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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Author: 적매화
최지습이 처음 전쟁에 나갔을 때는 고작 열여섯이었다.

비록 왕자의 신분이어도 든든한 배경이 없는 탓에, 그의 형제들을 이길 수 없었다.

만일 계속 한양에 남아 있었다가는,

남의 손아귀에 놀아났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자진하여 상장군의 휘하에서 좌군 선봉을 맡게 되었다.

그 해에 북방의 오랑캐들이 잇달아 침노하자, 여러 백성들이 힘든 생활을 했었다.

그는 전쟁으로 들어가 검을 휘날리며 적의 몸을 베었다.

동시에 뼈가 갈리는 소리마저도 들렸다.

뜨거운 피가 눈에 들어가서 마치 세상이 붉게 물든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의 심장 소리를 듣고, 이것이 공포인지 아니면 흥분인지 알 수가 없었다.

서로 죽고 물어뜯는 전쟁에서, 그는 늙은 백성을 죽이고, 열 몇 살의 소년도 죽였다.

험악한 눈빛을 보기도 하였고, 전장에 내몰려 공포에 질린 낯빛도 본 적이 있다.

전쟁을 하면 할수록 그의 마음은 피로 가득 차서 굳어졌다.

왕위의 자리다툼에 그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저 끝까지 나라를 지키기만 하였다.

허나 그가 한양으로 돌아오고 나서 들은 것은, 자신이 다섯 명의 형들과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영원히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두려움 또는 미련에 가득 찬 형들의 얼굴이다.

창 끝이 살을 꿰뚫는 순간, 유년 시절 함께 했던 기억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마치 악마가 되어 그의 온몸을 찢는 것 같았다.

또한 팔 황자가 숨을 거두 기 전, 피를 토하면서도 웃어 보였던 장면을 잊지 못한다.

“원군, 내가 밑에서 기다릴게.”

그는 그제야 알아차렸다.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 또한 삶을 마쳐야 함을.

오왕의 난이 있고 나서, 결국 왕의 위협으로 남게 될 것이다.

살육이 뒤따르고 죄가 씻을 수 없을 정도로 깊어지면, 죽음이 그에게는 일종의 해방이었을 지도 모른다.

허나 그의 뒤로는 그의 피를 나눈 것 같은 형제들이 있었다.

그는 그들이 자신과 같이 죽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도망쳤다.

전쟁을 피하고,

조정을 떠나고,

이전에 모든 전쟁에서 도망쳐서,

삼 백리 멀어 있는 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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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남주구나 오늘부로 소하에서 갈아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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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64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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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64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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