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검사를 받은 지 엿새째 되는 날, 결과가 도착했다.
식탁에는 네 남자의 봉투가 놓여 있었다. 나는 내 이름으로 온 봉투부터 열었다. 결과를 나에게만 달라고 했던 로시 의사의 얼굴이 떠올랐다.
“각자 받은 사본이야.”
아버지가 말했다.
“안드레아와 니콜라는 제외됐구나.”
“이미 읽었어?”
“안드레아가 설명해 줬어.”
안드레아는 종이 맨 아래를 보고 있었다. 마테오와 루카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적혀 있었다. 두 이름 사이를 손가락으로 짚자 종이가 떨렸다.
안드레아가 먼저 일어났다.
“사무실에 가 보겠습니다. 계좌 마감이 남았습니다.”
“이미 끝났어. 자네 서명도 받았고.”
아버지의 말에 레나토가 문을 가렸다. 안드레아는 내게 무언가 말하려다 봉투를 접었다. 모서리가 어긋났다.
내가 하지 않은 서명과 보내지 않은 문자가 떠올랐다. 여기서는 본인이 입을 열기도 전에 일이 끝나 있었다.
“한결 간단해졌지?”
아버지가 물었다. 나는 남은 두 이름을 보았다.
“내가 먼저 의사한테 물어볼게.”
그는 직접 설명을 들어 보라며 전화기를 내 쪽으로 밀었다. 나는 내 휴대전화를 꺼냈다.
방으로 올라가 로시 의사에게 연락했다. 확인 후 설명하겠다는 답을 받았다. 다른 알림은 없었다. 나는 에단의 번호를 열었다 닫았다.
동생 일로 하라고 했던 연락이었다. 그런데 이제 내 결과에서는 그 동생이 지워졌다.
아래층에서 에단의 목소리를 들은 것은 한참 뒤였다. 중단된 항구 거래에 관한 협상이 계속되고 있었다. 나는 봉투를 서랍에 넣고 내려갔다.
서재 문이 열리자 레나토가 에단에게 다음 일정을 확인했다. 나는 계단 밑에서 기다렸다. 에단이 나를 보고 걸음을 늦췄다.
“할 말이 생겼습니까?”
“여기서는 못 해요.”
그는 서재를 돌아보지 않았다. 나는 복도 안쪽의 작은 응접실 문을 열었다. 그가 들어온 뒤에도 문은 조금 남겨 뒀다.
어릴 때 책을 읽던 방이었다. 어머니가 안에 있던 날에는 밖에서 잠겨 있었다. 나는 손잡이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에단이 그 손을 봤다.
“열어 둬요.”
“누가 보면요?”
“그게 싫으면 나가겠습니다.”
그가 돌아서려 하자 내가 소매를 잡았다. 짙은 천 아래로 팔이 멎었다.
“가지 말라는 말이었어요.”
그가 내 손을 내려다봤다. 나는 소매를 놓았지만 한 발 물러나지는 않았다.
“안드레아 데려갈 거예요?”
“그 애가 나가겠다고 하면.”
“이 집에서는 그 말만으로 안 돼요.”
“그래서 직접 묻고 있습니다.”
그의 목소리가 가까워졌다. 나는 그가 문을 닫았는지 확인하려다 시선을 놓쳤다. 열린 틈 너머로 복도가 보였다.
“나도 나가고 싶어요.”
가족 밖의 사람에게는 쉬울 줄 알았다. 아버지가 여권을 가져갔다는 말보다 그 한마디가 더 나오지 않았다.
“동생하고 가고 싶은 겁니까?”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함께 떠날 계획을 세울 때도 안드레아에게 하지 못했던 말이었다.
에단이 내 얼굴을 살폈다.
“내 동생이 들으면 좋아할 대답은 아니군요.”
“그 애가 좋아할 말만 해야 해요?”
“그럼 나한테는 뭘 부탁하는 겁니까?”
나는 그의 재킷 단추를 보았다. 조금 전 그를 붙잡았던 손이 내 옆에서 말렸다. 나가고 싶다는 말 뒤에 이 사람이 있어 줬으면 한다는 말까지 붙일 수는 없었다.
“내가 임신했다는 건 들었어요?”
그의 시선이 잠깐 멎었다.
“안드레아에게 들었습니다. 결과는 못 들었어요.”
“당신 동생은 아니래요. 오늘 아침에 결과가 왔어요.”
이제 돌아가도 된다는 말처럼 들렸다. 나는 그렇게 말하려던 것이 아니어서 손잡이를 더 세게 쥐었다.
에단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 말을 하려고 불렀어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가 한 번이라도 안드레아의 아이가 아니라 다행이라고 했다면 나가라고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에단은 내 배로 눈을 내리지도 않았다. 내가 다음에 할 말을 기다렸다.
“그럼 지금도 할 말은 남았겠군요.”
그의 손이 문 가장자리를 받쳤다. 내 손 위로 포개지는 대신 바로 옆에 멈췄다. 나는 손잡이를 놓았다. 다른 누군가가 문을 지키고 있어도 나가고 싶으면 나갈 수 있었다. 나는 이번에는 복도 쪽을 확인하지 않았다. 그가 문을 잡고 있는 동안 내 손이 자유로워졌다.
“내가 누구를 믿는지 아버지가 아는 게 싫어요.”
“나를 믿어요?”
“아직은 아니에요.”
“그런데 왜 붙잡았습니까?”
나는 그를 봤다.
“나 안드레아한테 부탁했어요. 이 집에서 나가는 일.”
“알아요.”
“그런데 당신한테도 이러고 있네요.”
“내 동생한테 미안해서 나를 불렀습니까?”
“그랬으면 지금 당신을 보고 있지는 않겠죠.”
말하고 나서 먼저 눈을 피하고 싶었다. 에단이 문에서 손을 뗐다. 그가 나가려는 줄 알고 소매를 잡으려다 멈췄다. 그는 자리를 뜨지 않았다. 내게 향한 몸을 조금 돌렸을 뿐이었다.
대답하려고 올린 얼굴이 생각보다 가까웠다. 그의 시선이 내 입가에 잠깐 머물렀다. 나도 그가 말할 때 움직이는 입술을 보고 있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복도에서 소리가 났다. 나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에단도 물러나지 않았다.
“세라 씨.”
낮게 부르는 목소리에 손끝이 다시 그의 소매를 찾았다. 내가 붙잡는 것을 그가 보았다. 이번에는 손을 놓을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가 조금 숙였고, 나는 턱을 들었다. 입술이 닿을 거리까지 좁혀졌는데도 어느 쪽도 먼저 움직이지 않았다.
그때 문이 더 열렸다.
마테오가 내 손부터 봤다. 에단의 소매를 잡은 손이었다.
“그 손 놓으시죠.”
나는 천을 쥔 채로 돌아봤다.
마테오가 에단에게 말했다.
“제 약혼녀입니다.”
나는 의자를 뒤로 밀었다. 책상 아래 바퀴가 걸려 덜컥거렸다. 옆 직원이 나를 보았다.“차량 정비 누가 맡아요?”그가 총무팀 이름을 말했다. 나는 확인했다며 다시 앉았다. 인수 날짜는 안드레아가 죽은 날 오전이었다. 나는 차 번호와 정비소 이름만 에단에게 보냈다. 회계 자료 전체는 첨부하지 않았다. 그날 밤 운전석에 앉은 사람은 안드레아였다.루카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다시 조회했다. 모델과 번호를 대조하고 지급 건을 열었다. 차량 사용 목적에는 외부 회의라고 적혀 있었다. 안드레아 이름은 없었다.뒤에서 누군가 내 의자를 건드렸다.나는 화면을 닫으려다 멈췄다. 늦었다.루카가 점심 봉투를 들고 서 있었다.“식사 안 하셨다고 해서요.”그의 눈이 화면에 닿았다. 잠깐, 손에 든 종이봉투가 구겨졌다.“이 차 네가 받았어?”나는 사람들 있는 자리에서 물었다.루카는 봉투를 책상에 놓았다.“밖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여기서 해.”옆자리 키보드 소리가 멎었다. 루카는 그쪽을 보고 다시 나를 봤다. 내가 누구 앞에서 물으려 하는지 아는 얼굴이었다.“네. 제가 정비소에서 받았습니다.”&nbs
나는 창밖을 보았다. 응접실에서 에단을 붙잡던 손에도 반지는 없었다.“그렇다고 사진을 보내서 따지지는 마요.”“사진으로 따진 건 내가 심했어요.”그가 내 반응을 기다렸다. 나는 반지를 빼지 않았다. 아직 이 반지와 치료비가 어떻게 묶였는지 알아야 했다. 다만 그가 내 대답을 궁금해한다는 걸 알게 된 뒤에는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나는 창턱에 손을 올렸다. 그가 질투했다는 말보다 내 지적을 받아들였다는 대답이 오래 남았다. 손가락의 반지를 건드리다가 그만뒀다. 지금 그에게 대답하려고 뺄 물건은 아니었다.“내가 뭘 넘겼는지는 알아야겠어요.”“약혼 발표 전 계약을 보세요. 결혼하고도 당신 재산을 따로 둘 수 있는지.”나는 그에게 산테 자료가 금고에 있는지, 누가 승인권을 갖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에단은 아는 부분과 모르는 부분을 구별해 대답했다. 안드레아의 계좌 경로는 알지만 내 결혼 계약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그런 뒤에야 나는 다비데가 회색 차에 관해 한 말을 전했다.“늘 타던 차 대신 회사 차를 받은 거라면 배차가 남아요.”“번호는 경찰에 있겠죠.”“페리에게 확인해 볼게요. 그 차가 회사 차량인지 알고 싶다고.”나는 현장 사진을 열었다. 종이는 제대로 찍혀 있었지만 차량 번호는 없었다. 사진을 더 넘겨 봐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무엇
나는 마테오를 불렀다.그가 종이를 읽더니 접수 직원에게 이것도 빼라고 말했다. 직원은 레나토를 찾았다. 레나토가 안쪽 문에서 나왔다.“수정본입니다.”“또 수정해.”마테오가 말했다.레나토의 눈이 내게 왔다. 나는 서류를 접수대로 돌려놓았다. 직원은 마테오가 시켰는데도 레나토의 눈치를 보았다. 나는 마테오 곁으로 가려던 발을 멈췄다. 여기서 종이 한 줄을 바꾸는 데도 아버지의 허락이 필요했다. 반지를 받는다고 그 사정까지 바뀌지는 않을 터였다.파올로가 휠체어를 타고 나왔다. 아내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그가 손부터 내밀었다. 그녀는 종이를 내려놓고 남편 손을 잡았다. 나는 그들의 손이 포개지는 것을 보았다. 대답을 기다리는 서류가 그대로 남았다.다비데가 뒤이어 나왔다. 이송 직원이 부축하고 있었다. 그의 아내는 울지 않았다. 남편 얼굴을 살핀 뒤 재킷 지퍼를 끝까지 올렸다.나는 휴대전화를 꺼내 전원 목적지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 접수 직원이 짜증을 감추지 못하고 주소를 읽었다. 마테오가 미리 말한 곳과 같았다.그때 다비데가 내 손목을 잡았다.“안드레아 씨가 마지막에 차를 바꿨다고 들었습니다.”나는 그를 보았다.레나토가 한 걸음 다가왔다. 다비데의 아내가 남편 앞에 섰다. 대놓고 막은 동작은 아니었다. 가방을 남편 무릎에 놓으면서 잠깐 그 사이에 들어왔다.“회색 차였어요.”내가 말했다.
레나토는 문을 닫았다. 앞좌석 거울에 내 얼굴이 비쳤다. 아버지에게 내가 해 달라고 한 일이 되었다.의무동은 동부 창고 뒤에 있었다. 본래 야간 작업자가 다쳤을 때 응급 처치를 하던 건물이었다. 지금은 창고 관리실보다 창문이 적었다. 입구의 경비가 레나토를 보더니 신분증을 확인하던 손을 내렸다.내 이름은 면회객 명단에 이미 적혀 있었다.서명 옆의 빈칸을 보며 펜을 잡았다. 오늘 내 이름을 쓰는 순간을 누가 나중에 보게 될지 생각했다. 나는 도착 시간을 정확히 적었다.복도를 지나는데 방 하나에서 남자의 신음이 들렸다. 문 아래로 의자 다리가 보였다. 레나토가 걸음을 늦추지 않아 나도 멈추지 못했다.파올로는 창가 침대에 앉아 있었다.안경이 없어서 처음에는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 얼굴 오른쪽이 부었고 손에는 보호대가 감겨 있었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나는 앉으라고 했다. 레나토가 등 뒤에서 문을 닫았다.“몸은 좀 어때요?”파올로는 내 얼굴보다 서류철을 먼저 보았다.“괜찮습니다.”레나토가 그에게 펜을 건넸다.나는 침대 옆 의자를 당겨 앉았다. 종이를 펼쳤지만 파올로 쪽으로 밀지 않았다. 치료비가 먼저 보였다. 그 밑의 합의금은 그의 연봉보다 작았다.“어디서 다쳤어요?”파올로의 눈이 레나토에게 갔다.“계단에서요.”
아버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수화기 너머에서 다른 남자가 말을 멈추는 소리가 났다.“회사 치료비를 정리하라며. 왜 다비데 건은 안 줬어?”나는 레나토를 보며 말했다.“이 사람 비용도 내 돈에서 나갔는지 확인할 거야. 오늘 안 되면 내일 또 와.”아버지가 레나토를 바꾸라고 했다.내 팔을 잡은 손이 떨어졌다. 레나토는 전화기를 받아 복도 끝으로 갔다. 나는 그를 따라가지 않고 문에 가까이 섰다.“곧 들어갈게요.”안에서 아무 대답도 없었다.레나토가 돌아와 문을 열었다. 열쇠가 두 번 돌았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아버지가 허락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자신이 싫었다.다비데는 문 옆 의자에 앉아 있었다. 한쪽 발이 부어 신발을 신지 못했다. 수염이 자라 얼굴 아래를 덮고 있었다. 나를 보자 바지 무릎을 문질렀다.“몸은 괜찮으십니까?”그가 물었다.내가 먼저 해야 할 말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침대 끝에 앉았다. 레나토는 열린 문 앞에 섰다.“안드레아가 다녀갔습니까?”다비데는 내 뒤를 보았다. 나는 두 손을 모았다. 아직 피가 묻어 있는 것 같은 손을.“다비데 씨.”그가 내 얼굴을 보고 움직임을 멈췄다.
아버지가 레나토에게 손짓했다. 그가 멀어지고 나자 복도가 더 넓어 보였다. 그러나 마테오는 나가지 않았다.“좋아. 그럼 가족들이 더 걱정하지 않게 정리하자.”아버지가 내게 손을 뻗었다. 나는 피하지 않고 서 있었다. 손이 어깨에 닿았다.“마테오 쪽에서 보증하면 전원시킬 수 있겠군.”나는 마테오를 봤다. 그가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치료받을 곳은 알아봤어.”이미 이야기한 일이었다.아버지가 내 어깨에서 손을 뗐다.“다음 주 약혼 발표에 함께 나와. 네가 괜찮다는 걸 사람들도 봐야지.”마테오의 손에 작은 상자가 있었다. 그가 여닫지 않고 손바닥으로 덮고 있던 상자.내가 돌려준 반지였다.휴대전화가 진동했다. 에단에게서 답이 와 있었다.두 사람이 나올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혼자 약속하지는 마세요.나는 화면을 끄고 아버지에게 물었다.“내가 반지를 끼면, 두 사람 나가는 거 내가 봐도 돼?”마테오가 상자를 여는 소리가 났다.마테오가 반지를 집으려 하자 나는 상자 뚜껑을 눌렀다.“전원 날짜부터.”그의 손등에 손톱이 닿았다. 나는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