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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ผู้เขียน: 별똥별
욕실에서 나왔을 때 고재형이 소파에 앉아 노윤슬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그녀를 번쩍 안아 들어 이불속에 눕히더니 꽉 끌어안았다.

“여보, 오늘 대체 왜 그래? 병원에서 무슨 일 있었어? 나한테 다 말해봐. 난 항상 여보 편이니까.”

행여나 고재형이 그녀의 주치의인 주태수에게 전화라도 걸까 봐 대충 얼버무렸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잠을 못 자서 피곤한가 봐.”

마침 그때 고재형의 휴대폰이 울렸다.

노윤슬에게 숨기지도 않고 바로 휴대폰을 확인했다. ‘우리 소이’라고 저장된 번호로 사진 한 장이 도착했다. 앙큼한 고양이 코스튬을 입은 여자가 침대 위에 무릎을 꿇고 요염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사진이었다.

[침실에서 주인님 기다리고 있어.]

고재형이 흠칫하더니 이내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

[윤슬이 재우고 바로 갈게.]

[지금 오면 안 돼? 어차피 앞을 못 봐서 누가 부축 안 해주면 1층으로 내려오지도 못하잖아. 보고 싶단 말이야.]

고재형이 서둘러 화면을 끄더니 노윤슬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여보, 회사에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서재에서 일 좀 처리하고 올게. 먼저 자. 기다리지 말고.”

말을 마친 그는 안달이 난 사람처럼 황급히 방을 나갔다.

노윤슬이 침대에 덩그러니 누워 새하얀 천장을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어쩌면 고재형 역시 그녀가 시력을 회복할 가망이 없다고 단정 지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저렇게 아무런 조심성도 없이 굴 수 있는 거 아닐까?

노윤슬이 자리에서 일어나 1층으로 내려갔다. 텅 빈 1층의 우측 침실에서 남녀의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임소이, 간도 크다, 너? 윤슬이가 아직 자지도 않았는데 감히 날 꼬셔?”

“아무튼 바로 내려왔잖아.”

방 문이 꽉 닫혀 있지 않았다. 노윤슬이 열린 문틈 사이로 침대 위에서 살을 섞고 있는 두 사람을 똑똑히 보았다.

방의 인테리어가 트렌디하고 화사하게 꾸며져 있는 걸 보면 아무리 못해도 1년 이상은 같이 살았을 것이다.

노윤슬이 철석같이 믿었던 행복한 세 식구의 집에 오래전부터 네 번째 불청객이 뻔뻔하게 들어와 살고 있었다.

고재형은 아내와 내연녀를 한 지붕 아래에 두고 초저녁엔 아내를 달래주다가 한밤중엔 1층 ‘작은 집’으로 내려와 임소이를 품에 안고 잤다.

참으로 스릴 넘치는 짓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노윤슬이 터져 나오는 고함을 참으려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다 돌아선 순간 당직을 서던 가사도우미와 정면으로 마주치고 말았다.

“사모님? 여기서 뭐 하세요?”

곧바로 침실 문이 벌컥 열리며 옷차림이 엉망인 고재형이 사색이 된 얼굴로 뛰쳐나왔다.

임소이가 그의 등 뒤에 찰싹 붙어 허리를 껴안은 채 여전히 손으로 여기저기를 더듬고 있었다.

고재형은 임소이를 침실 안으로 밀어 넣고는 노윤슬의 곁으로 다가가 물었다.

“여보, 혹시 무슨 소리 들었어?”

노윤슬이 손톱이 살을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 그 통증 덕분에 당장 고재형의 뺨을 후려갈기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억누를 수 있었다.

“아니. 그냥 목이 말라서 물 좀 마시려고 내려왔어.”

고재형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바보야, 내가 침대 탁자 위에 물 한 잔 떠놨잖아. 굳이 여기까지 왜 내려와. 위험하게.”

그러고는 노윤슬을 부축해 다시 2층 침실로 데려갔다.

한참 뒤 고재형이 노윤슬을 불렀다.

“윤슬아?”

노윤슬이 대답하기 싫어서 하지 않았을 뿐인데 고재형은 그녀가 잠들었다고 착각했다.

바로 그때 침실 문이 열렸다. 고재형이 최대한 목소리를 낮춘 게 느껴졌다.

“누가 올라오라고 했어? 내려가.”

임소이의 끈적한 유혹이 이어졌다.

“아까 흐름이 끊겼잖아. 고양이가 직접 주인님 찾으러 오는 수밖에.”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와 함께 고재형의 낮게 깔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려가자.”

“싫어. 여기서 해. 어차피 아무것도 못 보잖아. 이게 훨씬 더 짜릿하기도 하고. 안 그래?”

대답 대신 들려온 건 고재형의 가쁜 숨소리였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몸을 섞은 두 남녀가 노윤슬이 누워있는 침대 바로 옆 소파로 스르륵 누웠다.

노윤슬의 두 눈에서 소리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울음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아무도 모르는 어두운 밤, 노윤슬이 모든 것을 목격했다.

그녀가 이불을 뒤집어쓰기 전 마지막으로 본 게 탁자 위의 차갑게 식어버린 물컵이었다.

물이 식어버린 것처럼 노윤슬의 마음도 차갑게 식어버렸다.

‘고재형, 남은 인생 동안 지옥을 맛보게 해줄게.’

노윤슬이 속으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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