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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Penulis: 네입클로버
강지연은 국수를 들고 서 있는 사장의 난처한 얼굴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같이 계산할게요.”

“그건 안 되지, 너도 학생인데. 어린 아가씨한테 어떻게 결산하라고 하겠어? 괜찮아. 우리 손자가 오면 먹으라고 하면 돼.”

사장의 말이 끝나기도 바쁘게 식당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 성큼성큼 걸어들어와 탁자 위에 만 원짜리 지폐를 툭 던지더니 강지연을 가리키며 말했다.

“국숫값이요. 쟤 것까지 같이 결산하세요.”

온하준이었다.

그는 거스름돈도 받지 않은 채 그대로 뛰쳐나갔다.

“아니... 이건...”

사장은 돈을 들고 어이없다는 듯 웃고 있었고 강지연은 아무 말 없이 국수를 한 그릇 비워냈다.

그녀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사장은 거스름돈을 세어 그녀에게 내밀며 말했다.

“같은 학교 학생이지? 이건 거스름돈이야. 대신 좀 전해 줄래? 우리 가게는 학생들 상대로 장사하는 거라 애들 돈은 이렇게 더 받을 수는 없거든.”

강지연은 잠시 망설이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가 전해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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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644화

    강시우다운 방식이었다.그날, 그는 강지연을 학교 문 앞까지 직접 데려다주었다.사실 기말고사는 이미 끝났고 원래라면 여름방학이 시작됐어야 했지만 보충 수업이 이어지는 탓에 학교에는 여전히 학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그녀는 주변을 이리저리 살피며 학생들 사이에서 온하준을 찾고 있었다.최숙희를 모시고 건강검진을 받아보라고 미리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다.하지만 대놓고 말하기에는 어딘가 어색했다.그때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는 한 남학생과 나란히 걸어가고 있었다.강지연은 빠른 걸음으로 거의 뛰다시피 다가가 두 사람을 스쳐 지나가는 척했다.“강지연!”온하준은 보자마자 그녀를 불러 세웠다.강지연이 고개를 돌리자 그가 바로 물었다.“왜 그렇게 빨리 가?”“아, 널 못 봤어.”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이었지만 머릿속에는 온통 어떻게 말을 꺼내야 자연스러울지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때 옆에 있던 남학생이 웃으며 말했다.“강지연, 너 다크서클 장난 아니야. 어젯밤에 잠 안 자고 뭘 훔치러 다녔어?”강지연은 원래 잠을 못 자면 눈 밑이 쉽게 어두워지는 편이었다.하지만 그의 농담이 그녀에게는 오히려 하나의 실마리가 되었다.“어젯밤에 좀 못 잤어. 마을에 어떤 할머니가 아프시다고 들었거든.”강지연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물론, 마을에 그런 할머니는 존재하지 않았다.“그래서 말인데, 어르신들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 가서 검사받아야 해. 그 할머니도 평소에 증상이 있었거든. 갑자기 살이 엄청나게 빠졌어. 나이 들면 통통한 것보다는 날씬한 게 건강에 좋다고는 하지만 천천히 빠지는 거랑 갑자기 확 빠지는 건 전혀 다르거든.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는 몸이 보내는 경고일 수도 있어. 그리고 또...”그녀는 최대한 담담한 척하며 최숙희에게 이미 나타났을 수 있는 초기 증상들을 하나하나 짚어 내려갔다.강지연의 말을 듣는 순간 온하준의 표정은 점점 굳어갔고 증상이 하나씩 추가될 때마다 얼굴은 눈에 띄게 창백해졌다.결국 그는 참지 못하고 옆에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64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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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하준은 어릴 적부터 유난히 철이 빨리 든 아이였다.무슨 일이든 대충 넘기는 법이 없었고 맡은 일에는 언제나 최선을 다했다.하지만 하필이면 믿음직스럽지 못한 부모를 둔 탓에 그는 일찍이 어른이 되어야 했다.부모는 해외로 떠나버렸고 온하준은 결국 할머니 손에서 자라게 되었다.최숙희는 곁에서 몇 년은 더 지켜 줄 수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그녀는 자신이 과연 언제까지 그의 곁에 있어 줄 수 있을지 몰랐다.하여 온하준이 자신의 앞날을 위해서든 사랑을 위해서든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면 그 길을 막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최숙희는 그저 앞으로 그가 평안하고 무탈하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서로를 의지하면서 평생을 함께 걸어가기를 바랄 뿐이었다.그녀는 끝까지 웃음을 거두지 않았지만 시야는 점점 흐려지고 있었다.“할머니, 건강 잘 챙기셔야 해요. 나중에 제가 모시고 진경시 곳곳을 제대로 구경시켜 드릴게요.”온하준은 진지한 태도로 말했다.“그래? 아이고, 그거참 좋겠다. 할머니가 기대하고 있을게.”최숙희는 그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최근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고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사실은 끝내 입 밖에 내지 않았다.그는 아무것도 모른 채 제법 들뜬 표정으로 진경시의 문화에 대해 한참이나 이야기를 나눈 뒤에야 방으로 들어갔다.집으로 돌아온 강지연은 문득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혔다.최숙희가 세상을 떠난 건 온하준이 고등학교 3학년 때였다.‘만약 몸이 편찮으시다는 걸 일찍 발견하고 더 일찍 치료했다면 온하준은 할머니를 잃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면 그 병원에 입원하지도 않을 것이고 이하나를 만날 일도 없었겠지? 그렇게 되면 이후의 이야기 역시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을까?’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자 그녀는 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최숙희의 병이 진행되는 과정을 검색하기 시작했다.강지연은 밤이 깊어 가는 줄도 모르고 검색에 매달렸고 결국 새벽이 되어서야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하지만 이상하게도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641화

    “들어가. 난 괜찮아.”강지연은 그저 병상에 누워 분명 생기 하나 없으면서도 자신과 홍순자를 향해 애써 웃어 보이던 온하준의 모습이 문득 떠올랐던 것이다.“너 말이야...”저녁노을 아래 아직 소년인 그가 불쑥 손을 내밀어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스쳤다.“별로 큰일도 아니야. 선택한 길은 달라도 결국은 같은 곳에 도착할 거니까.”그 손길에 강지연은 반사적으로 한발 물러섰다.온하준은 손을 펼쳐 작은 종잇조각을 보여주며 말했다.“머리에 묻었길래.”“그래, 고마워.”괜한 오해를 했다는 걸 깨달은 순간 그녀는 얼굴이 뜨거워졌다.“난 다시 일하러 들어가야 해. 먼저 집에 가. 내일 보자.”그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강지연은 그 자리에 멈춰 선 채 선택한 길은 달라도 결국 같은 곳에 도착할 거라는 말의 의미를 묻고 싶었다.하지만 온하준은 연신 손짓하며 재촉했다.“빨리 가. 날이 금방 어두워져. 할 말 있으면 내일 학교에서 해.”그는 더 말할 틈도 주지 않고 가게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강지연은 사라지는 온하준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천천히 몸을 돌려 지하철역으로 향했다.‘그래, 할 말은 나중에 다시 하자.’아르바이트가 끝났을 때는 밤 열한 시였고 그가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도착하니 이미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주방에는 최숙희가 해 둔 밥이 아직 따뜻하게 남아 있었다.현관문 여는 소리에 그녀는 방에서 나오더니 걱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오늘은 왜 이렇게 늦었어?”“도서관에서 책 좀 보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어요.”그는 아르바이트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가게에서 토스트를 조금 먹긴 했지만 여전히 배가 고팠던 온하준은 밥을 들고나와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최숙희는 맞은편에 앉아 환하게 웃으며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두 사람이 이렇게 마주 앉아 있을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았다.평소에는 학교에 가느라 바빴고 주말에는 ‘도서관’에 가느라 바빴다.그래서인지 이 짧은 저녁 시간은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요즘 공부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64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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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639화

    강지연은 국수를 들고 서 있는 사장의 난처한 얼굴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같이 계산할게요.”“그건 안 되지, 너도 학생인데. 어린 아가씨한테 어떻게 결산하라고 하겠어? 괜찮아. 우리 손자가 오면 먹으라고 하면 돼.”사장의 말이 끝나기도 바쁘게 식당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 성큼성큼 걸어들어와 탁자 위에 만 원짜리 지폐를 툭 던지더니 강지연을 가리키며 말했다.“국숫값이요. 쟤 것까지 같이 결산하세요.”온하준이었다.그는 거스름돈도 받지 않은 채 그대로 뛰쳐나갔다.“아니... 이건...”사장은 돈을 들고 어이없다는 듯 웃고 있었고 강지연은 아무 말 없이 국수를 한 그릇 비워냈다.그녀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사장은 거스름돈을 세어 그녀에게 내밀며 말했다.“같은 학교 학생이지? 이건 거스름돈이야. 대신 좀 전해 줄래? 우리 가게는 학생들 상대로 장사하는 거라 애들 돈은 이렇게 더 받을 수는 없거든.”강지연은 잠시 망설이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네. 제가 전해 줄게요.”그녀는 월요일 학교에 가야만 전해 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무용학원에서 연습을 마치고 일 층으로 내려왔을 때 마침 입구에서 온하준과 마주치게 된 것이다.그는 무용학원이 있는 빌딩 일 층의 빵집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었다.그 빵집은 새로 입주한 가게였고 강지연은 홍순자가 부드럽고 향긋한 디저트를 좋아한다는 걸 떠올리며 작은 케이크를 사려던 참이었다.그렇게 그곳에서 온하준을 보게 된 것이다.문득 지난 기억이 그녀의 머리를 스쳤다.지난번 자신이 부모에게 속아 식당에 끌려갔을 때 온하준이 마침 나타나 그녀를 구해 줄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책임감 없는 아버지에게 버려진 뒤로 어린 나이였지만 고집 세고 자존심 강했던 온하준은 주말과 틈틈이 시간을 쪼개 스스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강지연은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그가 일찍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건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경험을 쌓기 위한 준비였던 것이다.고등학교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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