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AR SESIÓN토요일 오전 10시 20분.은소예는 거실 테이블에 펼쳐놓은 안내 책자를 정리하고 있었다.2종 소형 면허를 취득한 지 이틀.합격의 기쁨은 여전했지만, 이제는 실제로 어떤 오토바이를 탈지 고민할 차례였다.그때 신시안이 주방에서 커피 두 잔을 들고 나왔다.“아직도 비교 중이야?”“응. 직접 타는 건 또 다른 문제니까.”시안은 그녀의 옆에 앉았다.“마음에 드는 모델은 찾았어?”“두 개 정도. 그런데 시트 높이랑 무게가 달라서 직접 앉아봐야겠어.”“그럼 오늘 보러 갈까?”소예가 고개를 들었다.“당신도?”“응. 나도 궁금해졌어.”“지난번에는 그렇게 걱정하더니.”“걱정하는 거랑 당신이 뭘 좋아하는지 알고 싶은 건 별개잖아.”소예는 웃으며 책자를 덮었다.“좋아. 대신 오늘은 구경만 하는 거야.”“왜?”“실물도 안 보고 결정할 만큼 작은 물건은 아니니까.”시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맞지.”오후 1시.소예는 블랙 슬림핏 니트에 짙은 버건디색 플리츠스커트를 입고 나왔다. 짧은 가죽 재킷을 걸치고 앵클부츠를 신으니 평소보다 조금 강렬한 분위기였다.시안은 현관에서 그녀를 보자 웃었다.“오늘은 완전히 라이더 분위기네.”“아직 바이크도 없는데?”“그래도 잘 어울려.”소예는 재킷 지퍼를 조금 올렸다.“이건 그냥 외출복이야. 실제 탈 때는 보호 장비 제대로 입을 거고.”“알아.”“당신은 준비됐어?”“응.”소예는 그의 손을 잡았다.“그럼 가자.”오후 1시 40분.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여러 이륜차 모델을 전시한 매장이었다.소예는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자신이 미리 알아본 모델부터 살펴봤다.첫 번째는 차체가 비교적 가벼운 모델이었다.소예는 직원의 허락을 받고 정차된 바이크에 올라앉았다.“발이 어느 정도 닿는지 확인해 보세요.”그녀는 자세를 잡아봤다.“양발이 편하게 닿지는 않네요.”“시트 높이를 조정할 수 있는지 확인해 드리겠습니다.”소예는 고개를 끄덕이고 내려왔다.다음 모델은 시트가 조금 낮았다.이번에는 자세
화요일 오후 8시 15분.은소예는 운전전문학원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에 올라탔다.마지막 연습을 마친 참이었다.휴대폰을 확인하자 신시안에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신시안: 오늘 연습은 어땠어?은소예: 굴절 코스는 이제 자신 있어. 좁은 길도 지난번보다 안정적이야.신시안: 그럼 시험도 잘 보겠네.은소예: 방심하면 안 되지. 그래도 이번에는 합격하고 싶어.소예는 답장을 보내고 잠시 웃었다.시험은 목요일이었다.처음 오토바이를 마주했을 때만 해도 차체의 무게가 낯설었지만, 이제는 조작 순서와 균형을 잡는 감각이 조금씩 익숙해졌다.물론 실수할 가능성은 있었다.그래도 충분히 연습했다.소예는 안전벨트를 매고 시동을 걸었다.“좋아. 이제 실전만 남았네.”목요일 오전 9시 40분.소예는 시험장 대기석에 앉아 있었다.오늘은 일부러 연차를 냈다.회사 일정에 쫓기며 시험을 치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검은색 바지에 몸에 맞는 재킷을 입은 그녀는 준비한 보호 장비를 다시 확인했다.잠시 후 자신의 순서가 호명됐다.“은소예 응시자.”“네.”소예는 자리에서 일어났다.시험용 오토바이 앞에 선 순간 심장이 조금 빠르게 뛰었다.연습한 대로만 하자.그녀는 감독관의 안내에 따라 준비했다.첫 번째 굴절 코스.소예는 진행 방향을 바라보며 천천히 움직였다.첫 번째 방향 전환을 지나고, 이어지는 구간도 안정적으로 통과했다.다음은 곡선 코스였다.그녀는 불필요하게 서두르지 않았다.연습할 때 익힌 감각을 떠올리며 차분히 주행했다.좁은 길과 연속 진로 전환 구간까지 마쳤을 때, 소예는 자신도 모르게 숨을 길게 내쉬었다.잠시 후 결과가 안내됐다.합격.소예는 두 눈을 크게 떴다.“됐다!”주변을 의식해 목소리를 낮췄지만 입가의 웃음은 감출 수 없었다.그녀는 가장 먼저 휴대폰을 꺼냈다.시안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 응, 소예야. 시험 끝났어?“나 합격했어!”수화기 너머에서 시안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정말? 축하해!“한 번에 붙었어!
월요일 오후 6시 40분.은소예는 운전전문학원 탈의실에서 거울을 바라봤다.평소 즐겨 입던 블라우스와 스커트 대신 검은색 바지와 몸에 잘 맞는 긴팔 상의를 입고 있었다. 머리는 낮게 묶었고, 발목을 보호하는 신발도 챙겼다.오늘은 기다리던 이륜차 교육 첫날이었다.“은소예 교육생 맞으시죠?”“네.”강사가 그녀를 안내했다.교육장에는 2종 소형 면허 실습용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었다.소예는 생각했던 것보다 큰 차체를 보고 잠시 눈을 깜빡였다.“생각보다 묵직하네요.”“처음에는 대부분 그렇게 느끼세요. 오늘은 속도를 내는 게 아니라 조작에 익숙해지는 게 목표입니다.”소예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제대로 배워볼게요.”강사는 보호 장비와 기본 조작법부터 설명했다.소예는 질문이 생길 때마다 바로 확인했다. 안전과 관련된 일인 만큼 대충 넘어갈 생각은 없었다.한참 뒤 강사가 물었다.“평소 운전은 자주 하세요?”“네. 자동차는 오래 운전했어요.”“그럼 도로 상황을 판단하는 데는 익숙하시겠네요. 다만 이륜차는 균형과 조작 방식이 다르니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알겠습니다.”소예는 헬멧의 턱끈을 확인하고 오토바이 옆에 섰다.그리고 속으로 중얼거렸다.좋아. 오늘부터 시작이네.오후 7시 25분.첫 번째 연습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소예는 강사의 지시에 따라 저속으로 움직이는 감각을 익혔다.처음에는 몸에 힘이 지나치게 들어갔다.“어깨 힘 조금만 빼세요.”“네.”“시선은 바로 앞바닥이 아니라 진행할 방향으로 두시고요.”소예는 숨을 고르고 자세를 바로잡았다.다시 시도하자 조금 전보다 움직임이 안정됐다.“좋습니다. 방금 느낌 기억하세요.”소예는 헬멧 안에서 웃었다.“아, 이제 조금 알겠어요.”그러나 곧바로 굴절 코스를 연습할 때는 또 다른 어려움이 나타났다.방향을 바꾸는 순간 차체가 예상보다 크게 움직였다.소예는 강사의 지시에 따라 안전하게 멈췄다.“생각보다 까다롭네요.”“급하게 통과하려고 하지 마세요. 정
월요일 오후 6시 25분.은소예는 퇴근길에 백화점 지하 주차장으로 차를 몰았다.오늘은 신시안에게 말하지 않은 일정이 하나 있었다.며칠 전부터 눈여겨보던 물건을 직접 확인할 생각이었다.그녀가 향한 곳은 여성 의류 매장도, 액세서리 매장도 아니었다.바로 오토바이 용품 전문점이었다.“예약하신 은소예 고객님이시죠?”직원이 반갑게 맞았다.“네. 지난번에 문의드린 헬멧 보러 왔어요.”직원이 진열장에서 진주빛 화이트 헬멧을 꺼냈다.소예는 거울 앞에서 헬멧을 착용했다.“생각보다 가볍네요.”“네. 다만 머리 형태에 맞는지 확인하셔야 해요.”소예는 턱끈을 조절하고 고개를 좌우로 움직였다.직원이 착용 상태를 살피는 동안 그녀는 거울 속 자신을 바라봤다.평소에는 단정한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즐겨 입는 본부장이었다.그런데 헬멧을 쓰고 있으니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이거 마음에 드네요.”소예는 헬멧을 벗으며 웃었다.“면허부터 따고 제대로 장비를 맞추려고요.”“입문용 교육도 알아보고 계세요?”“네. 학원 몇 군데 비교하고 있어요.”소예는 직원에게 보호 장비의 종류와 선택 기준을 더 물어봤다.그녀는 충동적으로 오토바이를 사려는 것이 아니었다.오래전부터 한번 배워보고 싶었던 일을 이제 시작해 보려는 참이었다.오후 8시.집에 돌아온 소예는 식탁 위에 작은 책자 하나를 올려놓았다.시안이 물을 마시다 그것을 발견했다.“이륜차 운전면허?”소예는 태연하게 대답했다.“응.”“누가 따려고?”“나.”시안이 물컵을 내려놓았다.“당신이?”“왜 그렇게 놀라?”“갑자기 오토바이라니.”소예는 의자를 빼고 앉았다.“갑자기는 아니야. 예전부터 관심 있었어.”“나한테는 처음 말하잖아.”“당신도 목공 좋아하는 거 얼마 전에 처음 말했잖아.”시안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틀린 말은 아니었다.소예가 웃었다.“왜? 내가 오토바이 타면 이상해?”“이상한 건 아닌데…… 걱정은 되지.”“뭐가?”“도로에서 위험할 수 있으니까.”소예는 고개를
일요일 오전 9시 30분.은소예는 침대에 앉아 신시안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시안은 아내의 시선에 눈을 떴다.“왜 그렇게 봐?”“여보, 우리 오늘 게임 하나 할까?”“아침부터?”“응. 오늘 하루 동안 하는 거야.”시안은 몸을 일으켰다.“무슨 게임인데?”소예는 손가락 하나를 펼쳤다.“오늘 당신한테 금지된 말이 있어.”“금지된 말?”“응. 세 가지.”시안이 웃었다.“뭔데?”“첫 번째, 아무거나. 두 번째, 당신이 원하는 대로. 세 번째, 난 다 좋아.”시안은 잠시 생각하더니 웃음을 터뜨렸다.“그거 내가 자주 하는 말이잖아.”“그러니까 금지하는 거지.”소예는 팔짱을 꼈다.“내가 뭐 먹고 싶냐고 물으면 당신은 항상 아무거나라고 하고, 어디 가고 싶냐고 물으면 내가 원하는 대로 하라잖아.”“당신이 좋아하는 걸 하고 싶으니까.”“그 마음은 아는데, 나도 당신이 뭘 원하는지 궁금하다니까?”시안은 그녀를 바라봤다.“그럼 오늘은 내가 전부 정해야 해?”“전부는 아니고. 당신 의견을 정확하게 말하기.”“벌칙도 있어?”소예는 입꼬리를 올렸다.“금지된 말 한 번 할 때마다 나한테 소원권 하나.”“그럼 내가 일부러 말하면?”“소원권은 내가 쓰는 건데?”시안은 웃었다.“그렇네.”소예는 손을 내밀었다.“계약할래?”시안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좋아. 대신 당신도.”“나도?”“내 의견이 마음에 안 들면 솔직하게 말하기.”소예는 웃으며 손을 맞잡았다.“좋아. 그건 자신 있어.”오전 11시.두 사람은 늦은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소예는 냉장고 문을 열었다.“여보, 달걀 샌드위치랑 프렌치토스트 중에 뭐 먹을래?”시안은 무심코 대답했다.“아무…….”소예가 고개를 돌렸다.시안은 입을 다물었다.“방금 뭐라고?”“아직 안 했어.”“아무, 까지 했는데?”“완성된 문장이 아니잖아.”소예는 웃음을 터뜨렸다.“이번에는 봐줄게.”시안은 잠시 생각했다.“프렌치토스트.”“좋아. 이유는?”“오늘은 달콤한 게 먹고
토요일 오전 10시 30분.신시안은 현관 앞에서 신발을 신다가 세 번째로 휴대폰을 확인했다.은소예는 식탁에 앉아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여보.”“응?”“지금 몇 번째 확인하는 줄 알아?”시안이 고개를 들었다.“뭘?”“수업 안내 문자.”“처음 가는 곳이니까.”“길도 다 찾아봤잖아.”“주차장이 조금 헷갈릴 것 같아서.”소예는 웃음을 터뜨렸다.“대표님이 목공 수업 하나 때문에 이렇게 긴장하실 줄이야.”시안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긴장한 건 아니야.”“그럼?”“오랜만이라 설레는 거지.”그 대답에 소예는 웃음을 멈추고 남편을 바라봤다.시안이 회사 일 외의 무언가를 기다리는 모습은 생각보다 낯설었다.그리고 꽤 마음에 들었다.“잘 다녀와.”“끝나고 연락할게.”“응. 나는 오후에 약속 있어.”시안이 눈썹을 올렸다.“무슨 약속?”“비밀.”“당신도?”소예는 커피잔을 들어 올렸다.“당신만 취미 생활하라는 법 있어?”시안이 웃었다.“그건 그렇지.”“오늘은 각자 재미있게 놀다가 저녁에 만나.”“좋아.”시안이 다가와 소예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다녀올게.”“첫 작품 망쳐도 울지 말고.”“은소예 씨.”“네?”“응원 좀 해주시죠.”소예는 활짝 웃었다.“우리 남편, 잘하고 와!”오후 12시.소예는 드레스룸에서 외출 준비를 마쳤다.오늘은 허리선이 예쁘게 잡힌 연보라색 미니 원피스에 짧은 크림색 재킷을 걸쳤다. 작은 진주 귀걸이와 은색 팔찌를 착용하고, 머리는 굵은 웨이브를 넣어 자연스럽게 풀었다.마지막으로 아이보리색 슬링백 힐을 신었다.거울을 확인한 소예는 만족스럽게 웃었다.“좋아.”오늘 그녀가 향하는 곳은 평소 다니던 쇼핑몰이 아니었다.며칠 전 우연히 알게 된 개인 맞춤 스타일링 상담실이었다.소예는 옷을 고르는 것을 좋아했지만, 늘 비슷한 색상과 디자인만 선택하는 자신에게 새로운 변화를 주고 싶었다.상담실에 들어서자 담당 스타일리스트가 반갑게 맞이했다.“어서 오세요. 은소예 고객님 맞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