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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0화

Author: 적매화
심월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스승이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그는 서둘러 말했다.

“스승님, 오해이옵니다. 저는 그저 사매가 걱정될 뿐입니다.”

“네가 걱정할 필요 없다. 너는 네 할 일이나 잘하거라.”

심묵은 말을 마치자마자 소매를 휘날리며 떠나갔다.

남겨진 심월은 한참 동안 그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결국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또다시 보름달이 뜰 때가 된 것이다.

밤은 유난히 고요했다.

장서각 안은 더욱 적막하여 촛불이 ‘탁’ 하고 터지는 소리마저 또렷하게 들렸다.

김단은 단목 책상 앞에 웅크리고 앉아, 창백한 손끝으로 누렇게 바랜 《백초경》 한 장을 넘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손바닥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일었다. 마치 전갈의 꼬리에 찔린 듯한 느낌이었다.

그녀는 무심코 손바닥을 내려다보았다.

검은 점 하나가 다시 커지기 시작하더니 거미줄처럼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순식간에, 극심한 고통이 파도처럼 사지를 휘감았다.

손에 들려 있던 《백초경》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묵직한 소리를 냈고, 김단은 몸을 꼬아 안으로 웅크렸다.

힘겹게 고개를 들어 창밖을 바라보니, 둥근 달이 옥반처럼 차갑고 창백하게 빛나고 있었다.

마치 수천 가닥의 불에 달군 은침이 혈맥을 타고 흘러 다니며, 지나가는 곳마다 살을 갈라 뼈를 긁는 듯한 고통이었다.

김단은 이를 악물고 아랫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피비린내가 입안 가득 번졌지만, 목구멍에서 새어 나오는 신음은 끝내 막을 수 없었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약주머니를 잡으려 했다.

거기에는 며칠 전 사형 심월이 전해준, 고통을 덜어주는 약이 있었다.

그러나 손끝이 인동무늬가 수놓인 비단주머니에 닿는 순간, 팔 전체가 경련을 일으키며 뒤틀렸다.

찬땀이 살구빛 옷을 흠뻑 적셨고, 그 옷이 등에 달라붙어 마치 얼음으로 만든 갑옷처럼 차갑게 느껴졌다.

“탁”

하고 창살이 밤바람에 열렸다.

달빛이 산속 풀꽃 향과 뒤섞여 흘러들었지만, 그녀의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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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252화

    “독?!”심월은 놀란 얼굴로 약그릇을 들어 올려 세심히 향을 맡았다.짙은 보약 향 속에서 겨우 잡아낸 건 아주 희미한 다른 향기였다.싸늘하면서도 비릿하고 달큰한 냄새, 마치 겨울밤의 매화가 녹슨 쇳내를 머금은 듯한 기운이었다.“사혼초?” 심월이 충격에 사로잡혔다.어릴 적부터 심묵을 따라다니며 온갖 약초와 독초를 익혔건만, 정작 먼저 이를 알아챈 건 김단이었다.사혼초는 치명적인 독초로, 피에 닿는 순간 목숨을 거두며, 삼킨 자는 두 번째 숨도 쉬지 못하고 즉사한다.그런데 사부가 어찌 김단에게 사혼초를 먹이려 한단 말인가?“분명 어딘가 잘못된 거야. 내가 사부께 직접 여쭤보마!”심월이 약을 들고 나가려는 순간, 김단이 그의 손목을 눌러 붙잡았다.“약은 두고 가세요.”그 말에 심월은 멈칫하며 걱정스레 말했다.“사매, 사혼초는 장난삼아 다룰 게 아니야. 함부로 건드리면 안 돼!”김단은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사형 걱정 마세요. 제 목숨, 제가 제일 아끼니까요!”그 말을 듣고서야 심월은 손을 놓으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그가 왔다.”심월은 이름을 꺼내지 않았지만, 김단은 단번에 알아차렸다.그 ‘그’는 최지습이었다.순간, 그녀의 감정이 크게 요동쳤다.“그가 왔다고요? 몸은 괜찮아요? 다치진 않았어요? 그가 돌아왔다는 건, 한양의 일은 모두 해결됐다는 뜻 아닌가요?”심월은 부드럽게 웃으며 답했다.“그는 무탈하다. 한양의 일도 이미 잘 마무리되었고 상처도 전혀 없다. 어제 아침에 도착했지만 사부께서 약왕곡 안으로 들이지 않으셨기에, 그는 복숭아나무 아래서 기다리고 있어. 어젯밤 그대의 비명 소리를 듣고는 억지로라도 약왕곡에 들어오려 했지만, 내가 겨우 말렸지. 다만… 내가 얼마나 더 말릴 수 있을지 모르겠어. 사매, 반드시 서둘러 해독약을 찾아야 해.”심월의 말을 들으며 김단은 눈앞에 최지습이 어젯밤 어떤 얼굴로 걱정했을지 그려보았다.그는 틀림없이 속이 타들어갔을 것이다.심장이 두근거리며 울렁이는 가운데, 김단은 심월을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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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매는 무사하다.”심월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는 심묵처럼 말을 반쯤만 하여 사람을 애태우게 하지 않았다.그러나 최지습은 믿지 않았다.방금 들은 그 비명은 거짓일 리 없다. 그토록 처절한 소리가 어찌 극심한 고통이 아니고서야 나올 수 있겠는가?“비켜라.”그가 냉정하게 내뱉었다.심월은 어쩔 수 없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사매는 아홉 번의 단혼산에 중독되었소. 매달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독이 발작하며, 아홉 번째가 되면 목숨을 잃게 되오. 지금 그녀는 장서각 안에서 그 해독약을 찾고 있으니, 대군자께서 억지로 약왕곡에 들어간다 한들 사매를 데리고 갈 수 없소. 오히려 그녀가 해독을 찾는 시간을 늦출 뿐이오.”최지습은 심월의 말이 진실임을 느꼈다. 낮에 심묵이 한 말이 떠오르며, 검을 쥔 손이 저절로 더 굳어졌다.“왜 그녀에게 독을 먹였지? 약왕곡의 주인은 도대체 무슨 속셈이란 말인가?”심월은 하늘 위의 둥근 달을 올려다보았다가 천천히 말했다.“아마 사부께서는 약왕곡을 사매에게 물려줄 생각이신 듯하오.”이 말을 들은 최지습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심월이 다시 입을 열었다.“사매가 아홉 번의 단혼산을 스스로 풀어낼 수 있다면, 이는 그녀가 약왕곡의 모든 의술과 독술을 완전히 익혔다는 증거요. 그러니 아홉 번의 단혼산은 단순한 독약이 아니라, 사부의 신뢰이기도 하오. 나조차도 그 기회를 얻지 못했소.”그 말에는 아쉬움이 배어 있었다.최지습은 심묵의 뜻이 이러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그러나 여전히 걱정스러운 마음에 물었다.“만약 그녀가 풀지 못한다면?”심월은 살짝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렇다면 독이 발작해 죽을 수밖에 없지. 하지만 대군자께서는 내 사부의 안목을 믿어야 할 것이오. 아니면 사매의 재능을 믿어야 하오. 그녀는 내가 본 중에 가장 뛰어난 천재이오.”이 말을 듣고서야 최지습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검을 칼집에 넣었다.그는 심월을 향해 두 손을 모아 예를 올리며 말했다.“그녀에게 전해주시오. 나는 여기서 기다리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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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249화

    “너 또 왔느냐? 지난번에 목숨을 건졌다고 이번엔 다시 죽으러 온 것이냐?” 심묵의 말은 여전히 비아냥거림으로 가득했다.최지습은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심묵에게 예를 올렸다.“후배가 약왕곡의 주인을 뵙습니다. 저는 김단을 데리고 떠나러 왔습니다.”“그녀는 떠날 수 없다.” 심묵이 눈을 흘겼다.“그녀는 아홉 번의 단혼산에 중독되었다. 해독약을 찾기 전에는 절대 나갈 수 없어.”이 말에 최지습의 얼굴에 담겼던 웃음기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눈썹 사이로 서늘한 살기가 번졌다.“아홉 번의 단혼산? 누가 그녀에게 그런 독을 쓴 것이냐?”심묵은 다시 눈을 굴리며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사람이 내 약왕곡 안에 있는데, 누가 독을 쓰겠어?”그렇다면 독을 쓴 이는 바로 그 자신이었다!최지습은 크게 놀라며 본능적으로 허리춤의 검으로 손을 가져갔다.“그녀와 약왕곡의 주인 사이엔 원한도 없거늘, 어째서 해하려 하시오?”심묵은 그의 검에 시선을 한 번 주었으나, 여전히 얼굴에 비웃음을 띠며 말했다.“내가 하는 일에 어찌 너 따위에게 설명해야 하느냐. 조선의 대군자라 해서 내가 두려워할 줄 아느냐?”그 말이 떨어지자, 숲속에서 기척이 일었다.곧 최지습의 뒤편에서 몇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모두가 내공이 깊고 수련이 남다른 고수들이었다.이들은 본래 심묵이 임학과 최지습을 보호하라며 보낸 이들이었으나,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낼 기회가 없었다.그러나 지금은 그를 포위하고 있었다.최지습은 검을 움켜쥔 손에 힘을 주며 낮게 말했다.“약왕곡의 주인도 알겠지만, 내가 전력을 다한다면 승산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이들 모두가 뛰어난 고수였다.하지만 그 또한 결코 약하지 않았다.심묵은 그 사실을 잘 알면서도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맘대로 해라. 내 약왕곡엔 사람을 살릴 약이 널렸다.”설사 최지습이 간신히 맞서 싸운다 한들 어찌하겠는가?그의 사람들이 다치거나 불구가 되면, 자신은 그들을 얼마든지 고칠 수 있었다.그러나 최지습은?최지습은 시선을 낮추고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248화

    하원은 눈을 부릅뜨며 자신의 가슴을 꿰뚫은 검을 바라본 채, 두려움에 몸을 덜덜 떨었다.“나, 나는 금군 총령이다, 너, 너는 나를 죽일 수 없어……”지금 이 순간에도 그는 그 지위만을 붙잡으려 했다.임학의 얼굴에는 어둠이 깔렸다.“천자의 금군이라면 창을 쥐고 주상을 지켜 목숨을 바쳐야 할 터, 네가 금군 총령으로서 맹세를 저버리고 배신을 택하다니, 이런 역모의 죄는 하늘도 용납치 못한다!”말이 끝나자, 임학은 장검을 뽑아냈다.붉은 피가 분수처럼 솟구쳐 단풍잎을 모두 붉게 물들이는 듯했다.하원은 비틀거리며 두 걸음 물러섰고,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상처를 움켜쥐었다.“나, 나는 어쩔 수 없었다… 중전이 협박을… 나는, 나는 억지로……”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학의 장검이 다시 내리쳤다.하원은 미처 피하지도 못한 채, 자신의 왼팔이 바닥으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보았다.아직 경련하듯 움직이는 손가락을 바라보며 그는 그제야 찢어질 듯한 비명을 토해냈다.임학은 단 한 점의 연민도 없이 다시 검을 휘둘렀다.이번에는 그의 오른팔까지 잘려 나갔다.붉게 핏발 선 임학의 두 눈에는 한 맺힌 분노가 가득했다.“그날 내 아버지의 두 팔을 잘라냈을 때, 네 놈은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느냐!”상처에서 쏟아지는 피가 하원의 체온을 앗아갔다.그의 눈동자는 공포로 가득 차 있었고, 힘이 빠진 몸은 그대로 주저앉았다.입술이 미세하게 떨리며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끝내 단 한 마디도 뱉어내지 못했다.그저 임학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바라볼 뿐이었다.그 모습은 마치 지옥에서 온 사신 같았다.피로 흠뻑 젖은 장검이 높이 들려 올랐고, 거침없이 내려쳤다.하원의 머리가 몸에서 떨어져 굴러갔다.임학은 표정 하나 변치 않은 채 하원의 머리채를 움켜쥐고, 그 머리를 집어 들었다.그리고 그 두 기의 새 무덤 앞에 공물처럼 내려놓았다.그러나 그의 가슴 속에 쌓인 원한은 전혀 가시지 않았다.붉게 충혈된 눈가에서 또다시 눈물이 흘러내렸다.임학은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247화

    임학의 목구멍에서 참지 못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사무치는 기억들이 밀물처럼 몰려와 그의 온몸을 휘감고 삼켜버렸다.차마 믿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부모가 이렇게 허무하게 죽었다니.그러나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장정의 울음은 거칠고 서러웠다. 그는 그 자리에 무너져 통곡했고, 곁에 있던 노인조차 연신 눈물을 훔쳤다.최지습의 눈가도 붉어졌다.무슨 말을 해야 위로가 될지 알 수 없어, 그저 임학의 어깨를 가만히 두드릴 뿐이었다.한참을 울던 임학은 비로소 곁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낀 듯 고개를 돌렸다.최지습을 바라보며 흐느낌 사이로 겨우 몇 마디를 쥐어짜듯 내뱉었다.“아, 안 돼… 단이에게는 말하지 마라… 그녀는… 버티지 못할 거야.”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원망으로 가득했던 부모가, 결국 그녀를 위해 목숨을 던졌다고.어떻게 전할 수 있겠는가.한때 직접 그녀를 세답방에 노비로 보내고, 명정 대군의 손에 넘겨져 고통을 당하게 방치했던 부모가…언젠가 기꺼이 그녀를 위해 죽음을 택했다고.그렇다면 단이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끝내 미워하며 살 것인가, 아니면 평생 죄책감과 고통을 짊어질 것인가.최지습은 침묵했다.그 또한 어찌 대답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그는 예전 김단에게 말했다.“망설이지 말고,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라. 그저 너의 마음이 이끄는 대로 결정하면 된다.”미움을 이어갈지, 용서하고 풀어낼지, 모든 선택은 그녀의 마음에 달렸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피로 맺어진 혈육의 인연은 하늘이 내린 것이다.그녀에게, 어떻게 선택하라 할 수 있단 말인가.임학은 진산군 부부의 시신을 한양 남쪽의 단풍숲에 묻었다.이 시절의 단풍잎은 아직 붉지 않았고, 한 줄기 바람이 불자 사사삭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그 잔잔한 소리 사이로, 질주하는 말발굽 소리가 점점 선명해졌다.“왔군.” 최지습이 낮게 말했으나,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임학은 두 기의 새 무덤 앞에 꿇어앉아 머리를 세차게 조아리며 낮게 속삭였다.“부디 잘 지켜봐 주십시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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