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다음 날 아침, 루카가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루카가 차 문을 열었다. 입가의 상처는 밤새 더 부어 있었다. 어머니가 내 옆에 탔다. 아버지는 다른 차로 오겠다고 했다.
차가 정문을 빠져나갈 때 나는 사이드미러를 봤다. 루카의 눈이 한 번 내게 왔다가 도로로 돌아갔다.
“그날 내가 네 차를 탔어?”
어머니가 내 무릎에 손을 얹었다.
나는 그 손을 밀어냈다.
루카는 앞을 보고 말했다.
“별장까지 제가 운전했습니다.”
발음이 조금 샜다. 나는 어젯밤 레나토의 주먹이 닿았던 입가를 봤다. 루카는 거울을 피했다.
나는 안전띠를 쥐고 다음 말을 기다렸다.
“내가 가자고 했어?”
“차에 오르셨을 때는요.”
“누구랑?”
루카의 시선이 룸미러로 올라왔다.
“세라.”
어머니가 불렀다.
“지금 대답할 수 있잖아.”
“차 세워서 이야기할까?”
그 말에 나는 어머니를 봤다. 그녀는 기사석을 보고 있었다. 루카가 잠깐 속도를 줄였다.
나는 창밖을 봤다.
도로를 벗어나 차를 세우는 것이 왜 더 불안한지 설명할 수 없었다.
“아니. 병원부터 가.”
어머니가 손을 무릎 위로 거뒀다.
병원에는 처음 왔을 때와 다른 직원이 나왔다. 그녀는 나를 이름으로 부르고 작은 대기실로 안내했다. 문 앞에서 어머니가 걸음을 멈췄다.
“혼자 들어가겠대요.”
직원이 어머니를 봤다가 나를 봤다.
“보호자분과 함께 설명을 들으시면—”
“혼자요.”
내가 말했다.
직원은 손에 든 서류를 고쳐 잡았다.
진료실에는 처음 진료를 봤던 의사가 없었다. 나이가 조금 더 많은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레티 선생님은?”
“오후 외래부터 오실 겁니다. 저는 로시예요. 오늘 어떤 설명을 듣기로 하셨나요?”
나는 의자에 앉았다.
문이 완전히 닫힌 뒤에야 말했다.
“아버지가 제 임신을 알아요.”
그녀는 서류를 내려놓았다.
“말씀하신 적 없는데 알게 되셨다는 뜻인가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의사가 전산 화면을 내 쪽으로 조금 돌렸다. 보호자 정보와 연락처가 보였다. 아버지 번호였다.
내가 적은 것은 내 번호였다.
“이 번호로 바꿔 주세요.”
나는 휴대전화를 책상에 놓았다.
“결과도 저한테만 보내 주세요. 검사 설명은 들을게요. 하지만 제가 결정하기 전에 누구에게도 진행했다고 말하지 마세요.”
그녀가 메모했다.
“진료 기록도 전부 주세요.”
의사가 화면을 열었다. 나는 서류가 나오기를 기다리다 입을 열었다.
“기억이 비는 밤이 있어요.”
내 입에서 나온 말을 듣자 갑자기 입 안이 말랐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전후에 만난 사람들이 있고요.”
의사의 표정이 달라졌다. 그녀는 내게 지금 안전하다고 느끼는지 물었다.
나는 문을 보았다.
이 방 안에서는 그렇다고 할 수 있었다. 밖에 나가서도 같을지는 몰랐다.
“그 이야기는 다시 하고 싶어요. 오늘은 기록부터 받고 싶어요.”
그녀가 상담 창구 연락처를 적어 줬다. 나는 가방 안쪽에 넣었다. 문밖에서 루카의 목소리가 났지만 의사는 문을 열지 않았다.
친부 검사의 설명을 들은 뒤 진행에 동의했다. 네 남자도 각자 신원을 확인받고 검체를 내기로 했다. 나는 아버지에게 결과를 공유하는 데는 동의하지 않았다.
진료 기록을 받아 나오자 안드레아가 복도에 서 있었다. 그의 뒤에 에단이 있었다.
“같이 왔어?”
안드레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검체 채취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시간 나눠서 올 거야.”
에단은 어제와 같은 짙은 재킷을 입고 있었다. 그가 내 손의 서류를 보자 나는 가슴 쪽으로 당겼다. 그는 시선을 거뒀다.
“안드레아 씨, 이쪽으로 오세요.”
직원이 부르자 안드레아가 나를 보고 돌아섰다. 나는 그를 따라갈 수 없었다. 옆에 있던 어머니가 무슨 설명을 들었느냐고 물었다.
“잠깐 화장실 좀.”
나는 복도 쪽으로 걸었다. 루카는 반대편에서 통화 중이었다. 에단은 출입문 옆에 서 있었다. 내가 지나가려 하자 비켜 줬다.
서류가 가방 모서리에 걸렸다. 떨어뜨리지 않으려 움켜쥐는 순간 그가 아래를 받쳤다. 종이 밑에서 손끝이 닿았다.
나는 서류보다 먼저 그의 손을 봤다. 그가 손을 빼자 얇은 종이가 내 손바닥 위로 내려앉았다.
“읽었어요?”
“안 봤습니다.”
“다들 그렇게 말해요.”
그의 눈이 내게 돌아왔다.
“그럼 직접 확인하죠.”
그가 펼친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그 손을 보고 나서야 서류를 가방에 넣었다.
“왜 자꾸 도와줘요?”
“종이 떨어지는 건 도울 수 있으니까.”
“그 이상은 안 되고요?”
에단이 가까이 다가왔다. 나는 한 발 물러서려다 멈췄다. 복도 끝에 어머니가 보였다. 그가 내 시선을 따라가지 않고 물었다.
“누가 듣는 게 싫습니까?”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가방 안에 그가 어제 준 명함이 있었다.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했죠.”
“동생 일로.”
“내 일은 동생 일하고 구분돼요?”
그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 나는 그가 친절한 말을 골라 주지 않는 게 오히려 신경 쓰였다.
루카의 통화가 끝났다. 에단이 먼저 한 발 물러났다. 닿지도 않았던 어깨가 차가워졌다.
“당신이 말할 수 있을 때 듣겠습니다.”
나는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거울 속 얼굴이 낯설었다. 물을 마시고 손을 씻었다. 젖은 손으로 서류를 넘기지 않으려고 한참 닦았다.
진료 기록 묶음에는 오늘 설명받지 않은 종이가 한 장 끼어 있었다.
가족 대리 수령 및 결과 공유 동의서.
아버지 이름 아래에 내 서명이 있었다.
세라 벨로네.
내가 쓰는 방식과 똑같았다. 마지막 글자의 끝이 조금 위로 올라가는 것까지.
날짜를 보았다.
파티가 있던 다음 날이었다.
나는 종이를 세면대 위에 내려놓았다. 물 한 방울이 서명 옆으로 떨어졌다.
그날 아침, 나는 별장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했다.
나는 의자를 뒤로 밀었다. 책상 아래 바퀴가 걸려 덜컥거렸다. 옆 직원이 나를 보았다.“차량 정비 누가 맡아요?”그가 총무팀 이름을 말했다. 나는 확인했다며 다시 앉았다. 인수 날짜는 안드레아가 죽은 날 오전이었다. 나는 차 번호와 정비소 이름만 에단에게 보냈다. 회계 자료 전체는 첨부하지 않았다. 그날 밤 운전석에 앉은 사람은 안드레아였다.루카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다시 조회했다. 모델과 번호를 대조하고 지급 건을 열었다. 차량 사용 목적에는 외부 회의라고 적혀 있었다. 안드레아 이름은 없었다.뒤에서 누군가 내 의자를 건드렸다.나는 화면을 닫으려다 멈췄다. 늦었다.루카가 점심 봉투를 들고 서 있었다.“식사 안 하셨다고 해서요.”그의 눈이 화면에 닿았다. 잠깐, 손에 든 종이봉투가 구겨졌다.“이 차 네가 받았어?”나는 사람들 있는 자리에서 물었다.루카는 봉투를 책상에 놓았다.“밖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여기서 해.”옆자리 키보드 소리가 멎었다. 루카는 그쪽을 보고 다시 나를 봤다. 내가 누구 앞에서 물으려 하는지 아는 얼굴이었다.“네. 제가 정비소에서 받았습니다.”&nbs
나는 창밖을 보았다. 응접실에서 에단을 붙잡던 손에도 반지는 없었다.“그렇다고 사진을 보내서 따지지는 마요.”“사진으로 따진 건 내가 심했어요.”그가 내 반응을 기다렸다. 나는 반지를 빼지 않았다. 아직 이 반지와 치료비가 어떻게 묶였는지 알아야 했다. 다만 그가 내 대답을 궁금해한다는 걸 알게 된 뒤에는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나는 창턱에 손을 올렸다. 그가 질투했다는 말보다 내 지적을 받아들였다는 대답이 오래 남았다. 손가락의 반지를 건드리다가 그만뒀다. 지금 그에게 대답하려고 뺄 물건은 아니었다.“내가 뭘 넘겼는지는 알아야겠어요.”“약혼 발표 전 계약을 보세요. 결혼하고도 당신 재산을 따로 둘 수 있는지.”나는 그에게 산테 자료가 금고에 있는지, 누가 승인권을 갖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에단은 아는 부분과 모르는 부분을 구별해 대답했다. 안드레아의 계좌 경로는 알지만 내 결혼 계약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그런 뒤에야 나는 다비데가 회색 차에 관해 한 말을 전했다.“늘 타던 차 대신 회사 차를 받은 거라면 배차가 남아요.”“번호는 경찰에 있겠죠.”“페리에게 확인해 볼게요. 그 차가 회사 차량인지 알고 싶다고.”나는 현장 사진을 열었다. 종이는 제대로 찍혀 있었지만 차량 번호는 없었다. 사진을 더 넘겨 봐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무엇
나는 마테오를 불렀다.그가 종이를 읽더니 접수 직원에게 이것도 빼라고 말했다. 직원은 레나토를 찾았다. 레나토가 안쪽 문에서 나왔다.“수정본입니다.”“또 수정해.”마테오가 말했다.레나토의 눈이 내게 왔다. 나는 서류를 접수대로 돌려놓았다. 직원은 마테오가 시켰는데도 레나토의 눈치를 보았다. 나는 마테오 곁으로 가려던 발을 멈췄다. 여기서 종이 한 줄을 바꾸는 데도 아버지의 허락이 필요했다. 반지를 받는다고 그 사정까지 바뀌지는 않을 터였다.파올로가 휠체어를 타고 나왔다. 아내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그가 손부터 내밀었다. 그녀는 종이를 내려놓고 남편 손을 잡았다. 나는 그들의 손이 포개지는 것을 보았다. 대답을 기다리는 서류가 그대로 남았다.다비데가 뒤이어 나왔다. 이송 직원이 부축하고 있었다. 그의 아내는 울지 않았다. 남편 얼굴을 살핀 뒤 재킷 지퍼를 끝까지 올렸다.나는 휴대전화를 꺼내 전원 목적지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 접수 직원이 짜증을 감추지 못하고 주소를 읽었다. 마테오가 미리 말한 곳과 같았다.그때 다비데가 내 손목을 잡았다.“안드레아 씨가 마지막에 차를 바꿨다고 들었습니다.”나는 그를 보았다.레나토가 한 걸음 다가왔다. 다비데의 아내가 남편 앞에 섰다. 대놓고 막은 동작은 아니었다. 가방을 남편 무릎에 놓으면서 잠깐 그 사이에 들어왔다.“회색 차였어요.”내가 말했다.
레나토는 문을 닫았다. 앞좌석 거울에 내 얼굴이 비쳤다. 아버지에게 내가 해 달라고 한 일이 되었다.의무동은 동부 창고 뒤에 있었다. 본래 야간 작업자가 다쳤을 때 응급 처치를 하던 건물이었다. 지금은 창고 관리실보다 창문이 적었다. 입구의 경비가 레나토를 보더니 신분증을 확인하던 손을 내렸다.내 이름은 면회객 명단에 이미 적혀 있었다.서명 옆의 빈칸을 보며 펜을 잡았다. 오늘 내 이름을 쓰는 순간을 누가 나중에 보게 될지 생각했다. 나는 도착 시간을 정확히 적었다.복도를 지나는데 방 하나에서 남자의 신음이 들렸다. 문 아래로 의자 다리가 보였다. 레나토가 걸음을 늦추지 않아 나도 멈추지 못했다.파올로는 창가 침대에 앉아 있었다.안경이 없어서 처음에는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 얼굴 오른쪽이 부었고 손에는 보호대가 감겨 있었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나는 앉으라고 했다. 레나토가 등 뒤에서 문을 닫았다.“몸은 좀 어때요?”파올로는 내 얼굴보다 서류철을 먼저 보았다.“괜찮습니다.”레나토가 그에게 펜을 건넸다.나는 침대 옆 의자를 당겨 앉았다. 종이를 펼쳤지만 파올로 쪽으로 밀지 않았다. 치료비가 먼저 보였다. 그 밑의 합의금은 그의 연봉보다 작았다.“어디서 다쳤어요?”파올로의 눈이 레나토에게 갔다.“계단에서요.”
아버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수화기 너머에서 다른 남자가 말을 멈추는 소리가 났다.“회사 치료비를 정리하라며. 왜 다비데 건은 안 줬어?”나는 레나토를 보며 말했다.“이 사람 비용도 내 돈에서 나갔는지 확인할 거야. 오늘 안 되면 내일 또 와.”아버지가 레나토를 바꾸라고 했다.내 팔을 잡은 손이 떨어졌다. 레나토는 전화기를 받아 복도 끝으로 갔다. 나는 그를 따라가지 않고 문에 가까이 섰다.“곧 들어갈게요.”안에서 아무 대답도 없었다.레나토가 돌아와 문을 열었다. 열쇠가 두 번 돌았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아버지가 허락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자신이 싫었다.다비데는 문 옆 의자에 앉아 있었다. 한쪽 발이 부어 신발을 신지 못했다. 수염이 자라 얼굴 아래를 덮고 있었다. 나를 보자 바지 무릎을 문질렀다.“몸은 괜찮으십니까?”그가 물었다.내가 먼저 해야 할 말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침대 끝에 앉았다. 레나토는 열린 문 앞에 섰다.“안드레아가 다녀갔습니까?”다비데는 내 뒤를 보았다. 나는 두 손을 모았다. 아직 피가 묻어 있는 것 같은 손을.“다비데 씨.”그가 내 얼굴을 보고 움직임을 멈췄다.
아버지가 레나토에게 손짓했다. 그가 멀어지고 나자 복도가 더 넓어 보였다. 그러나 마테오는 나가지 않았다.“좋아. 그럼 가족들이 더 걱정하지 않게 정리하자.”아버지가 내게 손을 뻗었다. 나는 피하지 않고 서 있었다. 손이 어깨에 닿았다.“마테오 쪽에서 보증하면 전원시킬 수 있겠군.”나는 마테오를 봤다. 그가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치료받을 곳은 알아봤어.”이미 이야기한 일이었다.아버지가 내 어깨에서 손을 뗐다.“다음 주 약혼 발표에 함께 나와. 네가 괜찮다는 걸 사람들도 봐야지.”마테오의 손에 작은 상자가 있었다. 그가 여닫지 않고 손바닥으로 덮고 있던 상자.내가 돌려준 반지였다.휴대전화가 진동했다. 에단에게서 답이 와 있었다.두 사람이 나올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혼자 약속하지는 마세요.나는 화면을 끄고 아버지에게 물었다.“내가 반지를 끼면, 두 사람 나가는 거 내가 봐도 돼?”마테오가 상자를 여는 소리가 났다.마테오가 반지를 집으려 하자 나는 상자 뚜껑을 눌렀다.“전원 날짜부터.”그의 손등에 손톱이 닿았다. 나는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