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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화

Autor: 루에나
호텔 입구 쪽이 소란스러웠다.

고급 맞춤 정장을 입고,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여유롭게 걸어 들어오는 남자가 있었다.

그 주변에는 사람들이 빼곡히 둘러싸여 있었다.

그의 몸에서는 압도적인 ‘우월감’이 뿜어져 나왔다.

옆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아부하는 얼굴이었다.

“주 대표님, 이쪽으로 오세요.”

“우리 화인게임즈의 기념행사에 참석해 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송 대표님은 잠시 후에 도착하실 겁니다.”

“미리 연락도 없이 와서 폐 끼칠까 봐 걱정했는데...”

주도윤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목소리에는 전혀 걱정의 기색이 없었다.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들으며 아첨을 이어갔다.

노현태는 그쪽을 계속 지켜보다가 갑자기 고개를 갸웃했다.

“저 사람 어디서 본 거 같은데...”

그리고 강솔과 백지연에게 고개를 돌려 물었다.

“저 사람, 왜 이렇게 낯이 익지? ZS그룹 외아들, 주도윤이랑 좀 닮지 않았어?”

강솔은 손을 꽉 쥐었다.

닮은 게 아니라, 그 사람이 맞다.

평소에 먹고 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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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64화

    “속여서 받아 냈다면 그것도 능력이지. 뭘 따져.”중현의 대답은 빈틈없었다. “기억 잃기 전의 나도 그렇게 멍청하지는 않았겠지. 속았다 해도, 알고도 기꺼이 당해 줬을걸.”도현이 입을 다물었다.두 번을 물었는데 두 번 다 같은 대답이었다.‘이 동생 놈, 마음 한번 참 단순하네.’“잘해 봐.”“고마워.”이야기가 끝나자 중현은 더 머물지 않았다.중현이 나가자마자 도현의 비서가 들어와 지시받은 일을 보고했다. “대표님, 진도엽 쪽에서 협력하겠다고 했습니다.”“알았어.” 도현의 눈이 조금 깊어졌다.도현은 중현에게 강솔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알지 못했다.그저 호감이 있고 마음에 드는 정도라면, 그것만으로 지분을 내놓게 하기는 어려웠다.‘이번에는 정말 넘겨주려는 거면 좋겠는데...’도현이 물었다. “심준 교수는 지금 어디 있지?”“해외에 계십니다.” 비서는 미리 파악해 둔 상태였다. “중현 도련님 상태가 안정된 뒤에 떠나셨습니다.”도현이 핸드폰을 천천히 쓸었다. 눈에 깊은 생각이 잠겼다.5분쯤 지나자 도현은 핸드폰에서 심준의 연락처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오래지 않아 연결되며 온화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 대표님.]도현이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 “교수님, 갑자기 전화해서 죄송합니다. 바쁘신데 방해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심준의 목소리는 편안하고 부드러웠다. [아닙니다. 무슨 일이신가요?]도현이 차분하게 말했다. “동생 일로 여쭤보고 싶어서요. 필요하다면 교수님께서 기억을 되찾도록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심준이 솔직히 답했다. [가능은 합니다만, 전부 돌아온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기억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예전에 묻어 둔 기억까지 함께 떠오를 수도 있고요.]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예전 기억이라...’심준이 먼저 물었다. “지금 일정을 정리하고 돌아갈까요?”도현이 차분하게 답했다. “아닙니다. 여쭤본 것뿐입니다.”심준이 말했다.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네.” 도현이 대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63화

    도현이 잠깐 굳었다.안경 너머 눈에 뜻밖이라는 기색이 비쳤다. 정말 받아들일 줄은 몰랐던 모양이었다.“언제 진행할 건데?” 중현이 물었다. “시간 비워 둘게.”도현이 되물었다. “많이 바빠?”중현은 숨길 생각도 없이 당당하게 말했다. “강솔이 예쁘더라고. 마음 좀 얻어 보려고.”도현은 중현의 얼굴에서 무언가 읽어 내려고 했다. 하지만 중현은 거리낄 것 하나 없는 표정이었고, 맑은 눈에도 찔리는 기색이라곤 없었다.“전에는 강솔을 못 믿겠다더니?”“믿고 말고는 중요하지 않아. 내 마음에 든다는 게 중요하지.” 중현이 말했다.그 말을 듣자, 도현이 문득 멈칫했다. 피로가 몰린 미간을 문지르는데 머릿속이 뒤엉켰다.‘잘못 짚었어.’‘처음부터 전부.’도현은 중현이 거절하면 강솔을 이용해 압박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중현에게는 과거의 기억이 없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강솔을 좋아한다 해도 그 정도 호감만으로 지분까지 내놓을 리는 없었다.“왜 그래?” 중현이 감정의 변화를 알아챘다.도현이 미간에서 손을 떼고 미리 준비해 둔 주식 양도 계약서를 가져왔다. “아무것도 아니야. 지분 넘기는 데 이의 없으면 여기 서명해. 양도 금액이 마음에 안 들면 말하고.”중현은 계약서를 받아 대강 몇 장 넘겨 보았다. “이의 없어.”도현이 살피는 눈으로 중현을 보았다.‘이렇게 쉽게 넘긴다고? 너무 이상한데.’중현이 모든 기억을 잃었다 해도 반응이 지나치게 담담했다. 강 비서 일행을 만나 함께 지낸 뒤인데도 이렇다는 게 더 이상했다. 강 비서의 성격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리 없었다.중현의 말대로 자신을 조금 더 믿는다고 해도...“다 했어.” 중현이 서명한 계약서를 내밀었다.도현이 한 장씩 확인했다.문제는 없었다.“이제 임단아 일을 진태휘한테 알려준 게 형을 위해서였다는 말, 믿겠어?” 중현은 여전히 태연했다. 검은 눈은 솔직해 보이면서도 저 깊은 밑바닥을 알 수 없었다.도현은 계약서를 챙겨 두고 안경을 밀어 올렸다.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62화

    중현이 답장을 보냈다. [내일 오전 10시에 형 집으로 갈게.]그 짧은 문장을 보며 도현은 핸드폰을 쥔 손에 조금씩 힘을 주었다.‘이 동생 놈은 정말 잠깐도 방심할 수가 없군.’알겠다는 답장을 보낸 도현은 핸드폰을 치우고 옆에 있는 비서에게 지시했다. “진도엽한테 연락해서 나와 손잡을 생각이 있는지 물어봐.”“네.” 비서가 대답했다.도현의 안경 너머 눈은 속을 알 수 없을 만큼 깊었다.얌전히 말만 들으면, 자신도 중현에게 좋은 형이 되어 줄 생각이었다.하지만 중현에게 고분고분한 순종은 무리인 모양이었다. 기억을 잃기 전에는 태휘와 연락하더니, 기억을 잃은 뒤에는 가장 믿는 사람이 형이라고 말하면서 속였다. 사람 마음을 쥐고 흔드는 데는 도가 튼 동생이었다.도현의 눈이 깊이 가라앉았다. “생각이 있다면 우리 계획을 알려 주고 맞춰서 움직이라고 해. 싫다고 하면 진도엽 아버지한테 연락하고.”비서는 무언가 말하려다 망설였다.도현이 눈을 들었다. “문제 있어?”“혹시 중현 도련님께서 아시게 되면...” 비서가 겁이 많은 사람은 아니었다. 다만 중현의 성격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있었다. “일이 크게 번질 수도 있습니다.”“중현이도 나한테 거리낌없이 문제를 만드는데, 내가 겁낼 게 뭐지?” 도현은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겉으로는 여전히 점잖고 부드러운 모습이었다.단아만 건드리지 않았다면 얼마든지 좋게 넘어갈 수 있었다.하지만 태휘와 손잡고 자신을 공격한 이상, 도현도 그에 맞게 응전해 줄 수밖에 없었다.“또 하나.” 도현은 강솔의 성격을 떠올리고 덧붙였다. “해외에도 사람을 보내. 소담이랑 토니를 놓치지 말고 잘 지켜보라고 해. 진씨 집안 쪽에서 일이 틀어지면 우리가 직접 움직인다.”비서는 입술을 달싹이다가 결국 대답했다. “알겠습니다.”도현은 소파에 앉아 손안의 잔을 가볍게 돌렸다. 잔에 담긴 술이 잔잔하게 흔들렸다.‘중현아, 얌전히 말 듣는 게 좋을 거야.’‘안 그러면 강솔이 너 때문에 고생하게 될 테니까.’.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61화

    “그럴 리 없어.” 홍일이 말했다.임훈은 홍일을 놀리는 데 재미를 붙였다. “왜 없어?”홍일은 기계처럼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누구든 우리 아가씨가 성공하는 데 걸림돌이 되면, 우리가 망설이지 않고 걷어차 버릴 거야.”“우리 보스는 아가씨에게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라니까.” 임훈이 반박했다.홍일이 대꾸했다. “어차피 돌이잖아. 다를 게 없지.”임훈은 할 말을 잃었다.임훈이 신동을 돌아보며 물었다. “홍일은 원래 저래?”신동이 고개를 끄덕였다.임훈이 다시 물었다. “한 대 때려 주고 싶지는 않아?”신동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러고 싶지. 그런데 못 이겨.”임훈은 전에 겨뤘던 일을 떠올리고는 입 밖에 내려던 말을 도로 삼켰다.확실히 이길 수 없었다.홍일의 싸움 실력은 보통이 아니었다.밖에서 그런 대화가 오가는 동안, 안에서도 한참 차분한 이야기가 이어졌다.식사가 거의 끝날 무렵에야 강솔이 마음에 담아 둔 말을 꺼냈다. “지안 아빠.”“응?” 중현의 말끝이 살짝 올라갔다.“나한테 시간 낭비하지 마.” 강솔은 진심이었다. 표정에도 그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당신이랑 다시 만날 생각 없어. 재결합할 생각은 더 없고.”중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강솔이 이해할 수 없다는 눈으로 중현을 보았다.‘알면서 왜 나한테 시간을 쏟는 거지?’“널 좋아하고 네 마음을 얻으려고 하는 건, 그냥 내 일이야.”중현이 진심과 다정함이 담긴 검은 눈으로 강솔을 바라보았다. “결과가 어떻든 나는 받아들일 거야.”“물론 언젠가 네가 날 좋아하게 된다면, 나야 기쁘겠지만.”강솔은 무언가 말하려다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지금의 중현은 과거를 기억하지 못했다. 강솔이 찾아갔을 때 얼마나 냉정했는지도, 이혼을 두고 다투던 때 얼마나 모진 말을 했는지도 기억에 없었다.그 모든 일은 둘만 알고 있었다.강 비서와 임훈, 임풍도 대략적인 사정만 알 뿐 자세한 내막은 알지 못했다.“이번에 돌아가면 보름쯤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60화

    중현이 계속 물었다.“특별히 좋아하는 것이나 먹고 싶은 건?”강솔은 담담하게 답했다.“없어.”“그럼 내가 적당히 시킬게.” 중현은 그렇게 말하며 몇 가지 메뉴를 골랐다.주문하는 메뉴를 듣던 강솔의 움직임이 잠깐 멈췄다.‘이거... 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인데?’‘기억이 돌아온 건가?’“이번에 J시 돌아가서 강 비서 애들이랑 연락했어. 네 취향도 조금 들었고.” 중현은 주문을 끝낸 뒤 메뉴판을 태휘에게 넘겼다. 태휘는 거의 없는 사람처럼 두고 강솔에게 계속 말했다. “같이 밥 먹은 지 오래돼서 지금 입맛이 바뀌었는지는 모르겠더라.”강솔은 바로 반박했다.“지안이 데리러 왔던 날 같이 먹은 건 밥도 아니었나?”강솔이 사정없이 받아쳐도 중현은 화가 나기는커녕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함께 지낸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중현은 강솔이 아무에게나 함부로 말하거나 쏘아붙이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강솔이 자신에게 이렇게 말한다는 건 적어도 중현 앞에서는 자신을 꾸밀 필요가 없다는 뜻처럼 느껴졌다.“그날 사람 많았고, 너는 모든 메뉴 조금씩 먹었잖아.” 중현은 사람을 세세하게 보는 편이었다. “뭘 좋아해서 먹은 건지, 그냥 맛만 본 건지 모르겠더라.”강솔은 미간을 좁힌 채 중현을 바라봤다.중현이 시선을 마주했다. “왜?”강솔은 입을 열었다가 결국 짧게 끝냈다. “아무것도 아니야.”‘당신이랑 같이 있으면 CCTV 하나 옆에 둔 것 같아. 무서워라.’다시 생각해 보면 중현이 기억을 잃은 뒤 지금까지 강솔에게 잘못한 일은 없었다. 지안을 데려왔을 때도 먼저 행동하고 나중에 알린 건 맞지만, 결국 아이를 강솔의 집까지 무사히 데려다줬다.지금의 중현은 과거의 기억도 없으면서 강솔이 뭘 좋아하는지 알아보려고 애쓰고 있었다.주변 사람들이 온갖 말을 주입하는 상황에서도 다시 강솔을 믿었다.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를 살핀 태휘는 핑계를 하나 만들어서 자리를 비켰다. 둘만의 시간을 남겨 준 셈이었다.“솔아.” 중현이 불렀다.강솔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59화

    태휘는 속으로 어이가 없었다.‘유치하게.’‘나이가 몇인데.’“뭘 멍하니 있어? 얼른 가.” 진환식이 재촉했다.“솔이랑 저녁 약속 있습니다.” 태휘가 설명했다. “조금 있다 가겠습니다.”“점심도 안 먹었는데 뭐가 급해.” 진환식은 방금 태휘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은 탓에 더 언짢았다. “갔다가 저녁때 다시 와.”태휘가 되물었다. “정말 제가 가길 바라십니까?”진환식이 바로 반박했다.“뭘 또 확인해?”“오늘 종일 고모 피해서 다니셨다면서요?” 태휘는 체면을 봐주지 않고 바로 짚었다. “예전에 크게 앓아 입원했던 일 물어볼까 봐 그러신 겁니까?”진환식은 바로 정신이 번쩍 들어 태휘를 노려봤다. “안에서 뭐라고 했어?”“별말 안 했습니다.” 태휘는 장기판의 말을 하나씩 정리하며 무심하게 말했다. “제가 아는 건 고모도 다 압니다. 고모가 어떤 분인지 할아버지가 제일 잘 아시잖습니까.”진환식은 마음이 복잡해져 말없이 서 있었다.짧은 사이 머릿속으로 온갖 상황을 상상한 끝에 조심스럽게 물었다. “정숙이... 뭐라고 안 했어?”태휘는 더 불안하게 만들지 않았다. “네.”진환식이 생각하지도 못했다.“진짜?”태휘는 다시 답했다.“네.”진환식의 팽팽하던 마음이 조금 풀렸다.사실 강정숙을 피한다기보다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는 게 맞는 말이었다. 딸이 자기 일을 끝까지 조사하려 들까 봐 두려웠고, 자신에게 더 실망할지도 겁이 났다.이미 오래전에 충분히 실망했을 텐데도 그랬다.“장기 더 두시겠습니까?” 태휘가 정리한 판을 가리켰다. “안 두시면 저 먼저 가겠습니다.”진환식은 태휘를 빤히 바라봤다.태휘는 그 눈빛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진환식이 의심스러운 눈으로 물었다. “너 방금 저녁에 솔이랑 밥 먹는다고 했지?”“네.”태휘는 사실대로 답했다.“왜 둘이 밥을 먹어?” 진환식은 전에 강솔에게서 중현도 단아 일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말을 들었던 게 떠올랐다.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너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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