룸 그룹과 LCS 그룹에 깊은 감사를 표하라고요. 특히 LCS 그룹의 회장 은충환 회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려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은충환 회장님께서는 이번 경매에 큰 도움을 주셨을 뿐만 아니라, 귀한 발걸음을 해주심으로써 VIP 자격으로 이 경매에 직접 자리하시어 이번 경매를 더욱 빛내 주셨습니다..”무대 아래 제일 앞줄에 앉아 있던 은충환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이미 극도로 흥분해 있었다. 경매 전에 시후가 경매에서 자신에게 반 알의 회춘단을 줄 것이라고 말한 후, 그는 계속 이 순간을 고대해왔다. 다만 시후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에게 회춘단을 전달할지는 전혀 알지 못했기에, 시후가 어느 시점에 회춘단을 줄지 궁금했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작은 목소리로 수근대는 그 이야기들을, 은충환은 모두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이 순간, 그의 마음은 이미 더할 나위 없이 격동했다. 그가 흥분한 이유는 단지 반 알의 회춘단 때문만이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그 느낌이 그를 더욱 들뜨게 했다. 앞서 LCS 그룹은 외부 사람들에게, 블랙 드래곤에 집안의 절반 재산을 넘겼다는 인식 때문에 여러 차례 논란이 되었고, 사람들로부터 멸시와 조롱을 받아왔다. 은충환은 이런 조롱을 받을 때마다 답답했지만, 세상에 외치고 싶었다. ‘LCS 그룹은 블랙 드래곤에 절반의 재산을 빼앗긴 것이 아니라, 오히려 블랙 드래곤을 통째로 자기 손아귀에 넣었다!’라고 말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손자 시후가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고 싶은 마음은 늘 굴뚝같았지만 절대로 외부에 밝힐 수 없었다. 지금까지의 억울함과 괴로움이 이 순간에 와서야 비로소 풀리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그는 자연스레 매우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동시에, 2층의 개인 박스에 홀로 있던 배유현은 놀라움과 더불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은시후 씨가 단순히 경매를 도운 은충환 회장에게 감사하는 것이라면, 굳이 반 알의 회춘단을 줄 필요가 없지 않나..? 지금 분위기를 봐서는 그냥 반 알의 회춘단을 경매에 올려도, 현장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을 거고, 수십 억 달러는 쉽게 벌었을 텐데, 왜 반 알의 회춘단을 굳이 LCS 그룹에 대한 작은 답례로 줘야만 했을까..? 게다가, 이번 경매는 LCS 그룹이 은시후 씨를 도운 게 아니라, 은시후 씨가 LCS 그룹을 도운 것 같은데...... 결국 이번 경매로 LCS 그룹은 이렇게 많은 세계 최고 재벌들 앞에서 큰 명성을 얻게 된 것이나 다름없잖아? 앞으로 얼마나 많은 부호들이 회춘단을 얻기 위해 LCS 그룹에게 아첨할지 모르는데.. 어떻게 봐도
머리카락이 검게 물드는 것과 함께 은충환의 피부에 깊이 패였던 주름도 순간적으로 옅어지기 시작했다. 얼굴에 있던 검버섯마저 마치 마법이라도 걸린 것처럼 빠르게 사라졌다. 이것은 정말 시간이 역행하는 것과 같았다. 단지 반 알의 회춘단만으로 은충환은 10년 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은발로 가득 찼던 80대 노인이 다시금 진한 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정정한 모습의 활기찬 노인으로 변한 것이다. 그리고 이 반 알의 회춘단이 발휘한 효과는 현장에 있던 400여 명의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회춘단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각인시켰다. 무대 아래에서는 즉시 격렬한 논의가 터져 나왔다. “맙소사! 반 알의 회춘단이 효과가 이렇게 강력할 줄이야! 은충환 회장이 적어도 10살은 젊어진 것처럼 보여!” “믿을 수 없어! 이건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야! 반 알만으로도 이런 효과가 있다면, 한 알 전체를 먹으면 얼마나 대단한 효과가 있을까?!” “말해 뭐해! 한 알 전체를 복용하면 최소 20살은 젊어질 게 분명하지!” “신이시여...... 세상에 이런 신비한 약이 존재했다니! 이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약이야..! 나는 내가 긴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의심스럽기까지 하군....” 네 조각의 회춘단은 양이 적어서 기본적으로 경매자들이 앓고 있는 병을 치료하는 데만 사용되었고, 병증 개선 효과는 뚜렷했지만 사람을 젊어지게 하는 회춘단의 기적적인 측면을 제대로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제서야 사람들은 회춘단의 가장 놀라운 효과, 즉 시간의 역행을 목격했다. 은충환의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을 보고, 마지막 남은 한 알의 회춘단을 두고 경쟁하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은 회춘단에 대한 신뢰와 갈망이 한층 더 강해졌다. 배원중은 회춘단에 대한 갈망이 극에 달했지만, 이 경매가 부자들의 심리를 완벽히 꿰뚫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매 규칙부터 사람들의 욕구를 단계적으로 자극하는 템포까지... 경매는 모두 이 부자들을 완전히 장악하는 데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