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는 서둘러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전 회장님과 유현 아가씨가 돌아오셨습니다!”배해산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크게 소리쳤다. “두 사람이 왜 돌아온 거야?! 언제 돌아왔는데?! 지금 어디 있어?!”집사는 급히 답했다. “약 10분 전에 JFK 공항에 입국하셨습니다. 지금은 어디에 계신지 모르겠습니다.”배해산은 즉시 분노하며 소리쳤다. “내가 뭐라고 했어?! 두 사람이 돌아오기만 하면 즉시 보고하라고 했잖아! 왜 10분이나 지나고 나서야 보고하는 거야?!”집사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출입국 쪽 연락책이 직접 회장님께 연락을 드렸는데, 메시지를 보냈어도 답장이 없어서 저에게 연락을 했더군요....” 배해산은 깜짝 놀라며 외쳤다. “내 핸드폰은 어디 있어?!” 배해산의 아내가 무심코 대답했다. “당신이 응급 치료를 받을 때, 옷을 다 벗어야 해서 핸드폰도 옷과 함께 제가 보관하고 있었 어요....”“망할!” 배해산은 화를 내며 욕설을 내뱉었다. “10분이면 얼마나 많은 일을 놓칠 수 있는지 알아?! 공항 근처에 암살자를 배치해 두고 그들이 뉴욕에 돌아오기만 하면 즉시 처리하라고 했는데, 벌써 10분이나 지나서 두 사람 모두 이미 사라졌겠어!”배해산의 아내는 억울한 듯 말했다. “내가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겠어요....”배해산은 아내를 화난 눈빛으로 쏘아보며 소리쳤다. “이 일은 나중에 잘못을 따지자고!” 그러고는 배해산은 중얼거리듯 말했다. “아버지가 이런 때에 돌아온 건.. 우리가 곤경에 처했다는 걸 알고 이 기회를 틈타 컴백하려는 것일지도 몰라! 이 늙은 여우 같으니라고.. 90이 넘은 나이에도 이런 기회를 잡을 줄이야!”배한빈은 급히 물었다. “아버지, 그럼 지금 어떻게 해야 합니까?”배해산은 잠시 고민하더니 셋째 아들 배한민에게 급히 말했다. “한민아, 당장 가서 갱단 시장에 살인을 의뢰하도록 해라! 누가 됐든 간에 그 둘을 제거할 수만 있다면, 내가 1억 달러를 주겠다고 해! 빨리! 반드시 빨리
배해산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직은 평생 추구해온 것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그 자리를 차지했기에 그는 이제 죽어도 회장직을 놓을 수 없었다. 배한빈은 아버지가 결사적으로 싸우겠다는 태도를 보이자 급히 말했다. "아버지! 그냥 제이크 한과 직접 연락하는 게 어떠세요? 호영이가 납치된 단서를 알려주고 그 사람이 그 은 씨 놈을 처리하게 하는 겁니다!" 배해산은 이 말을 듣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만약 우리가 점심 때 바로 제이크 한에게 알려서 그가 대신 나섰다면, 걱정할 일이 없었을 텐데...." 그는 말을 이어 나가며 분노를 터뜨렸다. "하지만.... 그 은 씨 자식은 이미 이 모든 걸 계산해 놓은 거야!" 배한빈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버지, 그 은 씨 놈이 우리가 경찰에 신고할 걸 걱정하지 않은 걸까요..? 아무리 그가 강하더라도 미국 전체 경찰들과 맞설 수는 없잖아요?" 그러자 배해산은 좌절한 듯 말했다. "물론 그 놈도 경찰과 맞서고 싶지는 않을 거야. 그래서 우리도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게 하려고 점심때 우리 둘에게 술을 억지로 먹여 시간을 벌려고 했던 것이겠지.. 지금 이 상황까지 끌고 와서, 이제는 아버지도 돌아왔으니 우리가 어떻게 경찰에 신고할 수 있겠니? 만약 경찰이 오고 아버지도 나타난다면, 우리가 경찰 앞에서 아버지를 처리할 수 있을까? 그때가 되면 아버지는 떳떳하게 페이셔스 그룹에 들어올 수 있게 되겠지."배한빈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버지! 그럼 그 은 씨 놈이 점심 때부터 이미 할아버지가 돌아올 걸 알고 있었다는 건가요?" "그래!" 배해산은 확신에 차서 말했다. "단순히 알고 있는 걸 넘어서, 어쩌면 그동안 아버지가 그 놈의 손에 있었을지도 몰라! 그리고 바로 그 놈이 아버지를 지금 돌아오게 만든 거야!" 배한빈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말했다. "그럼.... 그 말은, 은 씨 놈이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를 목표로 삼아 노리고 있었다는 거네요..?!" "그래!" 배해산은 이
그러자 페이셔스 그룹 저택 전체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배해산은 ICU 안에서 온몸을 떨며 겁에 질린 채, 주위가 갑자기 암흑에 휩싸이자 초조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야? 멀쩡하던 전기가 왜 끊긴 거지? 우리 집에 전력 공급 시스템이 여러 개 있지 않나?" 배한빈도 잔뜩 긴장한 채 급히 말했다. "아버지, 페이셔스 그룹 저택에는 세 개의 전력 공급선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초빙한 전력 전문가에게 거금을 들여 완벽한 전력 공급 시스템을 구축했죠. 이 세 전력 공급선은 각각 다른 전력 회사에 소속되어 있어서 한 회사의 것이나 심지어 두 회사의 전력 공급에 문제가 생겨도 전력 공급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텐데요...." 배한빈은 말을 이어갔다. "게다가.... 게다가 할아버지가 그때 전문 인력을 동원해 저택 지하에 대용량 비상 배터리와 발전기 시스템을 설치하셨잖아요.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이 세 전력선이 모두 고장 난다면, 우리 배터리 시스템이 무리 없이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전환되고, 지하에 설치된 디젤 발전기가 즉시 가동됩니다. 현재 디젤 연료 비축량 정도라면 1년 동안 전기가 끊겨도 문제가 없을 텐데.. 이런 정전 사태가 발생할 이유가 없어요...." 배해산은 당황하며 말했다. "발생하지 않아야 할 일이 일어났다면, 네 말 대로 모든 백업 조치가 다 고장 났다는 뜻 아니겠냐?!" "그럴 리 없어요!" 배한빈은 단호히 말했다. "이런 장비들의 일상 점검과 유지 보수를 전담하는 30명 이상의 엔지니어 팀을 두고 있습니다. 어떻게 한순간에 모든 것들이 다 고장 날 수 있겠어요?" 배해산은 소리쳤다. "그런 걸 왜 물어! 분명히 그 은 씨 자식이 움직이기 시작한 거야! 이건 그 놈이 벌인 짓이라고!" "그럴 리가 없잖아요...." 배한빈은 말했다. "아버지께서 그 놈이 외부에서 우리 전력선을 끊었다고 말하고 싶으신 것 같은데 만약 그게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긴급 대피소의 우리 배터리와 발전기 시스템은 전부 지하에 설치되어 있습니
성도민의 외침은 순식간에 페이셔스 그룹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십여 년 동안 한 번도 정전되지 않았던 페이셔스 그룹의 저택이 갑작스럽게 정전된 이유를 몰랐던 그들은 성도민의 외침을 듣고 나서야 페이셔스 그룹이 블랙 드래곤의 목표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다가 그들은 블랙 드래곤의 리더 성도민이 직접 저택에 나타났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 이것은 블랙 드래곤이 페이셔스 그룹과 결전을 벌이겠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그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성도민이 비열하게 경호원들에게 그들의 가족까지 위협하겠다는 협박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모든 경호원들은 싸울 의지가 완전히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배해산은 이 말을 듣고 온몸이 떨리며 겁에 질렸다. "블랙 드래곤? 우리가 언제 블랙 드래곤을 건드린 적이 있단 말이냐?!" 배한빈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말했다. "아버지.... 블랙 드래곤을.. 혹시 할아버지가 고용한 건 아닐까요?!""그럴 리가 없다!" 배해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늙은이는 돈이 없는 건 둘째 치고, 설령 돈이 있다 하더라도 성도민을 고용할 수는 없을 거야. 그러니 다른 의뢰인일 것이고, 일을 맡아온 것도 블랙 드래곤의 다른 대원들이었지. 성도민은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의 의뢰를 받지 않는다..." 배한빈은 겁에 질려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디선가 블랙 드래곤을 건드린 게 아닐까요?!" 배해산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모르겠다...."배한빈은 급히 물었다. "아버지, 비상 대피소로 가야 하지 않을까요? 만에 하나 성도민이 사람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온다면 도망갈 수도 없잖아요!" 배해산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비상 대피소로 숨는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냐? 성도민이 사람을 데리고 입구를 막아버리면 우리는 결국 구멍 속 쥐 신세가 되는 거다. 그 안에서 물자가 다 떨어질 때까지 버티다 굶어 죽거나 목말라 죽는 수밖에 없지 않겠어?"배한빈은 이 말을 듣고 깊은 절망에 빠졌다. 바로 그때
시후의 생각에 모든 경호원들이 고용주를 위해 목숨을 거는 이유는 결국 돈 때문이었다. 그들이 벌어들인 돈은 자신을 위해 쓰거나 가족들의 생활비로 쓰인다. 그렇기에 만약 그들 자신의 생명에 대한 위협만 한다면, 그들은 필사적으로 저항하며 가족을 위해 큰 금액의 위로금을 얻으려 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그들의 투지를 자극하는 꼴이 될 것이다.블랙 드래곤이 이번 뉴욕에 데려온 이들은 모두 최고 중의 최고였고, 페이셔스 그룹의 경호원들을 상대하는 것은 손쉬울 것이었다. 그러나 시후는 전투 없이 적을 무너뜨리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성도민에게 연좌제 방식을 사용 하라고 지시했다. 그리하여 경호원들이 자신이 오늘 페이셔스 그룹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고 해도 가족들에게는 평온한 삶을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만든 것이다.그 결과, 이 경호원들은 자연스레 죽음에 맞서 싸울 용기를 잃었다. 게다가 블랙 드래곤의 위세는 말할 필요도 없었으며, 경호원들 뿐만 아니라 페이셔스 그룹조차도 블랙 드래곤과 대적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따라서 경호원들은 저항할 마음을 이미 포기한 상태였다.이때 성도민은 점차 페이셔스 그룹 저택의 중심 별장에 접근해, 불과 50m도 되지 않는 거리에 서 있었다. 그는 웅장하고 거대한 이 별장을 올려다보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무장을 한 모든 경호원은 잘 들어라. 1분을 주겠다. 1분 후에도 투항하지 않는 자는 모두 처단한다!" 그러면서 그는 손목시계를 보며 냉정하게 말했다. "시작!"이미 정신을 잃은 경호원들은 이 말을 듣자마자 무기를 들고 블랙 드래곤에 투항했다. 일부 병실에 있던 경호원들조차 병실을 떠나 서둘러 아래층으로 내려가 투항했다. 아무도 블랙 드래곤과 적대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은 경호원들이 모두 달아나는 모습을 보고 극도의 절망감에 빠졌다. 모두가 어찌할 바를 몰라 배해산을 바라보며 그가 이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기를 바랐다. 배해산은 공포에 질려 있었고, 블
페이셔스 그룹의 사람들은 더 이상 선택지가 없었고, 모두 배산해를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갔다. 그러자 내부에 남아 있던 몇 명의 경호원들은 묵묵히 뒤를 따를 뿐 감히 함부로 행동하지 못했다. 그들은 원서훈이 떠난 뒤, 자신들 중 가장 강하다고 여겼던 장천 조차도 식당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 몇 명이 블랙 드래곤을 상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게다가 성도민은 무장한 경호원들에게만 투항하라고 했지, 자신들과 같은 경호원들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몸을 웅크리고 조용히 있는 것이었다.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이 아래로 내려왔을 때, 궁전처럼 화려하고 웅장한 홀에 성도민 혼자만 앉아 있자 그들은 놀라고 말았다. 배산해는 두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성도민 앞에 나섰고, 조심스럽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성도민 씨... 저는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 배산해라고 합니다. 저희 페이셔스 그룹이 성도민 씨를 이토록 화나게 한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저희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가르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성도민은 그를 힐끗 보며 냉소를 지었다. “보아하니 정말로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는 모양이군.. 페이셔스 그룹이 얼마나 천인공노할 일을 했는지, 스스로 모른다는 말인가..?”배산해는 당황하며 말했다. “성도민 씨... 저는... 저는 정말로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비록 교활하고 악한 자는 아니지만, 천벌을 받을 만한 짓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다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급히 말했다. “아, 참.. 성도민 씨, 페이셔스 그룹 내부에서 이전에 약간의 권력 교체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저희 집안 내부의 일일 뿐이고, 그 과정에서 제가 다소 부적절한 일을 했다고 해도 당신을 건드릴 일까지는 아니지 않겠습니까?”성도민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배산해, 당신은 정말로 자각하는 능력이 없군. 내가 여기 오기 전에
시후가 웃으며 말했다. “오? 새롭게 거듭나고 싶다? 그럼 당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고 있나?”“그것은...” 배해산이 두 손을 모으며 말했다. “제가 잘못한 것은 잠깐 눈이 멀어 앞에 놓인 대단한 분을 알아보지 못한 것입니다.. 은 선생님을 소홀히 대한 점,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부디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시후는 냉랭하게 말했다. “배해산, 당신은 적어도 다섯 가지 죄를 지었어. 그중 하나가 바로 오만이지. 나머지 네 가지는 알고 있나?”배해산은 두려운 얼굴로 말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저는 본분을 지키며 착실히 살아왔습니다. 높은 위치에 있다 보니 다소 오만했던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어찌 다른 죄들도 지었다고 하시는지...”시후는 차갑게 말했다. “당신은 자만하고 타인을 업신여겼으니, 이는 오만이다!” 배해산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습니다... 맞습니다... 은 선생님 말씀대로입니다!”시후는 목소리를 높이며 엄하게 말했다. “당신은 권력을 탐하고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았으니, 이것은 탐욕이지!”시후의 말을 들은 배해산은 속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시후가 자신이 권력을 탐낸 일을 언급하자 속으로 생각했다. “설마 이 자가 내가 아버지의 회장직을 빼앗은 일 때문에 찾아온 건가?” 배해산이 속으로 불안해하고 있을 때, 시후는 계속해서 말했다. “당신은 아랫사람으로서 윗사람을 거역했으니, 이는 불충한 일이지! 그리고 당신은 자식으로서 아버지를 쫓아냈으니, 이는 불효라고 할 수 있고!” 시후가 이렇게 말하자 배해산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이 순간 그는 시후가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찾아온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는 분명 자신에게 철저히 복수하려는 것이었다.그때 시후가 그를 바라보며 냉랭하게 물었다. “배해산, 솔직히 말하지. 내가 이번에 미국에 온 이유는 당신이 저지른 이 네 가지 죄 때문이 아니다. 나는 당신이 저지른 다섯 번째 죄 때문에 온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시후의 말에 배해산과 배한빈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 그들은 이미 배호영이 뭔가 큰 일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지만, 알고 있는 정보가 적었기에 단기간에 배호영이 어떤 끔찍한 일을 저질렀는지 알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후의 분노 섞인 질책을 들으니, 배호영의 손에 적지 않은 사람들의 목숨이 희생된 듯했다. 이 순간 두 사람은 공포에 사로잡혔다.배해산은 급히 입을 열어 말했다. “은 선생님... 호영이의 일에 대해 저는 아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그런 일들은 전혀 들은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배해산은 말을 하며 무심코 옆에 있던 아들 배한빈을 한 번 쳐다보더니, 잠시 고민한 끝에 마음을 굳히고 말했다. “게다가... 호영이는 어릴 적부터 제가 직접 가르치거나 관리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성장과 교육은 제가 관여한 적이 거의 없고, 모두 제 아들 한빈이 맡아서 한 겁니다...”배한빈은 이 말을 듣고 온몸이 떨렸다. 그는 아버지가 낮에 함께한 식사에서의 원한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으며 자신에게 책임을 떠넘길 줄은 몰랐다. 그는 두려움 속에서 말했다. “은 선생님, 사실 저도 호영이의 성장에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습니다. 이 녀석이 어릴 때부터 귀족 학교를 다녔고, 12살 정도부터는 계속 기숙사 생활을 했습니다. 그래서 집에 돌아오는 일이 거의 없었고, 게다가 녀석의 어머니가 항상 그를 과하게 감싸고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습니다...”배한빈의 아내는 이 말을 듣고 놀라며 외쳤다. “배한빈! 이런 상황에 나까지 끌어들이려는 거야?!”배한빈은 급히 말했다. “아니, 아니야. 그런 뜻이 아니야. 내 말은... 우리 부부가...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다는 뜻이야...”시후는 가족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고 비웃으며 말했다.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은 대대로 책임을 회피하는 걸 좋아하나 보군. 그렇다면 내가 한 사람을 더 불러오도록 하지. 그도 당신들처럼 책임을 지지 않으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