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작은 목소리로 수근대는 그 이야기들을, 은충환은 모두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이 순간, 그의 마음은 이미 더할 나위 없이 격동했다. 그가 흥분한 이유는 단지 반 알의 회춘단 때문만이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그 느낌이 그를 더욱 들뜨게 했다. 앞서 LCS 그룹은 외부 사람들에게, 블랙 드래곤에 집안의 절반 재산을 넘겼다는 인식 때문에 여러 차례 논란이 되었고, 사람들로부터 멸시와 조롱을 받아왔다. 은충환은 이런 조롱을 받을 때마다 답답했지만, 세상에 외치고 싶었다. ‘LCS 그룹은 블랙 드래곤에 절반의 재산을 빼앗긴 것이 아니라, 오히려 블랙 드래곤을 통째로 자기 손아귀에 넣었다!’라고 말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손자 시후가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고 싶은 마음은 늘 굴뚝같았지만 절대로 외부에 밝힐 수 없었다. 지금까지의 억울함과 괴로움이 이 순간에 와서야 비로소 풀리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그는 자연스레 매우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동시에, 2층의 개인 박스에 홀로 있던 배유현은 놀라움과 더불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은시후 씨가 단순히 경매를 도운 은충환 회장에게 감사하는 것이라면, 굳이 반 알의 회춘단을 줄 필요가 없지 않나..? 지금 분위기를 봐서는 그냥 반 알의 회춘단을 경매에 올려도, 현장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을 거고, 수십 억 달러는 쉽게 벌었을 텐데, 왜 반 알의 회춘단을 굳이 LCS 그룹에 대한 작은 답례로 줘야만 했을까..? 게다가, 이번 경매는 LCS 그룹이 은시후 씨를 도운 게 아니라, 은시후 씨가 LCS 그룹을 도운 것 같은데...... 결국 이번 경매로 LCS 그룹은 이렇게 많은 세계 최고 재벌들 앞에서 큰 명성을 얻게 된 것이나 다름없잖아? 앞으로 얼마나 많은 부호들이 회춘단을 얻기 위해 LCS 그룹에게 아첨할지 모르는데.. 어떻게 봐도
머리카락이 검게 물드는 것과 함께 은충환의 피부에 깊이 패였던 주름도 순간적으로 옅어지기 시작했다. 얼굴에 있던 검버섯마저 마치 마법이라도 걸린 것처럼 빠르게 사라졌다. 이것은 정말 시간이 역행하는 것과 같았다. 단지 반 알의 회춘단만으로 은충환은 10년 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은발로 가득 찼던 80대 노인이 다시금 진한 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정정한 모습의 활기찬 노인으로 변한 것이다. 그리고 이 반 알의 회춘단이 발휘한 효과는 현장에 있던 400여 명의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회춘단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각인시켰다. 무대 아래에서는 즉시 격렬한 논의가 터져 나왔다. “맙소사! 반 알의 회춘단이 효과가 이렇게 강력할 줄이야! 은충환 회장이 적어도 10살은 젊어진 것처럼 보여!” “믿을 수 없어! 이건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야! 반 알만으로도 이런 효과가 있다면, 한 알 전체를 먹으면 얼마나 대단한 효과가 있을까?!” “말해 뭐해! 한 알 전체를 복용하면 최소 20살은 젊어질 게 분명하지!” “신이시여...... 세상에 이런 신비한 약이 존재했다니! 이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약이야..! 나는 내가 긴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의심스럽기까지 하군....” 네 조각의 회춘단은 양이 적어서 기본적으로 경매자들이 앓고 있는 병을 치료하는 데만 사용되었고, 병증 개선 효과는 뚜렷했지만 사람을 젊어지게 하는 회춘단의 기적적인 측면을 제대로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제서야 사람들은 회춘단의 가장 놀라운 효과, 즉 시간의 역행을 목격했다. 은충환의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을 보고, 마지막 남은 한 알의 회춘단을 두고 경쟁하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은 회춘단에 대한 신뢰와 갈망이 한층 더 강해졌다. 배원중은 회춘단에 대한 갈망이 극에 달했지만, 이 경매가 부자들의 심리를 완벽히 꿰뚫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매 규칙부터 사람들의 욕구를 단계적으로 자극하는 템포까지... 경매는 모두 이 부자들을 완전히 장악하는 데
마지막 이 한 알의 회춘단은 경매의 하이라이트이자 피날레라고 할 수 있었다. 모두가 이 순간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회춘단을 낙찰 받을 재력조차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가 이 회춘단을 손에 넣을 것인지 지켜보고 싶어 했다. 또한, 누군가 공개적으로 한 알의 회춘단을 복용했을 때 어떤 놀라운 효과가 나타날지 궁금해하는 이들도 많았다. 곧 경매 진행 요원이 한 알의 회춘단을 가져왔다. 송민정은 그 회춘단을 가리키며 미소 지으며 말했다. “마지막 한 알의 회춘단, 시작가는 1천만 달러입니다. 한 번의 입찰 최소 인상 금액은 1천만 달러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입찰을 시작해 주십시오!” 말이 끝나자마자, 베르나르 아르노가 손을 들고 말했다. “4억 달러 입찰하겠습니다!” 베르나르 아르노는 이미 네 조각 중 하나가 4억 2천만 달러에 팔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이 한 알의 회춘단의 최종 가격이 분명 4억 달러를 넘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래서 그는 가볍게 4억 달러로 입찰을 시작했다. 밤새 기다렸던 회춘단 한 알이 마침내 등장하자, 배원중이 바로 응수했다. “4억 5천만 달러!” 베르나르 아르노는 소리가 난 쪽을 돌아보았다. 그는 자신이 유럽에서 활동하며 자산과 기업이 모두 유럽에 집중되어 있기에, 이 미국 출신의 배원중이라는 숨겨진 부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 노인이 바로 4억 5천만 달러를 부르자, 아르노는 절대 뒤지지 않겠다는 듯이 외쳤다. “5억 달러!” 배원중은 아르노가 한 번에 더 큰 금액을 올리며 자신과 맞붙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다소 미약한 반응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 올렸다. “5억 7천만 달러로 맞춰보지!” 베르나르 아르노는 이를 악물고 한 손을 주먹 쥐고 다른 손을 높이 들어 올리며 말했다. “6억 달러!” 배원중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바로 응수했다. “그럼 7억 달러!” 배원중이 세 번 가격을 올리자, 베르나르 아르노는 거의 한계에 다다랐다. 그가
모두가 035번과 099번이 누구인지 궁금해하며 그들의 정체를 추측하고 있었다.이때 016번의 베르나르 아르노는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그는 오늘 밤 경쟁자들 중 자산 측면에서 가장 많은 돈을 가진 부유한 사람으로 알려졌지만, 회춘단 경매가 시작된 지 불과 1분 만에 자신이 경쟁에서 밀려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절망과 후회로 인해 아르노는 그 자리에서 당장 멘탈이 무너질 것만 같았다. 만약 이럴 줄 알았더라면, 차라리 앞서 사등분 된 회춘단 조각이라도 낙찰 받았을 텐데... 지금 이 순간 경쟁에서 허무하게 탈락하게 될 줄이야.VIP석에 있던 배유현도 깜짝 놀랐다. 비록 최원정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당당한 기세로 보아 9억 달러는 그에게 별로 큰 금액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할아버지가 이 회춘단을 얻는 것은 조금 어려울 것 같았다.배유현만 놀란 것이 아니라, 시후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99번의 번호를 부여받은 최원정이 뭔가 대단한 인물일 것이라고 추측했는데, 그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이로 인해 그는 최원정이 정확히 어떤 인물일지 더욱 더 궁금해졌다.이때 배원중은 지지 않고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9억 1천만!” 그는 오늘 이 경매에서의 경쟁이 생사를 다투는 싸움과 같다는 것을 이미 깨달았다. 죽음을 눈앞에 둔 부자들이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회춘단을 쟁취하려는 상황에서, 약의 가격은 하늘을 찌를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배원중은 예상했던 예산으로는 낙찰을 받을 수 없을 것임을 깨닫고 사용 금액을 늘리기로 결심했다. 이 약은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포기하는 것은 곧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고 죽음을 선택하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여러 차례 금액을 인상하는 경쟁자를 마주하게 되었다.최원정은 배원중의 태도에 전혀 동요하지 않고 계속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9억 3천만!”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원래 오늘 경매에서 가장 큰 손은 바로
이 순간, 배원중의 마음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상대방이 자신이 이미 죽음에 임박한 사람임을 알면서도 왜 자신의 마지막 기회 앞에서 이렇게 자신과 경쟁하려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게다가 두 사람은 오래 전부터 알던 사이였다. 비록 깊은 우정은 없지만, 이렇게까지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로 경쟁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자신은 아마도 죽음까지 얼마 남지 않았고, 이 기회를 잡지 못하면 인생의 끝이 다가오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상대는 겨우 50세에 불과한데, 왜 굳이 자신과 이렇게 대립하는 것인가? 정말 회춘단이 필요하다면, 내년까지 기다려도 될 텐데 말이다. 어느 순간, 배원중은 상대가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으려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최원정 역시 약간 난처했다. 그는 당연히 배원중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에게도 사정이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낙찰을 경쟁할 수밖에 없었다. 배원중은 자신이 이제 한계에 다다름을 느꼈고, 심리적으로 이미 무너진 상태였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9억... 7천만..." 첫 줄에 앉아 거의 말이 없었던 박청운도 이때 감탄하며 말했다. "원중이의 재앙이 여기 있었군... 원중이가 저 사람을 이길 수 있을 리 없어..." 최원정은 곧 가격을 제시하려 했으나, 옆에 있던 비서가 조용히 말했다. "도련님, 그 문제를 먼저 확인한 후에 가격을 제시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최원정은 손을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 문제를 묻기 전에 먼저 배원중 회장을 제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건을 제시하기 어려울 거야.." 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후우.. 어쩔 수 없어.. 배원중 회장의 멘탈이 완전히 무너지도록 해야 해." 그렇게 말한 후, 그는 다시 손을 들어 두 손가락을 흔들며 가볍게 말했다. "10억!" 그의 가벼운 세 마디가 마치 천둥처럼 모든 사람의 귀에 울려 퍼졌다. 누가 감히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회춘단 한 알의 가
이것은 곧 배원중이 이미 쓸 수 있는 현금이 더 이상 없으며, 더 이상 경매에 참여할 수 없음을 의미했다. 하지만 배원중은 여기서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경매 낙찰 후 결제 시간은 30분이다.. 이 30분 동안 방법을 강구하면 다른 곳에서 자금을 더 모을 수 있을지도 몰라..!’ 이런 생각이 떠오르자, 배원중은 다시 손을 들고 외쳤다. "10억 2천만!" 배원중은 이번이 오늘 밤 자신의 마지막 입찰임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최원정이 계속해서 가격을 올린다면, 자신은 패배를 인정하고 돌아가 유언을 준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록 손녀가 회춘단의 소유자와 어느 정도 관계를 맺었지만, 회춘단의 가격이 이렇게까지 올라간 상황에서 배원중은 더 이상 손녀에게만 기대를 걸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손녀가 결코 자신을 위해 회춘단을 구해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그런데 최원정은 주저하지 않고 곧바로 말했다. "10억 4천만!" 이 순간 배원중의 표정은 즉시 굳어졌고, 그의 몸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멈췄다. 그는 마침내 이 경매가 왜 이렇게 미친 듯이 진행되고 있는지 깨달았다. 왜냐하면 이 경매는 정말로 목숨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기면,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만약 여기서 지면, 아무리 세계 최고 부자라도 이 문을 나섰을 때 당신을 기다리는 건 오직 죽음뿐일 것이다. 만약 상태가 그렇게 나쁘지 않고, 1년 정도 더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다면 다시 돌아와 회춘단을 놓고 낙찰을 받을 기회는 다시 주어질 것이다. 하지만 배원중처럼 이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은, 이제 돌아가 유언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 송민정은 이때 배원중을 바라보며 물었다. "035번,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시겠습니까?" 배원중은 갑자기 정신을 차렸고, 곧이어 얼굴이 창백 해지며 송민정을 바라보았다. 그는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는 자신이 이미 패배했음을 알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계속해서 가격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결
13억 달러라니...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거의 기절할 지경이었다. 사람들은 이 인물이 도대체 누구인지, 왜 이렇게 많은 돈을 낼 수 있는지 궁금해했다. 게다가, 그는 낙찰가에서 무려 10억 달러로 가격을 올리면서 오직 이 회춘단을 가져가기 위해 많은 금액을 걸었다는 사실에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혹시, 이 사람은 이 회춘단을 다른 사람을 위해 낙찰 받으려는 것인가? 송민정도 순간적으로 이 말을 듣고 당황하고 말았다. 왜냐하면 회춘단은 반드시 현장에서 복용해야 한다는 것이 시후가 정한 규칙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금액은 그녀가 듣기에도 너무나 큰 유혹이었다. 이 추가 수익만으로도 이룸 그룹이 벌어들이는 1년의 자산을 넘는 금액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도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이 순간, 안세진도 놀란 채 시후를 바라보며 침을 삼키고 물었다. "도.. 도련님, 이... 이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시후는 모니터에 비친 최원정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회춘단을 가져가려는 이유는 두 가지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주기 위해, 또 하나는 복제하려는 목적이겠죠." 그리고 그는 다시 말했다. "내 생각에는 첫 번째 가능성이 더 클 것 같군요." 그러고 나서 그는 무전기를 집어 들고 말했다. "송 회장님, 거절하십시오! 그리고 말하세요. 이 경매에서는 규칙과 공정함이 모든 것보다 우선이라고요! 그리고 그에게 두 가지 선택권을 주십시오. 하나는 규칙에 따라 즉시 달러를 지불하고 현장에서 회춘단을 복용하는 것, 아니면 낙찰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송민정은 이 말을 듣고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녀는 시후가 이렇게 단호하게 돈을 거절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이건 한국에서 1조가 넘는 돈이었다! 하지만 그녀도 알고 있었다. 시후가 이미 결정을 내렸으니, 자신은 더 이상 설득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그래서 그녀는 곧바로 최원정을 바라보며 냉정하게 말했다. "099번 참가자, 저희 규칙은 명확합니다. 회춘단을
‘그러니, 오늘 밤 내가 이 회춘단을 가져가지 못한다면, 절대 내가 직접 복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렵게 낙찰 받았고, 심지어 배 회장님과 사이도 틀어졌는데, 이대로 허탕을 치고 가면 괴로울 텐데..!’ 그가 갈등하며 고민하던 그때, 송민정이 다시 물었다. "099번 참가자, 결제하실 겁니까?" 최원정은 잠시 망설이다가 자존심을 버리고 간청했다. "제발 한 번만 눈감아 주십시오! 16억 달러가 부족하다면, 달러를 더 올려 17억 달러를 지불하겠습니다!" 1억 달러를 더해 총 17억 달러라니..! 현장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현장에 17억 달러를 곧바로 내놓을 수 있는 인물이 숨어 있었다니, 이 사람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최원정은 자신의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회춘단을 자신이 먹는다면, 반드시 다른 사람들의 질투와 공격을 받게 될 것이기에 그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었다. 하나는 회춘단을 가져가는 것이고, 다른 방법은 바로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시도해보기로 했다. 만약 회춘단을 가져갈 수 있다면 모두가 만족할 것이고, 가져가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은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후는 금전적인 유혹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무전기를 통해 말했다. "송 회장님, 규칙대로 처리하시죠. 그를 추방하십시오!" 이 말을 들은 송민정은 주저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 "099번 참가자는 우리 규칙을 반복해서 어겼으며, 여러 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부터 우리 직원들이 그를 현장에서 추방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장은 다시 한 번 술렁였다! 주최 측이 17억 달러의 현금을 포기하고도 자신들의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최원정도 완전히 멍해졌다. 그는 17억 달러를 내놓아도 회춘단을 손에 넣지 못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 순간, 몇 명의 블랙 드래곤 군인들이 그의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