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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화. 남자친구의 억울함

作者: 6jay
last update 公開日: 2026-08-21 11:00:32

퇴근 뒤 운동센터에 도착했을 때 지혁은 마지막 수업 중이었다.

주아는 방해하지 않으려고 라운지 한쪽에 앉았다. 지혁은 촬영을 앞둔 배우의 스쿼트 자세를 점검하고 있었다. 무릎 각도와 호흡을 짚는 말은 간결했고, 자세를 교정할 때도 먼저 손을 대도 되는지 확인했다.

프로답고 익숙한 모습이었다.

그 배우는 지혁의 설명을 들을 때마다 환하게 웃었다. 지혁까지 드물게 웃으며 답하자 주아는 읽던 기획서의 같은 줄을 또 읽었다.

“종이 뚫겠다.”

맞은편에 앉은 현우가 말했다.

“내가 뭘.”

“질투하면 질투한다고 해. 이제 자격 있잖아.”

“일하는데 무슨 질투야.”

“그러면서 왜 회원 말고 지혁이만 보고 있는데?”

주아는 기획서를 접었다. 현우가 웃음을 터뜨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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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사친의 유효기간   34화. 1년 뒤, 저녁 7시

    1년 뒤, 주아는 원고 중반에서 커서를 멈췄다.여자 주인공이 10년 된 남자 사람 친구의 고백을 받고 곧장 사랑을 깨닫는 장면이었다. 예전의 주아라면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코멘트부터 남겼을 것이다.주아는 문장 옆에 메모를 달았다.남주의 오래된 마음이 여주의 대답까지 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고백 전부터 여주가 이 사람을 특별하게 대했던 장면과, 고백 뒤 혼자 선택하는 시간을 보강해 주세요.저장 버튼을 누르자 옆자리의 신입 PD가 의자를 밀고 다가왔다.“선배님, 진짜 오래된 친구끼리 갑자기 키스하면 안 어색할까요?”“어색하지.”“그럼 어떻게 연애해요?”“어색한 채로 하는 거야. 친구였던 시간이 하루아침에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역시 로맨스는 어렵네요.”“남의 로맨스는 쉬워.”주아가 무심코 대답하자 지나가던 서영이 웃었다.“본인 것도 이제 꽤 잘하던데?”신입의 눈이 반짝이자 주아는 원고로 그 시선을 가렸다.“팀장님, 쓸데없는 정보 주지 마세요.”휴대전화가 짧게 울렸다.권지혁이었다.오늘 7시. 잊지 마.주아는 달력을 확인했다. 아무 일정도 적혀 있지 않은 날이었다.뭘?답장은 금세 왔다.1년.주아는 날짜를 다시 봤다.정말로 연애를 시작한 지 정확히 1년 되는 날이었다. 작년 이맘때 옷장을 비우던 지혁에게 최소 1년은 만나고 결혼을 이야기하자고 했었다.설마.주아가 화면을 보고 있자 서영이 옆에서 슬쩍 물었다.“왜, 프러포

  • 남사친의 유효기간   033화. 남자친구의 억울함

    퇴근 뒤 운동센터에 도착했을 때 지혁은 마지막 수업 중이었다.주아는 방해하지 않으려고 라운지 한쪽에 앉았다. 지혁은 촬영을 앞둔 배우의 스쿼트 자세를 점검하고 있었다. 무릎 각도와 호흡을 짚는 말은 간결했고, 자세를 교정할 때도 먼저 손을 대도 되는지 확인했다.프로답고 익숙한 모습이었다.그 배우는 지혁의 설명을 들을 때마다 환하게 웃었다. 지혁까지 드물게 웃으며 답하자 주아는 읽던 기획서의 같은 줄을 또 읽었다.“종이 뚫겠다.”맞은편에 앉은 현우가 말했다.“내가 뭘.”“질투하면 질투한다고 해. 이제 자격 있잖아.”“일하는데 무슨 질투야.”“그러면서 왜 회원 말고 지혁이만 보고 있는데?”주아는 기획서를 접었다. 현우가 웃음을 터뜨리기 전에 지혁의 수업이 끝났다.회원이 돌아가자 지혁은 곧장 라운지로 왔다.“언제 왔어?”“조금 전에.”“연락하지.”“일하잖아.”지혁은 주아의 얼굴과 멀어지는 회원의 뒷모습을 번갈아 봤다.“왜 기분 안 좋아.”“누가 안 좋대.”“네가.”주아는 자신이 왜 불편한지 몰랐던 며칠 전과 달랐다. 이름을 알고 나니 숨길 이유도 없었다.“질투했어. 네가 다른 여자한테 웃어서.”지혁은 뜻밖의 말을 들은 사람처럼 눈을 깜박였다. 그러고는 주아 옆에 바짝 앉았다.“다시 말해 봐.”“싫어. 오늘 왜 다들 두

  • 남사친의 유효기간   32화. 1일 차 연애

    “표지 일정은 디자인팀과 제가 다시 맞추겠습니다. 대신 프로모션 문구를 오늘 바꾸면 앱 배너 심의도 밀려요. 현재 문구에서 수위 조정하는 안으로 2시까지 정리해서 드릴게요.”쟁점을 나누고 담당자를 정하자 소란스럽던 회의가 빠르게 정리됐다.회의실을 나오던 서영이 주아 옆에 붙었다.“얼굴 좋아졌네.”“일을 잘해서요?”“그건 원래 잘했고. 숙소 침대가 갑자기 편해졌나 봐?”주아는 대답하지 않고 걸음을 재촉했다. 서영이 웃으며 따라왔다.점심 무렵, 안내 데스크에서 연락이 왔다. 방문객이 주아의 물건을 맡기고 싶어 한다는 말에 1층으로 내려가자 지혁이 로비에 서 있었다.한 손에는 노트북 충전기, 다른 손에는 종이 봉투를 들고 있었다.“이걸 왜 네가 갖고 와?”“오후에 외근 나가는 길이야. 충전기 식탁에 두고 갔더라.”“회사에 여분 있어.”“그건 몰랐지.”종이 봉투 안에는 샌드위치와 작은 과일 통이 들어 있었다. 주아가 아침에 과일을 남기자 그대로 싸 온 모양이었다.“이건?”“점심.”“권지혁, 연애 시작했다고 하던 것보다 더 챙기면 부담스러워.”단호하게 말하자 지혁은 즉시 봉투를 내려다봤다.“싫어?”“싫은 건 아닌데, 나 혼자 밥 잘 먹어. 네가 매번 책임질 필요 없어.”“책임지려고 한 게 아니라 보고 싶어서 왔어.”주아가 입을 다물었다.지혁은 짧게 웃었다.

  • 남사친의 유효기간   31화. 아침이 와도

    주아는 눈을 뜨자마자 허리를 감은 팔부터 확인했다.어젯밤의 대답을 아침에도 듣겠다던 사람은 정작 깊이 잠들어 있었다. 평소보다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이마를 덮고, 베개에 눌린 뺨에는 희미한 자국이 남았다.15년 동안 지혁이 자는 모습은 여러 번 봤다. 경기 전날 대기실에서도, 밤새 영화를 보다 잠든 소파에서도 봤다.같은 침대에서 눈을 뜬 것은 처음이었다.주아가 팔을 살짝 들어 보려 하자 지혁의 손이 허리에서 움직였다. 눈은 감은 채였다.“가지 마.”“화장실 가려고.”“갔다 와.”“그러려면 놔야지.”그제야 팔이 풀렸다. 주아가 침대에서 내려서자 지혁이 눈을 떴다. 잠이 덜 깬 얼굴로 주아를 위아래로 확인하더니 상체를 일으켰다.“후회해?”“아침부터 진짜.”“대답해 준다며.”주아는 침대 옆에 서서 지혁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밀었다.“안 해. 어제보다 더 좋아해. 됐어?”지혁이 손목을 잡아당겼다. 중심을 잃은 주아가 침대 위로 다시 넘어가자 그가 웃으며 받아 냈다.“안 됐어. 한 번 더.”“욕심이 아주 끝이 없네.”“이제 참을 이유가 없잖아.”입술이 닿기 직전, 주아가 손바닥으로 그의 얼굴을 막았다.“양치.”지혁의 눈썹이 구겨졌다.“이주아.”“현실 연애는 구강 위생부터야.”주아는 웃으며 방을 빠져나왔다. 뒤에서 맨발로 따라오는 소리가

  • 남사친의 유효기간   30화. 두 사람의 첫날밤

    국가대표를 꿈꾸며 새벽마다 물에 들어가던 시절, 다친 어깨를 들지 못해 이를 악물던 시절, 다른 길을 고른 뒤 처음부터 다시 쌓아 올린 시간이 손바닥 아래에 있었다.지혁이 고개를 들었다.“아파?”“이젠 안 아파.”주아는 오래전 병원에서 차마 만지지 못했던 자리에 입술을 댔다. 지혁의 손이 허리에서 잠깐 굳었다가 천천히 등을 쓸었다.“그때 네가 안 왔으면 나 진짜 엉망이었을 거야.”“내가 갔어도 엉망이었어. 성질 더러웠잖아.”“그래도 네 앞에서는 버텼어.”장난으로 넘기지 않은 목소리에 주아가 그를 바라봤다. 지혁은 손끝으로 주아의 눈썹과 뺨선을 차례로 만졌다. 자주 봐 온 얼굴을 새로 외우듯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주아는 그 손바닥에 뺨을 기댔다. 지혁이 웃지 않은 채 다시 입을 맞췄다.침실 앞에서 지혁이 다시 멈췄을 때 주아는 먼저 문을 열었다. 얼마 전까지 지혁의 방이라고만 생각했던 공간이었다. 침대 모서리에 대충 벗어 둔 운동복, 협탁 위의 스포츠과학 책, 충전기에 꽂힌 시계까지 전부 알고 있는 것들이었다.모르는 것은 이 방에서 연인으로 마주 보는 지혁뿐이었다.주아가 침대 끝에 앉자 지혁은 앞에 무릎을 굽혔다. 시선을 맞춘 채 그녀의 손을 잡았다.주아는 그의 손가락 사이로 손을 단단히 끼웠다.“오늘 여기서 같이 있고 싶어.”지혁은 맞잡은 손을 입술에 대고 잠깐 눈을 감았다. 다음에는 망설이지 않았다. 일어나며 주아를 함께 끌어올려 품에 안았다. 주아의 발이 그의 발등을 밟았지만 누구도 물러서지 않았다.“무거워.”“거짓말.”&ldqu

  • 남사친의 유효기간   29화. 먼저 피하지 않을게

    둘 사이에 남은 거리는 한 걸음이었다. 지혁의 시선이 주아의 얼굴을 천천히 훑었다. 입술에 닿았다가 다시 눈으로 올라왔다.“주아야.”“이번엔 내가 하는 거야.”주아는 지혁의 티셔츠를 가볍게 움켜쥐고 발끝을 들었다.입술이 닿자 지혁은 곧장 움직이지 않았다. 주아가 짧게 눌렀다 떨어지고, 다시 입을 맞추자 그제야 손이 올라왔다. 손바닥이 뺨을 감싸고 엄지가 귀 아래에 놓였다.첫 키스 때는 그가 만든 거리 안에서 피하지 않는 것으로 답했다.지금은 주아가 거리를 없앴다.지혁의 입술이 기울어졌다. 조심스럽게 시작한 움직임은 주아가 그의 목에 팔을 두르자 달라졌다. 오래 눌러 둔 감정이 급한 호흡 사이로 새어 나왔지만, 지혁은 몇 번이고 속도를 늦췄다. 주아의 손끝이 힘을 빼면 같이 멈췄고, 다시 당기면 그제야 깊이 다가왔다.등을 받친 팔이 단단했다. 주아는 그 힘을 15년 동안 알고 있었다. 수영장 밖으로 자신을 끌어 올려 준 팔, 취업에 실패한 날 말없이 안아 준 팔, 소파에서 잠든 자신을 침대까지 옮긴 팔.같은 사람의 품인데 기억 속 어느 때와도 달랐다.입술이 떨어진 뒤에도 두 사람은 가까이 서 있었다. 지혁의 이마가 주아의 이마에 닿았다. 억눌린 호흡이 좁은 틈에서 섞였다.“말로도 해 줘.”욕심을 숨기지 않는 말이 이상하게 좋았다. 주아는 이번에는 웃지 않고 말했다.“좋아해. 권지혁.”지혁이 눈을 감았다 떴다.“한 번 더.”“싫어. 비싸.”“15년 기다렸는데 두 번도 못 들어?”“그건 네 사정이고.”익숙한 대꾸가 돌아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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