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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Author: 루에나
하지만 이런 것들은 지금 중요한 게 아니었다.

지금 강솔에게 가장 중요한 건, 돈을 버는 것이다.

며칠 전 넣었던 정규직 이력서들은 여전히 답이 없었다.

중현이 막고 있다는 건 뻔히 알았다.

그래서 강솔은 현실적인 선택을 했다.

파트타임.

그리고 그중에서도 중현이 간섭하기 힘든 1:1 개인 레슨.

그날, 오후 바로 면접을 잡았다.

강솔은 결혼 후 전업주부로 지냈지만,

어릴 때부터 해온 무용과 미술은 단 한 번도 놓지 않았다.

면접 장소는 J시에서도 손꼽히는 부촌.

그곳에 사는 부모들은 대부분 아이에게 1:1 개인 교습을 붙인다.

그래서 오히려 안심했다.

이런 동네 사람 중에 중현이 직접 엮인 사람이 있을 리 없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약속 장소에 도착해 집사에게 안내되어 들어간 순간, 정원이 보였다.

그리고 그 정원에서 네댓 살 남짓 아이와 놀아주는 은은한 미소를 띤 한 남자가 있었다.

하도현.

강솔의 머릿속은 쿵, 울렸다.

“어, 아주버님?”

중현의 형이었다.

‘하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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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28화

    진씨 집안만 그런 게 아니었다. 하씨 집안 역시 마찬가지였다.다만 지금 하씨 집안의 대소사를 결정하는 사람은 도현 자신이었다. 누구도 도현의 선택에 쉽게 간섭할 수 없었다.태휘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말했다. “마음대로 하십시오.”도현은 태휘를 가만히 바라봤다.단아 한 사람 때문에 태휘가 자기 지위와 앞날까지 내던질 거라고는 믿기 어려웠다.태휘가 물었다. “더 하실 말씀 있습니까?”도현이 답했다. “없습니다.”태휘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나갔다. 불필요한 말은 한마디도 더 하지 않았다.아래층으로 내려와 텅 빈 거실을 본 태휘의 눈에 의문이 스쳤다.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단아에게 전화를 걸었다.[죄송합니다. 고객님의 핸드폰이 꺼져 있어 연결할 수 없습니다...]기계음이 들리자 태휘의 미간이 저절로 좁아졌다.“전화 안 하셔도 됩니다.” 어느새 뒤에 내려와 있던 도현은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른 손으로 핸드폰을 가볍게 돌리고 있었다. “단아는 진 대표님과 갈 생각이 없어서 먼저 떠났습니다.”태휘가 돌아서서 도현을 날카롭게 바라봤다. “임단아 씨를 데려오십시오.”도현은 안경을 살짝 올렸다. “제 약혼녀를 왜 진 대표님께 보내야 합니까?”태휘는 그대로 서 있었다.도현이 출입문 쪽으로 손을 내밀었다. “이만 돌아가시죠, 진 대표님.”태휘가 반응하기도 전에 도현이 덧붙였다. “제가 직접 내보내는 상황까지는 원하지 않으실 겁니다.”말이 끝나자, 훈련이 잘된 경호원 열댓 명이 거실로 들어왔다. 두 줄로 나뉘어 태휘 양옆을 막듯 자리 잡았다.태휘의 검은 눈이 조금 더 차갑게 가라앉았다. 여전히 태연한 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임단아 씨를 어디에 숨기든 찾아낼 겁니다.”도현이 태연하게 답했다. “성공하시길 바라죠.”태휘는 몸을 돌려 나가려 했다. 몇 걸음 옮기다 무언가 떠오른 듯 다시 도현을 돌아봤다. “정말 궁금하지 않습니까? 제가 왜 몇 년이나 지나서 갑자기 여기까지 찾아왔는지.”도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27화

    핸드폰에 곧바로 답장이 도착했다.[알겠습니다.]도현의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화면을 껐다.‘임단아, 진태휘가 뒤를 봐준다고 네가 이 집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아?’너무 순진한 생각이었다.똑똑-서재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두 번 났다.곧 태휘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전보다도 더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운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소파에 앉아 있는 도현을 바라보는 눈은 깊고 무거웠다.도현이 손으로 맞은편을 가리켰다. “앉으시죠.”태휘는 도현 맞은편에 앉자마자 본론부터 꺼냈다. “바로 말씀하시죠. 무슨 얘기를 하려고 부르셨습니까?” 상황이 이미 분명한데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었다.도현은 천천히 차를 한 잔 따라 태휘 앞에 놓았다. “많이 급하신가 봅니다.”태휘는 대답하지 않았다.흔들리지 않는 태도 자체가 답이었다.도현이 찻잔에서 손을 거두며 말했다. “JX그룹 대표라면 상대 앞에서 원하는 걸 너무 빨리 드러내면 자기 이익에 불리할 수 있다는 건 알고 계시겠죠.” 길고 흰 손가락이 느긋하게 움직였다.태휘도 정면으로 맞섰다. “하 대표님도 어떤 수단을 쓰든 사람을 협박해서 복종시키는 건 불법이라는 사실은 알고 계시겠죠.” 태휘는 도현처럼 말을 빙빙 돌릴 생각이 없었다.도현이 웃었다.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저는 법을 어기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태휘는 도현을 똑바로 바라봤다.도현의 태도만 보면 정말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 같았다.두 사람의 시선이 맞부딪쳤다. 한쪽은 느긋했고, 다른 한쪽은 차가웠다.서재 안에는 답답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십여 초 동안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결국 도현이 본론으로 돌아왔다. “단아 좋아하십니까?”태휘는 차갑게 답했다. “하 대표님이 신경 쓸 일은 아닙니다.”“단아는 제 약혼녀입니다.” 도현은 손가락으로 자기 반지를 천천히 쓸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제가 상관없는 일일 수가 있습니까?”태휘는 단아 손가락에 끼워져 있던 반지를 떠올렸다.한 번밖에 보지 못했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26화

    도현이 지시했다. “중현이 조금 있다가 강 비서랑 사람들 데리러 갈 거야. 막지 말고 바로 보내줘.”상대가 답했다. [알겠습니다.]도현은 짧게 응답하고 전화를 끊었다.핸드폰을 바라보던 도현은 아까 단아가 말을 흐리며 보였던 반응을 떠올렸다.조금 전 전화는 일부러 건 것이었다. 개인 핸드폰 잠금도 일부러 풀어 둔 채 재킷 주머니에 넣었다. 단아가 녹음 화면을 발견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확인하려는 목적이었다.결과는 충분히 봤다.단아가 그렇게 크게 동요했다는 건 태휘와의 관계가 가볍지 않다는 뜻이었다. 나눈 대화도 도현이 들으면 화낼 만한 내용일 가능성이 컸다.도현은 서재 안에서 잠깐 생각한 뒤 업무용 핸드폰으로 태휘에게 전화를 걸었다.태휘는 도현의 전화인 걸 확인하고 무의식적으로 위층을 한번 바라봤다.단아가 물었다. “왜?”태휘는 숨기지 않았다. “하도현 전화야.”단아도 위층을 바라봤다.도현에게 핸드폰이 두 대 있다는 사실은 단아도 알고 있었다.하나는 업무용, 하나는 개인용이었다.“여보세요.” 단아가 생각하는 사이 태휘는 이미 전화받았다. 차갑고 거리감 있는 목소리였다.도현은 노트북에 띄운 화면을 바라보며 말했다. [단아와 얘기는 거의 끝난 것 같은데, 위로 올라와서 저랑도 잠깐 얘기하시겠습니까?”]화면에는 거실이 보이고 있었다. 단아를 더 이상 감시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기존 카메라를 꺼 둔 뒤, 몰래 새로 설치한 초소형 카메라 영상이었다.도현과 단아는 중현과 강솔처럼 지낼 수 없는 관계라고 도현은 생각했다.단아를 믿어 주면 돌아오는 건 반복되는 배신과 도망뿐이었다.말을 듣지 않는 사람은 자유를 빼앗아야 얌전해진다고 믿었다.태휘는 회사 이야기를 다시 하자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생각이 바뀌신 겁니까?”도현은 화면 속에서 태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단아를 보며 속이 차갑게 식었다. [회사 얘기는 아닙니다. 단아 얘기만 하죠.]태휘가 잠깐 멈췄다.화면 속 단아가 소리 없이 입 모양으로 물었다. ‘왜?’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25화

    2층 서재.두 사람은 마주 보고 앉았다.도현은 소파에 기대앉아 두 팔을 가슴 앞에 느슨하게 겹쳤다. 태도는 여전히 차분하고 점잖았다. “말해. 무슨 얘기?”중현은 돌려 말하지 않았다. 도현을 바라보며 바로 물었다. “강 비서랑 다른 사람들, 네가 데리고 있지?”도현은 숨길 생각 없이 인정했다. “응.”중현이 말했다. “나한테 넘겨.”도현이 짧게 물었다. “이유는?”“강솔이 그러는데 그 사람들이 내 핵심 측근이었다며.” 중현은 아주 진지하게 답했다.도현은 흥미가 생긴 듯 물었다. “강솔이 말하면 바로 믿어?”“반은 믿어.” 강솔과 강솔이 언급한 사람들을 제외하면 중현은 누구에게나 진짜와 거짓을 절반씩 섞어 말했다.도현의 입가에 옅은 웃음이 걸렸다.도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옆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집어 중현 앞에 내밀었다. “강 비서랑 그 사람들 신상, 예전에 무슨 일을 했는지 정리해 둔 자료야. 봐.”중현은 서류를 받아 들었다.한 장씩 천천히 넘겼다.자료에는 강 비서를 비롯한 사람들이 과거 중현을 배신한 적이 있고, 이익을 위해 몰래 다른 세력과 손잡기도 했다고 적혀 있었다. 이번에 중현이 기억을 잃게 된 일에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는 내용까지 있었다.도현이 말했다. “다 읽고도 그 사람들을 다시 곁에 두고 싶다면 막진 않을게.”도현은 손가락을 깍지 낀 채 중현을 바라봤다. 안경 너머 눈에서는 속마음을 읽기 어려웠다. “대신 그 사람들 때문에 사고가 나도 나한테 해결해 달라고 하진 마.”중현은 자료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물었다. “그 사람들 어디 있어?”도현이 눈썹을 살짝 올렸다. “진짜 쓸 생각이야?”“응.”“또 뒤통수칠까 봐 안 무서워?”중현은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상관없어. 지금 나한테는 누가 됐든 다 비슷해.”도현은 형 역할을 충실히 해 주는 사람처럼 말했다. “뭔가 할 일이면 내가 쓸 만한 사람 몇 명 붙여 줄 수 있어. 그쪽이 위험도 적고.”중현은 가볍게 받아쳤다. “그건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24화

    단아가 대답하려는 때 도현이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도현은 단아 옆에 앉으며 자연스럽게 허리를 감쌌다. 팔이 닿자 단아의 몸이 굳어지는 걸 느꼈지만, 도현은 깊어진 눈빛만 잠깐 보일 뿐 아무것도 따지지 않았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물었다. “두 사람 아직 얘기 안 끝났어?”태휘는 사실대로 답했다. “조금 남았습니다.”도현이 다시 단아를 바라봤다.단아는 도현의 핸드폰을 쥔 손에 조금씩 힘을 줬다.눈에 띄지 않게 핸드폰을 옆으로 옮기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물었다. “당신은 왜 내려왔어?”도현은 온화한 목소리로, 반듯한 표정을 유지했다. “네가 나 부른 거 아니야?”‘내가 언제 불렀지?’도현은 아주 그럴듯하게 말했다. “아까 위에 있는 나를 쳐다봤잖아. 내려와서 옆에 있어 달라는 뜻 아니었어?”단아는 입술을 다물었다.도현은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 “내가 착각했나 보네. 얼마나 더 얘기할 거야? 난 밖에 좀 나가 있을게.”태휘가 답했다. “10분입니다.”“그래. 그럼 계속 얘기해.” 도현은 고개를 끄덕인 뒤 단아를 바라봤다. “핸드폰 줘. 밖에서 전화 좀 하고 올게.”단아는 핸드폰을 쥔 손을 조금 더 뒤로 숨겼다.도현이 너무 빨리 내려오는 바람에 녹음을 지울지 말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도현이 알면서도 모르는 척 물었다. “왜?”단아는 도현을 바라봤다.도현은 재촉하지 않았다.두 사람 사이에 이상할 정도로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분위기가 팽팽하게 굳은 가운데 단아의 머릿속은 엉망이었다. 도현을 다른 곳으로 보낼 핑계를 빠르게 찾으려 했지만, 녹음을 켠 사람이 도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핸드폰을 돌려주지 않으면 의심을 피할 수 없었다.도현은 단아의 반응을 모두 보고 있었다. 안경을 한번 밀어 올리며 은근한 압박을 담아 물었다. “핸드폰이 아까운 거야, 아니면 안에 들어 있는 게 아까운 거야?”태휘는 무슨 상황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둘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도 알 수 없었다.단아의 손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23화

    태휘가 잠깐 침묵한 뒤 물었다. “솔직한 얘기 해도 돼?”단아가 답했다. “말해.”“하도현은 아주 조심스러운 사람이야. 네가 혼자 힘으로 하도현을 움직일 만한 증거를 찾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해.” 태휘의 말은 냉정했지만 현실적이었다. “설령 찾는다 해도 하도현은 거기서 빠져나갈 방법을 수도 없이 만들어 낼 거야.”단아는 손끝에 힘을 줬다. “알아.”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그래도 한 번쯤은 해 보고 싶었다.혹시 모르니까... 정말 우연히 도현의 약점을 찾아낼 수도 있지 않을까?“하도현 뒤에는 HS그룹이 있어. 무슨 일이 생겨도 그룹 홍보팀이 가장 빠른 속도로 수습할 거야.” 태휘는 현실적인 부분을 하나씩 짚었다. “나를 믿을 수 있으면 일단 먼저 나와.”단아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지난 몇 년 동안 도현의 비위를 맞추며 버틴 건 동생이 도현 손에 있어 협박받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언젠가 증거를 찾아 도현에게 복수하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하지만 태휘의 말도 맞았다. 개인 한 사람이 가진 힘만으로는 도현을 상대하기 어려웠다.도현 곁에 있으면서 상황을 넘기려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수도 없이 했다. 도현이 그 장면들만 골라 온라인에 풀어 버리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단아가 될 것이다.“영상이랑 사진은 내가 처리할게.” 태휘는 단아가 충분히 생각한 것 같아 다음 문제까지 짚었다.단아는 태휘를 바라봤다.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태휘의 도움을 받는다면 단아가 자유를 되찾을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 도현이 자료를 터뜨려도 논란 때문에 힘들 수는 있지만, 업계를 완전히 떠나야 할 정도로 일방적으로 짓밟히지는 않을 것이다.태휘가 물었다. “어때?”단아는 마음이 복잡했다. “조금만 시간 줘. 생각을...”끝까지 말하기도 전에 도현의 재킷 안에서 핸드폰이 울렸다. 단아가 반사적으로 주머니를 더듬다가, 도현의 핸드폰이 언제 들어와 있었는지 그제야 알아챘다.누가 전화했는지 확인하려고 꺼냈지만 이미 통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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