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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Author: 십일
정은이 차를 고를 때, 재석은 말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줄곧 그녀의 곁에 있어줬고, 만약 정은이 어떤 문제를 홀시했다면, 재석은 또 적시에 입을 열어 일깨워주었다.

‘일반 친구가 이 정도까지 도울 수 있다고?’

게다가 문에 들어서면서부터 남자의 눈빛은 줄곧 정은에게 떨어졌다. 눈에 비친 집중과 애정은 도저히 가짜 같지가 않았다.

‘내가 전에 만났던 신혼부부들과 똑같잖아? 신혼이 아니더라도 커플인 게 틀림없어!’

그래서 점원이 그런 질문을 했던 것이다.

정은은 이런 오해를 직면한 게 처음이 아니었다. 그녀는 재석의 표정을 볼 엄두가 나지 않아 그저 손을 흔들었다.

“그런 거 아니에요.”

점원은 얼른 사과했다.

재석은 말을 하지 않았고, 정은을 바라보는 눈빛은 여전히 부드러웠다.

점원은 영문을 몰랐다.

‘이래도 커플이 아니라고?’

...

길 건너편에서, 이미윤은 쇼핑하러 나왔는데 갑자기 차를 정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차 매장에 들렀다.

매장에서 나올 때 뜻밖에도 아는 사람을 보았다니.

그녀는 모자를 들더니 눈을 깜빡이며 다시 한번 확인했다.

‘역시, 서원이 아들 재석이잖아!’

재석의 옆에는 한 여자가 서 있었는데, 이미윤은 그 여자의 옆모습이 아주 낯익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도대체 어디에서 본 적이 있는지에 대해 생각이 잘 나지 않았다.

눈알을 굴리며 이미윤은 핸드폰을 꺼내 두 사람의 뒷모습을 찍었다. 그리고 곧바로 강서원에게 보냈다.

[서원아, 이거 재석 맞지?]

[얘 여자친구 사귀었어?]

...

미용실에서, 강서원은 이 문자를 보고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마스크팩이 몸에 떨어져도 상관하지 않았다.

그녀는 즉시 이미윤에게 구체적인 위치를 물었다.

상대방은 빠르게 주소를 보냈다.

“강 부인, 지금 무슨 일 생겼어요?”

같이 온 몇 명의 귀부인은 강서원 때문에 놀라 잇달아 입을 열어 물었다.

“괜찮아요.”

강서원은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

“작은 문제가 좀 생겨서요.”

만약 그녀가 이 말을 할 때 이를 갈지 않았다면, 귀부인들은 바로 믿었을 것이다.

강서원은 담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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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286화

    세영이 꽃을 들고 정은이 앉아있는 쪽 테이블로 걸어왔다. 아직 누구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사이, 세영은 곧장 재석 앞으로 다가가 부케를 내밀었다.살짝 웃으며 말했다.“행복하세요, 조 교수랑 정은이...”재석은 잠깐 멈칫하다가, 손을 들어 꽃을 받았다.“고마워요.”세영은 그대로 돌아서 무대 위로 걸어갔다.그 순간, 세영이 품고 있던 오래된 짝사랑은 조용히 마침표를 찍었다.그리고 이제는 자기만의 더 좋은 미래로 나아갈 것이다.테이블 아래로 재석은 손에 든 꽃을 정은 쪽으로 내밀었다.“신부의 축복이래. 받아.”“응.”정은이 손을 뻗어 꽃을 받았다.그때, 양옆에서 두 줄기 날카로운 시선이 날아왔다.싸늘한 눈빛의 도겸은 표정이 어두워졌다.현빈의 굳게 다문 입술은 칼날처럼 얇았다.서정은, 재석의 눈빛에 담긴 다정함과 정은 입가에 번진 미소가 눈이 부셔 자신도 모르게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었다....예식 중간에 정은이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려고 자리를 비웠다.돌아오는 길에 서정을 마주쳤다.서정은 고개도 안 돌리고 그냥 지나치려 했다.그런데.“소정은, 잠깐만.”정은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못 들은 척하면 지나갈 수 있겠지.’서정이 성큼 따라와서 길을 막았다.“너 뭐야? 내가 부르는 거 못 들었어?”“들었어.”“그럼 왜 대답 안 해?”“하기 싫어서.”서정이 말문이 막혔다.“그래도 한때 친구였잖아. 내가 네 앞에서 시누이처럼 군 적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차가울 건 없지 않아?”정은이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서정을 바라봤다.“이미 우리 사이 틀어진 거 알면, 내 태도도 어느 정도 예상했을 거 아니야? 내가 너라면, 굳이 나처럼 말 섞기 싫어하는 사람 붙잡진 않았을 텐데. 강서정 씨, 이런 거 좀... 안 쪽팔려?”“너...!”“미안, 나 먼저 갈게.”“소정은, 너 예전이랑 완전 딴사람 됐다? 이렇게 당당해진 거, 조씨 가문이랑 엮여서 그런 거지?”“예전엔 다들 생각했잖아. 너 우리 오빠랑 헤어지면 이제 더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285화

    재석과 현빈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그 표정은 황당해서 웃긴다는 쪽에 가까웠다.도겸의 얼굴이 순간 굳어버렸다.그래도 강서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소정은? 너 왔네?!”정은은 잔잔히 웃으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안녕.”“너...”“서정아, 앉아.”도겸이 재빨리 끼어들어 말을 잘랐다.서정은 뭔가 말을 하려다 입을 삐죽이더니 마지못해 자리에 앉았다.그런데도 시선은 자꾸 맞은편의 재석과 정은 쪽으로 갔다.‘이것 봐, 내가 전부터 수상쩍다 싶더니.’특히 재석이 정은에게 하나하나 살뜰히 챙겨주는 모습은 서정의 눈에 거의 ‘공공연한 애정행각’으로 보였다.서정은 눈을 흘기며 중얼거렸다.“그때 떠돌던 얘기가 헛소문은 아니었네...”대학원 면접 때, 재석이 면접관이고 정은이 지원자였는데, 지금 둘이 연인이면, 설마 그때부터 뭔가 있었던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머릿속을 스쳤다.“강서정 씨, 뭐라고 하셨어요?”재석의 차가운 눈빛이 서정을 향했다.“좀 더 크게 말해보시죠? 다 같이 듣게.”서정은 순간 목이 콱 막히며 침을 꿀꺽 삼켰다. 결국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 아니에요, 아무것도...”“그래요, 알았어요.”도겸은 자리에 앉은 뒤로 시선이 정은 얼굴에 박혀 떨어지질 않았다.몇 달 만에 본 정은은 더 예뻐져 있었다.혈색 좋은 얼굴, 고요한 눈빛, 은은한 미소.한눈에 봐도 요즘 잘 지내고, 잘 보살핌 받고 있는 모습이었다.예전, 둘이 사귀던 시절에도 정은 얼굴에 저런 빛이 돌았던 건... 처음 사귀기 시작한 1,2년뿐이었다.그 후로는...“오빠, 옆에서 뭐라고 이야기하잖아!”서정이 옆구리를 쿡 찔렀다.도겸은 퍼뜩 정신이 돌아왔다.“어, 뭐?”현빈이 다시 물었다.“신랑이랑 아는 사이야?”“아니, 신부랑 알아.”그 뒤로 둘은 말이 없었다.벌써 3년.한때 그렇게 친했던 친구 사이였지만, 한 번 ‘금 간 관계’는 아직까지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깨진 거울은, 아무리 다시 붙여도 원상복구는 안 된다.그래도 시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284화

    결혼식 당일.정은과 재석이 호텔 앞에 도착했을 때, 장민은 부모님과 함께 입구에서 하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세 사람의 외국인 얼굴.그리고 가슴 앞에는 전통 장식들이 하나씩 걸려 있었고, 너무 웃어서 그런지 표정은 이미 굳어 있었지만, 세 사람 모두 꿋꿋하게 입꼬리를 올리려 애쓰고 있었다.그 모습이 좀 웃기면서도, 솔직히 귀여웠다.“어, 재석아! 정은아!”두 사람을 보자마자 장민의 얼굴이 환해졌다.“왔구나!”재석이 위아래로 훑어봤다.“이 차림은... 구세영 교수가 시킨 거야?”“아니, 내가 준비한 거야! 어때, 괜찮지?”재석 입가가 씰룩였다. “우리 부모님도 전통 장식 걸었는데 엄청 좋아하시더라!”정은이 물었다.“장 교수님, 이런 거 어떻게 생각해냈어요?”“세영이 그러는데, 우리나라에서 결혼은 인생에서 제일 큰 경사래! 무슨 무슨 학회에서 이름 오르는 거랑, 고향 사람 만나는 거랑 같은 수준으로 기쁜 일이라고!”“솔직히 난 왜 고향 사람 만나는 게 결혼과 같은 레벨인진 잘 모르겠지만, 뭐 그건 중요하지 않고, 하하하...”“세영이가 그러는데, 기쁜 날엔 최대한 신나고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더라고.”“근데 내 언어는 이제야 좀 늘었지, 세영이네 고향 사투리는 하나도 못 알아듣잖아, 근데 이건 그냥 전통 장식 몇 개 더 걸어버리면 되니 편하잖아!”장민 표정에는 ‘나 천재지?’라고 적혀 있었다.“봐봐, 국어와 영어 둘 다 쓰여 있어. 편하지?”정은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장 교수님! 용기는 만점이고, 성의도 만점입니다.”“헤헤! 역시 넌 알아보네! 아까 세영의 고향 친척들이 나 쳐다보는 눈빛이 좀 이상해서, 또 내가 뭔가 실수했나 싶었거든.”정은이 눈썹을 살짝 올렸다.“교수님, ‘실수’ 같은 단어도 써요, 이제?”“헤헤, 세영이가 가르쳐줬어.”장민이 직접 정은과 재석을 안으로 안내했다.“세영이가 그러더라, 제일 친한 친구랑 제일 가까운 가족은 꼭 내가 직접 안내하라고.”“재석, 정은, 너희 여기 앉아!”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283화

    실험실에 틀어박혀 있었지만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다.어느새 정은과 재석이 학교로 돌아온 지도 일주일.하지만 서로 얼굴 볼 시간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정은은 스미스 교수와의 소통이 처음엔 좀처럼 매끄럽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점 자리를 잡아갔다.시차 문제 때문에 정은은 한밤중에만 온라인으로 접속해서 연락할 수 있었다.게다가 스미스 교수는 워낙 바빠서, 통화는 늘 30분 내외로 끝났다.그래서 정은은 미리 질문들을 정리해두고, 통화가 끝나자마자 일종의 ‘미팅 노트’를 작성했다.두 사람의 구어체 대화를 보다 정제된 문장으로 정리해 기록했다.모든 걸 마치고 나서야 겨우 잠자리에 들었다.눈을 감을 땐 이미 새벽.조금만 더 늦어지면 심야 근무였다.다음 날 늦잠이라도 자면 좋겠지만, 그럴 틈도 없었다.전날의 대화는 단순한 말로 끝나지 않았다.정은은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받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새로운 데이터 지표를 정리해 메일로 교수에게 보내야 했다.보통 그 자료를 기반으로 저녁 통화에서 교수는 또 다른 새로운 데이터를 건넸고, 이 과정이 매일 반복됐다....재석은 정은보다도 더 바빴다. 회의에 회의, 일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그 와중에 M시로 날아가 학회 예비 발표를 하고, 물리학 학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현지 대학 몇 군데에서 강연도 해야 했다.대학 고위 인사들이 얽혀 있다 보니 각종 식사 자리 초대도 끊이지 않았다.게다가 그의 본업, 프로젝트와 실험들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재석이 바빠지면 자연히 전진욱도 피곤해졌다.진욱은 한순간 딸과 끝말잇기 놀이를 하며 여배우인 전처의 저택 거실을 뛰어다니다가, 다음 순간엔 직장에 복귀하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비행 중에도 노트북을 꺼내 업무를 진행했다.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재석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받자마자 진욱은 재석에게 원망을 쏟아내기 시작했다.“그래서! 2주 휴가 준다며? 내가 며칠 쉴 줄 알았어? 조재석, 너 한 번 계산해봐. 양심 안 찔려?”“겨우겨우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282화

    그 말에 정은의 입에서 웃음이 삐죽 새어나왔다.“듣자하니, 설날에 뭔가 일이 있었던 모양이네?”“일은요...”민지가 입을 삐죽였다.“그저 동네 사람들이 떠보고, 저쪽 친척들이 캐물어보고... 진짜 귀찮아 죽겠어요.”민지와 서준이 하씨 집안의 가주, 하해산의 특별 허락으로 사당에 들어가 제사를 지낸 뒤로, 어디서 흘러나갔는지 모르게 그 소문이 온 가문에 퍼졌다. 평소 인사도 안 하던 친척들이 와서 묻기 시작했다.“네 남자친구 집은 뭐 하는 집안이야?”“얼마나 큰 자리야? 가주님보다 더 높아? 그럼 뭐, 국가 고위 공무원쯤 되겠네?”“남자친구네 형제자매 없어? 우리 집 애들이랑도 좀 연결해줘. 좋은 건 식구끼리 나눠야지.”“너네 둘은 어떻게 알게 됐어? 누가 먼저 들이댔는데? 민지, 나 너 예전에 좀 통통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남자친구는...”“민지, 너 진짜 복 터졌다. 너네 아빠가 T국에서 무슨 부적이라도 받아왔니?”“...” 그런 소리들이 수도 없이 쏟아졌다. 친척들은 감히 서준에게 직접 묻지는 못하고, 죄다 민지한테만 돌려서 물었다.결국 민지는 친척들의 질문공세에 질려버려서 서준을 데리고 몰래 빠져나와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남은 뒤처리는 하정남과 임수인의 몫이었다.임수인이 말했다.“당신이랑 이렇게 오래 살았는데, 하씨 집안에 친척이 이렇게 많다는 건 나도 처음 알았네요.”하정남이 픽 웃었다.“나도 처음 알았어.”거의 왕래도 없던 친척들이 명절이라고 일부러 선물까지 챙겨서 민지네 집에 찾아왔다.“집안에서 분명히 입단속하라고 했을 텐데, 이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안 거야?”하정남이 어깨를 으쓱였다.“입 무거운 사람이 어딨어. 귀 밝은 사람도 많고. 뭐, 어차피 남들 입까지 막을 순 없으니까 우린 모른 척, 아닌 척만 하면 돼. 소문이야 떠들라고 있는 거지.”임수인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죠. 서준이 우리한테 이렇게 많이 신경 써줬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서준이 뒤에 있는 임씨 집안 덕이 더 크죠. 우리가 그 덕 좀 본다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281화

    설날 연휴 마지막 날, 재석과 정은은 L시를 떠나 되돌아왔다.소진헌과 이미숙은 몇 번이나 붙잡으며 며칠만 더 있다 가라고 성화였지만, 두 사람 다 일이 있어 더 머무를 수는 없었다.재석은 이번 물리학 학회에서 자신의 연구 주제와 성과가 메인 테마로 선정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게다가 개인 발표 시간만 무려 ‘반나절’이 배정됐다.그 ‘반나절’은 회의 중간의 한가한 시간이 아니라, 개막식 직후 메인 세션 시간이었다.이전까지 이런 대우를 받은 사람은 오직 학술원 회원뿐이었다.“우리 조 교수님, 진짜 대단하니까요!”정은은 옆에서 재석을 보며 눈을 반짝였다.이 남자는 이렇게 젊고, 이렇게 뛰어나다니, 이렇게... 믿기지 않는다.게다가 이 남자는 정은의 남자친구였다. 이 사실은 더더욱 믿기지 않았다.반면, 재석은 언제나처럼 덤덤했다. 너무 차분해서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어떤 사람은 남 칭찬만 하고, 자기 대단한 건 얘기 안 하더라? 스미스 교수한테 연락 왔어. 네 주제에 관심 많다고, 데이터랑 기술 지원해주겠대.”“진짜예요?!”“응.”정은의 새 연구 주제는 특정 바이러스의 세계적 변종, 각 대륙 · 국가 · 도시별 주요 감염 유형 비율, 도시별 감염 경향의 차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었다.특히 해외 데이터까지 다뤄야 해서 자료 수집 난이도가 매우 높았다.그때 재석이 추천해준 게 RD국의 스미스 교수였다.스미스 교수는 RD국의 국보급 바이러스 분야 전문가로, 최신의 데이터들을 쥐고 있는 인물이다.처음에 재석이 이야기했을 땐 정은은 믿을 수 없었다. 솔직히 약간... 허무맹랑하다고까지 생각했다.스미스 교수가 정은 같은 낯선 연구자에게 자료를 내줄 이유는 없었다. 친분도 없고, 같은 연구실도 아니고, 이해관계도 없었다.하지만 재석의 말은 한마디뿐이었다.“한번 시도나 해봐, 혹시 알아?”그 말에 정은은 반신반의하며, 재석이 준 이메일 주소로 메일을 보냈다. 지금까지 낸 아이디어, 부딪힌 벽, 그리고 간절히 도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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