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672화

Author: 고능비
노동명은 매일 하예진의 셋방에 찾아간다. 그래서 전태윤은 노동명이 점심때쯤에 깨어나 처형을 찾아가면 처형이 이사를 간 것을 알게 될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전태윤의 귀에 들려온 건 노동명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었다.

“어디서 교통사고를 당한 거야? 동명이 다른 차와 부딪친 거야 아니면 다른 차가 동명의 차를 들이받은 거야? 부상은 어느 정도인데?”

전태윤은 소정남의 전화를 받았을 때 마침 관성 중학교로 가던 길이었다. 와이프와 점심식사를 같이 하려던 참이었다.

심효진은 오늘 서점에 올 수 없었다. 어제 오후 내내 가게를 지킨 것을 알고 소정남은 그녀를 마음 아파했다. 사실 조금도 피곤하지 않았지만 와이프를 사랑하는 남편은 아내가 피곤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은 어떤 일이 있어도 심효진을 외출하지 못하게 했다.

소씨 일가에서 이미 보배처럼 받들리고 있는 심효진은 얌전히 집에 있어야 했다. 가끔 친구들과 채팅을 하며 임신한 후로부터 제한을 엄청 받고 있다고 불평했다. 앞으로의 몇 개월은 어떻게 지내야 할지 막막해 났다.

“리스 팰리스 부근에서 대형 화물차를 추돌했는데, 부상이 심하대. 특히 다리를 심하게 다쳐서... 잘못하면 다리를 영영 못 쓸 수도 있대.”

소정남이 소지훈으로부터 이 소식을 들었을 때 휴대폰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땅에 떨구었다. 자신의 친구가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여 급히 병원으로 달려갔고 동시에 전태윤에게 알렸다.

“동명이 지금 어느 병원에 있어? 바로 갈게.”

소정남은 그에게 말해주었다.

어딘지 듣자마자 전태윤은 운전기사에게 분부했다.

“관성 중학교 말고 종합병원에 가요, 빨리요.”

“도련님, 유턴하려면 앞쪽 신호등까지 가야 해요.”

전태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교통 규칙은 준수해야 했다.

십여 분 후, 전태윤이 병원에 도착했다.

노동명은 아직 응급실에서 응급처치를 하고 있었다.

그의 부모님, 형수, 그리고 노씨 일가의 사람들은 모두 응급실 입구 앞에서 긴장한 표정으로 걱정스럽게 기다리고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673화

    전태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와이프에게 사실을 알려주었다.“여보, 나 못 돌아가니까 음식 배달되면 혼자 먹어. 나... 지금 동명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있어.”이 말을 듣고 하예정은 순간 얼굴이 어두워지며 다급하게 물었다.“교통사고를 당했다고요? 당신이랑 같이 있었을 때 사고가 난 거예요? 둘이 또 술 마시러 갔어요? 음주 운전 한 거예요?”전태윤은 급히 해석했다.“그건 아니야. 오늘은 술을 안 마셨어. 어제는 술을 마셨지만 운전하지 않았는걸. 어떻게 된 일인지는 나도 아직 몰라. 정남이가 알려줘서야 병원에 오게 된 거야. 동명은 아직 응급처치 중이래. 다리를 심하게 다쳤다는데, 회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대.”전채윤은 괴로운 듯 말끝을 흐렸다.“저도 이제 일이 거의 끝나요. 금방 가게 문을 닫고 병원에 갈게요.”그는 아내가 오겠다는 것을 막지 않고 대신 당부했다.“운전 천천히 하고.”“경호원더러 운전하라고 할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요. 동명 씨는 좋은 사람이니까 하늘이 도우실 거예요. 절대 별일 없을 거예요.”하예정은 남편을 이렇게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전태윤은 그에 응했다.“그래, 꼭 괜찮을 거야!”그는 노동명이 버틸 수 있다고 믿었다.“여보, 뭐라도 좀 먹고 와.”친구를 걱정하면서도 전태윤은 아내에게 밥을 먹고 오라고 당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병원에 온 후부터 밥 먹을 기분이 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배가 고파도 상관없었지만 하예정만은 굶게 놔둘 수 없었다.“알겠어요. 병원에 몇 사람 와있어요? 음식 포장해 갈게요.”“괜찮아. 당신 혼자 먹으면 돼. 사람을 시켜서 음식을 사 오게 할 테니까. ”전태윤의 안배를 듣고 하예정도 안심되었다.통화를 마친 그녀는 가장 빠른 속도로 음식을 먹고 서둘러 가게 앞에 있는 진열대를 가게 안으로 옮겼다.경호원은 그녀가 가게 문을 닫으려는 것을 발견하고 들어와서 도와주었다.몇 분 후 하예정은 경호원이 모는 차에 올라타 관성 종합병원으로 갔다.가는 길에 그녀는 한참을 고민하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674화

    “응, 데리고 가려고.”지금 당장 우빈이를 돌봐줄 사람을 찾을 수도 없으니 아예 데리고 병원에 가는 편이 나았다.하예진은 얼른 전화를 끊고는 아들을 안고 가면서 말했다.“우빈아, 지금 동명 아저씨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엄마랑 함께 병원에 가봐야 해.”“동명 아저씨가요? 아저씨는 지금 어때요? 많이 다쳤어요?”우빈은 노동명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것을 듣고 많은 피를 흘리고 있는 모습이 상상되며 작은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변했다.전에 하예진이 사고를 당했을 때,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모습이 다소 트라우마로 남은 모양이었다. 꼬마는 지금 많은 피가 있는 것을 보기만 해도 어지러울 정도였다.“동명 아저씨는 괜찮을 거야.”하예진은 아들을 위로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었다.우빈은 엄마의 목을 꼭 껴안았다.꼬마는 동명 아저씨가 별일 없기를 바랐다. 엄마처럼 피를 많이 흘리지 않기를 바랐다.병원에는 응급실 밖을 지키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었다.하예정 자매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마침 전태윤이 경호원에게 부탁한 음식이 도착해 사람들에게 먼저 음식을 먹으라고 권하고 있었다. 윤미라는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누가 어떻게 권해도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았다.젓가락을 들기만 하면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도시락에 뚝뚝 떨어졌고 목구멍이 무언가에 막힌 듯해 도저히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결국 그녀는 도시락을 내려놓았다.“아직 안 나왔어요?”하예정이 전태윤의 곁으로 다가가 나지막이 물었다.구조 시간이 길수록 부상이 심각하다는 것을 뜻하기에 언제든지 생명을 잃을 수 있었다.전태윤은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별일 없을 거예요.”하예정은 남편의 손을 꼭 잡으며 속으로 노동명이 무사하기를 빌었다.윤미라는 하예진을 보자 복잡한 마음이 들어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한 마디도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그녀는 홀연히 하예진의 손을 꽉 잡았다.하예진은 잠시 의아해 났지만 곧 위로했다.“사모님, 동명 씨는 좋은 사람이니까 절대 별일 없을 거예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675화

    윤미라가 휘청하자 두 며느리가 얼른 부축해 주었다.“어머니.”두 며느리는 걱정스러운 말투로 그녀를 불렀다.“생명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 좋은 시작이에요. 차차 회복될 거예요.”윤미라는 후회하며 가슴을 치며 통곡했다.“다 내 탓이야, 내가 동명을 해친 거야. 왜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이 내가 아니라 동명인 거야... 차라리 내가 당한 거였으면 좋겠어.”아들이 불구라도 된다면... 윤미라는 감히 생각하지 못했다.“엄마, 동명이 괜찮을 거예요. 의사 선생님도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고요.”노씨 집안 큰 도련님도 어머니를 위로했다.노진규는 어두운 얼굴로 아들과 며느리에게 말했다.“너희 어머니 부축해서 돌아가 쉬도록 해, 동명이는 내가 지키고 있을 테니.”“싫어요! 나 안 가요! 동명이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거예요. 그리고 우리 아들을 돌볼 거라고요.”윤미라는 병원에서 떠나는 것을 거부했다.아들의 수술은 끝났지만, 사람이 아직 나오지 않은 것에 그녀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아들이 이런 변을 당한 것은 모두 자신이 엄마로서 너무 과격하게 몰아붙인 탓이라는 죄책감에 떠날 수 없었다.윤미라가 자책하는 말이 사람들의 귀에 들렸다. 전태윤과 다른 사람들은 교통사고가 도대체 어떻게 발생했는지 묻고 싶었다.하지만 노씨 일가 사람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잠시 참기로 했다.노동명이 의사와 간호사에게 밀려 병실로 옮겨진 뒤에야 전태윤과 소정남은 노진규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침대 앞에 앉아 눈물을 흘리는 윤미라를 바라보던 노진규는 한숨을 내쉰 후 작은 목소리로 전태윤과 소정남에게 말했다.“밖으로 나가 얘기하자꾸나.”돌아선 후 하예진이 아들을 안고 하예정과 함께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부탁하는 말투로 하예진에게 말했다.“예진 씨, 동명이가 깨어날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 주시겠습니까?”그는 아들이 깨어나 하예진을 보게 되면 기분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예진은 부드럽게 대답했다.“그럴게요.”노진규는 그녀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676화

    소정남은 아내가 임신한 것을 고려하여 담배를 피우고 싶지 않았다.“어떻게 된 거예요? 사모님은 왜 자신이 동명을 해쳤다고 하시는 거예요?”전태윤이 나지막이 물었다.소정남도 노진규을 바라보며 자초지종을 말하기를 기다렸다.“어휴, 우리 잘못이야. 동명이 어제 술에 취해서 너희들이 집에 데려다준 후 미라가 동명에게 전화했었는데 받지 않아서 집사에게 전화를 해서야 술에 취한 것을 알았어. 그래서 오늘 아침, 무조건 동명을 보러 가겠다고 해서 내가 같이 갔댔어. 동명이는 점심때가 되어서야 깨어났는데, 우리가 온 것을 보고 몇 마디도 채 하지 않고 또다시 미라랑 싸우기 시작했어. 그러다 그 녀석 더 이상 지 어머니와 싸우기 싫은지 집에서 떠났어.”노진규은 당시 일을 회상하며 아들이 교통사고가 날 것을 알았다면 목숨을 걸고라도 아내를 붙잡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자신이 아버지로서 아내를 말리지 못했기 때문에 와이프와 막내아들의 갈등이 점점 심해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미라는 또 하예진을 찾으러 가는 거냐고 물으면서 동명이가 나가겠다는 것을 막으려 했는데 동명이는 그냥 무시하고 차를 몰고 가버리더라고. 그 때문에 미라가 화가 나서 무작정 차를 몰고 동명의 뒤를 쫓아가게 됐어. 나도 따라가서 아들이랑 싸우지 말라고 달래봤어. 동명이는 이미 서른여섯 살이 되었으니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우리는 부모로서 더 이상 그 아이를 간섭할 필요가 없다고 말이야. 너희도 알다시피 동명이는 원래 독립성이 강한 아이야. 가문에 얽매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어. 우리가 동명이를 반대할수록 더욱 우리와 맞설 게 뻔했거든.”“...” “하지만 화가 난 미라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어. 동명이는 우리가 뒤에서 쫓아오는 것을 보고 차의 속도를 계속해서 올려 끊임없이 다른 차를 추월했는데 차 속도가 너무 빨랐던 탓에 대형 화물차와 추돌하고 만 거야. 당시 앞에는 빨간 신호등이 켜져 있었고, 대형 화물차는 속도를 줄여 정차하고 있었거든. 우리가 쫓지만 않았더라면 동명이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677화

    그들은 노동명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그를 지지하고 있었지만 하예진은 정말 재혼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었고 노동명에 대해서도 좋아하는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 게다가 윤미라가 격렬하게 반대하는 것을 보고 전태윤은 포기하라고 설득할 생각이었다.설사 하예진이 노동명의 구애에 동의한다고 해도 시어머니가 반대하는 한 행복하기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한쪽은 가장 친한 친구이고, 다른 한쪽은 처형이라 전태윤도 중간에서 꽤 난처했다. 친구에게 포기하라고 설득하면 친구로서 지지해 주지도 않는다고 할 것 같았고 처형에게 친구의 마음을 받아들이라고 설득한다면 마치 처형을 자기 손으로 불구덩이에 빠뜨리는 것 같았다.전태윤은 두 사람 사이의 문제는 예전의 자신과 하예정 사이의 감정 문제보다도 더 까다롭다고 느꼈다.노동명이 하예진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알게 된 것은 그녀가 사고를 당했을 때였고, 지금은 그녀도 이미 회복되었지만 전후의 시간을 합해도 2, 3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니 노동명이 하예진에게 구애한 시간은 얼마 되지도 않았다.그녀를 감동하게 하기도 전에 어머니와의 갈등으로 교통사고까지 당하게 되었다.그와 하예진의 미래에 대해 전태윤과 소정남은 여전이 낙관적이지 않을 거라고 짐작했고 심지어 이전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을 거로 느꼈다.치명적인 부상을 입었으니 그의 성격상 하예진을 멀리할지도 모른다.어쩌면 두 사람은 아쉬움만 남게 될 인연일 수도 있다.“우리는 예진 씨가 동명이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 단지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는걸. 그래서 한사코 동명이를 가로막았던 거야. 문제는 동명에게 있어.”하예진을 찾아서는 소용이 없었다.그녀는 노동명을 사랑하지 않았고 여태까지 노동명이 일방적으로 하예진에게 구애하고 있었다.노진규는 또 한숨을 쉬었다.작은아들은 훌륭하지만 얼굴의 칼자국 때문에 많은 여자들이 그를 조폭 같다고 생각하며 감히 왕래하려 하지 못하고 있다.이따금 왕래를 시도하는 여자가 있어도 노동명의 신분과 재산에 눈독을 들인 것이었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678화

    하예진은 아들을 품에서 내려놓았다.꼬마는 침대로 다가가 노동명에게 말했다.“동명 아저씨, 괜찮아질 거예요. 우리 엄마처럼 다 나을 거예요.”노동명은 그저 창백한 얼굴로 미소만 지을 뿐 말을 하지 않았다.의사와 간호사가 와서 진찰한 후 의사는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다만 많은 사람이 병실을 지키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환자는 이미 의식을 회복했으니 휴식이 필요하기에 모두 먼저 돌아가서 쉬라고 했다.많은 사람이 병실에 몰려 있으면 오히려 환자에게 영향을 미친다.결국 노동명의 부모만 남아서 그를 지켰고, 다른 사람들은 한두 마디 당부의 말을 하고는 하나둘씩 병원을 떠났다.밤은 깊어졌고, 다들 노동명이 교통사고를 당한 일로 인해 마음이 유난히 무거웠다.하예진은 동생의 끈질긴 요구 하에 아들을 데리고 동생을 따라 피크 별장으로 갔다.가는 길 내내 하예정은 묵묵히 언니의 손을 잡았고 자매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서로의 마음을 잘 알았다.다음날, 노씨 그룹 대표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뉴스가 관성에 퍼졌다.연예 기사가 무슨 수를 써서 알아낸 건지, 아니면 노동명이 하예진을 구애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는지, 게다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윤미라 부부가 그 자리에 있었기에 보도된 뉴스는 뭔가 안 좋게 추측하는 듯한 의미가 보였다.노동명이 부모님과 갈등이 생겨 폭주를 해서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의심하고 있었다. 게다가 노동명이 부모님과 갈등이 생기게 된 이유는 단 하나, 노씨 일가에서 노동명이 전씨 일가 큰 도련님의 처형을 추구하는 것을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이 뉴스는 당시 전태윤이 결혼했을 때처럼 인기가 높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관성의 인기 검색어에 올라 자연히 하예정의 눈에 들어왔다.하예진은 이 뉴스를 보지 못했다. 일찍 일어나서 뭔가를 도우려고 했지만 동생의 집에는 도우미가 있었기에 딱히 할 일을 찾지 못했다.그녀는 날이 밝을 때까지 마당에서 몇 바퀴 돌다가 강일구가 아들을 수업에 보내주는 것을 보고는 동생이 일어나기도 전에 집사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679화

    어제처럼 침대 앞에서 지키던 윤미라는 하예진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얼른 일어나 조용히 말했다.“예진 씨, 오셨군요.”“동명 씨 보러 왔어요.”하예진도 노동명이 깰까 봐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녀는 꽃다발을 윤미라에게 건네주었다. 윤미라는 꽃다발을 받아 이제 동명이가 깨어나거든 바로 볼 수 있도록 침대 옆에 놓았다. 꽃다발을 본 아들의 기분이 좋아져 적극적으로 재활치료에 임했으면하는 바람이었다.윤미라가 꽃다발을 놓자마자 노동명이 깨어났다.그는 눈을 뜨자마자 침대 앞에 서 있는 하예진을 보았다. 그는 처음에는 침묵하다가 다음 순간 극도로 차갑게 변했다. 내뱉는 말도 차갑기 그지없었다.“당장 쫓아내요. 저 사람 보고 싶지 않아요.”침대 앞에 서 있던 세 사람은 모두 멍해졌다.윤미라는 아들과 하예진을 번갈아 보며 아들이 여기 서 있는 사람이 누군지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라고 의심했다.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아들에게 말해주었다.“동명아, 예진 씨야. 예진 씨가 널 보러 왔어.”노동명은 하예진을 보지도 않고 차갑게 말했다.“누군지 잘 알아요.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요. 예진이 아니었다면 교통사고를 당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다시는 그녀를 보고 싶지 않아요.”“동명아!”윤미라는 낮은 목소리로 소리치며 자책하며 말했다.“이건 다 엄마 잘못이야, 내 잘못이라고. 예진 씨랑 상관없는 일이야. 어떻게 예진 씨에게 잘못을 다 뒤집어쓰게 하는 거야?”“예진이 때문에 엄마가 나를 저지하려다 내가 교통사고를 당한 거예요. 다 예진이 때문이라고요!”노동명은 매우 흥분한 모습으로 큰 소리로 외쳤다.“엄마, 다시는 예진이를 내 병실에 들어오게 하지 마요. 보고 싶지 않아요! 내보내요, 빨리 내보내요. 예진이가 안 가면 내가 나갈 거예요.”그는 일어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 움직였다가 상처가 다시 찢어질 수도 있었다.“동명아, 이러지 마. 엄마가 부탁할게, 제발 이러지 마.”윤미라는 울면서 아들을 누르며 발버둥 치지 못하게 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680화

    비록 어머니는 아직 실천에 옮기지는 않았지만 퇴원한 후 다리 재활치료를 견지하지 못하게 될 때면 무조건 하예진을 찾아갈 것이었다.그의 차가운 태도는 미리 그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였다.병실 문이 닫히자 윤미라는 하예진을 잡아당겼던 손을 놓고 돌아서더니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벽에 기대어 울기 시작했다.하예진은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 사모님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위로했다.“사모님, 동명 씨는 꼭 괜찮아질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요.”그녀는 휴지를 꺼내 윤미라에게 건넸다.윤미라는 휴지를 받고 돌아서서 눈물을 닦으며 그녀에게 사과했다.“이 일은 예진 씨와 상관없어요, 다 내 잘못이에요. 내가 동명이가 당신을 찾아가지 못하게 막았기 때문에 교통사고를 당한 거예요. 다 내 잘못이에요. 어젯밤 동명이가 다리의 상처가 심한 것을 알게 된 후부터 영 정신을 못 차리더라고요. 내 생각에는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예진 씨에게 그렇게 대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요.”“전 괜찮아요. 이해가 가요.”노동명은 신분이 있는 사람이라 자신이 크게 다친 걸 보고 충격에 성격이 크게 변하게 된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예진 씨, 미안해요.”윤미라는 다시 한번 사과했다.“모두 내 잘못이에요. 내가 말리지만 않았더라면 동명이가 교통사고를 당할 일도 없었을 거예요. 그러니 예진 씨, 절대 동명이를 탓하지 마요.”하예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노동명이 방금 한 말은 확실히 듣기 거북했다. 방금 들었을 때 그녀는 매우 상처받았지만 노동명을 탓하지는 않았다.“동명 씨가 지금 저를 보고 싶지 않아 하니까 앞으로는 와서 밖에 있도록 할게요. 들어가서 동명 씨를 자극하는 일은 하지 않을게요. 그럼 오늘은 이만 가 보겠습니다.”노동명은 지금 하예진을 보고 싶지 않아 하니 여기에 계속 머물러도 소용없었다. 게다가 그녀가 아직 떠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또 격해질 수도 있었다.윤미라는 훌쩍이며 말했다.“며칠 지나서 동명의 마음이 좀 가라앉으면 다시 보러

Latest chapter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9화

    “할머니, 제가 뭐가 똑똑해요, 전 진짜 멍청해요. 할머니야말로 대단하신 분이죠.”전이혁은 할머니께 아부하는 멘트를 던졌다.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아부라고 할 수 없는 게, 할머니는 정말 대단한 인물이었다. 남들이 보기엔 전씨 가문 자손들은 이미 충분히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할머니의 손바닥 안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할머니는 마치 삼장법사였고 자손들은 손오공 같은 존재로 손오공이 아무리 강해도 삼장법사 앞에선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할머니, 저 진짜 꼼수 같은 거 부리지 않아요.”“그건 네 사정이고. 어떻게 하든 네 마음대로 해. 할머니는 이미 너에게 신붓감을 골라줬고, 대시하든 포기하든 그것 역시 너에게 달린 일이야. 1년이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줬다고 생각한다.”“하지만 한 가지 경고할게. 지금까지 우리 전씨 가문에는 일편단심인 남자만 있었을 뿐 양다리를 걸치는 남자는 없었어. 네가 전씨 가문의 가풍을 망가뜨리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전이혁은 최대한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알겠어요, 할머니. 저 이제 운전해야 해요. 도착해서 또 이야기 나눠요.”“그래, 운전 조심하고.”할머니는 전이혁에게 안전을 당부하고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은 뒤, 할머니는 곧장 양씨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양 집사, 내 생선은?”할머니는 자신이 잡은 생선을 혹시 다른 사람이 먹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양씨 아저씨는 웃으며 대답했다.“어르신께서 구운 생선은 냄새가 정말 좋아요. 아무도 어르신의 생선을 뺏어 먹으려 하지 않으니 안심하세요.”그들 몇몇 자식들 따라 직원 숙소에서 지내는 할머니들은 전씨 할머니가 좋은 분인 걸 알고 함께 수다도 떨고 낚시도 하지만 전씨 가문의 중심인 전씨 할머니의 권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그들은 전씨 할머니의 물건을 건드리는 일은 없었다. 혹시나 건드렸다가 이곳에서 일하는 자식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었으니까.서원 리조트의 모든 직원은 훌륭한 대우와 복지를 받고 있었다. 산기슭에 지어진 숙소는 혼자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8화

    두 사람은 함께 아침을 먹은 후, 방을 나섰다.그러자 집사는 전태윤이 다음에 올 때 묵을 수 있도록 스위트룸을 원래 상태로 정리하기 시작했다.도아영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서 다시 잠을 청했다.전이혁은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고, 할머니가 전화를 받자 물었다.“할머니, 지금 어디 계세요?”“리조트에 있어. 무슨 일이야? 할머니 보고 싶어? 그렇다면 와서 할머니랑 같이 밥 한 끼 먹자.”그러더니 할머니는 한 마디 덧붙였다.“지금 생선이 막 익었어. 냄새 진짜 좋다.”전이혁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침부터 생선 구워 드세요?”“너한테 말한 거 아니야. 친구들이랑 얘기 중이었어. 아침부터 생선 구우면 안 돼? 그리고 지금 아침도 아니잖아. 아홉 시도 넘었네, 해가 중천에 뜨려고 하고 있어.”“오늘 날씨도 풀렸고, 할머니는 친구들이랑 낚시 갔다가 지금은 잡은 생선 구워 먹고 있어. 소풍하는 느낌이라 꽤 괜찮아.”전이혁은 그 모습이 쉽게 그려졌다. 산 아래에는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고 물 아래에는 물고기와 새우들이 헤엄치고 있었다.할머니는 가끔 몇몇 직원들의 어머니들과 함께 낚시하곤 했었다. 냇가에는 큰 나무 한 그루 있었는데 그 아래에는 돌로 된 테이블이 몇 개 있어 할머니의 한마디면 집사는 바비큐 그릴을 가져와 그들이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할머니가 말하길, 그들은 먹는 것보다는 굽는 과정을 더 즐겼다. 비록 직원이 구워줄 수도 있었지만, 그들은 다른 사람이 구워주는 건 맛이 없다며 투덜대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들은 다 먹지 못할 때면 남은 건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었다.서원 리조트의 직원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할머니는 권위를 내세우며 직원들에게 막 대하지 않고 옆집 할머니처럼 따뜻하게 대해준다는 사실을.“할머니, 생선 더 잡아서 구워주세요. 저 지금 갈게요.”전이혁은 결심한 듯 할머니에게 진실을 털어놓으러 갈 생각이었다.“네가 와서 직접 잡아. 손질까지 하면 할머니가 구워줄게.”그러더니 할머니는 전이혁에게 물었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7화

    “여긴 호텔 맞고, 당연히 아영 씨가 묵던 방일 수가 없죠. 어제 아영 씨가 취해서 방에 데려다줬는데 눕자마자 토하더라고요. 침대랑 바닥까지 모두 엉망이 돼서 어쩔 수 없이 다른 방으로 옮겼어요.”전이혁은 다시 자리에 앉더니 도아영에게 말했다.“아영 씨 술 취하면 정말 감당하기 힘들어요. 앞으로 술 좀 줄이는 게 좋을 것 같네요.”도아영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뗐다.“제가 전이혁 씨랑 함께 많이 마신 건 알겠는데 그 뒤로는 기억이 하나도 안 나네요. 그런데 그 술 진짜 맛있었어요. 제가 해주시로 돌아갈 때 한 박스만 챙겨줘요. 기분 안 좋을 때 집에서 한두 잔 마시려고요.”“아영 씨가 그 정도로 술이 부족하진 않을 텐데요?”전이혁은 도아영의 집에 좋은 술이 부족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그는 도아영의 말이 전혀 믿기지 않았다.“맞아요. 술이 부족한 건 아니에요. 하지만 전이혁 씨가 준 술은 부족하죠.”전이혁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그래요. 아영 씨가 돌아갈 때 한 박스 챙겨줄게요. 그리고 관성 특산물도 좀 챙길 테니 같이 가져가요. 어찌 되었든 먼 길 왔는데 헛걸음하게 하면 안 되니까요.”도아영은 웃으며 대답했다.“맞아요. 헛걸음하게 만들면 안 되죠.”그러더니 그녀는 전이혁의 옆으로 다가가 소파에 기대어 앉았다.“전이혁 씨, 여기 꿀 있어요? 머리가 아파서 그러는데 저 꿀물 좀 타 주면 안 돼요?”“아까는 참을 만하다면서요?”전이혁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일단 세수 좀 하고요. 그리고 타 줄게요. 아영 씨도 세수해요.”“목욕할 거면 아영 씨 방에 가서 해요. 여긴 우리 형이 자주 묵는 스위트룸인데, 아영 씨니까 형이 허락한 거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형수님이 부탁해도 절대 안 된다고 했을 거예요.”전이혁의 큰형과 형수님은 도아영이 할머니께서 정해준 자신의 신붓감이라는 걸 알고,이미 도아영을 가족이나 다름없이 생각하고 있었다.어젯밤, 전이혁이 그런 말을 했을 때 도아영은 살짝 기분이 상했었다. 하지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6화

    전이혁은 얼른 도아영을 부축하더니 살짝 귀찮다는 듯이 물었다.“아영 씨, 또 왜 그래요?”“저... 화장실... ”도아영은 눈이 풀린 채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화장실 가고 싶어요?”도아영은 비틀거리며 제대로 걷기도 힘든 상태였고 전이혁의 표정은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다. 도아영을 혼자 화장실에 가게 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남자인 자신이 부축해서 데려가는 것도 난감한 일이었다.도아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전이혁은 급히 그녀를 부축하며 다시 한번 물었다.“혼자 괜찮겠어요?”도아영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녀는 이미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를 정도로 심하게 취해 있었다.도아영의 상태를 보아하니 전이혁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부축해 화장실로 데려가야 했다. 전이혁은 가면서도 입으로는 끊임없이 투덜거렸다.그는 도아영을 화장실로 들여보내고 도망치듯 밖으로 뛰어나왔다.전이혁은 도아영이 나올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10분이 넘도록 나오지 않았고, 노크를 해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결국, 전이혁은 걱정된 마음에 문을 살짝 열어 안을 들여다봤지만 무슨 일인지 도아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어? 어디 간 거야?’전이혁은 의심스러운 마음에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 보았다. 그 결과, 도아영은 화장실 문 옆 벽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그러니 문틈 사이로 도아영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다.“이 여자 진짜!”도아영의 모습을 보자, 전이혁은 앞으로 절대 그녀에게 술을 많이 마시게 하지 않으리라고 결심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전이혁은 앞으로 자신이 도아영과 함께 밥을 먹게 된다면 그녀에게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할 생각이었다. 자신 말고는 도아영이 다른 누구와 함께 얼마나 마시든, 그건 전이혁이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전이혁은 안으로 들어가 도아영을 안고 나온 뒤,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그는 원래 방으로 돌아가 쉴 예정이었지만, 도아영의 상태를 보아하니 도저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결국 그날 저녁,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5화

    한편 호텔에서 도아영을 돌보던 전이혁은 전창빈의 메시지를 확인하더니 단독으로 그에게 음성 메시지로 물었다.[너 그 먼 곳까지 가서 가정 요리사를 하려고?]전창빈은 소파에 앉아 답장을 보냈다.[안 될 건 없지? 선우씨 가문의 가정 요리사 자리는 도전적이잖아. 내가 합격할 수 있을지 시험해 보고 싶었어. 다행히도 형 동생이 모든 경쟁자를 물리쳤지 뭐야. 난관을 하나둘씩 돌파했어.]전이혁이 회답했다.[요리사 하나 뽑는 걸 대통령 선거처럼 하는구먼. 얼마나 있을 계획이야? 설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명절에는 안 오려고?]전창빈이 답장했다.[설날에는 아마 못 갈 것 같아. 여기 주인이 날 해고하면 그때나 갈 수는 있겠는지.]전이혁이 피식 웃었다.[네 실력으로는 해고당할 리가 없잖아. 네가 주인을 해고하는 게 더 말이 되겠다. 이해가 안 가. 왜 그 먼 곳까지 가려고 한 거야? 넌 사업도 있는데... 어디서 요리하든 다 마찬가지일 텐데 굳이 몇천 리나 떨어진 곳까지 갈 필요가 있나? 거기 추울 텐데 너 괜찮겠어?]전창빈이 대답했다.[우리 추위를 못 타본 것도 아니고. 형도 할머니에 의해 눈이 수북이 쌓인 산으로 버려지지 않았어? 내 얘긴 그만하고... 형은 어때? 우리 미래의 형수님께 구애하기 시작했어?]‘난 벌써 움직이고 있는데 형이 아직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내가 나중에 민아 씨와 함께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러 갈 때 형은 대체 어쩌려고?’전창빈은 속으로 생각했다.전씨 할머니의 지팡이가 전창빈의 등짝을 때리지 않는다면 해가 서쪽에 뜨는 거나 다름없을 것이다.[말도 마라. 정말 귀찮아. 큰형수님이 오늘 저녁에 우리한테 밥 사주셨어.]전창빈이 웃으며 회답했다.[하하! 괴로웠겠네.][내 말이. 할머니께서 나에게 정해주신 그 여자분이 큰형수님을 찾아가 하소연했더니 큰형수님이 우리 두 사람에게 밥을 사주신 거 있지.][형이 우리 형수님한테 무슨 짓이라도 했어?][아직 너의 형수님이 아니거든!]전이혁은 전창빈의 호칭을 정정했다. 그는 도아영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4화

    “저는 앞으로 큰아가씨의 평가에 근거해서 요리 방법을 조정해 나갈 거예요. 그렇게 해야만 실력을 키울 수 있을 테니까요. 제가 만드는 모든 요리를 큰아가씨께서 만족해하시면 제가 여기에서 졸업할 수 있겠네요.”강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되면 큰아가씨께서 당신을 놓아주지 않을걸요.”‘평생 선우민아 씨를 위해 요리해 드리는 건 기쁜 일이지.'이 말을 입 밖으로 내뱉고 싶었지만 전창빈은 꾹 참았다. 이런 말은 입 밖에 내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면 오해를 살 수 있으니까. 설령 전창빈이 선우민아에게 애정 공세를 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라고 해도 이런 생각을 드러내서는 절대로 안 된다.선우민아가 가업을 운영한다는 건 그녀가 매우 유능한 인물이라는 증거다. 이렇게 강한 강한 여성은 쉽게 넘볼 수 없는 상대이다.전호영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너무 힘들어서 하예정의 도움을 받은 끝에야 지름길을 택할 수 있었고 고현의 마음을 얻었다.강진은 그 말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걸 깨닫고는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전창빈 씨, 오늘 오후 내내 바쁘셨는데 일찍 쉬세요. 내일 아침 큰아가씨를 위해 아침식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가장 일찍 아침을 드시는 분은 큰아가씨와 민기 도련님입니다. 민기 도련님은 학교에 가야 해서 일찍 식사하시고 큰아가씨는 매일 민기 도련님을 학교에 데려다주신 후 회사에 가시니까 두 분은 늘 함께 식사하시는 편이에요. 하여 아침 7시쯤이면 큰아가씨와 민기 도련님의 아침을 준비하시면 됩니다. 다른 분들의 아침은 9시 이후에 준비하시면 돼요.”전창빈이 말을 건넸다.“그 시간대면 아침과 점심을 함께 드시는 거네요.”“어르신과 사모님은 그렇죠. 점심 무렵에 일어나셨다가 식사 후에는 외출하셔서 저녁에야 돌아오세요. 때로는 안 오시기도 하는데, 그럴 땐 제가 미리 알려드릴게요. 안 오시는 날은 창빈 씨가 쉬는 거나 마찬가지죠. 그냥 자신의 배만 채우시면 돼요.”여기에서는 사실상 선우민아 자매만 아침을 먹는 셈이다.“큰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3화

    동생 선우정아가 어이없어하는 모습을 보며 선우민아는 미소를 지었다.“알았어. 지금은 네가 전창빈 씨를 좋아하지 않는다 치더라도 앞으로 어떻게 될진 모르는 일이니까. 앞으로 매일 여기 와서 식사해. 전창빈 씨와 접촉할 기회도 많아져야 그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거 아니야. 만약 그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면 거리가 멀어도 너희 부모님께서도 어쩔 수 없이 동의하실 거야. 혹은 전창빈 씨에게 우리 지역에서 사업을 하게 하고 여기서 집을 사도록 하든가.”선우정아는 또 벙어리가 되어버렸다.선우민아가 이렇게 말하는 걸 보니 선우정아는 앞으로는 감히 그 집에 밥 먹으러 가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여겼다.선우민아가 자꾸 자신이 전창빈을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있지 않는가.전창빈은 미래의 아내는 지금 미래 처제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전이혁은 강진을 따라 숙소로 돌아갔다. 강진은 웃으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전창빈 씨, 이제 우리는 동료가 되었군요. 오래 함께 일했으면 좋겠습니다.”선우씨 가문의 여러 집안이 같은 대저택 안에서 함께 살고 있었지만 집안마다 독립된 공간이 있었다.선우민아의 요리사는 자주 교체되는 편이었기에 강진 역시 1년 정도는 함께 일할 사람을 원했다.요리사와 친해지기도 전에 퇴직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전창빈도 웃으며 말을 이었다.“저도 집사님과 오래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제가 요리들을 더 연구해서 큰아가씨께서 제 요리만 먹고 싶어 하도록 해야겠네요.”“큰아가씨께서 창빈 씨 요리만 고집하게 만들면 정말 대단한 거예요. 요리 대회에 나가면 ‘요리의 신'이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을 만큼요.”선우민아의 입맛을 사로잡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전창빈은 웃으며 말했다.“‘요리의 신' 같은 건 관심 없어요. 저는 단지 제 요리 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손님들을 만족시키고 싶을 뿐이죠.”전창빈은 그가 고용한 요리사들에게는 항상 조언을 해주곤 한다. 본인이 잘 배워야 현재 이끌고 있는 요리사들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2화

    선우민아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저런 사업을 가진 사람을 네가 정말 좋아한다면 작은아버지와 숙모도 반대하지 않으실 거야. 다만 전창빈 씨가 관성 사람이라 우리랑 거리가 너무 멀어. 작은아버지와 숙모는 네가 먼 곳으로 시집가는 걸 아쉬워할 수도 있을 거야.”선우정아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언니! 제가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요? 저는 정말 그런 마음 없단 말이에요. 오히려 저는 그분이 언니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우리 자매 일곱 명 중 언니가 맏이라 당연히 언니가 먼저 시집가야죠. 제가 언니를 앞지를 순 없잖아요.”착각인지 정말 본 건지, 선우정아는 전창빈이 선우민아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특별한 시선이 느껴졌다.그리고 전창빈은 사실 정말로 선우민아를 위해 온 거였다.아니, 정확히는 선우민아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온 것이다. 그녀를 만족시킬 수 있다면 다른 손님들도 분명히 만족시킬 수 있을 테니까.선우정아는 생각했다. 선우민아처럼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고.선우민아는 손을 뻗어 동생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우리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잖아. 게다가 사촌 자매이기도 하기 때문에 네가 나보다 먼저 시집간다고 해도 전혀 문제가 안 되거든. 나는 당분간 시집갈 생각 없어. 만약 고려한다 해도 이 지역의 사람일 거야. 생각해봐, 민기와 민수는 아직 몇 살밖에 안 됐는데 애들이 커서 사업을 이어받을 수 있을 때까지 적어도 20년은 더 기다려야 되잖아. 이 20년 동안 우리 자매는 계속 회사를 떠받쳐야 해. 만약 우리가 먼 곳으로 시집가면, 누가 회사를 이끌겠어? 셋째와 넷째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지 지켜봐야 할 거야 아니야.”셋째 동생과 넷째 동생도 이제 성인이 되어 사업을 배우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거대한 가업을 떠받칠 능력이 되지 못했다.하여 선우민아는 자연스레 먼 곳으로 시집갈 생각이 없었다. 시집을 간다 해도 A시의 남자에게 시집갈 것이다. 그래야 시집가서도 친정 회사를 계속 관리할 수 있으니까.앞으로 선우민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1화

    전창빈이 말했다.“행동으로 보여드리죠.”선우정아는 눈썹을 치켜들며 웃었다.“전이혁 씨는 정말 자신만만하신가 봐요.”선우민아는 선우정아를 한 번 흘겨보더니 전창빈에게 물었다.“그럼 언제부터 출근 가능하세요?”“이 자리를 위해 온 만큼 언제든지 가능합니다.”선우민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내일부터 정식으로 출근하세요. 강 집사님께서 이미 숙소를 준비해 뒀을 테고 월급은 내일부터 계산됩니다. 한 달의 수습 기간이 있고 수습 기간 중 급여는 일당으로 지급됩니다. 공짜로 일을 시키진 않을 거예요.“누구든 마찬가지로 하루 일하면 하루 급여를 계산해 주었다.“집사님께서 어제 이미 숙소를 준비해 주셨습니다. 급여는 어떻게 계산되든 상관없습니다. 전 도전을 위해 온 거지 월급을 위해 온 게 아니니까요.”전이혁은 돈이 부족한 게 아니었다. 아내만 부족할 뿐...“좋아요. 지금은 숙소로 가서 쉬세요. 우리 집에서의 하루 세끼 준비 시간은 집사님께서 알려주실 거예요. 아침을 제외한 점심과 저녁 식사 준비 시간은 변함없어요.”선우씨 가문의 사람들 아침 식사는 각자 일어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딱히 정해진 시간이 없었다.전창빈이 대답했다.“알겠습니다. 집사님께 여쭤보겠습니다.”그는 다시 모두에게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를 떠났다.전창빈이 떠나자 선우민아도 일어서서 가족들에게 말했다.“저는 아직 처리할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할 것 같아요. 민기한테는 주말에 데리고 나가주겠다고 전해주세요.”선우민기는 그녀보다 스무 살이나 어렸기 때문에 남동생을 아들처럼 키웠다.선우민기는 선우민아를 무서워하면서도 잘 따랐다.선우정아도 그녀의 언니를 따라 일어섰다.“저도 일 보러 갈게요.”한경주가 딸에게 당부했다.“접대할 때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마. 몸에 해로워.”“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5년 전의 제가 아닌걸요.”선우민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회사를 막 이어받았을 때 그녀는 많은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그땐 위엄도, 경험도 없었고 회사에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