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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먼저 가지 마

Author: 운디네J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10-12 08:36:30

시현이 먼저 문을 열었다.

밖에 선 남자는 서른 중반쯤 되어 보였다. 명찰에는 운영 책임자라고 적혀 있었다. 구두에는 체육관 바닥의 흰 먼지가 묻어 있었다.

“윤시현 씨?”

“이름 어디서 봤어요.”

“접수하셨잖아요.”

시현은 괜한 질문을 했다는 걸 알았다. 그래도 물러나지는 않았다.

권도훈은 태윤에게 눈길을 돌렸다.

“돌아올 줄 알았다.”

“동생 만나러 온 사람이 있습니다.”

“소개부터 하자. 이렇게 남의 문 막고 서 있으면 오해해.”

태윤은 의자를 옆으로 밀었다. 시현이 나가자 남자가 바로 뒤에 붙었다. 도훈은 둘의 간격을 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영과 하린은 창고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도훈은 서영에게 먼저 사과했다. 접수 명단과 격리 명단을 따로 관리해서 찾는 데 오래 걸렸다고 했다.

“그럼 이제 만나게 해 주세요.”

서영이 말했다. 도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보여 드리기 전에 설명을 좀.”

“설명은 가면서 들을게요.”

서영이 먼저 걸었다. 도훈은 그녀를 앞질러 복도 끝으로 갔다.

격리 구역은 무대 뒤 대기실이었다. 원래 문에 달린 손잡이 위로 바깥 걸쇠를 덧댔다. 문 옆에는 눈으로 안쪽을 확인할 수 있는 작은 창이 있었다.

서영이 창문에 붙었다.

안에는 남자 하나가 앉아 있었다. 시현은 사진 속 얼굴을 알아봤다. 서준은 누나를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가, 발목에 달린 끈 때문에 멈췄다.

서영이 문을 두드렸다.

“민서준.”

서준은 웃으려다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왜 이제 와.”

“너 어디 아파?”

“누나 옷 왜 그래.”

서영은 세탁소에서 가져온 큰 셔츠를 잡아당겼다. 목 옆의 거즈를 더 가리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서준의 얼굴이 굳었다.

“누나도 물렸어?”

서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동생의 눈에서 웃음이 사라지자 서둘러 덧붙였다.

“근데 지금 괜찮아. 말도 하고. 너도 그러잖아.”

“나는 안 괜찮아.”

그가 바닥을 봤다. 종이컵 하나가 뒤집혀 있었다. 물은 이미 말라 있었다.

“가끔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몰라.”

서영이 문손잡이를 당겼다. 도훈이 걸쇠에 손을 올렸다.

“이 상태로 열면 누나도 다칩니다.”

서준이 고개를 들었다. 그 눈이 붉었다. 시현은 태윤을 봤다. 태윤은 창문 대신 걸쇠를 보고 있었다.

하린이 도훈에게 물었다.

“현재 어떤 처치를 하고 있어요?”

“수분 공급, 상처 관리. 어제는 진정이 안 돼서 의사 선생님이 주사를 한 번.”

“담당 선생님 뵐 수 있어요?”

“지금 다른 구역에 계십니다.”

하린은 문 아래 흘러나온 물자국을 봤다.

“저 물컵은 언제 줬어요?”

도훈은 봉사자를 불렀다. 봉사자는 새 물병을 가져왔다. 서영이 받으려 하자 도훈이 막았다.

“전달하는 방법이 있어요.”

태윤이 말했다.

“발목을 저만큼 묶어 놓고 문도 잠갔는데 물까지 못 줍니까.”

“네가 어젯밤에 문 부수고 나간 뒤로 사람이 다쳤어.”

복도가 조용해졌다.

서준이 창문 앞으로 다가왔다. 끈이 당겨지기 직전의 거리였다. 그가 태윤을 알아보고 손을 올렸다.

“형.”

태윤이 입을 다물었다.

“밖에 나가면 우리 누나 찾아 준다며.”

시현은 태윤의 옆얼굴을 봤다. 남자의 턱이 굳어 있었다.

서준이 다시 말했다.

“진짜 찾아왔네.”

태윤이 창문에 손바닥을 댔다.

시현은 그 손이 떨리는 걸 봤다. 가까이 가려다가 서영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태윤이 돌아보았다. 시현은 고개로 창문을 가리켰다. 나를 보지 말고 저쪽을 보라고. 태윤이 다시 안쪽을 봤다. 서준이 안쪽에서 같은 자리에 손을 올렸다.

“네가 보내 준 사진 봤다.”

“누나한테 나 괜찮다고 해 줘.”

“방금 안 괜찮다며.”

“그건 누나한테만 한 말인데.”

서영이 울다가 동생을 노려봤다.

“이럴 땐 좀 하나만 해.”

시현은 뒤로 물러났다. 도훈도 그를 따라 복도 모서리로 왔다. 남매에게 시간을 주는 사람처럼 보였다.

“태윤이가 저 안에 있었습니다.”

도훈이 낮게 말했다.

“문을 뜯고 나오다가 말리던 사람 팔이 부러졌어요.”

“그 얘기를 왜 저한테 해요.”

“같이 움직이시니까.”

시현은 도훈의 얼굴을 봤다. 반듯한 사람의 얼굴로 무엇이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사람은 지금 어디 있어요?”

“치료 중입니다.”

“태윤이한테도 보여 줘요. 다친 사람 얼굴도 모르고 내빼게 두지 말고.”

도훈이 잠시 말을 멈췄다.

“알겠어요. 그런데 서영 씨는 따로 확인을 좀 해야겠습니다.”

그의 시선이 서영의 목으로 갔다.

“물렸는데 저렇게 멀쩡한 분은 처음이라서요.”

시현이 한 발 옆으로 옮겼다. 도훈에게서 서영이 가려졌다.

“하린 씨랑 같이 확인해요.”

“윤시현 씨가 보호자입니까?”

“같이 왔어요.”

처음 접수대에서 했던 말을 다시 했다. 태윤이 그쪽을 돌아봤다.

시현은 서준의 방문을 가리켰다.

“문부터 열고 얘기하죠. 물 한 병 주는 데 사람이 몇 명이 필요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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