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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1화

Author: 적매화
소한은 임학의 주먹을 정통으로 맞았다.

피하는 대신 그도 재빠르게 주먹을 날렸다.

“그럼 넌? 넌 버린 게 아니야?”

분노에 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날, 단이가 세답방으로 끌려갈 때 왜 임원만 감싸고 단이는 외면했던 건데?”

임학은 강하게 한 방 맞고 뒷걸음질 쳤다.

그러나 곧바로 다시 달려들었다.

“그럼 넌?”

그의 눈이 이글거렸다.

“정말로 단이를 좋아했다면 왜 지켜주지 않았어? 무심했던 주제에 이제 와서 감금까지 하면서 욕심을 부려? 결국 네가 죽인 거야!”

“닥쳐!”

소한은 분노로 이성을 잃고 임학과 뒤엉켰다.

두 사람 모두 검을 뽑지 않았고 제대로 된 검술조차 사용하지 않았다.

그저 어린아이처럼 한 대 치면 한 대 받고 그러다가 다시 반격하기를 반복했다.

얼마나 오래 싸웠을까.

결국 두 사람은 나란히 땅바닥에 쓰러졌다.

얼굴은 멍투성이였고 코에서는 피가 흘러나왔다.

임학은 무기력한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오직 단이 생각만으로 머리가 복잡해졌다.

소한의 말이 옳았다.

그는 오라버니가 돼서 어찌 자신의 친 누이도 알아보지 못한 것일까?

어째서 그토록 중요한 사람도 몰라봤던 것일까?

그가 무슨 자격으로 그녀의 오라버니가 될 수 있단 말인가!

한편, 소한 또한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점점 증오로 물들어갔다.

정녕 하늘이 자신을 가지고 노는 것일까?

원래 그의 것이었는데.

그것을 잔인하게 빼앗아간 것도 모자라 이제 와서 확인사살 시켜주는 모습이라니.

비웃고 싶은 거였나?

자신이 후회하길 바라는 걸까?

아니면 기어코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일까?

아니.

그렇게는 안되지.

원래 내 것이었다면 반드시 되찾을 것이다.

단이가 살아있든 죽었든 상관없다.

어떻게든 그녀를 찾아낼 것이다.

그녀가 살아 있다면 다시는 놓지 않을 것이고 그녀가 죽었다면 지옥 끝까지라도 따라갈 것이다.

신이시여

부디 이것 하나만 기억하길 바랍니다.

감히 제 것을 빼앗아갈 자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그 시각

소하는 직접 그 여인의 시신이 묻히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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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53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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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535화

    소한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소하는 천천히 몸을 돌려 어서재로 향했다.방안에는 소하뿐만 아니라 진산군도 와있었다.시간이 꽤 흘렀건만 진산군의 모습은 한층 더 초췌해져 있었다.원래는 귀밑머리에 흰머리가 몇 가닥 섞여 있을 뿐이었는데 지금은 온통 백발이 되어버렸다.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전하 역시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가슴이 답답해진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말해보라. 도대체 어찌 된 일인 게야?”그러나 진산군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대신 소하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공손히 예를 올리며 입을 열었다.“전하, 삼 년 전 진산군께서 가문의 적녀를 사칭한 여인을 친딸로 여기고 정작 자신의 친딸을 양녀로 삼으셨습니다. 그로 인해 진정한 진산군의 적녀가 억울한 세월을 보냈으며 지금은 생사조차 알 길이 없습니다. 이에 수사를 요청하는 바입니다.”“감히 임금을 속여!”분노에 찬 목소리가 천둥처럼 울려 퍼지자 진산군은 그 자리에서 풀썩 무릎을 꿇었다.그는 변명 한 마디 하지 않았다.오히려 전하가 미간을 찌푸리며 나직이 물었다.“그러니까 임원이 가짜이고 김단이 진짜라는 말인가?”진산군의 초점 없는 눈에 눈물이 서렸다.그는 떨리는 손을 맞잡으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이 사람아! 어찌하여 이토록 어리석은 게야! 어찌 제 친딸도 알아보지 못한단 말인가!”전하의 질책이 쏟아지자 진산군는 더욱 비통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제가 어리석었습니다. 그 아이가 제 부인과 너무 닮아 그만…”끝내 그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기 시작했다.“제가 저지른 죄는 달게 받겠습니다. 제발 죽기 전 단 한 번이라도 단이를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김단이 장양강에 빠졌다는 소식은 전하도 이미 알고 있었다.눈앞의 진산군을 보자 전하는 문득 자신이 명왕 대군을 잃었을 때가 떠올랐다.자식을 먼저 떠나보내는 참담한 심정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깊은 한숨을 내쉰 전하는 이내 조용히 입을 열었다.“그 아이가 임씨 부인을 빼닮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536화

    진산군은 감사 인사를 건네고 자리를 떴다.한편, 서재 안은 소하와 황제만 남았다.소하의 차가운 낯빛을 보고, 황제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마음에 들지 않소? 진산군 관저를 모두 몰살하고 싶은 생각인 것이오?”소하는 서둘러 예의를 차렸다.“송구하옵니다.”황제는 짧게 탄식을 내쉬었다.“임 씨 집안은 개국공신 집안이오. 짐이 만일 모든 것을 무시할 수 있었다면, 임 씨 집안도 지금까지 남아있지 않았을 것이오.”사실상 오왕의 난 후, 임 씨 가문은 없어져야 할 가문이었다.소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황제는 그를 한번 쓱 훑고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허나, 단이 낭자의 집안이지 않소. 진정으로 낭자를 생각한다면, 임 씨 가문을 남겨 놓아 할 것이오.”김단, 아니 임단 때문에 피로 얼룩진 원한을 삼으면 아니되지 않는가.소하는 어떠한 표정도 짓지 않았다.그저 살짝 고개를 끄덕 일뿐이다.“그러하옵니다.”허나 마음은 달랐다.만약 단이라면, 어찌 처리하였을까.아마도 무시했을 것이다.그녀는 더 이상 진산군 집안과 상관이 없지 않은가.집안이 사라져도, 남아 있어도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친부모’ 라는 사실에, 복수는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다.허나, 소하는 다른 생각이었다.단이를 대신하여 정의를 되찾고 싶었다.그 집안이 그녀에게 했던 짓을 되돌려 받아야 하지 않은가.황제는 소하의 마음을 알 리가 없었다.그의 다정한 모습을 보고, 설득이 되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허공에 손을 저으며, 그를 자리에서 떠나게 하였다.소하는 예의를 차린 뒤, 발걸음을 옮겼다.진산군 관저와 연관된 일은 그가 나설 일이 아니었다.임 씨의 조상들은 개국공신을 한 탓에, 황제가 쉽게 임 씨 가문을 건드릴 수는 없었다.허나, 세습을 물려받을 자격에서 박탈하였기에 거의 끝나가는 집안이다.이후에 단이가 다시 집안으로 돌아간다면, 임학도 더 이상 자신이 도련님이라는 사실로 괴롭힐 수 없을 것이다.임원은..동래로 쫓아낸 것은 너무 약한 처벌이 아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537화

    이전에 소하는 군을 이끌었기에 손헌의 계략을 알 수 있었다.그의 말을 들은 소하는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허나, 내가 장군을 도왔다는 점은 잊지 마시오. 자네가 장양강에 사람을 찾기 위해, 내가 사람을 빌려준 사실을 말이오.”“그 일에 대해 말입니다..”소하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졌다.그리고 손헌을 바라보는 눈빛에 냉기가 서렸다.“만일 손 장군께서 온곳에 소문을 내지 않았다면, 단이도 산적의 손에 들어가지 않았겠지요. 그리고 강에 빠지지도 않았을 겁니다.”그의 말에 손헌이 깜짝 놀랐다.소하가 자신의 뒤통수를 친 이유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는 표정이다.그는 소리를 꽥 질렀다.“이봐 소 씨! 분명 자네가 나에게 말을 전하라고 하지 않았소? 나는 그저 도움을 주었을 뿐 이오. 더하여 내가 소식을 알리기도 전에, 그 산적이 미리 알고 있을 수도 있지 않는가.”그럴 수도 있다.그는 김단의 계획을 알아채고 이각에게 명을 내렸었다.동시에 손헌이 일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결국 장양강에 몸을 뛰어든 일도, 손헌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그를 한양에 가만히 남겨두는 것은,소하에게 있어서는 미친 짓이 아닌가.코웃음을 치고는 입을 열었다.“여봐라.”궁 문 옆에 서있는 호위들이 다가왔다.“예.”“백성 손헌이 감히 궁 문 옆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다. 끌어가서 곤장 삼십대를 때려라.”“예!”호위들이 서둘러 손헌을 붙잡았다.손헌이 크게 외쳤다.“감히!”그는 수년간 금군 총령이었다.궁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허나, 오늘날 그는 더 이상 금군 총령이 아니기에 호위들도 그의 부하가 아니지 않은가.소리를 아무리 질러도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곤장이 그의 살에 맞닿을 때마다, 손헌은 크게 분노하며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소하는 그를 한번 보고는 몸을 돌렸다.단이를 괴롭힌 사람들은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하지 않은가.오늘이 그 첫걸음일 뿐이다...김단은 자신이 눈을 뜬 날이 얼마나 되는지 세어보았다.적어도 닷새는 지났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538화

    김단이 움찔거렸다.그녀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춘 숙모가 서둘러 대답했다.“동꽃 숙모 말 듣지 마시오. 백도령은 이 근처에서 사냥하는 놈들이랑 두,세 달에 한 번씩 산속으로 들어가곤 하오. 산속에 있는 것이 밖에 있는 것보다 좋지 않겠소?”밖에 있는 것은 닭이나 토끼를 의미한다.허나, 산속에 있는 것은 다르다.깊은 산속에는 멧돼지, 곰 그리고 호랑이도 나타난다.저번연도에 백우는 사냥꾼들과 함께 짐승을 잡은 적이 있다.그리고 시내로 나가 은을 몇 푼 나누곤 했다.그 이후로, 백우는 다시 산속으로 들어간 적이 없다.동꽃 숙모는 짜증 섞인 얼굴로 말했다.“내가 틀린 말 했소? 백도령이 산속에서 나온 지 한 달도 안 되었는데, 또다시 들어가지 않았는 가?”한 달에 두 번이나 산속에 들어갔다는 것은 은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닌가.춘 숙모는 김단이 안 좋은 생각을 할까 봐, 동꽃 숙모를 한번 노려 보았다.“말 적게 하면 죽는 병이라도 걸렸소?”동꽃 숙모는 그제야 제정신을 차린 듯했다.그리고 김단을 보고 멋쩍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아이고,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백도령은 아무 일도 없을 것이오! 그리 재빠른 사내가 어디 있다고!”김단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허나, 퍼져가는 걱정을 멈출 수는 없었다.그녀는 백우와 어떠한 관계도 아니다.생명의 은인에게 어떻게 은혜를 갚을지 우왕좌왕하고 있는 도중에, 자신 때문에 백도령이 깊은 산속에 들어가고 말았다.위험천만한 깊은 산 속에서, 백도령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이때, 김단이 눈살을 찌푸렸다.뇌리에는 ‘천살고성’ 이라는 네 글자만 맴돌았다.순간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그녀는 억지로라도 진정을 찾으려 애썼다.‘괜찮을 거야.’백우와 하루에 두 마디도 하지 않기에, 친하다고는 할 수 없다.자신이 아무리 천살고성의 팔자라고 하여도, 백우에게 피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이다.숙모들은 몇 마디를 나누고는 돌아갔다.때가 늦었기에 돌아가 밥을 차릴 준비를 했다.한편, 김단은 여전히 침상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53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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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90화

    이튿날 아침, 김단은 궁무를 맡지 않았기에 평양관저에 머물며 맹영지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탓인지 맹영지의 눈빛에는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김단의 곁에 있을 때만큼은 그녀의 표정이 한결 편안해졌다.조용한 정원, 김단은 맹영지와 함께 은은한 향기를 풍기는 계수나무 아래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숙희가 건네준 과자가 들려 있었고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번져있었다. 맹영지는 고개를 들어 만개한 계화를 바라보며 평온한 표정을 지었다. 어제 소하가 평양관저를 찾아왔으나 그는 맹영지와의 만남을 최대한 피하려 애썼다. 아마도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함이었을 것이다.김단은 맹영지를 바라보며 과거 소하가 왜 그리도 그녀를 칭찬했는지 알 것 같았다. 한때 소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여인답게 그녀는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하지만 동시에 의문이 들었다. 그렇게 가까웠던 두 사람이었는데 맹영지는 어쩌다 소하에게 독을 먹이려 했던 것일까?김단은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맹영지의 몸과 마음이 회복되면 그때 자연스럽게 그 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김단이 생각에 잠겨 있던 찰나 평양관저의 겸인이 급히 달려와 말했다.“아가씨, 맹가 사람들이 도착했습니다.”이런 큰일이 발생했으니 맹씨 집안에서 그녀를 보러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김단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겸인에게 말했다.“알겠소. 이리로 모셔오시오.”잠시 후, 맹씨 부인이 정원으로 들어섰다. 그녀는 김단에게 예를 갖추어 인사한 뒤 슬픈 눈으로 자신의 딸을 바라보았다. “김 의원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의원님이 아니었다면 제 딸이 그 짐승 같은 자에게 학대받으며 살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입니다.”말을 마친 맹씨 부인의 눈동자가 붉어졌다.김단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맞이하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과찬이십니다, 맹씨 부인. 민태훈, 그 자의 말에 따르면 맹영지 아가씨의 병은 이미 4~5년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완전히 회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89화

    소한은 코웃음을 치며 말없이 등을 돌렸다. 그때 뒤에서 들려오는 소하의 조용한 목소리가 방안의 침묵을 깨뜨렸다.“이번에는 정말 잘했어.”영의정 저택에서 벌어진 일은 소한이 형벌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소하의 귀에 들어갔다. 만약 소한이 과감하게 영의정 저택에 침입하지 않았다면 김단은 쉽게 그곳을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다.비록 민씨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김단을 해치지 못한다고 해도 그녀가 겪었을 모욕과 고통은 상상하기 어려웠다.소하의 갑작스러운 칭찬에 소한은 많이 당황한 듯했다.“제가 충동적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때로는 그 충동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지.”소한은 아무 말 없이 그저 김단의 얼굴을 떠올렸다. 처음에 그녀도 자신을 발견하고 놀란 듯했지만 곧 냉랭한 표정으로 일관하였다. 김단은 마차에 오를 때까지 자신에게 한마디도 건네지 않았다.과거의 그녀였다면 그가 나타나자마자 바로 그의 품에 안기며 그를 향해 미소 지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그녀는 너무나도 차갑게 변해버렸다. 자신을 외면하는 그녀가 소한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그는 자신이 무엇을 잃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큰 실수를 저질렀는지를 다시금 깨달았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꽉 쥐며 굳게 결심했다.그는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해 이미 어떤 대가든 치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반 시진 후, 김단은 방 안에서 멍하니 앉아 있었다.그러자 숙희가 조심스럽게 그녀를 불렀다.“아가씨?”김단은 정신을 차리고 숙희를 바라보았다.“무슨 일이냐?”“두 도련님께서는 모두 돌아가셨습니다.”김단은 고개를 끄덕이며 방금 전 발생한 일을 되새겨 보았다. 그녀는 소한이 오랫동안 계획해 온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신을 선택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에도 그는 소가를 위해, 전하를 위해 심지어 임원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그러나 그녀만은 제외였다.그녀는 소한이 자신의 어머니를 걱정하는 척하며 평양관저로 따라온 것도 단지 자신의 동정심을 얻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상처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88화

    김단은 아무 말 없이 소한을 부축하며 걸었다. 궐에서 나오는 길은 유난히 길고 고요했다. 그들의 발걸음은 무겁고 느렸으며 말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느끼고 있었다.궐문에 도착했을 때 소한의 마차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는 아마도 말을 타고 왔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의 상태로 다시 말을 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된 김단은 곁에 있던 경씨에게 부탁했다.“도령님, 장군님을 먼저 집으로 모셔다 주실 수 있겠습니까?”그러자 소한이 놀란 듯 김단을 바라보며 물었다.“내게 약을 발라주지 않겠다는 것이오?”김단도 당황해하며 되물어 보았다.“소가에는 의원이 없습니까?”소한은 김단의 물음에 할 말을 잃었다. 자신의 의도가 너무 노골적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어머니께서 내가 또 다쳤다는 걸 아시면 얼마나 걱정하겠소? 그러니 그냥 근처에서 치료받을 것이오. 낭자는 신경 쓰지 말고 먼저 돌아가시오.”김단은 그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먼저 평양관저로 함께 가서 약을 바르시죠.”소한은 그녀의 제안에 놀란 기색을 내비쳤다.“불편하지 않겠소?”김단은 그를 바라보며 단호히 말했다.“괜찮습니다.”그렇게 소한은 김단과 함께 평양관저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들을 맞이한 것은 김단의 몸종 숙희였다.소한을 발견한 그녀는 깜짝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그러자 김단이 숙희를 달래는 듯한 목소리로 차분히 말했다.“숙희야, 장군님을 객실로 안내해 주거라. 나는 약을 준비하러 가야겠구나.”그녀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김단의 지시를 따랐다.객실에 혼자 남은 소한은 조심스럽게 상의를 벗고 등을 드러냈다. 그의 등에는 형벌로 인한 상처가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그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등을 바라보며 오늘의 형벌이 생각보다 가볍지 않았음을 깨달았다.하지만 그는 김단이 이 상처를 보면 마음 아파할 것이라 생각하며 기대감으로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잠시 후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약을 들고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87화

    긴장감이 맴도는 분위기 속에서 전하는 이해 안 되는 듯한 어투로 물었다,“조선의 장군인 네가, 수많은 전공을 세운 네가, 원하는 여인 하나 얻는 것이 그리 어렵단 말이냐? 어찌 김단 하나 때문에 수년간 공들여 쌓아온 모든 것을 무너뜨리려 하는 것이야? 그 낭자가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느냐?”전하의 말투는 엄중했지만 그 속에는 실망과 안타까움이 섞여 있었다.그러자 소한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그렇습니다.”전하는 눈썹을 찌푸리며 시선을 창밖으로 돌렸다.“김 의원, 들었소?”그 순간 소한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그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조용히 서있는 김단이 있었다. 그녀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담담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소한은 그녀의 존재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가 이 모든 대화를 들었다는 사실에 당황했지만 그녀의 표정에서는 어떠한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소한은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물었다.“김단, 왜 이곳에 있는 것이오?”그녀는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와 무릎을 꿇고 전하에게 예를 올렸다.“소녀 김단, 전하를 뵙습니다.”전하는 손짓으로 그녀를 일으키며 말했다.“일어나거라. 오늘 발생한 일에 대해 자세히 말해 보거라.”김단은 소한을 보지 않기 위해 시선을 정면에 고정한 채 차분하게 사건의 전말을 설명했다. “제가 직접 목격한 바는 없습니다. 하지만 민대부를 제외하고는 영의정 댁 장남의 부인에게 감히 손을 댈 수 있는 자는 없을 것입니다.”전하는 그녀의 말을 듣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맹 낭자의 상처를 확인하기 위해 두 명의 궁녀를 보내겠다. 평양관저에서 확인해 보도록 하거라.”학대의 이유가 무엇이든 맹영지는 필시 중전의 친척이었다. 만약 폭력을 가한 사람이 민대부라고 할지라도 이는 중전의 가문을 모욕하는 행위와 다름없었기에 결코 그를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전하는 소한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어쩌면 네 죄가 묻힐 수도 있겠구나.”민씨 가문의 잘못이 드러나게 된다면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86화

    소한은 곧바로 병사들과 함께 어서재에서 물러났다. 그가 다시 돌아왔을 때는 이미 향 한 자루가 탈 정도의 시간이 흘러 있었다.소한이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본 전하는 하던 일을 멈추고 냉랭하게 물었다.“영의정이 너를 더 때리라고 명하지 않았느냐?”소한은 조용히 전하 앞으로 걸어가 무릎을 꿇고 허리를 곧게 세운 채 대답했다.“전하의 깊은 뜻을 아는 자입니다. 그러니 더 심한 처벌을 요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전하는 코웃음을 치며 다시 물었다.“그렇다면, 내 뜻이 무엇이더냐?”소한은 고개를 들어 전하를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전하께서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대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겁니다. 그래서 영의정을 불러 제가 벌을 받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게 하셨죠. 그리고 동시에 제가 전하의 사람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셨습니다. 전하께서는 영의정이 이 사실을 눈치채기 바라신 것 아니었습니까?”전하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손에 들고 있던 붓을 책상에 내던지며 소리쳤다.“이 불경한 자식아! 내 너를 아낀다고 해서 이렇게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생각하느냐? 영의정 저택 외에 또 어디에 첩자를 심어두었느냐?”소한은 눈을 내리깔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3품 이상의 모든 관료의 집에 첩자를 두었습니다.”그 말을 들은 전하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소한을 가리켰지만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였다.그는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짓더니 한참 동안 방안을 서성이었다.잠시 후 그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다시 한번 소리쳤다.“네가 감히! 그렇게 많은 곳에 첩자를 심어두고 무슨 일을 꾸미려는 것이냐? 이렇게 행동하면 내가 소씨 집안을 멸문시켜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소한은 여전히 고개도 들지 못한 채 조용히 말했다.“저도 위험한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전하께서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다섯 해 전, 저희 소가는 거의 멸문 당할 뻔했습니다.”그 해 소하가 지닌 병권은 다른 집안의 탐욕스러운 먹잇감이 되었고 그로 인해 조정의 문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85화

    김단은 그제야 잊고 있었던 민태훈을 떠올렸다.그녀는 맹영지를 몸종에게 맡기고 민태훈 곁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그의 허벅지에 박힌 은침을 뽑아냈다.침이 빠져나가자마자 민태훈은 마치 고통에서 해방되기라도 한 듯 온몸의 긴장이 풀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한 가닥의 은침이 이토록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큰 마님은 김단을 바라보며 속으로 생각했다.그녀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고 말이다.그때 경씨가 마차를 몰고 도착했다. 김단과 몸종이 맹영지를 부축하며 걸어 나오자 경씨는 놀란 얼굴로 다가와 안부를 물었다.“낭자, 괜찮소?”방금 전 김단이 영의정 저택에서 곤란한 상황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소한은 급히 그녀가 있는 곳으로 달려왔다.덕분에 한발 늦게 도착한 경씨는 자신이 더 일찍 김단을 챙기지 못한 것을 자책하며 말했다.“내가 미처 신경 쓰지 못했소.“김단은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럽게 대답했다.“저는 괜찮습니다. 먼저 맹 아가씨를 평양관저로 모시고 가야 할 것 같습니다.“그는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김단과 몸종이 맹영지를 부축하며 마차에 오르자 경씨는 바로 마차를 출발 시켰다.김단은 마차에 오르기 전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시선은 조용히 서 있는 소한에게로 향했다. 소한은 그녀를 바라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김단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려버렸다. 소한은 그런 김단의 뒷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보더니 옅은 미소를 지었다.그 후 소한은 곧장 궁으로 향했다.어서재에 도착한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앉아 오늘 영의정 저택에서 있었던 일을 전하에게 보고했다.그의 말을 들은 전하는 노여움을 감추지 못하며 소한을 꾸짖었다.“네가 감히 허락도 없이 영의정 저택을 침입했단 말이냐? 정말 대담하구나! 내가 너를 벌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느냐?”그러나 소한은 그저 묵묵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벌을 달게 받겠습니다.“전하는 그의 담담한 태도에 더 분노하며 외쳤다.“민가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84화

    김단은 민씨 부인의 말에 담긴 의미를 정확히 파악했다.보내서는 안 된다라...오늘 이 자리에서 맹영지뿐만 아니라 김단 자신도 민가를 벗어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김단은 민씨 부인이 자신의 아들을 위해 이런 결정을 내릴 줄 몰랐다.그녀는 자신의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선택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김단의 눈빛이 서서히 날카롭게 변해갔다. 그녀의 내면에서는 분노와 실망이 교차했다.큰 마님은 민씨 부인의 표정을 보고 심각한 상황임을 직감했다.맹영지의 몸에는 증거가 남아있었고 그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게 된다면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것이다.하지만 지금 김단을 보내지 않는다면 그녀는 분명 궐로 들어가 이 일을 고발할 게 뻔했다.지금 김단을 적으로 돌린다면 그에 따른 후과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큰 마님은 사랑하는 손자를 바라보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김단을 보내면 민태훈의 입지가 위험해질 것이고 보내지 않는다면 민가 전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었다. 그러기에 그녀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그때, 한 하인이 급히 달려와 외쳤다.“큰 마님! 소 장군님께서 오셨습니다!”소 장군? 소한을 말하는 것인가?그의 이름이 언급되자 큰 마님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소한이 이렇게 빨리 이곳에 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김단도 그가 왜 이곳에 나타났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녀가 생각에 잠긴 사이 뒤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큰 마님 이렇게 실례를 무릅쓰고 찾아뵙게 되어 송구합니다.”모두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것은 당당하게 정원으로 걸어 들어오는 소한의 모습이었다.“소한, 주인의 허락도 없이 들어오다니! 대체 영의정 저택을 무엇으로 보시는 것이오? 이곳은 마음대로 들락날락할 수 있는 곳이 아니오.”소한은 그 말을 한 사람을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이런 무례를 범한 것은 제 잘못입니다. 곧 전하 앞에서 사죄드리지요.”그는 정원에 있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더니 큰 마님에게 다가가 정중히 인사했다.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83화

    머뭇거리는 그들의 모습에 김단은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마님, 만약 지금 이 자리에서 저를 막으신다면 저는 곧장 궐로 가 이 모든 일을 고할 것입니다.”그녀의 말은 칼날처럼 날카로웠고 그 안에는 확고한 결의가 담겨 있었다.김단의 말이 끝나자 민가의 사람들은 긴장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큰 마님은 눈썹을 찌푸리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그녀는 김단이 단순한 의원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다. 김단은 진산군 댁의 적녀이자 평양원군의 의남매이다. 그리고 그녀는 소가의 두 형제와도 깊은 인연이 있었다. 지금 그녀를 적대시하는 것은 곧 여러 권세 있는 가문을 적으로 만드는 것과 다름없었다.큰 마님은 민태훈을 바라보았다. 그는 고통에 찬 얼굴로 땀을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그녀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팠다.그러나 동시에 마음속에는 김단에 대한 의심도 피어올랐다. 만약 그녀의 말이 과장된 것이라면 민씨 가문은 부당한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한참을 고민하던 큰 마님은 굳게 결심한 듯 민씨 부인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네가 직접 확인해 보거라. 만약 낭자의 말이 거짓이라면 반드시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민씨 부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김단과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김단은 조심스럽게 맹영지의 소매를 걷어 올렸다. 그녀의 팔 안쪽에는 선명한 멍 자국이 여러 개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민씨 부인은 숨을 들이켰다.“이런 상처가… 정말로…”그녀가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자 김단은 차분하게 말했다.“다리 쪽은 더 심각합니다. 보시겠습니까?”민씨 부인은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이 상처, 정말로 태훈이의 짓입니까?”김단은 잠시 침묵하더니 그녀의 말에 대답해 주었다.“제가 직접 본 것은 아닙니다.”그 말에 민씨 부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우리 태훈이는 절대 그럴 애가 아닙니다. 어릴 적부터 착하고 작은 생명도 소중히 여기던 사람이었단 말입니다.”김단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지만 겉으로는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82화

    공주의 이름이 거론되자 민씨 일가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스쳤다. 그러나 큰 마님은 여전히 태연한 표정을 유지한 채 입을 열었다.“낭자가 공주의 명을 받고 우리 영의정 저택에 들어와 병자를 돌보는 것은 알겠소. 허나 공주의 허락 없이 사람을 해치는 것은 무엄한 일이오. 공주라 할지라도 국법을 지켜야 하지 않겠소? 그러니 함부로 공주의 이름을 빌어 협박하지 마시오.”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김단은 박수를 치며 말했다.“참으로 옳은 말씀이십니다.”민가의 큰 마님은 김단이 드디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자신을 치켜세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단의 입가에는 더욱 짙은 미소가 떠올랐고 눈빛에는 경멸이 스쳤다.“공주님께서도 국법을 지키셔야 하는데 민가의 사람들은 더욱 그러셔야 하지 않겠습니까?”민가의 사람들은 일제히 소리를 높이며 반박했다.“그게 무슨 뜻이오? 우리 민씨 일가는 예로부터 법을 준수하며 국법에 어긋나는 일을 한 적이 없소!”“김 의원께서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 우리 민가에 누명을 씌우려는 것 아니오?” 김단은 그저 조용히 서서 그들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두려운 기색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김단의 이런 차분한 태도가 큰 마님의 신경을 건드렸다.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김단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큰 며늘 아씨는 중전마마의 친조카이시며 공주자가의 사촌이십니다. 그래서 제가 그분의 치료를 맡게 되었지요. 원래는 상태가 호전되고 있었으나 오늘 갑자기 증상이 악화되었습니다. 이는 분명 누군가가 큰 며늘 아씨의 회복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입니다. 의원으로서 제 환자가 이곳에서 고통받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으니 제가 데려가야겠습니다. 만약 제 앞을 가로막으신다면 다음번에는 민대부님의 다리에 은침을 꽂아 버릴 것입니다.”이에 큰 마님은 지팡이를 바닥에 세게 내리치며 외쳤다.“허튼소리 마시오! 낭자의 의술이 부족해서 생긴 일을 왜 우리한테 덮어씌우려는 것이오?”“맞소! 무슨 명의의 제자라더니... 다 헛소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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