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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7화

작가: 십일
미진은 정은을 한번 흘끗 보더니, 고개를 돌려 태민에게 작은 소리로 물었다.

“조 교수님은? 왜 안 오셨어?”

“글쎄요. 어제 밤늦게까지 실험실에서 일하시던데... 혹시 늦잠 주무실까요?”

말이 끝나자마자, 문쪽에서 커다란 그림자가 바쁘게 들어섰다.

“죄송합니다. 늦었네요.”

재석이었다.

어깨가 넓고 허리가 곧게 잡힌 정장 차림, 그 모습만으로도 진욱과 미연 부부의 체면을 세워주는 듯했다.

“교수님, 여기 앉으세요!”

미진은 얼른 옆자리를 비켜 주었다.

그 자리는 하필 정은 바로 옆이었다.

재석은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하곤 자리에 앉았다.

정은도 이미 예상한 일이었다.

‘이런 자리에 전 교수님이 이 사람을 안 부를 리가 없지.’

‘그리고 전 교수님 일이라면, 이 사람도 아무리 바빠도 빠지진 않을 거야.’

‘결국 우리가 마주치는 건 어쩔 수 없으니까.’

하지만... 재석이 옆에 앉는 순간, 은은하게 풍기는 익숙한 향기에 정은은 잠시 정신이 아득해졌다.

...

무대에서 진욱이 마이크를 잡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오늘 저희 부부의 자리에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들 아는 사이니까 굳이 돌려 말하지 않겠습니다.”

“예전에 저희는 작은 오해로 갈라져서 각자의 길을 걸었지만, 다행히 인연이 다시 이어졌습니다. 제가 끈질기게 노력한 끝에, 이렇게 미연이의 손을 다시 잡게 됐습니다.”

말을 마치며 진욱은 미연의 손목을 잡아 높이 들어 올리더니, 환하게 웃었다.

“앞으로는 이 손 절대로 놓지 않을 겁니다.”

솔직하고 꾸밈없는 말에 객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전 교수님, 이제 조심하세요! 미연 누나 인기 많거든요!”

누군가 장난스럽게 외쳤다.

“그럼 그럼! 누가 뺏으려 들면 바로 쏴버릴 거니까!”

진욱이 받아치며 손가락 총을 겨누자 웃음소리가 한층 커졌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미연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짧게 말했다.

“만남은 인연의 서막이고, 재회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의 다음 장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정성껏 써 내려가겠습니다.”

정은은 미소 지으며 두 사람을 향해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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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준이 입술을 씰룩였다.“지금 네가 고민해야 할 건 잠시 후에 있을 질의응답이야. 교수님들의 질문이 좀 날카로우면 어떻게 대답할 건지 말이지.”“아, 아... 설마 교수님들 그렇게 까다롭게 물으시진 않겠지?”서준의 눈가가 미묘하게 떨렸다.“눈 크게 뜨고 잘 봐. 생명과학대학, 물리학부, 수리과학부, 화학·분자공학부의 유명한 교수님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질문받는 거야.”민지는 온몸이 덜덜 떨렸다.“교수, 교수님들이 왜 이렇게까지 총출동하신 거야?”서준의 시선이 잠깐 정은을 스치더니 다시 돌아왔다.“문 앞에 몰려 있던 학생들만 경쟁자가 아니야. 교수들끼리의 세력 과시, 실력대결, 그게 진짜 신들의 싸움이지.”학부의 졸업논문 발표는 대개 형식적인 자리일 뿐, 진지하게 발표를 듣는 사람은 드물었다.교수들은 석사 논문 발표쯤 되어야 연구의 뼈대가 보인다 싶어 약간의 관심을 보인다.박사 논문 발표쯤 되면 비로소 교수들이 허리를 펴고 앉아 본격적으로 질문을 던지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학문적 예의를 지키는 차원이었다.“그럼 저분들은 어느 쪽이야?” 민지가 조심스레 물었다.“어느 쪽에도 안 속해.”“뭐?”“상대 연구 발표를 들을 땐 끝까지 집중해서 듣고, 허점이 보이면 바로 질문으로 찔러야 하거든.”민지는 눈을 크게 떴다.“잠깐, 정은 언니가 왜 갑자기 그 대상이 되는 거야?”“생각해봐. 작년에 우리 실험실에서 낸 SCI 논문 수, 특허, 연구비 규모까지 합치면 이 자리 교수님들 실적이랑 비교해도 안 밀려. 그 정도면 이미 충분히 견제 대상이 될 만하지.”민지는 갑자기 불안해졌다. “세상에... 정은 언니 완전 RPG 게임 주인공 아니야? 보스 레이드 혼자 들어갔다가 길드 전체한테 포위당하는 그 느낌인데...”서준의 입꼬리가 씰룩였다.“너 뭔가 착각하는 거 아냐? 너랑 나도 똑같이 무한 실험실 소속이잖아. 정은 누나랑 한 팀이라고.”“그, 그러니까...?”서준이 얄미운 듯 웃었다.“그러니까, 교수님들이 우리를 가만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46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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