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재 별장.윤우선은 2층 통유리 베란다의 리클라이너 소파에 누워 있었다. 그녀는 휴대폰을 보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녀의 글에 ‘좋아요’를 눌러준 사람은 이미 300여 명으로, 처음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것이다! 게다가 댓글 수 역시도 너무 많아 이미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윤우선은 오늘 비로소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 받는 것이 무엇인지 온 몸으로 느끼게 되었다!오늘 그녀는 업로드 한 글로 인해 많은 사람들과 지인들이 모두 자신의 생활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댓글에서 그녀에게 아첨을 해대고 있었다.윤우선은 자주 만나는 친구들 몇 명이 댓글을 단 것을 보았다. 사람들이 댓글을 단 지 몇 분이나 지났을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댓글로 윤우선에게 많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윤우선은 사람들의 아첨을 보면서, 한편 마음속으로 우울해 죽을 것 같았다. ‘밥을 사라고? 내가 돈이 어딨어?’ 자신은 이런 비싼 곳에서 살고 있지만, 사실 가진 돈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라고 글을 썼다. 모두들 이미 댓글로 오늘 저녁 만나서 무엇을 할지 다 계획하고 있다가 윤우선을 언급했다. 윤우선은 모두가 이렇게 기대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함께 놀러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녀도 사실 마음은 정말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왜냐하면 최근 너무 가족들의 눈치
새로 이사한 지 얼마 안 되었기에, 가족들은 각자의 방을 오랫동안 치워야 했고 그로 인해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늦은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다.하지만 시후의 상황은 나쁘지 않았다. 주방에서는 유나와 여빈 모두가 그를 도와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지금 하나도 힘들지 않았고 오히려 이 시간을 조금 즐기고 있을 정도였다.식사를 다 차려 갈 때쯤, 윤우선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그녀는 지금 당장 시후에게 돈을 달라고 요구할 생각이었는데, 딸과 여빈이 주방에서 함께 식사 준비를 하는 것을 보고 잠시 망설였다. 시후에게 말하기가 부끄러웠던 건 아니지만, 남편과 딸이 여기 있어서 불편했기 때문이다.그런데 마침, 밖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이사 오자마자 누가 찾아온 거지??” 그녀는 말을 마치자 돌아서서 인터폰을 본 뒤 문을 열었다. 대문이 열리고… 그녀는 신 회장이 큰 아들과 손자, 손녀를 데리고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윤우선은 WS 그룹 별장이 이미 차압된 것을 모르고, 신 회장 무리가 큰 가방을 메고 마치 피난민처럼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일그러진 표정으로 물었다. “뭐예요 당신들? 왜 또 온 거야?!!”윤우선이 문을 여는 것을 보고, 신 회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곧장 안으로 쳐들어왔다.윤우선은 얼른 그녀의 앞을 가로막으며 소리쳤다. "아니, 지금 뭐 하는 짓이에요? 강제로 남의 집에 침입하는 거야? 경찰 불러요?!”신 회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윤우선을 밀치고 안으로 들어가면서 물었다. "내가 내 아들 좀 보러 왔다는데, 네가 무슨 상관이야? 이제 너희 집에도 내가 못 들어가니??!"윤우선은 다급해져서 그녀의 옷을 덥석 끌어당기며, 소리쳤다. "이 늙은이가 왜 이렇게 억지를 써? 여기서 당신들 환영할 사람 아무도 없어! 그리고 우리 집에 올 이유도 없으니까 당장 나가!!!!!”하지만 신 회장은 그녀를 필사적으로 밀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음식 냄새를 맡고, 저도 모르게 코
어머니가 무릎을 꿇으려 하자 김상곤은 당황하여 급히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축했다. 그러나 신 회장은 무릎을 꿇겠다고 굳게 결심했기 때문에, 온 몸을 엎드리고 나서 다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이렇게까지 했는데, 과연 아들 놈이 정말 매몰차게 행동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사실.. 김상곤은 오히려 윤우선과 생각이 같았다. 비록 그는 윤우선과 매우 사이가 좋지 않았고, 심지어 그녀와 곧 이혼하려 할 정도였지만, 신 회장이 이곳에서 거주하는 것에 있어서는 윤우선과 의견이 일치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신 회장을 이곳에 들여보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이 때문에 김상곤은 어머니를 부축하면서 말했다. "엄마, 이런 고육지책이라도 난 어머니를 이제 이 별장에 들여보낼 수 없어요!"그러자 신 회장은 애처로운 얼굴로 말했다. "상곤아, 아직도 나에게 양심이 있는 거냐..? 너는 내가 10달 동안 배에서 품은 뒤에 고생 고생해서 태어났는데, 너는 이렇게 큰 별장으로 이사했는데도 날 받아줄 생각이 없는 게냐?”김상곤은 고개를 끄덕이며 단호하게 말했다. "엄마, 단념하세요. 저는 이제 어머니와 함께 살 생각이 없어요!""들으셨죠? 체면이라도 살고 싶으시면 당장 나가요. 내가 경찰에 신고해서 어머니를 끌고 나가라고 할 때까지 기다리지 마시고요! 안 그러면 아마 체면도 못 살리고 끌려 나갈 걸요?!” 윤우선은 옆구리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그러자 신 회장은 낯빛이 확 바뀌며 콧방귀를 뀌었다. "상곤이는 내 아들이다! 내 친아들이라고! 그러니까 날 부양할 의무가 있는 거야!! 그러니 지금 살 곳 없는 나를 받아들이고 부양해야 해!! 나는 오늘부터 여기서 살 거야! 아무 데도 안 갈 거라고! 너희들이 나를 여기서 지내게 하지 않으면, 나는 법원에 가서 이 늙은이를 학대했다고 고소할 거야!! 그리고 너희들을 체포하라고 할 거다!”윤우선은 신 회장을 가리키며 욕을 해댔다. "이 늙은이가 죽고 싶어 환장했네! 누가 감히 날 체포해? 진짜 어이없
시후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체면을 살려 준다고 해도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 듣다니.. 조금 뒤에 후회하지 말아야 할 텐데.. 그리고 조금 뒤, 시후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회장님, 그렇다면 지금 묵을 곳이 없다고 하시니 제가 숙소를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어떠세요? 그렇다면 돈도 따로 안 들고 좋지 않으시겠어요?”"너, 내 말을 못 알아들은 거냐?” 신 회장은 분노하며 말했다. “그리고 설마.. 내가 너희 넷이 살던 그 썩은 곳에서 살기를 바라는 건 아니지? 네놈들이 예전에 살던 그 오래된 집 말이다!? 미리 경고하는데, 그런 건 어림도 없어! 나는 그렇게 허름한 곳에 살 수 없다! 난 오늘 이 청년재에서 묵을 거야!!!!”시후는 냉소하며 말했다. "너무 멀리 가신 것 아닌가요..? 우리가 살던 그 집도 돈을 주고 산 건데.. 그곳에서 회장님이 공짜로 지낼 수 있게 제가 해드릴 것 같아요?” 시후는 그렇게 말한 뒤 휴대전화를 꺼내 안세진에게 연락을 취했다. 안세진은 곧 알겠다며 회신을 보냈다.그 때, 윤우선은 신 회장의 태도가 너무나도 불만스러워 그녀를 힘으로 밀치고 별장에서 쫓아내려고 했다. 신 회장은 다급해지자 휴대폰을 꺼내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선생님 어서 출동해주세요! 저를 좀 살려주세요! 내 며느리가 나를 집에서 내쫓으려고 해요!! 밖에서 죽으라고요!"그러자 경찰은 "주소가 어디입니까? 곧 사람을 보내겠습니다!!"라고 외쳤다."여기는 청년재 별장입니다!”"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경찰이 곧 도착할 겁니다!"마침 카톡을 보냈던 시후는 신 회장이 자발적으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마침 회장님이 직접 경찰에 신고까지 하셨으니, 그럼 저는 경찰 분들이 앞으로의 일을 결정하기를 기다리죠.”윤우선은 다급한 듯 거실 내부를 빙빙 돌며 안절부절하
윤우선은 급히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경찰 선생님! 이 늙은이가 헛소리하는 거예요! 듣지 마세요, 제 남편은 벌써 저 여자랑 모자 관계를 끊었다고요!”경찰은 윤우선을 쳐다봤다가 다시 신 회장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이 분의 말이 사실입니까?""아니에요!" 신 회장은 다급하게 변명했다. “그냥 홧김에 한 소리예요 그건!”"홧김에 한 말이라고요?” 그러자 김상곤도 화를 내며 말할 수밖에 없었다. "엄마가 진작에 우리더러 WS 그룹 별장에 머물지 못하게 했잖아요? 그리고 나와 유나를 그룹에서 일하지도 못하게 몰아냈고, 또 우리 재산까지 압류했어요! 그리고 윤우선이 받던 WS 그룹의 연금도 끊어버렸고, 나와 모자 관계를 끊었잖아요! 그런데 이제 그룹이 망해 가니까 뭐라고요? 홧김에 한 소리?”그러자 경찰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럼 이 별장은 누구의 소유입니까?”“접니다.” 시후가 입을 열었다.경찰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그럼 여기 계신 이 노인 분과는 무슨 관계죠?”"아무런 관련 없습니다. 제 아내의 할머니일 뿐이고요."그러자 경찰은 신 회장에게 말했다. "지금 할머니께서는 엄한 곳에 와서 행패를 부리고 계십니다. 부양과 관련된 일은 아들 딸들과 협의할 수는 있지만 이렇게 손녀사위 집에 들어가 행패를 부리시면 안 되죠. 지금 민가에 침입해 말썽을 피운 혐의를 받으셔야 한다고요.”"뭐라고?!" 신 회장은 화를 내며 소리쳤다. "너 미친 거 아니야? 내가 내 아들 집에도 마음대로 못 와?! 정말 어이없는 소리를 골라 하는구먼?!”경찰은 참을성 있게 그녀를 설득했다. "이곳은 할머니 아들 집이 아닙니다. 아시겠어요?”"헛소리하고 자빠졌네! 나는 그런 거 모르겠고. 일단 오늘 난 여기서 잘 거라니까?! 날 쫓아낼 수 없어! 난 여기서 한 발자국도 못 나가니까!!!”김창곤도 신 회장과 한마음이 되어 말했다. "나는 김상곤의 형이요. 나도 여기서 나갈 생각 없소! 그리고 그는 나도 부양할 의무가 있어요!
김혜준은 두 명의 경찰관에 의해 끌려 나갔고, 그 사이에 그는 고개를 돌려 시후를 바라보며 외쳤다. "은시후! 이 새끼가 지금 우리를 모함하고 있는 거 아니야?!”시후는 웃으며, "맞혀봐?"라며 그를 비웃었다.김창곤 역시도 시후에게 협박을 하며 끌려 나갔다. "은시후, 넌 반드시 벌을 받을 거야! 조만간 갈기갈기 찢어질 거라고!!"앞에 선 경찰관은 입을 다물라고 호통을 치며 그의 등을 떠밀었다. 경찰관들은 신 회장 가족 4명을 모두 경찰차에 태우고 경찰서로 향했다.윤우선은 경찰차가 떠나는 것을 보고 흥분한 나머지 어깨춤을 추며 연신 환호성을 질러댔다. “아이구 속이 다 후련하다!! 저 망할 늙은이에게 이제서야 제대로 한 방 먹였네!! 오호호호!!”옆에 있던 김상곤이 윤우선의 모습을 보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거기 좀 생각이라는 걸 하고 말해! 이곳에서 함께 살지 않는 건 괜찮지만, 결국 우리 엄마라고.."윤우선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아 예예~ 사랑하는 누구 어머님~ 제~발 우리 집에만 오지 마셔요~~~! 어휴 진짜!”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유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할머니께서는 지금 꽤 힘든 상황이신 것 같은데.. 우리 예전에 살던 집이라도 빌려 드리면 안 되나요?!”"뭘 빌려줘 지금?" 윤우선은 차갑게 유나의 말을 비웃었다. “절.대. 안 돼!!! 돼지 네 마리를 사서 거기서 기르는 한이 있어도 난 그 인간들 절대 못 들어오게 할 거야! 우리에게 어떤 짓거리를 했는지 벌써 잊었어?!”그러자 유나는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엄마.. 결국 우리 할머니이기도 하고, 불쌍한 마음이 들잖아요.”하지만 윤우선은 손사래를 쳤다. "나에게 동정심 남발할 생각은 하지도 마. 그 늙은이는 우리를 아직도 네 큰 아버지보다 못하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이번 기회에 구치소에서 잘 지내도록 하는 게 맞아! 그리고 어떤 죄를 지었는지 뉘우치게 해야지!” 윤우선은 갑자기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 "하이
윤우선은 시후에게 말을 하면, 감히 자신의 말을 거역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자신의 개인카드에 돈을 입금하고,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러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는 돈을 펑펑 쓰며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을 텐데!하지만 시후는 윤우선이 돈을 달라는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어머님, 이 돈은 어머님께 드릴 수 없습니다."윤우선은 눈살을 찌푸리며 "왜?"라고 물었다."이제 아버님께서 돈을 관리하고 있는데, 일단 아버님께 허락 맡으셔야죠.”"뭐라고?!" 윤우선은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해지며 소리쳤다. "내가 한 말이 이해가 잘 안 돼?!”시후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건 아니지만, 일단 우리 집안의 돈 문제는 아버님과 상의하십시오.”윤우선은 화가 나서 소리쳤다. "나에게 김상곤 그 멍청이 이야기를 꺼내서 압박하려 들지 마! 그리고 말이야, 나는 네 장모야! 그러니 너에게 돈을 요구하면 즉각 넘겨줘야 할 거 아니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요. 드려야죠! 다만 장인 어른께서 허락하신다면요?”"너......?" 윤우선은 화가 나서 시후에게 손가락질하며 외쳤다. "넌 굳이 나와 싸우겠다는 거야?!”시후는 물었다. "어머님, 앞으로 장인 어른께서 돈을 관리 하라고 한 건, 어머님께서 하신 거지, 제가 한 게 아닙니다. 그럼 이번에도 또 어머님의 결정을 취소하겠다는 말이세요?!”윤우선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아니,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 돈 좀 내 놔!!”시후는 손을 모으며 미안한 듯이 말했다. "죄송합니다, 장모님 아버님께서 허락하시지 않으면 저를 죽여도 돈을 드릴 수 없어요.” 시후는 더 이상 장모를 상대하기 귀찮아 안으로 들어갔다.윤우선은 시후의 뒷모습을 보고 화가 나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는 김상곤을 찾아가 시후에게 한 마디 하라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남편은 절대 자신에게 돈을 주지 않을 것 같았다. 왜냐하면 이 늙은이는 지금 시후보다 오히려
그래서 그녀는 재빨리 2층으로 올라가 시후와 유나의 방문을 열어보았다. 문이 잠겨 있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그녀는 갑자기 뛸 듯이 기뻤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그녀는 상자를 뒤지기 시작했지만, 시후와 유나도 오늘 막 이사를 온 것이라 캐비닛에 아직 제대로 물건들을 정리하지 않았고, 게다가 값어치 있는 물건들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윤우선은 한참을 찾다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고 짜증을 내고 있을 때, 문득 옷장에 걸려 있는 시후의 외투를 보았다. 그녀는 주머니를 한참 뒤적거리다가 검은색과 금색 은행 카드를 발견했다. 이 은행 카드는 한참을 들여다보았지만 은행 카드라는 것만 알아냈을 뿐, 아무것도 적혀 있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이 카드는 매우 정교하게 제작되어 보기에도 보통 카드가 아닌 것 같아 보였다. 그녀는 반색을 하며 즉시 카드를 자기 품에 넣고 속으로 생각했다. ‘은시후, 은시후!! 유나에게 돈을 안 주고 이렇게 가지고 있어? 그리고 말이야.. 네가 조금만 더 나에게 잘했으면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 텐데.. 그랬으면 내가 돈을 좀 남겨 주지 않았겠어?! 그런데 김상곤으로 나를 압박 하다니.. 넌 사람을 잘못 건드렸어! 내가 비밀번호를 알아 내기만 하면, 넌 이제 한 푼도 없어! 그리고 나에게 빌면서 돈 달라고 할 걸?! 흥!!’윤우선은 이렇게 생각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가까운 은행으로 달려갔다.......주방에서 청소를 하던 시후는 윤우선이 자신의 은행 카드를 훔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릇을 다 정리했을 때, 갑자기 시후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는 화면에 '이모님'이라는 세 글자가 뜨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시후가 여덟 살 되던 해. 그의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다. 그 때, 복지원의 아주머니께서 자신을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그는 이미 거리에서 굶어 죽었을 것이다. 그래서 시후는 항상 이 아주머니께 감사했고, 이 은혜를 잊지 못했다. 그래서 시후는 신 회장의 생신 잔치에서 돈을 빌려 달라고 했던 것이다. 그리고 아주머니가 수술을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