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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화

Author: 레몬완자
문을 나선 기여안은 조촐한 혼수품과 초라한 호위 행렬로 기 국공부 문 앞에 멈춰선 화려한 가마를 바라보았다.

주변에 모여든 구경꾼들이 비웃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번 생에는 주상 전하의 조서가 내려오지 않았다.

북대영 장군의 꿈이 산산조각 났다.

“도련님, 어서 신부를 맞이하시지요.”

매파는 붉은 꽃다발을 기여안의 손에 쥐여주며 재촉했다.

붉은 꽃을 바라보던 기여안은 이를 악물고 심호흡을 했다.

‘곧 이루어질 것이다. 때가 되지 않을 뿐이야.’

감정을 추스른 그는 전생의 절차를 그대로 따라 가마 앞으로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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