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미정은 갈비찜 한 조각을 집어 유나의 그릇 위에 올려주며 말했다. "유나야, 이 갈비도 먹어 볼래? 이건 내가 자신 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요리 중 하나야. 안 한 지 조금 오래 되어서 네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네~ 하하..”열정적인 미정이 자신의 그릇에 자꾸 음식을 올리는 것을 지켜보고 있던 유나는 미정에게 조금 거리를 두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체면을 깎기는 싫어서 이렇게 말했다. "아, 이모 제가 직접 덜어 먹을게요! 감사합니다~ 먼저 드세요!”미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 지었다. "그래, 반찬 많이 먹고! 안 닿는 게 있으면 시후에게 집어 달라고 해~”유나는 대답한 뒤 미정이 자신에게 집어준 고기를 먹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요리는 정말 맛있었고 부드럽고 감칠맛이 있는 것이 정말 나무랄 데가 없었다!김상곤도 맛있는 음식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평생 이렇게 맛있는 식사를 먹어본 적이 없었다. 사실, 남자들 사이에서 여자 얼굴이 예쁜 건 1년, 성격 좋은 건 10년, 요리를 잘하면 평생 행복하다는 말이 돌곤 했는데, 상곤 역시 이렇게 평생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는 부러운 듯 폴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폴, 엄마가 이렇게 요리를 잘해서 정말 좋겠군?!”폴은 빙긋 웃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예, 아저씨.. 그런데 이건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요. 저는 대학에 다닐 때부터 너무 힘들었어요. 집에서 나와서 살았기 때문에, 학교에서 뭘 먹어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거든요. 나중에 로펌 업무가 바빠 출장을 자주 다닐 때도 미국의 각지를, 그리고 세계 각국을 돌아다녔기에 저는 어머니가 해 주신 식사를 먹을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어머니의 솜씨가 너무 좋으시니까.. 다른 음식점에서 밥을 먹는 게 적응이 잘 안 되니까 이게 좀 힘들어요.”김상곤은 한숨을 쉬었다. "하아.. 사람이 검소하다가 사치스러워지는 건 쉽지만 사치스럽다가 검소해지는 건 엄청나게 힘들지.. 네 엄마가 이렇게 요리를 잘하니, 나라면
미정의 요리 솜씨가 워낙 좋았기에 다섯 사람 모두 배불리 먹었고, 차려진 음식을 다 먹을 수 없을 정도였다!유나는 한미정에 대해 불만과 거부감이 들기는 했지만 그녀가 해준 요리에 저항할 힘이 전혀 없었다. 평소 식사에 신경을 쓰던 유나는 평소보다 세 배나 많은 양을 먹을 정도였으니까.. 시후와 장인 상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두 사람은 이미 반찬을 모조리 먹어 치우고, 국물도 얼마 남지 않을 정도였다. 식사를 마친 상곤은 몰래 손을 탁자 밑에 넣고, 자신의 벨트를 살짝 느슨하게 풀기도 했다. 그는 속으로 ‘미정이는 정말 모든 면에서 완벽해.. 정말 윤우선과 이혼하고 미정이와 함께 한다면, 그야말로 지옥에서 단숨에 천국행 티켓을 얻는 거야!’시후조차도 장인이 미정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앞으로 자신이 훨씬 편해질 것이라고 상상할 수밖에 없었다. 한미정과 같은 이런 장모님이라면.. 요리도 이렇게 잘하시니, 만약 그녀가 자신의 ‘새로운 장모'가 된다면, 자신은 이제 주방을 미정에게 양보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윤우선을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 수 없는 것이 유감스러울 따름이었다. 아마도 식사 후에, 안세진과 함께 윤우선을 어떻게 구치소에서 풀어줄지 이야기를 좀 나눠봐야 할 것 같다.......식사를 마친 미정은 식당과 주방을 직접 정리했다. 시후가 급히 도우려 했으나, 그녀는 오히려 시후가 손을 대지 못하게 했다. 부엌 일은 자신이 더 잘할 것 같다며.. 정리를 마무리 지은 뒤에야 미정은 "시간이 늦었네~ 오늘은 더 이상 폐를 끼치지 않고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오늘 이렇게 환대해줘서 다들 고맙고, 행복한 식사였어요!”라며 인사를 건넸다.그러자 상곤은 재빨리 답했다. "아이고 미정아, 내가 더 고마워! 네가 이렇게 멋진 요리를 해줘서, 난 더 이상 소원이 없다!”미정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에게도 오랜 소원이 풀린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유나의 앞에서 많은 말을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아니야, 그럼
유나는 그들이 멀리 나간 뒤에야 현관문을 닫고 시후에게 말했다. "음.. 한미정이라는 분과 아빠 사이에 감정이 너무 눈에 뻔히 보여요.. 그런데 당신은 우리 아빠가 바람을 피우지 않을 거라고 했잖아요..”시후는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보기에 한미정 아주머니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에요. 그녀는 원리원칙을 따지는 성격이기 때문에, 설령 속으로 장인 어른을 사모하고 있더라도 반드시 장인과 장모님이 이혼한 후에야 행동에 나설 거고요.”유나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무슨 헛소리예요? 우리 아빠가 어떻게 엄마랑 이혼할 수 있어요??”시후는 유나가 이런 일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그녀에게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여보, 그럼 피곤할 텐데 집에서 푹 쉬고 있어요. 오늘은 밖에 나가서 장모님을 찾지 말아요. 오늘 내가 사람들을 만나서 다른 방법들이 있을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해볼 테니까.”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같이 갈까요?”시후는 급히 손을 내저었다. "아니에요. 그냥 택시를 타고 가면 되니까요. 이틀 동안 걱정도 많이 했을 텐데, 방으로 돌아가 푹 쉬어요.”유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휴우.. 그럼, 같이 가지는 않을 게요. 문제가 있으면 바로 저에게 연락해요? 그리고 만약 단서가 있어도 바로 알려주고요!"시후는 두말없이 "그래요, 그럼 전 바로 나갑니다!"라고 말하며 문을 나섰다. 아내와 인사를 한 뒤 시후는 마당을 나왔다. 그 때, 한미정 모자를 돌려보낸 상곤이 시후를 보고 급히 물었다. "은 서방, 이렇게 늦은 시간에 외출하나??”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와 친한 친구 몇 명을 만나서 장모님과 관련된 단서를 찾을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요~”김상곤은 이 말을 듣자 갑자기 긴장하여 그를 붙잡고 다급하게 말했다. "혹시 자네 누구한테 부탁하러 가는가? 이화룡 씨? 아니면 송민정 대표?""아마 모두에게 물어봐야겠죠? 아무래도 그 사람들은 인맥이 넓으니 어쩌면 장모님을 찾을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모
시후의 말에 상곤은 순간적으로 깨달음을 얻었다. 그는 이제서야 비로소 도피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계속 문제를 피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주하고 이성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일 뿐이다. 결국 자신이 한미정과 결혼하고 싶다면, 반드시 윤우선과 이혼을 해야만 했다. 지난 번 미정도 그렇게 이야기했듯이, 자신이 정정당당하게 미정과 만날 기회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자 상곤은 기분이 한결 나아져 시후에게 답했다. "그래, 알겠네. 그럼 자네 지인들에게 가서 도와 달라고 해. 나는 그럼 이혼 절차에 대해 알아 봐야겠어. 자네 장모가 돌아오자마자 이혼 이야기를 꺼내야겠어!”장인어른과 헤어진 후 시후는 택시를 타고 버킹엄 호텔로 향했다.안세진은 이미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호텔 지배인은 시후를 안세진의 사무실로 공손히 안내했다. 사무실 문이 닫히자 안세진은 즉시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도련님 죄송합니다. 저를 찾아오시느라 수고하셨네요. 제가 찾아 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시후는 손사래를 쳤다. "아닙니다. 제가 이렇게 직접 만나러 오는 것이 비교적 편해서요. 부장님이 직접 오시면 이유를 설명하는 게 쉽지 않아요.. 하하.. 그럼, 내 돈을 훔친 장모님은 지금 구치소에서는 어떻게 지내고 계시죠?”"참담합니다.. 온 감방의 적이 되어서 빵에 들어간 이후로 지금까지 밥을 한 입도 못 먹은 것 같던데요..?”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무표정한 얼굴로 "모든 게 다 자업자득이죠. 남을 탓할 수 없습니다.”안세진 역시도 옆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도련님. 저는 그 여자가 700억이 넘는 돈을 보고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걱정도 하지 않은 채, 심지어 왜 이렇게 돈이 많은 지 생각도 않고 자신의 계좌로 모든 돈을 출금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이건 정말 간이 부었다고 밖에 할 수가 없어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장모님은, 돈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녀는
......시후는 모든 절차를 안세진과 정리하고 나서 그제서야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구치소에 갇힌 윤우선의 악몽은 계속되고 있었다. 왜냐하면 윤우선은 구치소에 들어오자마자 이것저것 트집을 잡혀서 사람들에게 구타를 당하고 또 당했으며, 신 회장은 차가운 냉수를 그녀의 머리에 퍼부었다. 게다가 이틀 동안 음식을 한 입도 먹지 못했으니 윤우선은 반쯤 넋이 나가 있었다. 게다가 이런 생활들로 인해 그녀는 독감에 걸렸을 뿐만 아니라 고열까지 나고 있었다. 우선은 지금 온몸이 뜨거워 기절할 것 같았지만, 여전히 침대에 눕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기에 혼자 구치소 감방에서 웅크리고 구석에서 벌벌 떨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열 때문에 그녀는 극도의 추위를 느꼈고, 덜덜 떨었기 때문에 몸이 계속 흔들렸다. 그녀는 더 이상 이 고통을 버틸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에 작은 목소리로 애원했다. “제발, 제발.. 이불 좀 주시면 안 될까요? 너무 추워요.. 너무 추워..”신 회장은 윤우선을 비웃었다.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이불을 덮으려고? 오늘 밤도 화장실에서 자야지?"김혜빈은 신 회장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내가 보기에 냉수 목욕을 한 번 시켜야 할 것 같은데요? 도와드릴까요?”윤우선은 이 말을 듣고, 콧물과 눈물을 한 바가지 흘리며 애처롭게 애원했다. “어머님, 저 정말 안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깐 오늘 밤에도 저를 화장실에서 자고 냉수 목욕까지 시키면 오늘 죽을 것 같아요.. 그러니.. 제발.. 살려주세요..”신 회장은 독살스럽게 말했다. "아직도 내가 널 가엾게 여기길 바라니? 잘 들어, 나는 그냥 네가 빨리 뒤졌으면 좋겠어! 밤에 뒤지는 게 아니라 지금 뒤져도 상관없다고!!!!”윤우선은 젖 먹던 힘까지 다 해서 울부짖으며 말했다. "어머님, 저와 어머님은 그냥 고부갈등으로 사이가 안 좋았을 뿐이잖아요.. 게다가 저는 20년 넘게 당신의 노여움에 시달렸어요!! 그런데 이제 저를 죽이기까지 하시려고요?!! 제가 별장에
윤우선의 눈물겨운 이야기를 들은 장옥분은 그녀의 말이 뭔가 일리가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신 회장은 윤우선을 불효막심한 며느리라고 비난하고 심지어 때리고 욕도 해댔다. 그러나 신 회장은 보기에, 윤우선에게 오랫동안 괴롭힘을 당한 사람 같지 않았다. 그녀는 매우 건강하며, 정신도 또렷했으며 더군다나 손버릇이 안 좋은 것 같았다. 그래서 윤우선이 시어머니에게 나쁘게 굴었다는 것이 10점이라고 하면, 신회장의 윤우선에 대한 미움과 복수는 100점 정도되는 것 같았다. 신 회장이 자꾸 윤우선에게 싸움을 거는 것을 보고 장옥분은 좀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그녀는 즉시 입을 열었다. "저 신 회장님 잠깐, 때리지 마세요. 손을 대는 게 확실히 좀 독하긴 하네요. 이 여자를 죽이려고 하는 건 아니죠?”그녀의 말에 윤우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구치소에 들어온 지 이미 이틀이 다 되어가는데, 윤우선은 장옥분이 바로 신 회장의 유일한 백이라는 것을 진작에 알아차렸다. 장옥분이 백으로 버티고 있었기에, 신 회장은 계속해서 감히 자신을 거리낌 없이 괴롭히고 구타할 수 있었다! 만약 장옥분이 신 회장의 의견에 지지하지 않고, 심지어 자신을 불쌍히 여긴다면, 그리고 자신에게 더 이상 손을 대지 못하도록 명령한다면, 자신의 앞날은 훨씬 많이 나아질 것이다! 그러자 윤우선은 계속 울부짖었다. "저.. 옥분 언니, 역시 사리에 밝으시네요!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듯이, 나와 신 회장 간에 정말 상대방을 죽이고 싶은 사람은 내가 아니라 저희 시어머니예요! 그녀는 줄곧 날 죽음으로 몰아넣으려 했어요! 그러니까 당신이 말리지 않는다면 정말 저는 이 독한 신 회장에게 고문당해서 죽을지도 몰라요!!”신 회장은 좀 조급해하며 급히 입을 열었다. "옥분 씨, 당신 이 년 입에서 지껄이는 걸 절대 믿지 마요! 이 년은 입에서 나오는 게 순 거짓말뿐이야!”장옥분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의 입에서 진실이 있는지 확실히는 모르지만, 나도 장님은 아니에요. 그러니 회장님도 적
"그녀가 내 아들을 평생 망쳐 놨다고요! 그러니 내가 이 년을 몇 번 때린다고 내 아들의 평생 행복을 보상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감방 안의 여자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아무도 윤우선이란 이 여자가 그 당시 그렇게 뻔뻔한 일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정말 싫어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바람 피우는 남녀 아니겠는가? 그래서 신 회장의 이야기는 모든 사람들이 윤우선에 대한 증오를 다시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이 뻔뻔스러운 년이 어린 나이에도 감히 이런 뻔뻔한 짓을 해? 정말 빌어먹을 년이네?!""그러니까, 남자가 술에 취했을 때 억지로 잠자리를 가지게 할 수 있어? 이건 그냥 창녀 아니야??""진짜 역겹다~~ 그냥 중간에 끼어들거나 하면 그만이지, 어떻게 이렇게 상스러운 짓을 해?”신 회장은 증오의 물결을 다시 일으키는 것에 성공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윤우선, 빌어먹을 년, 감히 이럴 때 이간질하고 판을 뒤집으려 해? 좋아, 그럼 나도 널 나락으로 몰아넣어 줄게!’ 그러자 신 회장은 두 눈 가득 눈물을 흘리며 "가장 역겨운 일이 무엇인지 모르죠??”라고 분노했다. "이 계집애와 내 아들의 당시 여자친구는 당시에 절친이었고, 좋은 친구였어요! 그러니까 결국 이 년이 친구를 배신하고 이런 뻔뻔한 짓을 한 거예요! 자기 절친의 남자친구랑 잤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 년은 절친의 남자친구를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친구를 멀리 타향으로, 미국으로 내몰았던 거예요! 그리고 그 여자친구가 아직도 귀국하지 않은 것은 모두 이 년 때문이에요!" 신 회장의 이 말은 모든 사람들이 방금 윤우선에게 가졌던 연민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대신 윤우선에 대한 철두철미한 분노만이 남아 있었다! 윤우선은 지금 이 순간 긴장하여 무너져버릴 것 같았다. 그녀는 신 회장이 한미정을 내친 일을 꺼낸 뒤 단번에 자신을 이렇게 만들어 버릴 것이라고는
윤우선은 20여 년이 지난 뒤에 한미정의 일로 이렇게 얻어맞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녀는 원래 장옥분을 설득하려 들었지만, 신 회장이 이 일을 꺼내어 자신의 모든 노력을 모두 수포로 만들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오히려 자신을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뜨릴 줄이야. 그녀를 폭행한 몇 명의 여자들은 내연녀 때문에 겪은 비참한 일들이 한 번씩은 있었기 때문에, 그녀를 때리기 시작했을 때 자신의 원한을 모두 윤우선에게 퍼부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비라는 단어를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윤우선은 또 다시 구타를 당했고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거의 숨을 거둘 지경에 이르렀다. 몇 번이나 윤우선은 자신이 곧 쇼크가 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그녀는 정말 쇼크를 받았고 다른 사람에게 몇 번 맞아서 깨어났다.한 무리의 사람들이 윤우선을 구타한 후, 신 회장은 옆에서 말했다. "난 우리가 이 계집애가 여기 있지 않도록 화장실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우리를 짜증나게 만드는 여자를 치워버리죠?” "맞아요!" 가장 먼저 달려들어 윤우선에게 손을 댄 여자는 이렇게 말했다. "신 회장님 말이 맞아요, 화장실로 끌어 냅시다!” 그러면서 옆에 있던 다른 여자들을 불렀다. "그럼 우리 각각 다리 하나씩 잡고 그냥 끌고 들어갑시다!” “그래!” 상대방이 즉시 고개를 끄덕여 승낙하자, 두 사람은 윤우선의 한쪽 다리를 잡아당겨 억지로 그녀를 화장실로 끌고 갔다.그러자 김혜빈도 급히 따라가서 윤우선을 화장실에 넣는 걸 보고, 세면대에 물을 한 대야 받아 그녀에게 뿌렸다. "야, 윤우선! 너 오늘 같은 날이 있을 거란 걸 꿈에도 몰랐지? 지금 아직도 우리 할머니와 싸우고 싶어?!”윤우선은 이때 찬물을 맞고 깨어났고, 격렬하게 떨면서 속으로 후회했다. 괜히 장옥분에게 그런 말을 해서 동정을 살려고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을.. 만약 자신이 신 회장의 행동들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면, 자신도 이런 꼴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 그리고 사위의 카드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