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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화

작가: 화유2
last update 게시일: 2026-04-04 12:00:00

이다정은 아직 차에 기대 서 있었다. 아까의 흔들림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브레이크.

그 단어 하나가 머릿속에서 계속 맴돈다.

사고가 아니라— 의도.

“하…” 짧게 숨을 내쉰다.

그때.

차 반대편에서 문 닫히는 소리.

김다온이 돌아온다. 손에 휴대폰이 들려 있다. 통화는 이미 끝난 상태. 이다정이 먼저 물었다. “누구예요.”

김다온이 잠깐 멈춘다.

“…정비 쪽 확인했습니다.” “그거 말고요.”

조금 더 또박또박. “누가 한 거냐고요.”

정적. 김다온의 시선이 그녀에게 닿는다. 이번엔 피하지 않는다.

“…아직 특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다정은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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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기사가 되어줘   48화

    이다정은 아직 차에 기대 서 있었다. 아까의 흔들림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브레이크.그 단어 하나가 머릿속에서 계속 맴돈다.사고가 아니라— 의도.“하…” 짧게 숨을 내쉰다.그때.차 반대편에서 문 닫히는 소리.김다온이 돌아온다. 손에 휴대폰이 들려 있다. 통화는 이미 끝난 상태. 이다정이 먼저 물었다. “누구예요.”김다온이 잠깐 멈춘다.“…정비 쪽 확인했습니다.” “그거 말고요.”조금 더 또박또박. “누가 한 거냐고요.”정적. 김다온의 시선이 그녀에게 닿는다. 이번엔 피하지 않는다.“…아직 특정되지 않았습니다.”이다정은 피식 웃었다.“거짓말.”김다온의 눈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인다.“기사님, 지금까지 한 번도 ‘모른다’고 한 적 없어요.”조용한 지적.“그럼 이번에도 알겠네요.” 김다온은 대답하지 않는다.대신— 한 걸음 다가온다. 거리, 다시 좁혀진다.“대표님.” 목소리가 낮다.“지금 중요한 건—”“내가 죽을 뻔했다는 거죠?”말이 끊긴다. 공기가 다시 굳는다. 이다정은 시선을 떼지 않는다.“그거예요, 아니면—”한 박자. “…내가 뭘 알아낼까 봐 그런 거예요?”김다온의 손이 멈춘다. 그 질문.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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