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그냥 우연히 만나게 된 여자들이고, 눈이 맞아 원나잇을 했을 뿐인데.. 그리고 임신을 하면 애를 지우던가 해야지.. 왜 제대로 기르지도 못할 애들을 낳아 키우느냐는 말이다.그래서 그는 이학수를 근본적으로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 당초 자신의 할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자신은 평생 이 사생아를 눈 앞에 데려다 놓고 싶지 않았다!지금 이학수가 큰 공을 세웠다고 해도 그는 화신 제약을 그의 손에 넘길 수는 없었다. 어디 감히 사생아가 자신의 기업을 물려 받을 생각이라는 말인가? 개풀 뜯는 소리!하지만 이재하는 자신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비방과 불쾌감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은 당장 김익수라는 역겨운 인간을 여기서 치워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그러자 이재하는 시후에게 "은 선생님, 김 회장님을 구해 주십시오!!”라며 또 푸쉬를 하기 시작했다.김익수도 속이 타 죽을 지경이었다. 시후를 이렇게 형님이라고 부르고 사과도 했는데 언제 그를 고쳐주냐는 말이다! 만약 이 병을 고쳐주지 않을 것이라면, 어떻게 지금까지 참고 화를 내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시후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김익수에게 "자, 내가 맥을 짚어주죠."라고 말했다.그러자 김익수는 급히 손목을 내밀었다.시후는 거드름을 피우며 "흠.. 지금 몸속에 약효가 쌓여 혈액이 잘 돌지 않고 있어요. 이 때문에 혈액의 하행이 원활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간과 신장의 열을 올리는 약을 복용했죠. 그러니 몸에 약효가 쌓여 살이 짓무른 상태이기 때문에, 단순히 소염만으로는 절대 고칠 수 없어요."라고 말했다.김익수는 시후의 말에 일리가 있어 황급히 "은 선생님, 저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이 병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라고 물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당신의 이 병은 18개 정도의 한약 재료가 필요합니다. 이 약재들을 달여 탕약을 만들어 마시면 나아질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시후는 손을 크게 흔들며 "저.. 여기로 누구 펜을 좀 가져와 주세요! 제가 처방전을 써줘야 해서
시후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가에만 살짝 미소를 지었다."환혼주. 들어보셨습니까? 이 약의 이름은 ‘오곡환혼주’라고 합니다. 백제시대에 완성된 에 따르면 약재로서의 소변은 짜고 찬 성질이 없으며 독하지 않아 청춘이 되돌아오게 할 정도로 좋은 약이라고 했죠. 그래서 환혼주 또는 윤회주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죠.”김익수는 여전히 어리둥절했다.“그럼.. 선생님.. 그 말씀은.. 이 약이 대체 뭐라는 말씀이신지..?”시후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니까..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누는 소변이 바로 약재라는 것이죠.""에??!"김익수는 이내 당황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아니.. 이..거... 그건 좀 더럽지 않습니까?? 정말 그런 걸 약재로 써야 합니까??"갑자기 시후의 목소리는 냉랭하게 변했다.“지금.. 내가 당신을 속인다고 생각해요?”그는 이재하를 가리키며 물었다."약재 장사를 여러 해 동안 해오셨죠? 그러니 잘 아실 겁니다. 제가 하나 묻죠. 옛날부터 이런 약재를 사람들이 쓰지 않았나요??”"예, 선생님의 말씀이 맞아요! 맞습니다!"이재하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옛날에는 동자뇨로 약을 지어먹기도 했지요! 중국에서는 이 소변으로 달걀도 삶아 먹는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어느 정도 보건작용이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라고 답했다.그러자 이재하는 김익수에게 "김 회장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렇게 약재로 쓰는 소변은 더럽지 않고 아주 깨끗하게 처리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드셔도 더럽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하며 그를 안심시켰다.동자뇨라는 말에 김익수의 표정이 한결 누그러졌다.어린 시절, 중국에서 들어온 사극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그런 장면들이 종종 나오기는 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렇게 역겹지는 않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하지만, 동자뇨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시후는 갑자기 끼어들었다."사실.. 이 약은 일반적으로 쓰는 동자뇨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동자뇨라
"예?? 자기 자신의 소변은 못 쓴다는 말입니까? 그럼 대체 누구의 소변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 입니까??"시후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자, 모두들 수고 많으십니다!! 이곳에 와서 다들 각자의 경험을 한 번 이야기해보시죠! 하지만 허풍이나 과장되게 이야기하시면 안됩니다. 그렇게 되면 김익수 씨의 치료를 지체할 테니까요! 그렇게 되면 책임 지셔야 합니다!”모두들 시후의 이야기를 듣고는 아무 말없이 서로의 얼굴만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약속이나 한 듯이 이재하를 바라보았다.왜냐하면 모두들 이재하가 젊었을 때 많은 여자들을 끼고 문란하게 놀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 그는 매일 같이 큰 병에 든 최음제를 엄청나게 복용하였다. 이 때문에 젊은 나이에 많은 기운을 사용하여 겨우 60세의 나이에도 곧 죽을 것처럼 보였으니, 아마도 그 자리에 있던 사람 중에 여자를 가장 많이 만난 사람일 것이었다.이재하는 모두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문득 어깨가 으쓱해지며 시후에게 말했다."선생님께 말씀드리자면.. 제가 젊었을 때는 얼굴도 좀 반반..했고, 저를 좋아하는 여자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대충 계산해봐도 적어도 3, 400명은 될 것 같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재하를 가리켰다."네 일겠습니다. 그럼 이재하 씨의 소변으로 약을 만들도록 하지요.”그러자 김익수의 표정이 역겨움으로 가득 했다.‘이재하 같은 늙은이의 소변을 마시라고? 이건 씨.. 무슨 상황이지? 하지만.. 시후는 잠자리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효과가 있다고 했으니.. 아마도 이재하와 같은 늙은이보다 많은 경험을 가진 자를 지금으로선 찾을 수 없을 거다..’그러자 김익수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그럼.. 그렇게 하시죠.”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재하에게 말했다."자, 먼저 깨끗한 물 2리터를 마신 뒤 소변을 참으세요. 이후 참은 뒤에 소변을 한 번에 누게 되면 아마 1리터 정도 만들 수 있을 텐데 소변을 만들게 되면 다시
잠시 벙쪄 아무 말하지 못하던 김익수는 갑자기 시후의 말을 듣고 자신이 먹어야 하는 것이 어떤 작용을 하는 것인지 깨닫고 고개를 숙였다.하지만.. 아무리 약이라고 하더라도 1리터의 소변은 마시기에 너무 많은 것 아닌가...?김익수는 이를 생각하니 머리가 뻐근해졌다.시후는 김익수의 넋 나간 표정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이 일은 지체할 수 없습니다.. 만약 정말로 당신의 성기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뒤에는 나를 절대 탓하지 마세요. 그 때는 나도 당신을 구하지 못할 것이니까요."그러자 김익수는 화들짝 놀라며 다급히 소리쳤다."그래요! 아닙니다!! 저는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들을 생각입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재하에게 "제가 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 일단 먼저 물을 많이 마시고, 빠르게 소변을 모아 오세요.”그러자 이재하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예.. 걱정 마세요! 제가 물 많이 마시고 소변을 모아 오겠습니다."김익수는 긴 한숨을 내쉬며 이미 자신의 운명을 인정했다. 그는 지금 당장 짓무른 상처를 고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시후는 유난히 기분이 좋은 것처럼 보였다.김익수의 짓무른 상처를 치료하는데, 무슨 동자뇨와 세상에서 가장 쓴 한약이 필요하겠는가?사실 시후는 자신이 이전에 제련해 놓은 환약을 살짝 잘라 먹이기만 하면 그의 짓무른 상처를 고칠 수 있었다.그에게 이재하의 소변을 약재로 쓰라고 한 것은 그저 그를 골려주기 위해서였다.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 화신 제약 내부는 냄새만 맡아도 목구멍이 마르고 입이 마르며 떫은 맛이 나는 한약 냄새로 가득 찼다. 냄새만 맡아도 이 탕약을 마신 뒤에 얼마나 괴로울지 상상하기 싫을 정도였다.큰 솥의 물이 끓어오르자 검다 검은 약탕 1리터가 보였다. 눈으로 볼 때 색깔이 석유와 별반 다르지 않을 정도로 검은 색이었다. 그런데 약탕을 거의 다 달였는데 이재하가 돌아오지 않았다.김익수는 다급해져서 이재하를 재촉하라고 명령했다.이재하는 지금
김익수는 소변을 꿀꺽꿀꺽 마신 뒤 입을 닦으며 황급히 물었다."약은요? 빨리! 빨리 갖다 주세요!! 어서!!"시후는 한 직원의 손에서, 시커먼 약탕 1리터를 가져와 모두가 보지 않는 틈을 타서 자신이 만든 환약을 손끝으로 살짝 잘라내어 가루로 만든 뒤 약탕에 조금 뿌렸다. 그리고는 이어 웃음을 머금고 김익수에게 약을 대접하며 "자, 김익수 씨, 여기로 오세요.. 한 번 드셔보세요."라고 웃음 지었다. 김익수의 입을 비롯한 온 몸에서는 강렬한 악취가 났다.“아이고 제가 지금 당장 다른 약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김익수는 곧 바로 약을 한 모금 들이켰다.이 큰 약 한 모금에 그는 너무 놀라 기절할 뻔했다. 왜냐하면 그는 평생 이렇게 쓴 음식을 맛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맛이 너무 쓰다 보니, 마치 감초 한 병을 통째로 입 안에 들이 부은 것 같은 맛이었다.게다가 이 탕약은 쓸 뿐만 아니라, 속에서 타오르는 듯한 화끈함도 있었다! 입만 열면 혀가 얼얼해졌고, 이어서 입안이 온통 저리기 까지 한 것이 아닌가..? 뱃속은 마치 황산을 마신 것처럼 따갑고 화끈거려 굉장히 괴로웠다.하지만.. 탕약을 거의 반 정도 마신 순간 김익수는 금방 따뜻한 흐름이 아래쪽으로 번져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곳의 통증이 곧 많이 완화되었다! ‘어어..? 이거 진짜 약효가 있잖아?!’김익수는 감격해 마지않았고, 속이 타올라 죽을 것 같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마구 들이마셨다. 약을 거의 다 마셨을 때, 약통 바닥의 약 찌꺼기가 검은깨 죽처럼 진하게 남아 있었다. 하지만 김익수는 약효를 위해 남은 약 찌꺼기를 입 속에 털어 넣었다.약 찌꺼기를 들이 붓자 입이 온통 저려 죽을 지경이었는데, 그는 이때 자신의 혓바닥이 모두 이 찌꺼기 때문에 마비되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아마 그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무엇을 먹어도 맛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김익수는 입이 계속 저리고 타오르는 고통 때문에 아파서 정말 견딜 수가 없었다.더 중요한 것은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한 후, 김익수는 확실히 모든 것에 욕심을 잃었고 그저 고향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게다가 어차피 서울에서 자신의 병을 완전히 회복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서 괜찮은 치료를 받을 수 있고 그를 도와줄 사람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리고 또 한 가지 더 중요한 일이 있었는데, 그의 어머니는 이제 84세가 넘었고 연세가 많으니 장남이 된 입장에서 고향으로 돌아가 어머니의 생신 축하를 함께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다만 어머니는 최 선생을 모셔오라고 하셨지만, 지금 보아하니 최 선생은 여전히 자신을 용서하지 않은 것 같았다.그러나 그는 최 선생에게 "저.. 형님.. 정말 죄송합니다만, 이제 곧 어머니의 생신 잔치를 열 계획인데요.. 혹시 어머님을 좀 뵙고 얼굴을 좀 비춰주실 수 있으십니까?”라고 물었다.하지만 최 선생은 별 관심 없다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저 김 회장님 저는 이미 말씀 드렸을 텐데요.. 이제 나와 라이트 그룹은 아무 관련 없으니 그런 일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말라고요.”김익수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속으로는 이 늙은이를 땅에 밀어 넘어뜨리고 한 바탕 때리고 싶었지만 꾹 참으며 그는 말했다."아.. 형님께서 그렇게 결정하신 이상 저 김익수도 무리하게 요구하기는 어렵지요.. 그럼 저는 고향으로 돌아가겠습니다..”최 선생은 아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김익수는 그를 한 번 쳐다보고, 또 시후를 보며 마음속으로는 이를 부득부득 갈았지만 말 한마디 없이 자신의 경호원을 데리고 화신 제약을 떠났다.이 역겨운 인간이 마침내 가버린 것을 보고, 이재하는 완전히 홀가분해진 듯했다. 게다가, 그는 좋은 처방 방법까지 오늘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살이 짓무른 것은 그 18 가지 정도의 약재로 탕약을 끓여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건 정말 굉장히 신기한 것이고, 앞으로 누군가에게 이런 일이 또 생기게 된다면, 아마도
그의 말 뜻은, 사실 은시후는 자신의 회사 사람이 아니라 타인일 뿐이니, 화신 제약 일에 참견하지 말라는 것이었다.이 말을 들은 이학수의 설레던 마음은 순식간에 ‘쿵’ 하고 내려 앉았다...그는 지금 자신이 아버지에게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말 처참할 정도로.. 아버지는 자신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유품으로 남긴 귀한 산삼을 꺼내어 시후에게 애원하면서도 화신 제약을 구하려 했으나, 아버지는 자신을 회장으로 삼지 않으려 한다.이 말을 들은 시후는 얼굴을 찡그리며 이재하를 바라보았다."왜죠? 후회하지 않으시겠어요?"그러자 이재하는 시후에게 비아냥대며 말했다."아니, 은 선생님.. 제가 한 이야기를 이해를 못하셨네.. 제가 당시 그런 이야기를 했던 건 말입니다.. 만약 누군가 우리 가족을 도와 이 번거로운 일을 해결할 수 있다면, 누구든지 회장이 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었지 바로 회장에 앉힌다는 소리는 아니었어요! 물론 우리 학수는 집안을 위해 큰 공을 세웠습니다! 그러니 제가 당연히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그러면 오늘 일을 통해 장래 우리 회사의 이사로 선임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이사에 당선되면 앞으로 학수는 당연히 다른 사람들 보다 회장이 될 승산이 좀 더 많아지는 것 아니겠습니까?"이재하는 지금 완전히 불량배 행세를 하면서 본래 누구도 위태롭게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유리한 곳에 위치하자 입을 싹 닦고 말을 바꿨다."기회가 있다"는 한 마디로, 모든 일의 주도권을 완전히 자기 손에 쥔 것이다.마치 손에 동전을 들고 있다가 손을 거꾸로 뒤집어 들면 동전의 반대 방향이 나오는 셈인데.. 이런 식으로 말을 바꾸면 그 누가 이길 수 있겠는가?하지만 옆에 있던 이장명도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우리 화신 제약의 일은 너랑은 상관없어!! 눈치가 빠르면 여기서 썩 꺼지라는 이 말이야! 화신 제약은 너와 같은 잡종 놈이 들어와서 설칠 그런 준비가 되지 않았어!
역시 이재하는 시후의 예상을 뒤엎지 않고 자신의 말을 번복했다.사실 집안에 아이가 한 명이 넘어도 부모는 모든 아이들을 공평하게 대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마치 이전에 신 회장이 줄곧 유나가 자신의 그룹에서 떠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여 편한대로 부려먹으려고 온갖 시도를 했지만, 오히려 유나는 시후를 떠나기 싫어 그룹에서 빠져나왔다. 이재하의 눈에는 이학수가 그저 노예 같은 존재였다. 그는 전혀 학수를 자신의 아들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노예 같은 사람인데, 어떻게 화신 제약의 모든 업무를 그에게 물려줄 수 있겠는가..?그러자 시후는 이재하를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저 이재하 씨..? 회장직을 학수 씨에게 물려주는 것에 대해서 제가 마지막 기회를 드릴 테니 잘 생각해보고 말씀하세요."이재하는 "생각은 무슨 생각!! 생각 안 해도 돼!! 한 번이면 충분하다고! 나는 학수에게 회장 자리를 줄 수 없어요!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처음부터 회장직을 학수에게 물려주는 것에 대해서는 한 번도 내가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가 오늘 우리 이씨 집안을 구했더라도 그건 마찬가집니다!! 그는 내 눈에는 영원히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없는 사생아로서, 그냥 탈북자 여자가 낳은 쓸모 없는 놈일 뿐입니다!"그러자 이재하는 다시 학수를 바라보며 욕설을 퍼부었다."그리고 너, 너, 이 밥 먹는 개 같은 놈, 내가 이렇게 오래 너를 키워줬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 줄 알기나 해?? 우리 집에서 개 노릇을 제대로 하라는 거야!! 그런데 네 놈이 내 회장 자리를 넘볼 줄 알았으면 널 데려올 게 아니라 네 어미가 죽었을 때 너도 같이 묻어 버렸어야 했어!”이학수는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말했다."아버지!! 날 모욕해도 되지만 우리 어머니를 모욕하시면 안 되죠!!!""뭐야? 탈북자 년이 어디서 나 같은 사람이랑 결혼을 꿈 꿔?!! 하핫!”이학수는 이재하의 이야기에 온몸이 떨리고 핏줄이 불룩해지며 분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