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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3장

Author: 로드 리프
“물이 짰냐고요?” 547은 잠시 생각하다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 “그건... 솔직히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워낙 오래전 일이라서요. 하지만 그 일이 발생한 뒤에, 바닥이나 옷에 하얀색 잔여물이 묻어 있었던 것 같긴 합니다. 혹시 그게 바닷물에서 증발한 소금이었을까요?”

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럴 가능성이 키죠. 만약 그렇다면, 당신들이 당시 겪은 일은 인도네시아 쓰나미였을 겁니다. 그때 지진은 대형 쓰나미를 유발했고, 주변 많은 국가들이 피해를 입었죠. 당신들의 거점도 그중 하나였을 겁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제이크 한은 지도 위에 두 개의 범위를 동그랗게 표시하며 말했다. “이렇게 보면, 당신들의 거점은 남아시아 서부일 수도 있고, 동남아시아 동부일 수도 있습니다.”

이어 그는 몇 개의 항목을 더 훑어보며 혼잣말을 했다. “인도네시아 쓰나미의 진원지 근처는 최근에도 지진이 자주 발생하긴 했지만, 규모가 크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그 후로 진동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547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오랜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없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분명한 건 눈에 띌 만한 진동은 없었다는 겁니다.”

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들의 거점은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의 영향권 중에서도 가장 외곽에 위치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이후 지진들의 영향에서도 대부분 벗어나 있었던 셈이니, 이건 마치 거대한 과녁에서 9점, 10점 사이를 정확히 겨냥한 것과 비슷하겠군요. 아주 큰 진전이에요.”

제이크 한은 이렇게 말하면서 지도에 몇 개의 원을 그리고, 가장 바깥 두 원의 중간 지점을 붉은색 마커로 표시한 뒤 덧붙였다. “물론 이 영역도 상당히 넓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바다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말한 대로, 2004년에 진동을 느꼈고, 물이 새어 들어온 적이 있다면, 거점은 분명 바닷가에서 멀지 않은 곳이거나, 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원 안의 해안가나 섬 중 어딘가에 위치할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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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160장

    원래대로라면, 시후는 릴리를 볼 확률이 매우 높았지만, 그 반지가 갑자기 진동하는 바람에 시후는 릴리를 보지 못했고, 릴리 역시 시후를 알아보지 못했다.하지만 직감이 예민한 릴리는 왼쪽에서 BMW가 스쳐 지나가는 순간, 뭔가 마음이 살짝 끌린 듯한 기분이 들어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봤다. 그러나 그녀가 본 것은 이미 멀어져 가는 승용차일 뿐, 특별한 이상은 발견하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이 지나치게 예민한 감정 상태라고 생각하며, 곧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BMW를 타고 있던 시후는 이미 반지를 다시 주머니에 넣은 상태였고, 클라우디아에게 말했다. “딱히 급한 일이 없으면, 시내를 좀 돌고 선물을 하나 사서 돌아가자.”클라우디아는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 “네 좋아요! 시후 오빠가 하자는 대로 할게요.”그리하여 두 사람은 차를 몰고 시내 중심가에 있는 쇼핑몰로 향했다.한편, 구영산의 차량 행렬도 교무처의 건물 앞 광장에 천천히 도착했다. 서울대학교의 퇴임한 전 총장과 현재 학교 지도부들이 일렬로 나와 구영산 일행을 맞이하고 있었다.앞뒤의 SUV 차량에서 여러 명의 경호원이 내렸고, 그 중 두 명은 롤스로이스 뒷좌석 양옆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구영산은 부인과 함께 차에서 천천히 내렸다.고령인 탓에 경호원은 곧바로 구영산에게 지팡이를 건넸고, 서울대의 전 총장 오세정이 제일 먼저 반갑게 다가오며 뜨겁게 인사했다. “구 선생님, 다시 저희 서울대에 방문해 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구영산은 웃으며 말했다. “오세정 전 총장, 내가 조용히 오겠다고 했더니 웬 이런 거창한 환영이야?”오세정은 곧장 대답했다. “구 선생님, 이렇게 오랜만에 오신다니 당연히 제가 직접 나와야죠. 게다가 서울대에 그동안 공헌하신 것이 얼마나 많으십니까? 현재 학교 지도부도 선생님을 매우 존경하고 있습니다. 다들 자발적으로 나와 환영하겠다고 해서 제가 말려도 못 말렸다니까요.”구영산은 오세정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빈틈없는 처신으로 유명했고, 말도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159장

    차 두 대가 점점 가까워지자, 시후는 호기심에 이끌려 무의식적으로 반대편 차량 행렬을 바라보았다. 그는 아무래도 서울대학교가 맞이하려는 귀빈이 바로 그 롤스로이스 안에 있을 것이라 짐작했고, 그래서 유독 그 차를 좀 더 유심히 바라보았다.하지만 시후는 사생활을 엿보려는 의도는 없었고, 단지 대강 훑어본 것뿐이었다. 차량 창문에는 필름이 붙어 있었기에, 그는 희미하게나마 차 안에 네 사람이 타고 있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마침 조수석에 앉아 계속 좌우를 살피고 있던 릴리는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렸다. 시후는 롤스로이스 앞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차 안을 멀리서 바라보았는데, 운전석에는 중년 남성이, 조수석에는 어린 소녀가, 뒷좌석에는 노부부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 특별히 이상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두 차량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 시후와 릴리의 거리는 불과 몇 미터에 불과했다. 조수석에 앉아 있던 클라우디아조차 릴리의 옆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던 것이다. 그 순간, 클라우디아는 그 소녀의 옆모습이 너무도 아름답다고 느꼈다. 고전적인 미가 절정에 이른 듯한 외모에 단지 옆모습만으로도 비범하고 신비로운 기운이 느껴졌다.시후는 그저 멀리서 한 번 쓱 본 이후, 더 이상 쳐다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클라우디아는 무의식적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와... 저 여자분 정말 예쁘다!”시후는 그녀의 말에 반사적으로 다시 쳐다보려 했다. 바로 그때, 시후는 자신의 바지 오른쪽 주머니 안에서 뭔가 갑자기 심하게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곧이어, 마치 생명을 가진 듯 그 물건은 고주파 진동을 일으키며 주머니 안에서 계속해서 떨리기 시작했다. 이 기이한 현상에 시후는 잠시 당황했고,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여 주머니를 들여다보았을 때는 이미 롤스로이스와 스쳐 지나간 뒤였다. 이 모든 과정은 고작 1~2초의 찰나의 시간이었다.시후는 손을 넣어 주머니를 더듬었고, 곧 노르웨이에서 릴리가 준 그 반지를 집어 들었다. 지금 그 반지는 시후의 손안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158장

    입학처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마침 잘 됐네요. 그럼 제가 여러분을 아래까지 모셔다드리겠습니다.”네 사람은 1층으로 내려갔고, 이미 총장과 여러 학교 간부들은 현관 앞에서 귀빈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입학처장은 세 사람과 작별 인사를 나눈 후, 급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대열에 합류했다.안세진은 시후를 바라보며 공손하게 물었다. “도련님, 오늘 다른 일정 있으십니까?”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별다른 일은 없어요. 클라우디아를 먼저 집에 데려다주고, 점심은 이씨 아주머니 댁에서 먹기로 했거든요.”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아 참, 전에 성도민 씨와 블랙 드래곤의 장병들을 데리고 멕시코에서 한 노부인과 그녀의 아들을 구해낸 적이 있습니다. 성도민 씨에게 연락해서, 그 노부인의 주소를 좀 받아 주시겠어요. 며칠 안에 직접 찾아가 인사를 드릴 생각이라서요.”안세진은 당시 이화룡과 함께 멕시코에 갔지만, 도착했을 땐 이미 시후와 블랙 드래곤이 후아레스의 갱단을 전멸시킨 뒤였기에 정확한 경위는 잘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안세진은 본래 군더더기 없는 성격이었고, 따로 따지거나 묻지도 않고 즉시 말했다. “알겠습니다, 도련님. 곧장 성도민 씨와 연락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오늘은 이씨 아주머니 댁에서 처음 식사를 하는 날이니까 선물을 좀 준비하러 가야 해서요.”안세진은 곧장 말했다. “알겠습니다, 도련님. 그럼 성도민 씨와 연결되는 대로 오후에 다시 보고드리겠습니다.”“좋습니다.” 시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고, 이어서 클라우디아에게 말했다. “그럼 우리는 가자.”클라우디아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시후의 BMW 승용차 조수석에 앉았다.시후는 시동을 걸고, 차는 캠퍼스를 빠져나와 정문을 향해 달려갔다.바로 그 시각. 검정색 롤스로이스 팬텀 한 대가 세 대의 캐딜락 경호차에 둘러싸인 채 서울대학교 정문으로 천천히 진입하고 있었다.차 안 뒷좌석에는 구영산 부부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157장

    여성의 말을 들은 입학처장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어? 그렇게 빨리 도착한다고? 분명 정오나 오후쯤 도착할 거라고 하지 않았나요?”비서는 급히 말했다. “예상치 못하게 일찍 출발했다고 합니다. 방금 전 전임 총장님께 직접 전화를 주셔서 거의 도착했다고 했다네요! 이제는 정문까지 마중 나갈 시간도 없고, 그냥 1층에서 대기하는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서울대학교의 캠퍼스는 약 4100만㎡의 면적을 자랑하는데, 정문에서 교무처 건물까지의 거리는 1km가 넘었다. 중장년 일행이 도보로 이동하려면 최소 15~20분은 걸릴 것이었다.비서는 다시 말했다. “처장님, 빨리 내려가셔야 해요! 총장님께서 3분 내로 1층으로 내러 오라고 하셨어요. 저는 다른 분들 빨리 알리러 가야 해서요!” 그 말을 남기고 비서는 급히 문을 닫고 나갔다.입학처장은 어쩔 수 없이 안세진에게 미안한 표정으로 사과하며 말했다. “부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다음에 시간 되실 때 다시 모시겠습니다.”안세진은 웃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급하신 일 먼저 처리하세요. 그럼 저희도 이만 가보겠습니다. 나중에 버킹엄 호텔에서 한번 뵙지요. 제가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입학처장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습니다. 이번 입시 업무가 끝나면 꼭 찾아뵙겠습니다.” 그러고는 약간 민망한 듯 말을 이어갔다. “아 참, 부장님. 제 아들이 여자친구랑 갑자기 속도위반으로 바로 혼인신고를 해버려서 10월에 결혼을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예식장을 알아보는 중인데, 그 날이 길일이라 대부분 호텔들에서 몇 달 전에 이미 식장 예약이 마감됐고, 아들이랑 예비 며느리는 둘 다 나이가 어려 남 눈치를 많이 보니까 버킹엄 호텔에서 꼭 결혼식을 하고 싶어하더군요... 혹시 아직 예약 가능한 식장이 있을까요...?”안세진은 망설임도 없이 즉답했다. “처장님, 걱정 마십시오. 그건 제가 직접 챙겨 드리겠습니다. 버킹엄 호텔의 객실과 연회장은 절대 100% 예약으로 채우지 않습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156장

    그 후, 클라우디아는 작성한 서류를 입학처장에게 건넸다. 입학처장은 꼼꼼히 서류를 확인한 뒤 말했다. “좋아요, 특별한 문제는 없습니다. 입학 통지서는 여기 적힌 주소로 우편 발송될 거예요. 그 안에 입학일이 적혀 있으니, 그 날짜에 맞춰 오고 입학 절차만 밟으면 됩니다.” 그러고는 클라우디아에게 물었다. “한국에는 친척이 있나요?”클라우디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제 양어머니가 한국에 살고 계세요.”입학처장이 다시 물었다. “그럼 기숙사에 거주할 건가요, 아니면 통학을 할 건가요?”클라우디아가 되묻듯 말했다. “두 가지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나요?”입학처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론적으로는 그렇죠. 통학을 선택하면 학교와 별도의 계약을 해야 하니까요. 학생들의 안전 문제가 얽혀 있어서 절차가 다소 복잡하거든요. 기본적으로 통학을 택하면 기숙사의 신청은 어려운 구조입니다. 하지만 기숙사를 신청하고 가끔 집에서 자는 정도는 허용돼요. 그건 내가 기숙사 담당 직원에게 미리 이야기해 둘게요.”클라우디아는 안도한 듯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네요!”사실 그녀는 앞으로 최소 4년간 한국에서 지낼 예정이었다. 이씨 아주머니와 이소분은 자신에게 늘 극진하게 대해줬지만, 자신이 지나치게 두 사람에게 의존해서 부담을 주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기숙사와 통학을 병행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씨 아주머니와 이소분이 바쁠 땐 기숙사에 머무를 수 있고, 여유가 있을 땐 집에서 생활하면 되니 서로에게 부담을 덜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입학처장은 클라우디아의 서류에 도장을 몇 개 찍은 뒤 말했다. “좋아요, 모든 행정 절차는 끝났고, 이제 통지서만 기다리면 됩니다.” 그러고는 안세진에게 물었다. “부장님, 학생과 함께 학교를 한번 둘러보시겠어요? 미리 익숙해지면 좋지 않겠습니까.”안세진은 웃으며 말했다. “괜히 귀찮게 해드리는 건 아닌가요? 아까 밖에서 현수막 봤는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155장

    아직 어린 클라우디아는, 또래 친구들이 이제 막 물질과 돈의 중요성을 깨달아가는 시기에 이미 그런 것들에 흥미를 잃어버린 상태였다. 가족들의 비참한 죽음은 그녀로 하여금 세속적인 것들을 일찌감치 초월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녀는 인생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며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추구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그저 자신의 내면을 존중하며 묵묵히 살아가고, 하늘에 있는 가족들의 영혼이 조금이라도 위안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그래서 클라우디아는 그렇게 많은 전공들의 자료를 살펴보았지만, 대부분의 전공에는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유일하게 마음을 끌어당긴 전공이 바로 고고학이었다. 그것은 단순히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뿐만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했다.고고학은 하루의 대부분을 유물과 유적을 마주하며, 전공 자체도 비인기 과목이라 학생 수도 적고 심지어 한 학년이 한 반 밖에 안 될 정도니, 클라우디아의 선택 기준에 부합했다. 그래서 그녀는 망설임 없이 그 자리에서 고고학 전공을 지원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이었다.그리고 시후도 그 선택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많은 대학생들이 실제로는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전공을 택하게 된다는 걸 말이다. 어떤 이는 미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입시에서 과목들의 점수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미술을 택하고, 음악이나 체육과 같은 예체능 계열을 마찬가지 이유로 선택한다. 심지어 일반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점수에 따라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지 못하고, 차선책을 택하거나 원치 않는 전공을 배정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클라우디아처럼,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그 방향으로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매우 드물었다. 이 점에서 클라우디아는 대부분의 대학생들보다 훨씬 더 행운아였다.입학처장은 클라우디아가 확고한 의지를 보이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정말 고고학이 좋다면, 그쪽으로 배정하도록 하죠.” 그러고는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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