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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1화

Penulis: 고능비
“그러면 지금 바로 할머니께 전화할게. 퇴근 후 집에서 샤부샤부 먹겠으니, 집사에게 말하라고 말이야. 사람 좀 있어야 분위기도 나니까 이진 부부도 부를게. ”

그러자 하예정이 말했다.

“제가 할머니께 전화할 테니 당신은 가서 일 보세요. 아니면 오늘 밤 관성에 있는 사람 중 시간 있는 사람들을 와서 밥 먹으라고 가족 단톡방에 말 보낼게요. 하긴 사람이 많으면 시끌벅적하고 좋긴 하죠.”

전태윤이 웃었다.

“다들 바쁘니까 오지 못할 거야. 이진 부부만 불러.”

“당신 말한 대로 할 테니 얼른 가서 일 보라니까요. 수중의 일부터 빨리 처리해야 나중에 그나마 수월해질 건데.”

오랜만에 회사로 출근한 전태윤은 야근하지 않고 퇴근 시간에 맞춰 아내와 함께 집으로 가려 했다.

아내의 거듭된 재촉에 전태윤은 마지못해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일을 시작했다.

하예정은 할머니에게 전화하여 저녁에 전이진 부부를 불러 샤부샤부를 먹겠다고 말하자, 떠들썩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할머니는 당연히 기뻐하며 바로 승낙했다.

강성, 이윤미가 타고 있던 차량이 고씨 그룹으로 향하고 있었다.

차가 멈추자, 먼저 차에서 내린 이윤미의 비서는 뒷좌석의 차 문을 열어 이윤미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도왔다.

이윤미는 자신의 비서와 함께 사무실 건물을 향해 걸어갔다.

수십 층에 불과한 이씨 그룹의 청사와 달리 중심상업지역에 자리 잡은 고씨 그룹의 청사는 강성의 모든 대기업 중 가장 높은 층수를 자랑했다.

이미 오기 전에 고현에게 전화하여 프로젝트 협력에 관해 이야기할 시간이 있는지 물어본 후, 이윤미가 자신의 비서를 데리고 찾아온 것이었다.

고현이 자신의 계획을 꿰뚫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윤미는 그래도 이씨 가문 딸의 신분으로 협력에 대해 논의하려고 했다.

만약 그것이 통하지 않을 때 다시 사적으로 회사 대표의 신분으로 얘기해 볼 속셈이었다.

고현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이윤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녀와 척을 지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윤미의 앞날에 먹구름이 낄 것이 뻔했다.

이윤미가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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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라는 건 사실이지만 고 대표님은 전혀 여자처럼 보이지 않아요. 고 대표님을 짝사랑하는 여자들도 아직 많고 여자라는 걸 알았을 때 많은 이들의 마음이 부서졌죠. 어떤 이들은 아직도 그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요.”고현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을 이었다.“저는 한 번도 그들에게 기회를 준 적 없고 유혹한 적도 없어요. 그들이 저를 좋아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죠.”고현은 차가운 이미지로 여자들을 가까이하지 않는 것으로 강성에서 유명했다.예전에는 사람들이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 고현을 보면서 그녀가 동성애자나 무능력자라고 의심하기도 했다.하지만 이제 모두가 그녀가 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러니 물론 여자를 좋아하지 않았다. 남자를 좋아했으니까.“그래요, 고 대표님의 탓이 아니죠. 우리가 우리 마음을 조절하지 못해 고 대표님에게로 흘러간 거죠. 솔직히 말해서 처음 당신을 봤을 때 저도 유독 당신을 높이 평가했거든요. 당신이 남자였다면 제가 첫눈에 반한 첫 남자가 됐을 거예요.”고현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제가 남자가 아니어서 다행이에요. 안 그러면 방 비서님이 저를 죽도록 미워했을 거예요.”이윤미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대표님도 예진 씨도 다 저와 방 비서님을 놀리기 좋아하네요.”“놀리는 게 아니라 사실이죠. 방 비서님은 윤미 씨를 좋아해요. 남녀 간의 감정으로요. 윤미 씨도 모른 척하지 마시고 방 비서님과의 마음을 직면해보세요. 부끄러울 것 없어요. 이씨 가문의 규정에 따르면 방 비서님은 오직 윤미 씨에게만 마음을 둘 수 있다고 했잖아요. 아내를 원하신다면 윤미 씨가 유일한 선택이죠.”이윤미가 어리석은 여자도 아니고... 방윤림이 그녀에게 품은 감정을 모를 리 없었다.그녀 역시 방윤림을 거부하지 않았다.이윤미는 하예진에게도 말한 적 있다. 만약 이씨 가문을 떠나게 된다면 방윤림만은 데리고 가겠다고.공적인 면에서든 사적인 면에서든 그녀는 방윤림을 차마 놓아줄 수 없었다.“고 대표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우리 이씨 가문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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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제 그럴 수 없을 것 같았다.“집사님, 무슨 일이세요?”이윤미는 담담한 목소리로 집사에게 물었다.고현은 그녀에게 따뜻한 커피 한 잔을 가져다주었고 이윤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고현은 그녀 맞은편에 앉아 일하고 있었고 그녀의 통화 내용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역시 고씨 그룹을 이끄는 대표다운 침착함이었다.“아가씨, 어서 집에 돌아오셔야 합니다. 가주님께서 어젯밤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드시지 않으시고 기분도 매우 안 좋으십니다.”이윤미는 잠시 침묵하더니 말을 이었다.“어머니께서 안 드시는 건 아직 배고프지 않으셔서예요. 그냥 조용히 내버려 두세요. 저는 오늘 점심에 고객과 약속이 있어요. 만약 이를 어기면 하 대표님한테 고객을 빼앗기는 꼴이 될 거예요.”하 대표님은 하예진을 가리키는 말이었다.집사도 알고 있었다.이윤미는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었다. 조금 있으면 고현과 함께 점심을 먹을 예정이었고 그녀가 대접할 계획이다.“가주님께서 배고프지 않아서가 아니라 기분이 안 좋으셔서 그래요. 아가씨가 시간이 안 되신다면 제가 큰 도련님께 전화해 볼게요.”집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이윤미는 입술을 깨물더니 다시 조언해 주었다.“우리 아버지께 가보라고 하세요. 어머니께서 화를 내시면 제가 걱정되어서 아버지께 가보라고 했다고 전해주시면 될 거예요.”“제가 어르신께 전화를 드렸지만 가주님께서 집에 오지 말라고 하셔서 감히 돌아갈 수 없다고 하시더군요. 가주님을 더 화나게 할까 봐 두렵다고...”“제가 아버지께 직접 말씀드릴게요.”이윤미는 말을 마치자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휴대폰을 고현의 책상 위에 내려놓고는 커피를 들어 한 모금 마시더니 고현에게 말을 건넸다.“함께 점심 먹으러 갈까요?”고현은 서류를 보던 중이었고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대답했다.“저도 지금 윤미 씨가 점심밥을 사주기를 기다리고 있어요.”10여 일 동안 여행을 다녀온 고현을 기다린 것은 산더미 같은 서류들이었다. 고빈은 그가 최선을 다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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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주님이 나를 부르지도 않았는데 내가 어떻게 감히 돌아가겠어? 돌아가면 더 화나게 할 뿐이야. 윤미에게 전화해서 집에 와서 보라고 해.”집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답했다.“알겠습니다. 제가 바로 아가씨께 전화해서 돌아오시라고 하겠습니다.”이윤정은 이미 죽었고 이씨 가문의 저택에는 이제 이윤미 한 사람만 유일한 딸로 남았다.큰아가씨와 작은 아가씨를 구분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통화를 마친 정군호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은화가 왜 그렇게 기분이 안 좋고 초조해하는 거지? 설마 진심으로 사랑했던 그 남자를 찾아낸 건가? 설마 은화가 직접 찾은 게 아니라 관성 쪽 사람들이 찾아낸 건가?’이은화의 두 조카딸은 모두 관성에 있다. 작은 조카딸은 비록 10여 년 전에 죽었지만 두 딸을 남겼고 그중 한 명이 바로 강성에 온 하예진이다.큰 조카딸 이경혜는 관성 성씨 가문의 사모님으로 살고 있다.이경혜는 관성 업계에서 전설 같은 인물이다. 과연 이씨 가문의 핏줄답게 대대로 적어도 한 명의 매우 뛰어난 딸이 나타났다.만약 정말 이런 상황이라면... 이씨 가문은 곧 주인이 바뀔 것이다.이는 정씨 집안의 미래와 직접 연결되는 문제였기에 정군호 역시 이를 매우 중시했다.더 이상 망설일 수 없다는 생각에 정군호는 즉시 집을 나와 운전 기사에게 이씨 가문의 저택으로 가도록 지시했다. 돌아가는 길에 그는 세 아들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즉시 집에 돌아가라고 알렸다.이윤미가 집사의 전화를 받았을 때 그녀는 여전히 고씨 그룹의 대표 사무실에 있었다.고현과 전호영은 여행에서 이미 돌아왔다.고현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자 이윤미는 바로 그녀를 찾아갔다. 협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도 있지만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했다.그녀가 이씨 가문에 돌아온 이후로 친구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없었다.예전에 연회에서 늘 무시당하고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연약한 척하던 그녀를 도와준 건 오직 고현뿐이었다.이윤미는 마음속으로 고현을 친구로 여겼다.하지만 이윤미는 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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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예정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러면 다행이네요. 우리가 첫 만남부터 친구 같다고 느꼈으니 친구가 부탁할 때 거절하지는 않겠죠?”“제... 제가 우리 선배님께 말씀드려서 도움을 청해볼게요.”민지영은 어쩔 수 없이 수락했다.말이 많았던 것이 화근이었다.하예정은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민지영이 내려놓았던 과자 접시를 다시 들어 그녀에게 건네주며 웃었다.“한 조각 더 먹어도 돼요. 조금만 먹으면 점심에 영향 없을걸요.”민지영은 과자 한 조각을 집어 들며 말했다.“언니의 과잣값이 너무 비싸요. 제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라니까요.”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비싸긴요... 지영 씨가 드시는 건 공짜예요. 얼른 선배님께 말해줘요. 필요한 비용은 제가 다 낼 테니 헛수고시키지 않을게요.”민지영이 급히 말을 이었다.“예정 언니, 농담이에요. 우리 사이에 그럴 필요 없어요. 제가 능력이 부족하면 우리 선배님께서 도와주실 거예요. 그분들에겐 어려운 일도 아닐 테니까. 만약 그분들까지도 어렵다고 생각하면 진짜로 어려운 일이겠죠.”민지영의 선배가 쥐고 있는 정보망은 전 세계에 널려 있었다.예전에 용정의 신원을 밝힐 때도 그 선배의 도움을 받았는데 그때는 그 선배가 직접 행동하지 않고 부하들에게 맡겼었다.“알았어요, 지영 씨. 저도 예의를 갖추지 않을게요. 이제부터 우리 친하게 지내요. 말 놔도 괜찮지?”하예정은 사양하지 않았다.몇 분의 세외고수들이 가르친 제자들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하예정은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여러 분야의 거물들인 것만은 알고 있었다.그렇게 많은 사람이 세외고수들을 따라다니는 이유도 사실 그들이 가르친 제자들 때문이었다. 그 뛰어난 제자들이 누구이며 어떤 신분인지는 어르신들 외에는 아무도 모르지만 매우 대단하다는 것만은 알려져 있었다.소균성조차도 그들이 관성에 온다는 소식을 듣더니 그들을 만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그의 부인과 함께 밤새 달려왔다.민지영도 웃으며 말했다.“물론이죠. 이제 언니들도 말 놓으세요.”“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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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여운별 씨가 정말 인피 가면을 쓰고 있다면 그녀의 배후에는 엄청나게 강력한 후원자가 있다는 뜻 아닌가요?”민지영은 작은 접시에 담긴 과자를 들며 물었다.“여러분도 드실래요? 이 과자가 정말 맛있네요. 제가 좋아하는 맛이에요.”하예정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좋아하면 많이 드세요. 하지만 곧 점심시간이니까 너무 많이 드시지는 마시고요.”하예정과 이경혜는 윤미라를 만난 후 바로 서원 리조트로 돌아왔다.“아, 제가 이모랑 커피숍에서 나올 때 용씨 사모님을 만났거든요. 그런데 리조트에 돌아오자마자 여운별이 나타났는데 너무 우연의 일치 아닌가요?”성소현이 말을 이었다.“용씨 사모님이 일부러 너를 만나려고 한 건 아니고?”그녀들은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다.하예정이 성소현에게 말을 건넷다.“우리 이모할머니가 뒤에서 모든 걸 조종하는 건 아닐까요?”성소현이 바로 부정했다.“그 할머니가 그런 능력이 있었다면 이씨 가문이 지금처럼 난장판이 되지 않았을 거야.”이씨 가문은 강성에서도 예전만 못한 상태였는데 하물며 관성까지 손을 뻗을 수 있을 리 없었다.이은화가 이 모든 것을 조종했다 해도 소씨 가문이 눈치채지 못했을 리 없었다. 소씨 가문이 어리석은 호구도 아니고.민지영은 여전히 좋아하는 과자를 먹고 있었다. 전씨 가문의 과자는 예쁘기도 하지만 맛이 특히 좋았다.그녀는 자신의 가정 요리사가 한 것보다 더 맛있다고 생각했다.“강성 이씨 가문이요? 그런 능력 없어요. 예정 언니, 전 대표님의 인맥과 세력을 과소평가하지 마요. 전씨 할머니의 인맥은 언니 상상 이상으로 넓거든요. 게다가 성씨 가문, 노씨 가문, 소씨 가문 그리고 관성의 재벌가들이 전부 전씨 가문과 한편이에요. 여러 가문이 합쳐도 못 찾은 배후자라면 그 사람 배경이 엄청나다는 의미죠. 언니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용씨 사모님이 진짜 여씨 가문의 둘째 딸이라면 분명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 거예요. 목표는 예정 언니에게 접근하려는 것 같고요.”하예정 일행은 민지영의 분석에 일리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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