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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Author: 네입클로버
강지연은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서럽게 울고 있는 이하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손가락 사이로 눈물이 흘러내리자 온하준과 김도윤, 김도진의 시선이 동시에 이하나의 얼굴에 꽂혔다.

세 사람의 눈빛은 누구라 할 것도 없이 동시에 긴장감이 스쳤다.

특히 김도윤은 금세 흥분해서 소리를 높였다.

“울긴 왜 울어! 우리가 네 옆에 있는데 누가 감히 너를 건드려!”

김도진도 바로 장단을 맞췄다.

“그러니까. 하준이한테 물어봐. 회사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

“하준아...”

이하나는 눈물에 젖은 눈으로 온하준을 올려다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난... 내가 억울한 건 괜찮아. 하지만 나 때문에 회사에 안 좋은 소문이라도 나서 회사에 피해가 갈까 봐 그게 더 무서워. 그러면 그게다 나 때문인 거잖아. 하준아, 나 그냥 그만둘게.”

“헛소리하지 마!”

김도윤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는 벌겋게 충혈된 눈동자로 강지연을 한 번 흘겨보더니 이를 악물고 말을 이었다.

“누가 너를 그만두게 만들려고 설치면 그건 곧 나를 건드는 거고 하준이를 건드는 거야! 누가 감히 그러는지 두고 볼 거야!”

“그래, 맞아!”

김도진은 예전부터 김도윤과 한 몸처럼 붙어 다니며 온갖 추임새를 넣던 버릇 그대로 곧장 온하준을 향해 거들었다.

“하준아, 회사는 네 뜻대로 움직이는 거잖아. 어디 가서 뭐 하나 제대로 해본 적도 없는 쓸모없는 인간이 끼어들 수 있는 곳이 아니지.”

그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말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를 겨냥한 건지 알 수 있었다.

그들 머릿속에서 강지연은 언제나 다리를 저는 무능한 사람일 뿐이었다.

강지연은 온하준에게 단 한 톨의 기대도 품지 않은 채 묵묵히 그 말들을 듣고 있었다.

어차피 그는 결코 자기편에 서지 않을 사람이라는 걸 강지연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온하준은 이하나 옆에 앉아 있었다.

이하나는 눈에 눈물을 잔뜩 고인 채로 그를 올려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하준아, 난 네가 곤란해지는 게 제일 싫어. 난 절대로 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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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일은 한번 시작하면 백 퍼센트의 몰입이 아니고서는 끝까지 해낼 수 없다.예전에 강지연이 재활 훈련을 할 때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마음이었다면 지금의 그녀는 다시 무대에 서는 분명한 목표를 품고 있었다.이제는 결과가 어떻든 받아들이겠다는 체념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그 무대 위로 다시 올라가겠다는 집념이었다.목표가 또렷해지자 사람도 자연스레 단단해졌다.요즘 그녀의 하루는 홍순자와 영상 통화를 하거나 무용단의 각종 사무를 돕는 일과로 채워졌고 남은 시간은 모조리 재활 훈련에 쏟아부었다.이처럼 빼곡한 일정과 쉴 틈 없는 움직임 덕분에 해성에서의 일들은 완전히 잊힌 지 오래였다.그날은 프엔스 공연을 마치고 에덴으로 이동하는 날이었다.새벽 다섯 시 무렵 강지연은 조용히 잠에서 깨어났다.남들보다 한두 시간 먼저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일은 이제 그녀에게 익숙한 루틴이 되어 있었다.그래야 아침 일찍 재활 훈련을 끝내고 낮에는 무용단의 의상과 분장, 그리고 무대 세트 작업까지 모두 책임질 수 있었다.여섯 시쯤, 장시범이 연습실로 들어오더니 이미 땀에 젖은 채 훈련 중인 그녀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선배님, 날이 갈수록 더 일찍 나오시네요. 제가 매일 늦잠 자는 사람이 되는 것 같잖아요.”“그런가? 오늘은 호텔 옮기는 날이라 다들 일찍 일어날 것 같아서 나도 조금 더 서두른 거야.”장시범은 그녀가 재활 훈련을 할 때마다 늘 먼저 나서서 곁을 지켰다.본인은 그저 연습하러 나온 것뿐이라고 했지만 강지연은 그가 일부러 시간을 맞춰 이른 아침마다 나와 자신의 안전을 살피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장시범, 조민서 그리고 윤해정 세 사람은 매일 번갈아 가며 그녀 곁에서 묵묵히 보호자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일곱 시 반쯤, 두 시간 가까이 연습을 마친 강지연과 장시범은 방으로 돌아가 짐을 정리한 뒤 동료들과 함께 차에 올라 에덴으로 향했다.차에 오른 뒤 그녀는 이어폰을 끼고 휴대전화를 꺼내 음악을 들으려 했다.그때 휴대전화 앨범이 갑자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24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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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241화

    강지연은 결국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사실 그녀도 예전에 이런 적이 많았다.연습량이 많다 보니 체력 소모가 심했고 괜히 식단만 줄이면 체력이 따라가지 못했다.오늘은 무대에 서지 않고 뛰어다니며 뒷정리만 했을 뿐인데도 하루 종일 쉴 틈 없이 움직인 탓에 몸은 천근만근 무거웠고 배는 몹시 고팠다.이국의 밤, 좁은 방 안에 둘러앉아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샤부샤부를 바라보며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를 맡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평온하고 즐거워 보였다.그때 강지연의 휴대전화에 영상 통화가 걸려 왔다.온하준이었다.그제야 그녀는 그가 해성으로 돌아갔다던 메시지가 떠올랐다.‘그렇다면... 이혼 서류를 확인하고 연락한 거겠지?’강지연은 조용히 휴대전화를 들고 화장실로 들어가 전화를 받았다.하지만 화면에 가장 먼저 나타난 얼굴은 예상과 달리 온하준이 아니라 이하나였다.“강지연.”이하나는 그녀의 이름을 부르더니 휴대전화를 들고 천천히 어딘가로 발걸음을 옮겼다.화면을 보는 순간 강지연은 그곳이 어디인지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지난 5년 동안 자신과 온하준이 부부로 살던 바로 그 집이었다.이하나가 거실을 지나 주방으로 들어가자 화면에는 한창 식사 준비 중인 온하준의 모습이 비쳤다.‘같이 산다는 걸 보여 주려고 연락한 거였네.’“하준아!”이하나는 일부러 다급하게 부르며 화면을 살짝 돌리더니 말을 이었다.“얼른 와서 강지연이랑 얘기 좀 해 봐!”온하준은 잠깐 고개를 돌려 화면 속 강지연을 힐끗 보았을 뿐 이내 다시 등을 돌리고 조리하던 손을 멈추지 않았다.이하나는 더 초조해진 목소리로 재촉했다.“하준아, 얼른 강지연한테 설명해 줘.”그러나 온하준은 여전히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결국 이하나가 스스로 입을 열었다.“강지연,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너무 졸라서 하준이는 어쩔 수 없이 나랑 놀러 간 거야. 하준이 원망하지 말고 화낼 거면 나한테만 내. 내가 다 보상...”늘 그랬듯 목적이 뻔히 보이는 사과였다.겉으로는 자신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240화

    온하준은 이혼 협의서의 내용은 아예 펼쳐 보지도 않은 채 그저 짧디짧은 편지를 한 번 훑어보고는 냉정하게 웃으며 서류들을 책상 위로 내던졌다.이하나는 조심스레 그 서류에 손을 뻗었다.그가 아무런 반응이 보이지 않자 그녀는 그제야 용기를 내어 서류를 집어 들고 한 장 한 장 꼼꼼히 읽어 내려갔다.다행히도 강지연은 자원봉사와 관련된 진실을 밝히지 않았다.이하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나 곧 시선이 다른 내용에 머물더니 어안이 벙벙했다.온하준이 그동안 강지연 명의로 사 두었던 집이 생각보다 훨씬 많았고 심지어 회사 지분까지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강지연은 그의 재산을 요구하지 않고 이혼을 선택해도 이 정도면 혼자서도 충분히 살 수 있었다.“하준아...”이하나가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너무 신경 쓰지 마. 강지연이 너랑 이혼한다고 해도...”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온하준이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그럴 일 없어!”사실 이하나가 하려던 말은 이 말이었다.‘강지연이랑 이혼해도 우리가 있잖아.’온하준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강지연은 그냥 화가 나서 그러는 거야. 이번이 처음도 아니잖아. 무슨 일만 생기면 이혼 얘기부터 꺼내던 애야...”그는 말을 하다 말고 휴대전화를 꺼내 무언가를 검색했다.곧 모 무용학원이 여러 유명 무용단과 함께 유럽 투어 공연을 떠났고 일정이 한 달이라는 기사를 확인하자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을 덧붙였다.“겨우 한 달이야. 돌아오기만 해 봐... 돌아오기만 하면 이번엔 정말 따끔하게 혼 좀 내야겠어. 너무 제멋대로야.”그 순간 이하나의 눈동자에는 짙은 실망이 스쳤다.“하준아, 다 내 탓이야. 내가 괜히 해변 여행 가자고 고집만 안 부렸어도 강지연이 이렇게 떠나진 않았을 거야. 미안해.”“네 탓 아니야.”온하준은 부드럽게 말을 덧붙였다.“그나저나 너도 나랑 여기저기 다니느라 피곤했을 텐데, 먼저 들어가서 쉬지 그래.”“안 피곤해.”이하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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