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이 검게 물드는 것과 함께 은충환의 피부에 깊이 패였던 주름도 순간적으로 옅어지기 시작했다. 얼굴에 있던 검버섯마저 마치 마법이라도 걸린 것처럼 빠르게 사라졌다. 이것은 정말 시간이 역행하는 것과 같았다. 단지 반 알의 회춘단만으로 은충환은 10년 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은발로 가득 찼던 80대 노인이 다시금 진한 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정정한 모습의 활기찬 노인으로 변한 것이다. 그리고 이 반 알의 회춘단이 발휘한 효과는 현장에 있던 400여 명의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회춘단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각인시켰다. 무대 아래에서는 즉시 격렬한 논의가 터져 나왔다. “맙소사! 반 알의 회춘단이 효과가 이렇게 강력할 줄이야! 은충환 회장이 적어도 10살은 젊어진 것처럼 보여!” “믿을 수 없어! 이건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야! 반 알만으로도 이런 효과가 있다면, 한 알 전체를 먹으면 얼마나 대단한 효과가 있을까?!” “말해 뭐해! 한 알 전체를 복용하면 최소 20살은 젊어질 게 분명하지!” “신이시여...... 세상에 이런 신비한 약이 존재했다니! 이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약이야..! 나는 내가 긴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의심스럽기까지 하군....” 네 조각의 회춘단은 양이 적어서 기본적으로 경매자들이 앓고 있는 병을 치료하는 데만 사용되었고, 병증 개선 효과는 뚜렷했지만 사람을 젊어지게 하는 회춘단의 기적적인 측면을 제대로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제서야 사람들은 회춘단의 가장 놀라운 효과, 즉 시간의 역행을 목격했다. 은충환의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을 보고, 마지막 남은 한 알의 회춘단을 두고 경쟁하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은 회춘단에 대한 신뢰와 갈망이 한층 더 강해졌다. 배원중은 회춘단에 대한 갈망이 극에 달했지만, 이 경매가 부자들의 심리를 완벽히 꿰뚫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매 규칙부터 사람들의 욕구를 단계적으로 자극하는 템포까지... 경매는 모두 이 부자들을 완전히 장악하는 데
마지막 이 한 알의 회춘단은 경매의 하이라이트이자 피날레라고 할 수 있었다. 모두가 이 순간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회춘단을 낙찰 받을 재력조차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가 이 회춘단을 손에 넣을 것인지 지켜보고 싶어 했다. 또한, 누군가 공개적으로 한 알의 회춘단을 복용했을 때 어떤 놀라운 효과가 나타날지 궁금해하는 이들도 많았다. 곧 경매 진행 요원이 한 알의 회춘단을 가져왔다. 송민정은 그 회춘단을 가리키며 미소 지으며 말했다. “마지막 한 알의 회춘단, 시작가는 1천만 달러입니다. 한 번의 입찰 최소 인상 금액은 1천만 달러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입찰을 시작해 주십시오!” 말이 끝나자마자, 베르나르 아르노가 손을 들고 말했다. “4억 달러 입찰하겠습니다!” 베르나르 아르노는 이미 네 조각 중 하나가 4억 2천만 달러에 팔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이 한 알의 회춘단의 최종 가격이 분명 4억 달러를 넘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래서 그는 가볍게 4억 달러로 입찰을 시작했다. 밤새 기다렸던 회춘단 한 알이 마침내 등장하자, 배원중이 바로 응수했다. “4억 5천만 달러!” 베르나르 아르노는 소리가 난 쪽을 돌아보았다. 그는 자신이 유럽에서 활동하며 자산과 기업이 모두 유럽에 집중되어 있기에, 이 미국 출신의 배원중이라는 숨겨진 부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 노인이 바로 4억 5천만 달러를 부르자, 아르노는 절대 뒤지지 않겠다는 듯이 외쳤다. “5억 달러!” 배원중은 아르노가 한 번에 더 큰 금액을 올리며 자신과 맞붙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다소 미약한 반응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 올렸다. “5억 7천만 달러로 맞춰보지!” 베르나르 아르노는 이를 악물고 한 손을 주먹 쥐고 다른 손을 높이 들어 올리며 말했다. “6억 달러!” 배원중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바로 응수했다. “그럼 7억 달러!” 배원중이 세 번 가격을 올리자, 베르나르 아르노는 거의 한계에 다다랐다. 그가
모두가 035번과 099번이 누구인지 궁금해하며 그들의 정체를 추측하고 있었다.이때 016번의 베르나르 아르노는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그는 오늘 밤 경쟁자들 중 자산 측면에서 가장 많은 돈을 가진 부유한 사람으로 알려졌지만, 회춘단 경매가 시작된 지 불과 1분 만에 자신이 경쟁에서 밀려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절망과 후회로 인해 아르노는 그 자리에서 당장 멘탈이 무너질 것만 같았다. 만약 이럴 줄 알았더라면, 차라리 앞서 사등분 된 회춘단 조각이라도 낙찰 받았을 텐데... 지금 이 순간 경쟁에서 허무하게 탈락하게 될 줄이야.VIP석에 있던 배유현도 깜짝 놀랐다. 비록 최원정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당당한 기세로 보아 9억 달러는 그에게 별로 큰 금액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할아버지가 이 회춘단을 얻는 것은 조금 어려울 것 같았다.배유현만 놀란 것이 아니라, 시후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99번의 번호를 부여받은 최원정이 뭔가 대단한 인물일 것이라고 추측했는데, 그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이로 인해 그는 최원정이 정확히 어떤 인물일지 더욱 더 궁금해졌다.이때 배원중은 지지 않고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9억 1천만!” 그는 오늘 이 경매에서의 경쟁이 생사를 다투는 싸움과 같다는 것을 이미 깨달았다. 죽음을 눈앞에 둔 부자들이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회춘단을 쟁취하려는 상황에서, 약의 가격은 하늘을 찌를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배원중은 예상했던 예산으로는 낙찰을 받을 수 없을 것임을 깨닫고 사용 금액을 늘리기로 결심했다. 이 약은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포기하는 것은 곧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고 죽음을 선택하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여러 차례 금액을 인상하는 경쟁자를 마주하게 되었다.최원정은 배원중의 태도에 전혀 동요하지 않고 계속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9억 3천만!”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원래 오늘 경매에서 가장 큰 손은 바로
이 순간, 배원중의 마음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상대방이 자신이 이미 죽음에 임박한 사람임을 알면서도 왜 자신의 마지막 기회 앞에서 이렇게 자신과 경쟁하려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게다가 두 사람은 오래 전부터 알던 사이였다. 비록 깊은 우정은 없지만, 이렇게까지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로 경쟁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자신은 아마도 죽음까지 얼마 남지 않았고, 이 기회를 잡지 못하면 인생의 끝이 다가오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상대는 겨우 50세에 불과한데, 왜 굳이 자신과 이렇게 대립하는 것인가? 정말 회춘단이 필요하다면, 내년까지 기다려도 될 텐데 말이다. 어느 순간, 배원중은 상대가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으려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최원정 역시 약간 난처했다. 그는 당연히 배원중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에게도 사정이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낙찰을 경쟁할 수밖에 없었다. 배원중은 자신이 이제 한계에 다다름을 느꼈고, 심리적으로 이미 무너진 상태였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9억... 7천만..." 첫 줄에 앉아 거의 말이 없었던 박청운도 이때 감탄하며 말했다. "원중이의 재앙이 여기 있었군... 원중이가 저 사람을 이길 수 있을 리 없어..." 최원정은 곧 가격을 제시하려 했으나, 옆에 있던 비서가 조용히 말했다. "도련님, 그 문제를 먼저 확인한 후에 가격을 제시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최원정은 손을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 문제를 묻기 전에 먼저 배원중 회장을 제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건을 제시하기 어려울 거야.." 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후우.. 어쩔 수 없어.. 배원중 회장의 멘탈이 완전히 무너지도록 해야 해." 그렇게 말한 후, 그는 다시 손을 들어 두 손가락을 흔들며 가볍게 말했다. "10억!" 그의 가벼운 세 마디가 마치 천둥처럼 모든 사람의 귀에 울려 퍼졌다. 누가 감히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회춘단 한 알의 가
이것은 곧 배원중이 이미 쓸 수 있는 현금이 더 이상 없으며, 더 이상 경매에 참여할 수 없음을 의미했다. 하지만 배원중은 여기서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경매 낙찰 후 결제 시간은 30분이다.. 이 30분 동안 방법을 강구하면 다른 곳에서 자금을 더 모을 수 있을지도 몰라..!’ 이런 생각이 떠오르자, 배원중은 다시 손을 들고 외쳤다. "10억 2천만!" 배원중은 이번이 오늘 밤 자신의 마지막 입찰임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최원정이 계속해서 가격을 올린다면, 자신은 패배를 인정하고 돌아가 유언을 준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록 손녀가 회춘단의 소유자와 어느 정도 관계를 맺었지만, 회춘단의 가격이 이렇게까지 올라간 상황에서 배원중은 더 이상 손녀에게만 기대를 걸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손녀가 결코 자신을 위해 회춘단을 구해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그런데 최원정은 주저하지 않고 곧바로 말했다. "10억 4천만!" 이 순간 배원중의 표정은 즉시 굳어졌고, 그의 몸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멈췄다. 그는 마침내 이 경매가 왜 이렇게 미친 듯이 진행되고 있는지 깨달았다. 왜냐하면 이 경매는 정말로 목숨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기면,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만약 여기서 지면, 아무리 세계 최고 부자라도 이 문을 나섰을 때 당신을 기다리는 건 오직 죽음뿐일 것이다. 만약 상태가 그렇게 나쁘지 않고, 1년 정도 더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다면 다시 돌아와 회춘단을 놓고 낙찰을 받을 기회는 다시 주어질 것이다. 하지만 배원중처럼 이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은, 이제 돌아가 유언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 송민정은 이때 배원중을 바라보며 물었다. "035번,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시겠습니까?" 배원중은 갑자기 정신을 차렸고, 곧이어 얼굴이 창백 해지며 송민정을 바라보았다. 그는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는 자신이 이미 패배했음을 알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계속해서 가격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결
13억 달러라니...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거의 기절할 지경이었다. 사람들은 이 인물이 도대체 누구인지, 왜 이렇게 많은 돈을 낼 수 있는지 궁금해했다. 게다가, 그는 낙찰가에서 무려 10억 달러로 가격을 올리면서 오직 이 회춘단을 가져가기 위해 많은 금액을 걸었다는 사실에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혹시, 이 사람은 이 회춘단을 다른 사람을 위해 낙찰 받으려는 것인가? 송민정도 순간적으로 이 말을 듣고 당황하고 말았다. 왜냐하면 회춘단은 반드시 현장에서 복용해야 한다는 것이 시후가 정한 규칙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금액은 그녀가 듣기에도 너무나 큰 유혹이었다. 이 추가 수익만으로도 이룸 그룹이 벌어들이는 1년의 자산을 넘는 금액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도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이 순간, 안세진도 놀란 채 시후를 바라보며 침을 삼키고 물었다. "도.. 도련님, 이... 이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시후는 모니터에 비친 최원정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회춘단을 가져가려는 이유는 두 가지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주기 위해, 또 하나는 복제하려는 목적이겠죠." 그리고 그는 다시 말했다. "내 생각에는 첫 번째 가능성이 더 클 것 같군요." 그러고 나서 그는 무전기를 집어 들고 말했다. "송 회장님, 거절하십시오! 그리고 말하세요. 이 경매에서는 규칙과 공정함이 모든 것보다 우선이라고요! 그리고 그에게 두 가지 선택권을 주십시오. 하나는 규칙에 따라 즉시 달러를 지불하고 현장에서 회춘단을 복용하는 것, 아니면 낙찰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송민정은 이 말을 듣고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녀는 시후가 이렇게 단호하게 돈을 거절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이건 한국에서 1조가 넘는 돈이었다! 하지만 그녀도 알고 있었다. 시후가 이미 결정을 내렸으니, 자신은 더 이상 설득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그래서 그녀는 곧바로 최원정을 바라보며 냉정하게 말했다. "099번 참가자, 저희 규칙은 명확합니다. 회춘단을
‘그러니, 오늘 밤 내가 이 회춘단을 가져가지 못한다면, 절대 내가 직접 복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렵게 낙찰 받았고, 심지어 배 회장님과 사이도 틀어졌는데, 이대로 허탕을 치고 가면 괴로울 텐데..!’ 그가 갈등하며 고민하던 그때, 송민정이 다시 물었다. "099번 참가자, 결제하실 겁니까?" 최원정은 잠시 망설이다가 자존심을 버리고 간청했다. "제발 한 번만 눈감아 주십시오! 16억 달러가 부족하다면, 달러를 더 올려 17억 달러를 지불하겠습니다!" 1억 달러를 더해 총 17억 달러라니..! 현장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현장에 17억 달러를 곧바로 내놓을 수 있는 인물이 숨어 있었다니, 이 사람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최원정은 자신의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회춘단을 자신이 먹는다면, 반드시 다른 사람들의 질투와 공격을 받게 될 것이기에 그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었다. 하나는 회춘단을 가져가는 것이고, 다른 방법은 바로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시도해보기로 했다. 만약 회춘단을 가져갈 수 있다면 모두가 만족할 것이고, 가져가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은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후는 금전적인 유혹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무전기를 통해 말했다. "송 회장님, 규칙대로 처리하시죠. 그를 추방하십시오!" 이 말을 들은 송민정은 주저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 "099번 참가자는 우리 규칙을 반복해서 어겼으며, 여러 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부터 우리 직원들이 그를 현장에서 추방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장은 다시 한 번 술렁였다! 주최 측이 17억 달러의 현금을 포기하고도 자신들의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최원정도 완전히 멍해졌다. 그는 17억 달러를 내놓아도 회춘단을 손에 넣지 못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 순간, 몇 명의 블랙 드래곤 군인들이 그의
베르나르 아르노는 이 말을 듣고 감격해 눈물이 나올 뻔했다. 이미 두 거물들에게 철저히 밀렸던 그는 자신에게 다시 기회가 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르노가 지금 가장 기대하는 일은 바로 배원중이 낙찰을 포기하는 것이었다. 배원중이 포기한다면, 회춘단은 곧 자신의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혹은 배원중이 돈을 다 지불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 회춘단은 결국 자신의 것이 된다. 게다가 자신은 16억 달러를 낼 필요도 없고, 심지어 10억 달러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저 자신이 제시했던 최고가인 6억 달러만 내면 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더 이상 경매 주최 측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 주최 측이 인간미가 가득하다고 느꼈다. 한편 배원중은 이 상황에 점점 더 절망감을 느끼고 있었다. 앞서 10억 2천만 달러라는 가격은 최원정의 압박 아래서 조금씩 욕심을 내어 올린 금액이었다. 최원정이 끼어들지 않았다면, 가격이 그렇게 높아졌겠는가?! 그래서 재경매가 현재 그에게는 최고의 해결책이 될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주최 측이 규칙과 공정성을 그토록 중요시할 줄은 몰랐다..! 자신이 이전 금액을 지불하지 않으면, 주최 측은 베르나르 아르노에게 회춘단을 6억 달러에 넘길 것이다... 그들은 돈을 정말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현장에 있는 관객들도 주최 측의 원칙과 공정성에 경탄하며 존경을 표하고 있었다. 그들은 주최 측이 방금 최원정이 제시한 17억 달러를 거절한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배원중이 입찰을 포기하면, 그들은 6억 달러에 베르나르 아르노에게 회춘단을 넘길 것이다. 10억 2천만 달러와 6억 달러... 그 차이는 무려 4억 달러나 됐다! 하지만 배원중은 마음속으로 자신은 이 회춘단을 10억 달러를 주는 것이 아니라 7억 달러 정도에 낙찰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즈니스 맨의 본성은 배원중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조금 전 10억 2천만 달러는 이미 나의 한계였다.. 그 중 10억
배유현이 자신에게 1천만 달러짜리 수표를 주겠다는 말에, 제이크 한은 본능적으로 손사래를 치며 당황한 채로 급히 말했다. “배유현 회장님, 저를 이렇게까지 도와주신 것도 모자라 돈까지 주신다니, 그건 절대 안 됩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안산 회장은 무릎을 치며 격양된 목소리로 외쳤다. “배유현 회장의 이 방법은 정말 기가 막히는군요! 빈틈이 없어! 완벽해!” 그러고는 제이크 한을 향해 손가락을 들어 말했다. “자네, 돈 걱정은 할 필요 없어. 배유현 회장이 자네에게 이 돈을 주는 이유는, 자네가 가족들 앞에서 이번 일을 잘 설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가 아니겠나. 그 덕분에 자네의 아내와 딸도 자네를 원망하기보다는, 자네가 얼마나 그들을 소중히 여기는지 느낄 수 있게 될 거야. 그렇게 되면 모든 갈등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고!” 그는 말을 이으며 덧붙였다. “하지만 자네의 말도 일리가 있기는 하네. 배유현 회장이 자네 뿐만 아니라 우리 Samson 그룹까지 도와줬으니, 지금 이런 상황에서 배유현 회장에게 돈을 지불하라고 할 수는 없지. 그러니 이 돈은 내가 내도록 하겠네!”제이크 한은 급히 말했다. “회장님... 그건 더더욱 안 됩니다! 저는 회장님의 돈도 받을 수 없어요! 게다가, 제가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가족 생계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제 아내와 딸도 돈을 크게 밝히지 않는 성격이라...”안산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누가 자네 아내랑 딸이 돈을 밝힌다고 했나? 이 돈은 그저 자네가 가족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상징일 뿐이야. 그러니 수표를 들고 돌아가서, 아까 배유현 회장이 말한 것처럼 하나하나 다 설명하는 걸로 하게. 그러면 자네가 걱정하던 일은 단번에 해결될 거야. 그리고 이 1천만 달러는 아이의 미래에도 든든한 자산이 될 거다! 자네는 우리를 위해 너무 많은 고통을 겪었어. 그러니 고마움을 표현할 기회를 우리한테도 줘야지.”이때 옆에 있던 시후의 외할머니가 얼른 말했다. “여보, 당신이 전에 말했었죠? 제이크 한 저 친구의 사위에
제이크 한은 난처한 듯 말했다. “사모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집에 돌아가면 아내와 아이에게 이 사실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 중이기는 합니다... 딸아이가 얼마 전에 임신 소식을 전했는데, 그 직후에 제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거든요...” 이 말을 하면서 그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안충주에게 물었다. “충주, 내 아내가 자네한테 연락하지 않았어? 뭐라고 말했나?”안충주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뭘 어떻게 말하겠어... 나도 그냥 모르겠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지... 은인은 자네가 죽었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하셨고, 실종됐거나 다른 여자와 도망쳤다고 하라고 했지만, 내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해...”제이크 한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럼 어떻게든 잘 생각해 봐야네. 집에 가서 제대로 설명을 못 한다면, 아내와 딸은 날 계속 의심할 테니까...”안충주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아니면 그냥 이렇게 말해. 강제 퇴직을 당한 게 마음에 걸려서 기분 전환 겸 여행을 다녀왔다고?”그러자 제이크 한은 민망한 듯 말했다. “그건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야...? 딸아이가 임신했다고 연락한 시점인데, 그 기쁜 소식을 듣고도 내가 퇴직을 당해 기분이 나쁘다고 여행을 갔다? 그건 너무 머저리 같잖아...”안충주는 혀를 찼다. “하아... 자네가 이런 중요한 시점에 실종된 후에 아무 소식도 없었으니, 게다가 딸이 임신한 중요한 시기에 말이야...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변명할 방법이 거의 없을 거야...”Samson 그룹의 다른 가족들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도 제이크 한의 집안 사정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이크 한은 아내와 딸과 오랜 시간 떨어져 지냈고, 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딸이 임신 소식을 알린 그 시기, 제이크 한이 갑자기 사라졌고 제이크 한은 실상을 밝힐 수 없으니 그야말로 처리하기에 매우 곤란한 일이었다. 따라서 제이크 한이 이번에 집에 돌아가면 아내와 딸의 원망은 피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안산 회장 역시도 미스터리한 은인의 정체가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단호하게 말한 이상, 아무도 감히 그 뜻을 거스르려 하지 않았다.이에 안충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버지, 걱정 마십시오. 꼭 명심하겠습니다. 절대 선을 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버지, 저도 형님 말대로 절대 선을 넘지 않겠습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제이크 한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시후와의 약속대로 시후의 정체를 절대 누설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Samson 그룹 식구들이 하루라도 빨리 시후의 정체를 알아차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전 그는 안충주 앞에서 의도적으로 회춘단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안충주가 단서를 연결하여 생각하도록 유도하려 했고, 그렇게 하면 언젠가 안충주가 그의 조카 시후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정확한 힌트를 줄 수는 없었는데, 그건 시후와의 약속 때문이기도 했고 옆에 배유현이 있어 명확하게 힌트를 준다면 배유현이 그것을 알아차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과 오래 인연을 맺고 있었기에, 이들이 지난 20년간 얼마나 간절히 시후를 찾아 헤맸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 일에 엄청난 인력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었고, 전 세계를 뒤집다시피 하며 시후의 흔적을 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결국 인연이라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운명의 장난 같은 것이었다. Samson 그룹 일가는 그토록 많은 에너지를 들여 전 세계를 뒤졌지만, 정작 시후는 사건이 벌어졌던 한국에 그대로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다.Samson 그룹은 한때 시후가 그 정체불명의 조직에 의해 납치된 것이라고 의심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기적처럼 어딘가에서 그를 찾을 수 있기를 기도했다. 하지만 그들은 시후가 이미 오래전부터 곁에 있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
시후는 제이크 한을 살리기 위해서는 외가 식구들에게 일부 단서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제이크 한을 구한 건 본인의 선택이었고, 마침 멕시코에서 중소단의 핵심 약재를 얻은 것은 우연이었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시후는 제이크 한을 살리는 방향을 택했던 것이다. 사실 시후는 단서가 드러나는 문제에 대해 그리 크게 개의치 않았다. 결국 외가 식구들은 자신의 적이 아닌 가족이고, 현재까지 드러난 단서는 퍼즐 조각 하나를 더 주는 수준일 뿐, 자신의 정체를 완전히 파악하려면 아직도 외가 식구들은 많은 것이 부족했기 때문이다.안충주의 추측은 Samson 그룹 전체의 공감을 이끌어냈다.그러자 안태풍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형님, 이렇게 보니 그 은인은 우리와 인연이 꽤나 깊은 것 같은데! 그 때 형님이 한국에서 회춘단 경매에 참여했을 때 쫓겨났지만, 그분은 그 일을 알고도 우리를 도와주신 거니까. 뉴욕에서 우리를 구해준 걸 보면 말이야.”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경매장에서 한국의 송민정 회장은 누가 봐도 꼭두각시와 같은 존재였어. 현장의 중요한 결정들은 누군가가 이어폰으로 지시하고 있었고, 그래서 난 은인이 바로 경매장 무대 뒤 어딘가에서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고 생각 했어. 그리고 내가 회춘단을 낙찰 받기 위해 엄청난 금액을 제시했는데도 내가 경매장에서 쫓겨났다는 건, 송민정 회장 같은 인물이 절대 내릴 수 없는 결정이라고 생각 했어. 이룸 그룹의 자산 규모는 내가 제시한 금액보다 더 적을 테니까.”그러자 시후의 외할머니는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 가족은 정말 운이 좋았어. 그날 그 은인이 옆방에 안 계셨다면, 우리 모두 큰 화를 당했을 거다...”안충주는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어머니, 그 은인이... 혜리의 팬인 것 같은데요!”시후의 외할머니는 별일 아니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서는 그래도 케이팝 분야의 톱스타잖니. 은인이 동양인이라면 혜리 정도의 톱스타는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