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connecter“아버지.”
나는 총구를 보며 불렀다. 아버지가 내려놓으라고 하자 레나토가 총을 거뒀다. 루카는 입가의 피도 닦지 않은 채 물러났다.
니콜라가 손목을 빼냈다.
“항구 손실은 청구하겠습니다.”
“자네 아버지와 이야기 중이니 그쪽에 전하게.”
아버지가 전화기를 뒤집었다. 니콜라는 화면의 이름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나는 안드레아를 봤다.
“네 운전기사는 어디 있어?”
“돌아갔어.”
그는 레나토를 보고 같은 말을 반복했다. 내가 나가려 하자 따라오던 발도 아버지가 이름을 부르자 멈췄다.
나는 혼자 복도로 나왔다. 어머니가 내 팔을 받쳤다.
“방에 가자.”
“언제 알았어? 나 병원 간 거.”
“네가 오기 전에 들었어.”
그녀는 저 남자들을 부를 때도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계단 아래에 레나토가 서 있었다.
방에는 여행 가방이 없었다. 꺼내 놓았던 옷들이 옷장에 다시 걸려 있었다. 서랍을 열자 속옷 밑의 여권도 사라졌다.
“누가 들어왔어?”
“짐 정리하라고 하셨어.”
“그걸 보고 있었어?”
“내가 왔을 때는 끝나 있었어.”
어머니는 빈 서랍보다 내 얼굴을 살폈다. 내가 소리를 지르면 달래야 하니까. 나는 서랍을 밀어 넣었다.
“엄마처럼 살 생각 없어.”
그녀는 가디건을 침대에 놓았다. 나가 달라고 하자 문을 열다 말고 돌아봤다.
“내일 진료실에는 혼자 들어가.”
왜냐고 묻기 전에 문이 닫혔다.
안드레아에게 전화가 왔다.
“혼자야? 문은 잠기지 않았고?”
나는 손잡이를 내려 봤다. 복도에 가정부가 있었다. 다시 문을 닫았다.
“내 돈은 안전해?”
“네 이름으로 남아 있어.”
우리는 두 달 전 헤어졌다. 그래도 가문 자금을 관리하던 그에게 내 개인 계좌를 맡겼다. 아버지가 손댈 수 없는 곳으로 돈을 옮겨 달라고 했다. 함께 떠날 계획도 세웠다.
“기사는 어디 있어?”
“나를 막아서다가 맞았어. 데려갔는데 어디인지는 몰라.”
나는 침대에 앉았다. 다시 만난 뒤 우리가 나눈 말은 항공편과 돈 이야기뿐이었다. 오늘은 다른 대답이 필요했다.
“네 아이일 수도 있어.”
그가 오래 침묵했다.
“원하면 검사받을게. 결과가 어떻든 돈은 네게 돌아가.”
“나 지금 무서워.”
“세라, 오늘은 누구한테도 출발 날짜를 말하지 마.”
“이미 틀어졌잖아.”
“그래도. 누가 물어도.”
복도에서 발소리가 나서 내가 먼저 끊었다. 문을 열었지만 나를 찾아온 사람은 없었다. 아래층에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계단을 내려갔다. 아버지에게 내 여권이 필요하다고 말할 생각이었다. 서재 문은 열려 있었고, 그 앞에 검은 재킷을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안드레아는 어디 있습니까?”
그가 레나토에게 물었다.
“쉬고 있습니다.”
“전화도 못 받을 만큼?”
“협상하러 오신 걸로 압니다.”
“벨로네 쪽에서 항구를 묶어 놓았으니까요. 내 동생까지 묶었는지는 들은 적 없고.”
나는 마지막 계단에서 멈췄다. 남자가 먼저 고개를 돌렸다. 안드레아보다 눈매가 날카로웠다.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도 시선을 거둘 수 없었다.
그는 내 맨발을 보고 얼굴로 눈을 올렸다. 나는 뒤늦게 발가락을 오므렸다. 쏟아 내려고 준비한 말이 아버지 대신 이 사람 앞에서 막혔다.
그가 서재 쪽으로 몸을 돌리자 내가 먼저 물었다.
“여기 온 걸 안드레아도 알아요?”
“전화를 받으면 직접 물을 겁니다.”
그는 동생 이름을 말하면서도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안드레아가 나에 대해 어디까지 말했을지 처음으로 궁금해졌다.
“세라 벨로네?”
“누군데 내 이름을 알아요?”
“에단입니다. 안드레아 형.”
나는 난간에서 손을 뗐다. 안드레아는 형과 오래 따로 산다는 말만 했다. 사진을 보여 준 적은 없었다.
“동생 찾으러 왔어요, 일하러 왔어요?”
“어느 쪽이면 대답해 줄 겁니까?”
“아버지한테 물어요.”
나는 그를 지나가려 했다. 에단은 비켰지만 레나토가 서재 문을 막았다.
“아가씨는 올라가 계시죠.”
“내 여권 돌려줘.”
레나토의 눈이 내 뒤를 스쳤다. 외부 사람이 듣고 있다는 것을 나보다 먼저 의식했다.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말을 몇 번이나 들어야 하는데?”
에단이 내 옆으로 왔다. 나는 도와 달라고 하려다 입을 닫았다. 그가 손을 대지도 않았는데 어깨가 굳었다.
“길을 막는 건 이쪽 사정입니까?”
레나토가 그를 봤다.
“가족 일입니다.”
“내 동생도 그 가족에 들어갑니까?”
아버지가 서재 안에서 에단을 불렀다. 그는 대답하는 대신 내게 작은 명함을 내밀었다.
나는 받지 않았다.
“나한테 필요한 건 이게 아닌데.”
“동생 일로 할 말이 생기면 연락해요.”
그의 손은 재촉하지 않았다. 나는 레나토가 보는 쪽에서 명함을 받는 게 싫어 몸을 조금 돌렸다. 에단도 그쪽을 보지 않고 기다렸다.
명함에는 이름과 번호가 있었다. 카리디 가문 쪽 협상 문서에서 본 이름이었다. 아버지가 그 이름 옆에 붉은 선을 그어 놓곤 했다.
나는 종이를 받았다. 그의 손가락이 놓기 전에 내 손끝이 닿았다. 에단이 손을 거두자 나는 명함을 반대 손으로 옮겼다.
그가 알아봤는지 눈을 마주치고도 웃지 않았다.
“에단.”
아버지가 다시 불렀다. 이번에는 그가 돌아섰다. 나는 한 발 따라갔다.
“아버지 말만 듣고 가지 마요.”
그가 멈췄다.
“그럼 누구 말을 들을까요?”
나는 내 말이라고 하려다 안드레아가 떠올랐다. 방금 그와 약속한 출발 날짜를 이 사람에게도 말할 수는 없었다.
에단은 내 대답을 기다리다 명함을 봤다.
“당신이 말할 수 있을 때 하죠.”
그는 레나토 옆을 지나 서재로 들어갔다. 안에서 아버지가 문을 닫았다. 나는 번호를 읽다가 종이를 접었다. 접힌 모서리가 손바닥을 눌렀다.
나는 의자를 뒤로 밀었다. 책상 아래 바퀴가 걸려 덜컥거렸다. 옆 직원이 나를 보았다.“차량 정비 누가 맡아요?”그가 총무팀 이름을 말했다. 나는 확인했다며 다시 앉았다. 인수 날짜는 안드레아가 죽은 날 오전이었다. 나는 차 번호와 정비소 이름만 에단에게 보냈다. 회계 자료 전체는 첨부하지 않았다. 그날 밤 운전석에 앉은 사람은 안드레아였다.루카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다시 조회했다. 모델과 번호를 대조하고 지급 건을 열었다. 차량 사용 목적에는 외부 회의라고 적혀 있었다. 안드레아 이름은 없었다.뒤에서 누군가 내 의자를 건드렸다.나는 화면을 닫으려다 멈췄다. 늦었다.루카가 점심 봉투를 들고 서 있었다.“식사 안 하셨다고 해서요.”그의 눈이 화면에 닿았다. 잠깐, 손에 든 종이봉투가 구겨졌다.“이 차 네가 받았어?”나는 사람들 있는 자리에서 물었다.루카는 봉투를 책상에 놓았다.“밖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여기서 해.”옆자리 키보드 소리가 멎었다. 루카는 그쪽을 보고 다시 나를 봤다. 내가 누구 앞에서 물으려 하는지 아는 얼굴이었다.“네. 제가 정비소에서 받았습니다.”&nbs
나는 창밖을 보았다. 응접실에서 에단을 붙잡던 손에도 반지는 없었다.“그렇다고 사진을 보내서 따지지는 마요.”“사진으로 따진 건 내가 심했어요.”그가 내 반응을 기다렸다. 나는 반지를 빼지 않았다. 아직 이 반지와 치료비가 어떻게 묶였는지 알아야 했다. 다만 그가 내 대답을 궁금해한다는 걸 알게 된 뒤에는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나는 창턱에 손을 올렸다. 그가 질투했다는 말보다 내 지적을 받아들였다는 대답이 오래 남았다. 손가락의 반지를 건드리다가 그만뒀다. 지금 그에게 대답하려고 뺄 물건은 아니었다.“내가 뭘 넘겼는지는 알아야겠어요.”“약혼 발표 전 계약을 보세요. 결혼하고도 당신 재산을 따로 둘 수 있는지.”나는 그에게 산테 자료가 금고에 있는지, 누가 승인권을 갖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에단은 아는 부분과 모르는 부분을 구별해 대답했다. 안드레아의 계좌 경로는 알지만 내 결혼 계약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그런 뒤에야 나는 다비데가 회색 차에 관해 한 말을 전했다.“늘 타던 차 대신 회사 차를 받은 거라면 배차가 남아요.”“번호는 경찰에 있겠죠.”“페리에게 확인해 볼게요. 그 차가 회사 차량인지 알고 싶다고.”나는 현장 사진을 열었다. 종이는 제대로 찍혀 있었지만 차량 번호는 없었다. 사진을 더 넘겨 봐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무엇
나는 마테오를 불렀다.그가 종이를 읽더니 접수 직원에게 이것도 빼라고 말했다. 직원은 레나토를 찾았다. 레나토가 안쪽 문에서 나왔다.“수정본입니다.”“또 수정해.”마테오가 말했다.레나토의 눈이 내게 왔다. 나는 서류를 접수대로 돌려놓았다. 직원은 마테오가 시켰는데도 레나토의 눈치를 보았다. 나는 마테오 곁으로 가려던 발을 멈췄다. 여기서 종이 한 줄을 바꾸는 데도 아버지의 허락이 필요했다. 반지를 받는다고 그 사정까지 바뀌지는 않을 터였다.파올로가 휠체어를 타고 나왔다. 아내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그가 손부터 내밀었다. 그녀는 종이를 내려놓고 남편 손을 잡았다. 나는 그들의 손이 포개지는 것을 보았다. 대답을 기다리는 서류가 그대로 남았다.다비데가 뒤이어 나왔다. 이송 직원이 부축하고 있었다. 그의 아내는 울지 않았다. 남편 얼굴을 살핀 뒤 재킷 지퍼를 끝까지 올렸다.나는 휴대전화를 꺼내 전원 목적지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 접수 직원이 짜증을 감추지 못하고 주소를 읽었다. 마테오가 미리 말한 곳과 같았다.그때 다비데가 내 손목을 잡았다.“안드레아 씨가 마지막에 차를 바꿨다고 들었습니다.”나는 그를 보았다.레나토가 한 걸음 다가왔다. 다비데의 아내가 남편 앞에 섰다. 대놓고 막은 동작은 아니었다. 가방을 남편 무릎에 놓으면서 잠깐 그 사이에 들어왔다.“회색 차였어요.”내가 말했다.
레나토는 문을 닫았다. 앞좌석 거울에 내 얼굴이 비쳤다. 아버지에게 내가 해 달라고 한 일이 되었다.의무동은 동부 창고 뒤에 있었다. 본래 야간 작업자가 다쳤을 때 응급 처치를 하던 건물이었다. 지금은 창고 관리실보다 창문이 적었다. 입구의 경비가 레나토를 보더니 신분증을 확인하던 손을 내렸다.내 이름은 면회객 명단에 이미 적혀 있었다.서명 옆의 빈칸을 보며 펜을 잡았다. 오늘 내 이름을 쓰는 순간을 누가 나중에 보게 될지 생각했다. 나는 도착 시간을 정확히 적었다.복도를 지나는데 방 하나에서 남자의 신음이 들렸다. 문 아래로 의자 다리가 보였다. 레나토가 걸음을 늦추지 않아 나도 멈추지 못했다.파올로는 창가 침대에 앉아 있었다.안경이 없어서 처음에는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 얼굴 오른쪽이 부었고 손에는 보호대가 감겨 있었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나는 앉으라고 했다. 레나토가 등 뒤에서 문을 닫았다.“몸은 좀 어때요?”파올로는 내 얼굴보다 서류철을 먼저 보았다.“괜찮습니다.”레나토가 그에게 펜을 건넸다.나는 침대 옆 의자를 당겨 앉았다. 종이를 펼쳤지만 파올로 쪽으로 밀지 않았다. 치료비가 먼저 보였다. 그 밑의 합의금은 그의 연봉보다 작았다.“어디서 다쳤어요?”파올로의 눈이 레나토에게 갔다.“계단에서요.”
아버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수화기 너머에서 다른 남자가 말을 멈추는 소리가 났다.“회사 치료비를 정리하라며. 왜 다비데 건은 안 줬어?”나는 레나토를 보며 말했다.“이 사람 비용도 내 돈에서 나갔는지 확인할 거야. 오늘 안 되면 내일 또 와.”아버지가 레나토를 바꾸라고 했다.내 팔을 잡은 손이 떨어졌다. 레나토는 전화기를 받아 복도 끝으로 갔다. 나는 그를 따라가지 않고 문에 가까이 섰다.“곧 들어갈게요.”안에서 아무 대답도 없었다.레나토가 돌아와 문을 열었다. 열쇠가 두 번 돌았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아버지가 허락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자신이 싫었다.다비데는 문 옆 의자에 앉아 있었다. 한쪽 발이 부어 신발을 신지 못했다. 수염이 자라 얼굴 아래를 덮고 있었다. 나를 보자 바지 무릎을 문질렀다.“몸은 괜찮으십니까?”그가 물었다.내가 먼저 해야 할 말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침대 끝에 앉았다. 레나토는 열린 문 앞에 섰다.“안드레아가 다녀갔습니까?”다비데는 내 뒤를 보았다. 나는 두 손을 모았다. 아직 피가 묻어 있는 것 같은 손을.“다비데 씨.”그가 내 얼굴을 보고 움직임을 멈췄다.
아버지가 레나토에게 손짓했다. 그가 멀어지고 나자 복도가 더 넓어 보였다. 그러나 마테오는 나가지 않았다.“좋아. 그럼 가족들이 더 걱정하지 않게 정리하자.”아버지가 내게 손을 뻗었다. 나는 피하지 않고 서 있었다. 손이 어깨에 닿았다.“마테오 쪽에서 보증하면 전원시킬 수 있겠군.”나는 마테오를 봤다. 그가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치료받을 곳은 알아봤어.”이미 이야기한 일이었다.아버지가 내 어깨에서 손을 뗐다.“다음 주 약혼 발표에 함께 나와. 네가 괜찮다는 걸 사람들도 봐야지.”마테오의 손에 작은 상자가 있었다. 그가 여닫지 않고 손바닥으로 덮고 있던 상자.내가 돌려준 반지였다.휴대전화가 진동했다. 에단에게서 답이 와 있었다.두 사람이 나올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혼자 약속하지는 마세요.나는 화면을 끄고 아버지에게 물었다.“내가 반지를 끼면, 두 사람 나가는 거 내가 봐도 돼?”마테오가 상자를 여는 소리가 났다.마테오가 반지를 집으려 하자 나는 상자 뚜껑을 눌렀다.“전원 날짜부터.”그의 손등에 손톱이 닿았다. 나는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