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MELDEN이화룡이 웃으며 말했다.“로스차일드 씨, 여기는 제가 운영하던 개 사육장입니다. 주로 공격성이 강한 품종을 길러왔죠. 예전에는 은 선생님을 따르기 전이라, 여기서 키운 개들로 지하 투견 경기에 내보내 생활비를 벌었습니다. 지금은 은 선생님을 모신 이후로, 더 이상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은 아닙니다.”스티브는 그 말을 듣고 살짝 안도의 숨을 내쉬며 물었다.“수익 목적이 아니라면, 이렇게 많은 개를 키우는 걸 보니 정말 개를 좋아하시나 봅니다.”“그렇다고 하기도 어렵습니다.”이화룡은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여기서는 주로 말을 안 듣는 인간 쓰레기들을 처리하거든요. 개들의 사나운 성질을 유지하려면 계속 생고기를 먹여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개는 먹이를 가리지 않죠. 고기라면 종류를 따지지 않고 다 먹습니다.”“허엇…….”스티브는 방금 전 겨우 가라앉혔던 긴장이 다시 치솟았다.로스차일드 가문의 2인자로서 피비린내 나는 일들을 적잖이 겪어왔지만, 지금은 타지에서, 그것도 경호원 하나 없이 서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이화룡의 말까지 더해지니 자연히 두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이화룡은 흥이 오른 듯, 사납게 으르렁거리는 개들을 가리키며 말했다.“제가 말씀드리죠. 이 개들, 정말 쓸모가 많습니다.”그러면서 일부러 스티브 쪽으로 몸을 가까이 기울이며 웃었다.“가끔 미국 갱스터 영화 보면 답답하더라고요. 사람을 잡아다 놓고 정보를 캐낼 때 주먹으로 때리면서 ‘말해, 안 말해?’만 반복하잖아요. 너무 수준 낮은 방식입니다. 사실은 말이죠, 이런 개 몇 마리만 준비해서 하루 정도 굶긴 다음, 심문할 놈을 벌거벗겨 상반신에는 쇠통을 씌우고 오토바이 헬멧을 씌웁니다. 그리고 하반신은 그대로 노출시킨 채 이 개들과 한 공간에 넣어두면... 입을 열지 않는 순간, 개들이 다리랑… 그 아래까지 전부 물어뜯습니다. 하지만 바로 죽지는 않죠. 이 방법 쓰면, 누가 끝까지 버틸 수 있겠습니까?”“하핫……!”스티브는 순간 온몸이 굳어버린 듯 긴
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순간 당황한 표정으로 시후를 바라봤다.“은 선생님… 이 차는… 너무 은밀한 거 아닙니까?”시후는 웃으며 말했다.“지금 모시고 가는 곳이 기밀성이 높은 장소입니다. 당연히 조심해야죠. 하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스티브가 헤븐 스프링스에 들어온 건 부하들도 다 알고 있으니까요. 내가 대놓고 해를 가할 이유는 없죠. 어디로 가든 그냥 믿고 따라오시면 됩니다. 일이 끝나면 무사히 다시 모셔다 드리겠습니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마지막 남아 있던 불안감까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일부러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은 선생님이라면 전적으로 믿습니다! 어디든 눈 하나 깜빡 안 하고 따라가겠습니다!”……승합차는 뒷문을 통해 빠져나와, 별도의 길로 곧장 뒤편 도로로 진입했다. 덕분에 스티브 로스차일드의 부하들과는 마주칠 일도 없었다.차량은 도심을 벗어나 점점 외곽으로 향했다. 개 사육장은 소음과 냄새 문제 때문에 주거지와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진 곳에 위치해야 했고, 그만큼 보안 측면에서도 유리했다.이화룡의 개 사육장은 작년부터 비밀리에 확장 공사가 진행되어 지금은 거의 완성된 상태였다. 규모, 시설, 보안, 은폐성 모두 크게 업그레이드되었고 특히 지하 시설은 완전히 외부와 단절된 수준이었다. 이화룡의 말로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를 그곳에 키울 수는 없지만, 만약 키운다면 한두 마리 정도는 아무도 모를 것’이라는 수준이었다.이동하는 동안, 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조금씩 술이 깨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마음속 불안감은 점점 커졌다. 술기운이 빠질수록, 시후가 자신을 어디로 데려가는지에 대한 의문과 불안감이 더 또렷해졌다.긴장 속에 한참을 달린 끝에, 차량이 서서히 속도를 줄였다.이내 전동 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묵직한 모터 소리와 금속이 마찰되는 둔탁한 음향만으로도 그 문이 얼마나 크고 두꺼운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소리에 스티브 로스차일드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차가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마치
한 시간 후.술과 음식으로 배를 가득 채운 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온몸이 살짝 풀린 상태였다.꽤 많이 마셨지만 기본 주량이 있는 데다 계속 말을 하느라 의식은 아직 또렷한 편이었다.시후는 의자에 몸을 기대고 배를 내민 채 앉아 있는 스티브를 보며 웃었다.“스티브, 어떻습니까? 음식 더 주문해 드릴까요?”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손을 흔들며, 취기가 오른 얼굴로 말했다.“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은 선생님… 배가 꽉 찼습니다… 이렇게 많이 먹고, 이렇게 많이 마신 건 오랜만입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식사는 이쯤 하고, 본론으로 넘어가죠. 부하들에게 연락해서, 여기서 저희와 이야기 중이라고 전해주십시오. 계속 주차장에서 대기하라고 하고요. 저희가 뒤쪽으로 이동해서, 말씀드린 장소로 모시겠습니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술기운 때문에 평소보다 판단력이 느슨해져 있었다. 원래 같았으면 이런 상황에서 반드시 보안 책임자에게 보고했겠지만, 지금은 별다른 의심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좋… 좋습니다, 은 선생님… 지금 바로 말하겠습니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상대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말했다.“여러분… 주차장에서 그대로 대기하세요… 나는 여기서… 은 선생님이랑 좀 더 이야기할 겁니다…!”상대는 그의 취기를 눈치채고는 공손히 답했다.“알겠습니다, 선생님. 저희는 계속 대기하겠습니다.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짧게 ‘오케이’라고 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그는 시후를 보며 말했다.“은 선생님… 이제 가시죠?”“가죠.”시후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이화룡 씨, 스티브 씨를 좀 부축해 주세요.”“알겠습니다, 도련님!”이화룡은 곧바로 다가가 스티브 로스차일드의 팔을 잡고 일으켜 세운 뒤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세 사람은 함께 헤븐 스프링스의 뒷문으로 향했다. 뒤편에는 이미 시동이 걸린 검은색 승합차 한 대가 대기하고 있었다.원래라면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은 나와 직접 연결된 사람이지만, 당신 아버지는 아닙니다. 이론적으로든 현실적으로든, 당신이 나와 더 가까운 위치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내가 헬레나를 통해 굳이 간접적으로 당신 아버지와 연결을 만들게 된 이유가 뭔지 생각해봤습니까?”그는 말을 이어갔다.“간단한 예를 들어보죠. 당신이 슈퍼마켓 사장인데, 바로 앞에 사는 사람이 당신 가게를 두고 굳이 멀리 가서 장을 본다면, 손님을 탓할 게 아니라 당신 가게를 돌아봐야 합니다. 남들은 있는데 당신에게는 없는 게 있거나, 같은 물건인데 가격이 더 비싸거나, 가격은 같아도 서비스가 떨어지거나. 문제는 거기 있는 거니까요. 손님을 붙잡고 왜 우리 가게 안 오냐고 따질 수는 없잖습니까?”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얼굴이 붉어지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은 선생님 말씀이 맞습니다… 앞으로는 반드시 100% 진심으로 대하겠습니다. 절대 숨기는 일 없겠습니다.”시후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당분간 지켜보겠습니다.”그는 다시 화제를 원래대로 돌렸다.“그나저나, 아까 ‘피에는 피로 갚는다’고 하셨죠. 그런데 여기는 한국입니다. 미국이 아니죠. 로스차일드 가문이라고 해도 여기 와서 마음대로 행동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방금 전 시후에게 한 차례 제압당한 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여전히 긴장한 상태였지만, 동시에 관계를 더 좁히고 싶다는 생각에 숨김없이 답했다.“은 선생님, 그런 일은 저희가 직접 나서지 않습니다. 잘못하면 외교 문제나 여론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보통은 멕시코 쪽을 이용합니다. 그쪽 조직들은 겉으로는 무서울 게 없어 보이지만, 사실 미국을 가장 두려워합니다.”“멕시코라니...”시후는 이전에 멕시코에서 범죄 조직을 정리했던 일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로스차일드 가문이 멕시코 조직과도 연이 있을 줄은 몰랐군요.”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협력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습니다. 그냥 필요할 때 이용하는 정도입니다. 미국에서
말을 마친 스티브 로스차일드는 고개를 들어 시후를 바라봤다. 순간 그의 눈빛은 어딘가 불편해지더니, 서둘러 덧붙였다.“은 선생님, 오해하지 마십시오. 방금 말씀은 여기 계신 분들과는 아무 관련 없습니다. 특히 은 선생님과는요.”시후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말에 뼈가 있는데요. 그럼 제가 당신들을 괴롭혔다는 뜻입니까?”스티브 로스차일드는 급히 손을 저었다.“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그는 이미 술이 어느 정도 오른 상태를 틈타, 스스로 잔을 가득 채우더니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고 술기운을 빌려 속마음을 털어놓듯 말했다.“은 선생님… 이곳은 외부인도 없으니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헬레나 여왕을 뉴욕으로 다시 보내신 일 때문에… 저를 정말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만드셨습니다. 제가 직접 헬레나 여왕을 모셔갔는데, 처음 말씀하신 조건은 이게 아니지 않았습니까? 제가 은 선생님을 도와드리면, 아버지가 충격을 받고 물러나고, 제가 가문을 이어받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헬레나 여왕이 약을 가져다드리는 바람에… 이건 사실상 저를 속이신 거 아닙니까…”시후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맞습니다. 속인 겁니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순간 멍해졌다.“…왜 그러신 겁니까…”시후는 담담하게 답했다.“간단합니다. 스티브, 당신은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니까요.”스티브 로스차일드는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은 선생님! 그건 오해입니다!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시후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당신의 계획을, 저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만약 가문을 승계하게 되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경쟁이 되는 형제들을 약화시키는 것이겠죠. 그리고 완전히 권력을 장악한 뒤에는 그들을 하나씩 몰아낼 것이고요. 그 다음은, 우리 사이의 약속을 깨는 겁니다. 그때쯤이면 이미 자리를 굳혔으니, 내가 사방보당에 대해 공개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을 테니까요.”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아무 말없이 술잔을 다시 채워 한
“사람을 찾는다고요?”스티브 로스차일드의 말을 들은 시후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도대체 어떤 사람을 찾길래, 로스차일드 가문의 후계자가 직접 한국까지 온 거죠? 혹시 밖에 나가 있는 숨겨진 후계자라도 찾으시는 겁니까?”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웃으며 손을 저었다.“은 선생님, 농담이시죠? 저희 가문은 혈통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런 일이 있을 리 없습니다.”그는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며 진지하게 말했다.“아마 들으셨을 겁니다. 미국 대통령들은 외출할 때 머리카락 하나, 침 한 방울까지 철저히 관리된다는 이야기요. 저희 로스차일드 가문 남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을 사용했는지, 누구와 함께 했는지 모든 것을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고무 피임기구에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이든 모두 회수해야 하지요. 감히 가문 밖에서 사생아를 낳는 자는 가문 전체의 적이 됩니다. 그러니 발각되면 다시는 회복할 수 없을 겁니다.”이화룡이 눈을 크게 뜨며 끼어들었다.“설마 그 정도입니까?”스티브 로스차일드는 고개를 끄덕였다.“과장이 아닙니다. 특히 직계 후손인 남성들은 더 엄격합니다. 만약 밖에서 자식이 생기기라도 하면, 그 대가가 수백억 달러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것이 명시적으로 금지되어 있지 않다면, 전 세계 수많은 여성들이 로스차일드 가문에 아이를 낳아주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할 겁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평생 황금 티켓을 얻는 셈이죠. 그래서 우리 가문이 이 문제에 극도로 신경 쓰는 겁니다. 감히 엉뚱한 짓을 하려는 자는 누구든 배제 당하는 것이고요.”시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거대한 자산이 걸린 가문일수록 혈통 관리가 엄격하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그래서 호기심을 가진 시후는 다시 물었다.“그렇다면 사생아 문제도 아닌데, 어떤 인물을 찾으러 직접 온 거죠?”스티브 로스차일드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 가문은 역사가 오래된 만큼 방계 친척들도 굉장히
시후의 질문에 박상철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시후가 자신의 동선을 알고 있는 건지, 아니면 누구를 만났는지까지 꿰뚫고 있는 건지 가늠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는 노련했기에 놀란 기색을 감추지 않고, 오히려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도련님께서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가 무심결에 말했다.“몸에서 향 냄새가 나서요.”시후의 대답에 박상철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안도한 기색을 드러내지는 않고 웃으며 말했다.“오늘 오후에 절에 잠시 들렀습니다. 마침 시간이 좀 남아서요.”시후는 아무것도 눈치채
시후의 생각에 지금 가장 급한 일은, 무엇보다도 니환궁을 여는 것이었다.지리산 깊은 곳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와는 별개로, 오시연 한 사람만 놓고 보더라도 이미 벅찼다.지금 오시연이 물러났다고 해도, 언제 다시 나타날지는 알 수 없었다.게다가 오시연은 시후와 결코 함께 할 수 없는 원수였다. 설령 오시연이 다시는 한국 땅을 밟지 않는다 해도, 언젠가는 시후가 직접 찾아가 끝을 봐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 시후는 반드시 니환궁을 열어야 했다.그래서 시후는 옆에 앉은 릴리를 보며 말했다.“원래 해야 할 일들만 정리되면,
오시연의 전용기는 공항에 도착한 뒤, 별다른 정비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호주를 향해 다음 비행을 준비했다.비행 계획상, 올 때와 마찬가지로 호주에서 연료를 보충한 뒤, 그대로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직항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오시연이 탄 비행기가 사천공항 오른쪽 활주로를 따라 가속하며 이륙하던 순간, 시후와 릴리가 탄 차량이 공항에 도착했다.공항 주차장에는 이미 벤츠 SUV 한 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시후와 릴리는 공항을 빠져나오자마자 곧장 주차장으로 향했고, 시후는 차량의 왼쪽 앞바퀴 위쪽 안쪽을 더듬어 숨겨둔 차 키를 찾
이렇게 좋은 기회를 시후가 놓칠 리 없었다. 그래서 시후는 능청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안 됩니다. 저는 현금만 받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바로요. 돈을 안 주시면 경찰 올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줄리아는 긴장과 절망이 뒤섞인 표정으로 애원했다.“선생님, 저를 여기서만 데리고 나가만 주시면 20만 달러를 드릴게요!”하지만 시후는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았다.“현금만 받습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요!”줄리아는 눈물이 터질 것 같아 연신 저택 쪽을 돌아보았다. 아버지가 안에서 쫓아 나올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