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은 구석에서 사위가 전세를 역전시키고 그 많은 사람들을 처리하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며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시후가 왜 이렇게 강한 힘을 가졌는지, 그리고 카리스마가 있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평소에는 집에서 윤우선에게 잔소리를 듣던 그와는 정말 딴 판이었기 때문이다!그때 시후가 다가와 “아버님, 괜찮으세요?”라고 물었다.김상곤은 당황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고!! 나는 괜찮아, 아이고!! 사위야 자네가 제때에 와줘서 정말 다행이야, 그렇지 않으면 난 그냥 여기서 죽었어... 저 이화룡 양반이랑 같이~!"시후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아버님, 괜찮으시면 다행입니다.. 이 사람들 제가 다 처리했는데 만족하십니까?""하이고!! 만족하지 완전 최고 만족이야!" 김상곤은 마늘을 찧듯 고개를 끄덕이다가 문득 생각이 들어 말했다. "그런데 시후야, 자네 아까 너무 독하게 한 것 아니야? 그 오송 그룹.... 또 복수하러 오는 건 아니겠지..?""하하.. 오송 그룹 놈들을 오늘 이렇게 만들어 뒀으니, 그 놈들이야 말로 보복이 두려워 다시 올 수 없을 겁니다! 만약 장인 어른께서 그 놈들을 열 받게 만들지 않으신다면요..?”김상곤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 것이 틀리지 않으면 좋지만, 걱정이야.. 그 놈들이 만약이라도 우리를 꽉 물고 늘어지면.. 우리는 돈도 없고 그 놈들 집안처럼 큰 사업도 없는데.. 아마 우리가 손해를 볼 수도 있어!"시후는 고개를 저었다. "아버님, 안심하세요. 유나 씨 그리고 장모님도 안전하게 지킬 테니 안심하세요."김상곤은 고개를 끄덕였다."아, 아버님! 그런데 오늘 일은 유나 씨와 장모님께서 걱정하지 않도록 두 사람에게는 절대 말하지 마십시오!""당연하지!" 김상곤은 이런 큰일을 윤우선이 알게 되면 틀림없이 집에서 소란을 피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후는 마음을 놓았다. 걱정되는 것은 바로 장인이 오늘 일을 입 밖에 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도 몹시 놀란 모양이니 이 일은 걱정
류진의 어머니는 이 말을 듣자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고,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서둘러 짐을 싸기 시작했다.류광호는 이때 류진에게 "아들아 혹시 우리 영상이 업로드 되었냐?”라고 물었다. "제 핸드폰은 은시후가 들고 있어요.. 은시후가 제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었거든요..""빌어먹을.." 류광호는 급히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류진에게 던지며 말했다. "그럼 이걸로 한 번 확인해봐라!”류진은 휴대전화를 받자마자 틱톡을 설치했다. 틱톡에 조금 전 올라온 영상을 확인해보았지만, 자신과 아버지가 찍은 영상이 아직 없었기에 류진은 한숨 돌리며 말했다. "아버지 아직 영상을 업로드하지 않은 것 같아요!”"그래? 좋아!" 류광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우리 지체 말고 빨리 가자! 30분 후에 출발한다!" 말을 마치자, 그는 자기 아내에게 말했다. "여보, 지금 가져갈 수 없는 물건은 두고, 나중에 장모님께 전화해서 우리 물건을 팔아 달라고 좀 부탁드려. 그래서 현금화하시면, 달러로 좀 바꿔서 우리에게 전화하라고 말이야.. 말레이시아 쪽에 가면 혹시라도 달러가 더 좋을 수도 있으니까?!”그의 아내는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나중에 엄마에게 전화할 게요. 마침 엄마가 우리 집의 비밀 번호도 잘 알고요!"......그 시각. 장우주를 포함한 다섯 사람이 버킹엄 호텔로 돌아왔다.다섯 사람의 양팔은 완전히 부셔져 차를 운전할 수 없었기에, 그들은 택시 두 대를 빌려 겨우겨우 타고 돌아왔다. 그들이 택시를 탔을 때, 많은 운전기사들이 얼굴을 보지도 못하고 황급히 도망쳤다. 왜냐하면 이 다섯 사람은 하나같이 온 얼굴이 피범벅이 되어 있었고,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이마에 글씨가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장우주는 급히 10만 원을 주기로 약속하고 겨우겨우 택시 한 대를 불렀다. 그러자 다섯 사람은 억지로 안을 비집고 택시에 탔다.운전사는 급히 소리쳤다. "아이고, 제 차는 최대 5명까지만 탈 수 있습니다!! 몇 분은 내려서 한 대
택시는 버킹엄 호텔의 입구에 도착했다. 다섯 명의 사람들은 팔을 다쳤기에 모두 차문을 열지 못했다.버킹엄 호텔의 직원은 택시를 타고 온 손님은 무시하며, 그들의 문을 열어주는 일은 거의 드물었다. 그러자 차 안에서는 잠시 침묵이 흘렀고, 장우주는 기사에게 버럭 화를 냈다. "야, 눈 안 보여? 문 열어주는 거 몰라?!""그럼 차비부터 내세요. 이 양반아 조금 전에 10만 원 주기로 했잖아!”그러자 장우주는 화를 냈다. "일단 차 문 좀 열어! 차에서 내리게! 그리고 조금 뒤에 당신이 내 주머니에서 직접 가져가! 지금 나는 팔을 다쳐서 움직일 수 없으니까!”운전사는 차에서 내려 그들을 도와 차 문을 열었다. 곧이어, 온 얼굴이 피로 범벅이 된 다섯 사람이 마침내 차에서 내렸다. 그들은 온몸이 상처투성이였고, 이마에 조잡하게 글씨들이 새겨져 매우 무섭게 보였고,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러자 그들이 나타난 순간, 사람의 날카로운 비웃음이 들려왔다. "이 사람들 뭐야? 이마에 글씨가.. 좀.. 행위 예술 하는 건가? 하하하, 웃겨 죽겠네..!?""지금껏 살면서 본 예술가가 적지 않은데.. 거지 행세를 하는 사람도 있었고, 종이 위에다 그림 그리는 사람, 글로 표현하는 사람..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처음 봤어!! 그런데 진짜 제일 극혐이다..!”"와.. 진짜 내 눈을 의심할 정도다! 내가 보기에 이 사람들 재벌들이랑 관련된 사람들 같은데..?”"그러면 빨리 유튜브에 올려!! 이런 자극 적인 영상이면 조회수 100만을 쉽게 넘지 않겠어?""맞아, 어서 찍어!! 좀만 있으면 못 찍어!”그러자 누군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동영상을 촬영하여, 바로 유튜브에 게시를 했다.장우주는 사람들이 휴대폰을 들고 자신을 찍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화가 치밀어 이마를 가리려고 손을 뻗었지만 두 팔은 이미 못쓰게 된 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아무리 힘을 주어도 들어올릴 수 없었다. 화가 잔뜩 난 그는 "뭘 찍어! 빨리 안 꺼져?!"라며 욕설을 내뱉
버킹엄 호텔의 경호 팀장은 이 상황을 보자마자 직원들을 이끌고 달려와 그들을 가로막고 외쳤다. "여러분, 버킹엄 호텔 입구에서 소란을 피우지 마십시오!”버킹엄 호텔의 총지배인 안세진이 강력한 세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장우주는 황급히 발길질을 멈추고, 주변 사람들도 발길질을 멈추게 했다. 그리고는 택시 기사에게 말했다. "어이, 오늘 네 팔자가 좋은 줄 알아. 앞으로 조심해라, 그렇지 않으면 널 죽여버릴 거니까!" 그리고 사람들을 데리고 걸음을 옮겨 버킹엄 호텔로 들어갔다.그런데 장우주가 막 들어가려고 하자, 경호원들이 즉시 손을 뻗어 그들을 막았다. 그리고 호텔 지배인도 급히 와서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여러분 복장이 단정하지 못하여 규정에 따라 버킹엄 호텔에 입장하실 수 없습니다!"이 말을 들은 장우주는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는 오송 그룹 사람들인데.. 지금 지배인 따위가 감히 나를 말릴 수 있어요?""당신이 어떤 누구의 직원이든 간에 규정상 버킹엄 호텔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로비 매니저는 얼굴을 찡그리며 여전히 강경한 태도로 말했다. "이미 당신들은 손님들을 놀라게 했고, 호텔의 평판에 영향을 끼쳤습니다!”그러자 장우주는 마음속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내가 너희 안세진 부장의 체면을 생각해서 널 패지는 않을 텐데.. 당신이 계속 불편하다고 하면.. 내 탓을 하지는 마쇼!!!"하지만 매니저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실례지만.. 규정은 규정이니만큼 버킹엄 호텔에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장우주는 이를 악물었다. 지배인은 고사하고 경호원들이 다 몰려오더라도 그들 다섯 명의 적수는 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모두 안세진의 부하 직원이라는 점이 장우주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건 굉장히 까다로운 문제이기 때문에, 만일 안세진에게 찍히기라도 한다면.. 이건 득보다 실이 많을 것 아닌가..? 바로 이때, 그들의 소란 때문에 로비에 있던 많은 사람들의 주의가 집중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보
장우주와 다섯 사람이 지나간 현장은 온통 난장판이 되었다. 버킹엄 호텔의 지배인과 경호원들이 부상을 입고 바닥에 뻗어 있었다. 그들은 시퍼렇게 멍들고 얼굴이 퉁퉁 부어 모습이 보기 흉해졌다. 그리고 경호원 중 하나가 비틀거리며 일어나 급히 지배인을 땅에서 부축했다. "지배인님, 괜찮으십니까? 어떻게 하죠?"지배인은 냉담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서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따라 가야죠. 그리고 다친 사람들은 병원으로 보내시고요. 나는 부장님을 찾아 갈게요! 버킹엄 호텔에서 소란을 피우면 아마 안세진 부장님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그러더니 절뚝거리며 안세진의 사무실로 향했다.이때, 최우식 대표와 최우신 부자는 버킹엄 호텔 프레지던트 스위트 룸에서 머물고 있었다. 그 두 사람은 장우주와 류광호 부자가 급히 돌아와 상황을 알려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시간 정도 전에, 최우식 대표는 류광호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이미 헤븐 스프링스에 도착하여 이화룡을 제압하였을 뿐만 아니라, 은시후의 장인어른도 함께 잡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우식 대표는 굉장히 기뻤고 이 기회에 은시후의 장인을 먼저 죽였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한 시간이 다 되어가도록 류광호는 계속 자신에게 아무런 진척 상황을 보고하지 않았고, 최우식은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는 류광호에게 전화를 걸어 봤지만 받지 않았고, 장우주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사실, 휴대전화는 장우주의 주머니에 있었지만, 그는 두 팔 모두 다쳤기에 휴대전화를 꺼낼 방법이 없었다. 다른 네 명도 마찬가지였다. 만약 손가락만 망가졌다면, 그래도 축 늘어진 팔목으로 받으려 노력은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팔 전체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었다!최우식 대표는 장우주가 전화를 받지 않자, 마음속으로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장우주의 실력은 대단하기에 지금까지 적수를 만나지 못했는데, 혹시 이화룡에게 당한 건가..?”이 때 최우신은 미간을 찌푸리며 참지
최우신은 이 말을 듣고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물러선 뒤 그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공간을 내주었다. 장우주와 다섯 사람은 용기를 내어 부러진 두 팔과 함께 풀이 죽은 채 객실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최우식 대표는 들어오는 다섯 사람을 보자마자 깜짝 놀라 어안이 벙벙해졌고, 손에 들려 있던 찻잔이 땅으로 떨어져 산산조각 나버렸다. 그는 귀신 같이 변해버린 다섯 사람을 보고 당황했다. "너...너희들.... 이게 무슨 일이야?! 그리고 이마는 왜 그래? 왜 피투성이야?! 이......이게 어찌.. 무슨 일이야??!" 최우식 대표는 그들이 고개를 숙인 탓에 이마의 글씨를 알아보기 어려웠다.장우주는 즉시 앞으로 나아가 최우식 대표 앞에 무릎을 꿇고 소리쳤다. "대표님, 제가 일 처리가 부족했습니다! 그냥 벌해주십시오!”최우식 대표는 그들의 참상을 보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안색도 일시에 변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게 똑똑히 말해요! 장우주는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이고 울며 하소연했다. "대표님과 큰 도련님의 분부대로 류광호 씨를 도와 이화룡을 상대하러 갔습니다. 오늘 헤븐 스프링스에서 우리는 이미 이화룡을 제압하고 은시후의 장인 어른이라는 늙은이까지 잡았죠. 그런데 그 은시후가 불쑥 튀어나올 줄은... 대표님! 그 은시후라는 놈의 실력이 너무나도 강해서 제가 그의 적수가 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다섯 명이 다 함께 해도 도저히 그를 상대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희는 양팔도 모두 이렇게 되어 버렸고, 이마에 글씨까지 새겼습니다.."최우식 대표는 벼락을 맞은 듯 당황했다! 장우주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그게 사람인가..?!그는 믿을 수 없는 얼굴을 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은시후.. 그 쓰레기 같은 놈이 상대가 안 돼?! 그 새끼가.. 그런 놈이 이렇게 강하다고?!" 그러다가 최우식 대표는 그들의 이마에 글자를 새겼다는 것이 생각나서 급히 물었다. "그래! 글자를 새겼다고? 대체 무슨 글자를 새겼어? 어서
이때 장우주에게 차여 반쯤 죽을 뻔한 이 지배인은 몇몇 직원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 비틀거리며 안세진의 사무실 문 앞에 도착했다. 그는 안세진의 사무실 문을 두드리고는 대답 소리가 들리자 안으로 들어갔다. 지배인이 들어서자, 안세진은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그를 보고 놀라 물었다. "이 지배인! 이게 무슨 일입니까?!"이 지배인은 분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안세진 부장님, 오송 그룹의 경호원 몇 명이 감히 우리 호텔에 쳐들어와 호텔 로비에서 경호원들 몇 명과 주먹다짐을 벌였습니다!!""뭐라고요?!" 안세진은 눈살을 찌푸렸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오송 그룹 부자는 지금 우리의 스위트 룸에 묵고 있고, 경호원들도 함께 묵고 있는 걸로 아는데.. 어떻게 호텔에 들이닥쳐서 주먹다짐까지 했다는 거야?"이 지배인은 조금 전에 일어난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몇 명이 밖에서 누군가와 싸운 것 같더라고요. 몇 명은 피투성이가 됐고 양 팔이 부러졌고, 이마에는 칼로 새긴 듯한 글씨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호텔에는 복장에 대한 규정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외형과 복장이 고르지 않은 손님은 입장할 수 없다고 그들을 막았더니..”안세진은 얼굴을 찌푸렸다. 오송 그룹이 데리고 있는 보디가드는 그도 일찍이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이 다섯 사람은 안세진 자신들의 경호원조차 그들의 상대가 되지 못했는데, 뜻밖에도 그들의 팔이 못쓰게 되었고 이마에 글씨까지 새겼다는 말을 들은 후, 살짝 놀랐다! 그는 서울에 언제부터 이런 막강한 실력을 가진 고수가 살고 있었는지 파악하지도 못했기에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 얼마나 실력자이기에 이렇게 강하기로 유명한 오송 그룹 경호원 다섯 명을 모두 이 정도까지 망가뜨릴 수 있는가? 대체 어느 정도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길래..?이렇게 생각하면서 그는 이 지배인에게 말했다. "이 문제는 조금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으니 성급하게 행동하지 말고, 나도 사람들을 통해 알아볼게요.”안세진은 서울에 눈과 귀가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장인어른이 차에서 내려 담배를 피우는 듯 연기가 보이자, 그는 바로 차에 앉아 전화를 받았다. 전화가 연결되자 안세진은 황급히 시후에게 물었다. "도련님, 안세진입니다! 오늘 오송 그룹 보디가드들과 갈등이 있었다고 하던데.. 맞습니까?”시후는 맞다고 대답했다. "정보가 꽤 빠르시네요?!"안세진은 다급히 말했다. "도련님, 버킹엄 호텔에서 그 자식들이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저도 사람을 시켜 경위를 파악하다 보니 이 일을 알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안세진은 장우주를 포함한 다섯 사람이 버킹엄 호텔에서 벌인 일들을 다시 한 번 설명했다.시후는 이 이야기를 듣고 나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개 같은 놈들이 정말 꼬리가 기네..? 좀 얌전하고 조용해질 줄 알았는데.. 양팔을 다 망가뜨렸더니, 이제는 두 다리로 시비를 걸어?!"안세진은 서둘러 말했다. “도련님, 지금 오송 그룹 부자가 버킹엄 호텔에서 묵고 있습니다. 그들을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신지 저에게 분부를 한 마디만 하시면 제가 즉각 처리하겠습니다!”시후가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럼 이렇게 하시죠. 먼저 객실로 가셔서 그 다섯 새끼들의 다리를 좀 부러뜨려 주시죠.. 제가 보기에 팔 다리가 다 망가지면 이런 짓거리를 더 이상 할 수 없을 거 아닙니까?”안세진이 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도련님! 혹시 또 다른 분부가 있으십니까?""그리고 최우식 대표와 최우신, 그 두 놈.. 저는 당분간 그 자식들을 죽일 생각은 없었는데.. 그렇다고 또 이렇게 난리를 쳤는데.. 편안하게 돌아가게 해줄 수는 없지.. 그럼 그 자식들의 한쪽 다리를 부러뜨리고 몰아내는 것을 좀 도와주시죠?”"네 알겠습니다! 도련님! 그럼 도련님께서는 걱정 마십시오. 제가 이 일을 반드시 깔끔하게 처리하겠습니다!" 말을 마치자, 안세진이 다시 물었다. “그리고 제가 그 자식들에게 도대체 어떤 존재를 건드렸는지 확실히 알려줄까요?”"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그들이 내 정체를 알면 분명 아무것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