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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천천히 서서히

مؤلف: Noona Aurora
last update تاريخ النشر: 2026-09-06 11:45:15

사흘 뒤.

블랙웰 그룹 대회의실의 분위기는 얼음장처럼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데미안 블랙웰은 회의탁자 상석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임원진을 날카롭게 쏘아보고 있었다.

남부 지역 신규 쇼핑몰 프로젝트의 시장 분석 보고서 수치가 불안정하게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신들이 내놓은 결과물이 겨우 이거야?" 데미안의 목소리가 단도처럼 정적을 베고 들어왔다. "이 분석에는 리스크 관리 대책이 터무니없이 부족해. 이대로 진행했다간 사업 초기 3개월 안에 블랙웰 그룹의 모멘텀을 완전히 잃게 될 거다."

한 선임 매니저가 긴장한 기색으로 조심스럽게 기침을 했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보통은…… 큰 회의를 앞두고 시엔나 마님께서 재단과 지역 사회 관점의 소비자 동향 및 보조 자료들을 깔끔하게 정돈해 주시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마님으로부터 전달받은 추가 데이터가 없었습니다."

데미안이 멈칫했다. 은색 만년필을 쥐고 있던 그의 손끝이 공중에서 굳어버렸다.

이성적으로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으나, 사실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시엔나는 가문이 무너지기 전 경영학을 전공했던 바탕을 살려, 집에서 늘 데미안의 회의 서류를 함께 훑어보곤 했다.

그녀는 데미안의 서재 책상 위에 가지런한 글씨체로 꼼꼼하게 메모를 남겨두었다. 데미안의 하드웨어 중심 분석 팀이 놓치기 쉬운 인도주의적이고 감성적인 시각을 채워주는 메모들이었다.

투자자들 앞에서 데미안의 브리핑을 완벽하게 만들어주었던 것은, 바로 그 자잘한 손메모들이었다.

"회의는 연기한다. 24시간 내로 이 보고서 완벽하게 수정해 와." 데미안이 차갑게 말을 마친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사장실로 돌아온 데미안은 자켓을 소파 위로 신경질적으로 던져버렸다. 마음이 도무지 가라앉지 않았다. 지난 사흘간 집에서 보여준 시엔나의 차가운 태도가 그 머릿속을 온통 어지럽히고 있었다.

집은 마치 비어있는 호텔 같았다. 부드러운 발소리도, 밤마다 풍기던 카모마일 차 향기도 없었다. 숨 막히는 정적만이 감돌 뿐이었다.

책상 위의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화면에 어머니 베아트리스의 이름이 떠올랐다. 데미안이 통화 버튼을 밀어 올렸다.

"네, 어머니."

"데미안! 너 당장 그 장식품 같은 애한테 한소리 해야겠다!" 수화기 너머로 분노에 찬 베아트리스의 뾰족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내가 방금 그 애가 운영하는 작은 재단을 블랙웰 가문 연례 자선 행사의 메인 파트너 명단에서 제외했단다. 대신 비비안네 가문 재단으로 바꿨지. 그런데 그 애가 어떻게 반응했는지 아니? 고개 숙여 사과하거나 아쉬워하긴커녕, '결정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정식 공문 한 장 딸랑 보내고 끝이더구나!"

데미안이 미간을 짚었다. "재단을 제외하셨다고요? 저한테 상의도 없이요?"

"너한테 상의를 왜 하니? 그 애는 우리와 기급이 다른 애야, 데미안! 전에는 그저 그럴싸한 사회활동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여주려고 끼워줬던 거지. 이제 비비안이 우리 사교계로 돌아왔으니, 당연히 그 자리는 주인에게 돌려줘야지! 그런데 시엔나 그 애 태도가 어찌나 오만한지! 어머니인 나한테 찾아와서 사과 한마디 하지 않는구나!"

"됐어요. 어머니 행사나 잘 챙기세요." 데미안이 단호하게 말을 잘라버리고는 먼저 전화를 끊어버렸다.

데미안은 거대한 가죽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

시선이 천장에 닿았다. 왜 시엔나는 모든 것을 저렇게 미련 없이 놓아버리는 걸까? 그 재단은 시엔나가 어머니의 남겨진 자산으로 피땀 흘려 직접 일궈낸 유일한 일터였다. 어머니가 그녀의 권리를 짓밟았는데도, 왜 예전처럼 자신에게 와서 울먹이거나 억울함을 토로하지 않는 걸까?

답은 나지막하지만 거대한 충격으로 데미안을 흔들었다. 시엔나는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밤.

데미안은 평소보다 일찍 퇴근했다.

웅장한 저택 내부 몇몇 구석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그는 시엔나가 자주 시간을 보내던 정원 근처의 작은 서재로 걸음을 옮겼다.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데미안은 문틈 사이로 내부를 살폈다.

시엔나는 책 몇 권을 작은 종이상자에 담아 포장하고 있었다. 책상 위에는 가정법원의 공식 마크가 찍힌 서류 한 장이 펼쳐져 있었다.

데미안이 눈을 가늘게 떴다. 거꾸로 놓여 있었지만, 맨 위 줄에 적힌 단어만큼은 아주 똑똑히 보였다. 이혼 소장.

데미안의 심장이 거칠게 뛰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분노와 거부감이 가슴 속에서 요동쳤다.

1년 뒤 이혼한다는 것은 엄연한 계약 조건이었다. 하지만 마치 블랙웰이라는 이름을 자신의 삶에서 지워버리지 못해 안달 난 사람처럼, 너무나 차분하고 완벽하게 신변을 정리하는 시엔나의 모습은 데미안의 자존심에 깊은 생채기를 냈다.

데미안이 문을 쾅 소리 나게 열어젖혔다. 놀란 시엔나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지금 내 뒤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

스스로도 억누르기 힘든 생소한 감정이 섞여 들어간, 떨리는 목소리로 데미안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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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 계약 아내가 떠났습니다!   제129장: 보호

    몇 분 후.데미안의 차가 시엔나의 집 담장 앞에 급정거했고, 뒤따라오던 경호원 차량 두 대도 근처에 차를 대었다.데미안은 엔진이 채 꺼지기도 전에 차에서 뛰어내렸다. 그의 눈에 길 건너편에 서서 야유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던 여성 몇 명이 들어왔다. 그러나 경호원 차량들이 들이닥치자 그들은 당황하여 골목길 사이로 황급히 도망치기 시작했다."쫓아가서 잡아!" 데미안이 경호원들에게 단호하게 지시했다. "오늘 이 테러에 가담한 자들을 한 명도 놓치지 마라!"경호원 둘이 즉시 무리가 도망친 방향으로 빠르게 달려 나갔다.한편 데미안은 시엔나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현관문으로 다급히 발걸음을 옮겼다."시엔나!" 그의 목소리가 적막을 깨고 크게 울려 퍼졌다.집 안에서 여전히 소파 뒤에 웅크리고 있던 시엔나는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몸을 흠칫 일으켰다. 그 목소리—데미안의 목소리였다.시엔나는 서둘러 일어나 떨리는 다리로 현관을 향해 달렸다. 문이 열리고 그곳에 서 있는 데미안의 모습이 두 눈에 들어오자마자, 그녀는 망설임 없이 그에게 뛰어들어 그의 품을 단단히 끌어안았다."데미안," 시엔나가 목이 메어 속삭였고, 그 포옹 속에서 몸을 거칠게 떨었다.데미안은 그 포옹을 받아들이며 부드러운 손길로 시엔나의 등을 다독였다. "내가 왔습니다,"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이제 괜찮아요. 내가 여기 있어요. 당신은 안전합니다."시엔나는 데미안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고, 입술 사이로 작게 흑흑거리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여기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아요," 데미안이 포옹을 살짝 풀고 눈물로 젖은 시엔나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와 함께 갑시다."시엔나는 거절할 의사가 조금도 없다는 듯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낮 동안 이어진 공포와 피로에 더 이상 다툴 기력조차 남아있지 않았다.데미안은 시엔나의 어깨를 감싸 안고, 문 앞에 시동이 걸린 채 대기 중인 차로 그녀를 이끌었다.차에 오르기 전, 데미안은 마당에 서 있던 다른 경호원을 돌아보았다. "이 집을 지키

  • 대표님, 계약 아내가 떠났습니다!   제128장: 집을 향한 테러

    시엔나는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고, 손에 쥐어진 휴대폰 화면은 여전히 환하게 켜져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사진이 실렸던 뉴스 포털 사이트들을 몇 번이고 다시 확인했다.몇몇 매체는 이미 기사를 내린 상태였다. 하지만 여전히 기사를 게재해 둔 곳들도 많았고, 그 밑으로는 새로운 악플들이 끊임없이 새로고침되고 있었다.시엔나는 한숨을 내쉬며 휴대폰을 잠시 무릎 위에 내려놓고,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띵동!적막을 깨고 현관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시엔나가 고개를 들며 입가에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데미안이 돌아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소파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걸음을 옮겼다.그러나 채 반도 걸어가기 전에, 커다란 파열음이 장내를 두드렸다.챙그랑!시엔나는 흠칫 놀라며 그 자리에 석상처럼 굳어버렸다. 거실 바닥에 유리 파편들이 사방으로 흩어졌고, 주먹만 한 돌멩이 하나가 깨진 파편들 사이에 덩그러니 굴러 들어와 있었다.시엔나가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채 상황 파악을 하기도 전에—챙그랑!옆쪽 창문 유리창마저 연이어 산산조각 났다. 두 번째 돌멩이가 거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아악!" 시엔나가 비명을 지르며 반사적으로 몇 걸음 물러섰다. 그녀는 소파 옆에 서둘러 쪼그려 앉아, 떨리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았다.심장이 가슴을 뚫고 나올 듯 미친 듯이 고동쳤고, 숨이 차올랐다. 그녀는 깨진 창문 너머로 뚫린 두 개의 커다란 구멍을 내다보았다. 차가운 낮바람이 들이쳐 한적하던 커튼을 미친 듯이 흔들어대고 있었다.대체 누가 돌을 던진 것일까? 왜 자신의 집을 향해 이런 짓을 벌이는 걸까?머릿속이 극심한 공포로 마비되어 갔다. 기사 밑에 달렸던 가혹한 악플들—‘염치없는 여자’, ‘손가락질 받아 마땅한 인간’—이라는 비난들이 떠오르며, 자신이 너무나 무방비하게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섬뜩한 느낌이 엄습했다.시엔나는 소파 뒤에서 슬그머니 고개를 들어, 파손된 창문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로 밝혀진 거실 안을 살폈다.

  • 대표님, 계약 아내가 떠났습니다!   제127장: 모든 것이 엉망으로

    사무엘은 손에 두꺼운 보고서 서류 봉투를 단단히 쥐고 데미안의 집무실 책상 앞에 뻣뻣하게 서 있었다. 에어컨 바람이 서늘하게 감도는 방이었음에도 그의 목소리에는 식은땀이 배어 있었다."대표님, 대표님과 시엔나 사모님의 이름이 얽힌 스캔들 때문에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사무엘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일부 투자자들은 가문의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이유로 협력 철회까지 언급하며 압박하고 있습니다."데미안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깊이 기댄 채, 손가락으로 책상 표면을 느릿하게 톡톡 두드렸다. 그의 눈빛이 날카롭게 가늘어졌다."기자들은 어떻습니까?" 데미안이 짧게 물었다."수십 군데의 매체에서 연락이 와 있습니다, 대표님." 사무엘은 수신하지 못한 부재중 전화 목록이 길게 나열된 보고서를 열어 보여주었다. "대표님의 직접적인 공식 입장을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취재진은 이미 아침 일찍부터 로비에서 대기 중입니다.""언론을 즉시 입다물게 만들라고 지시하지 않았습니까?" 데미안의 목소리가 낮고 서슬 퍼런 주압감을 내뿜었다.사무엘은 침을 꿀꺽 삼키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이미 법무팀을 통해 주요 언론사들에 법적 대응 경고장을 발송했습니다, 대표님. 하지만 이슈가 워낙 빠르게 확산되는 바람에 완전히 통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경고를 받은 언론사들조차 다른 관점으로 각색하여 계속 기사를 게재하고 있습니다."데미안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가슴속에서 들끓는 분노를 참아내느라 턱선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오늘 아침 당황과 두려움에 떨던 시엔나의 얼굴이 머릿속에 잔상처럼 남아있었다."내가 직접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습니다," 마침내 데미안이 단호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시엔나와 함께 대중 앞에 서서 모든 오해를 명확히 바로잡겠습니다.""네, 대표님. 즉시 일정을 잡겠습니다." 사무엘이 고개를 끄덕였다.데미안은 사무엘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차가운 톤으로 덧붙였다. "그리고 하나 더. 이 스캔들이 단순한偶然으로 터졌을 리 없습니다. 누군가 의도

  • 대표님, 계약 아내가 떠났습니다!   제126장: 베아트리스의 거세지는 증오

    그날 아침, 블랙웰 가문 본가의 거실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베아트리스는 태블릿을 손에 쥐고 소파에 앉아, 화면에 연이어 뜨는 기사들을 매섭게 노려보며 읽어 내렸다."이것 좀 보세요," 베아트리스가 쏘아붙이듯 말하며 맞은편에 앉은 사이먼에게 태블릿을 던지듯 내밀었다. " 내가 처음부터 우려했던 게 바로 이거예요! 그 여자는 데미안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내가 몇 번이나 말했나요! 이제는 우리 가문의 망신까지 망신을 시키고 있잖아요!"사이먼은 태블릿을 받아 들어 기사 내용을 슬쩍 살폈으나, 별다른 과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아직 정식으로 이혼도 안 한 주제에, 감히 데미안 뒤에서 저런 짓을 벌이다니," 베아트리스의 가슴이 분노로 가쁘게 위아래로 움직였다. "이게 다 당신 때문이에요, 사이먼! 당신이 데미안의 그 한심한 결정을 두둔하지만 않았어도 우리가 이런 수치스러운 스캔들에 휘말릴 일은 없었을 거라고요! 이 사건의 파장을 당신도 잘 알고 있겠죠! 비록 시엔나가 우리 가문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여전히 데미안의 법적 아내라는 사실은 변함없단 말이에요!""베아트리스," 사이먼이 미간을 깊게 찌푸리며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말조심하게.""내가 뭘 조심해야 하는데요!" 베아트리스의 분노는 더욱 거세게 치솟았다."블랙웰이라는 이름이 이제 세상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단 말이에요!" 베아트리스가 들으려 하지 않고 소리를 높였다. "우리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뒤에서 무슨 말을 주고받고 있겠어요! 데미안과 우리 가문이 이렇게 수모를 당하고 있는데 당신은 어떻게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있죠?"옆 소파에 앉아 있던 엘레나 역시 속으로 며느리의 스캔들을 보며 고소해하는 빛을 숨긴 채 거들고 나섰다. "시엔나 같은 여자는 손해 볼 짓은 절대 안 하는 여자예요, 엄마. 아직 갈라서지도 않았는데 감히 불륜을 저지르다니요. 만약 오빠 아내가 다시 된다면—뒤에서 얼마나 많은 남자들과 비밀리에 만나고 다닐지 눈에 선해요.""내 말이 그 말이다!" 베아트리

  • 대표님, 계약 아내가 떠났습니다!   제125장: 파헤쳐 내겠다

    "난 잘 모르겠어요," 시엔나가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당신 집으로 다시 들어가는 건...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어요." 시엔나는 갑작스럽게 터진 이 일에 여전히 충격을 받은 채 혼란스러운 눈빛을 보냈다."이건 당신의 안전을 위한 거야, 시엔나," 데미안이 단호한 어조로 밀어붙였다. "내 집에 있으면 안전해. 적어도 내가 언론을 완전히 침묵시킬 때까지는 말이야."시엔나는 이불 끝자락을 손가락으로 쥐어틀며 망설였다. "난... 좀 더 생각을 해볼게요. 지금 당장 그집으로 돌아가는 건 정말 확신이 서지 않아요."데미안은 시엔나를 오랫동안 응시하며 설득할 다른 방법을 찾으려 했다. 그러나 그녀의 눈에 가득한 망설임을 보고는 결국 한 걸음 물러섰다."좋아," 데미안이 나지막이 말했다. "하지만 오늘은 일하러 가면 안 돼."시엔나는 흠칫했다. "네? 안 돼요, 전 가야—""거절은 안 받아," 데미안이 그녀의 말을 재빨리 잘라내며 양보 없는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내 집으로 옮기기 싫다면 강요하지 않겠어. 하지만 적어도 이 사태가 가라앉을 때까지는 일하러 나가지 마. 당신이 밖에 나가서 기사를 읽고 당신을 노리는 사람들과 마주치는 꼴은 절대 볼 수 없으니까."시엔나는 반박해야 할지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말문이 막혔다. 그러나 결국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체념했다."알겠어요," 시엔나가 나지막이 답했다."내가 전부 수습해서 이 소문이 빠르게 가라앉도록 조치하겠어," 데미안은 침대에서 일어나기 전 시엔나의 손을 가만히 감싸 쥐었다. "당신은 집에서 마음 편히 쉬고, 이 일은 전부 나한테 맡겨."시엔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데미안이 그녀의 이마에 아주 부드럽고 오랫동안 입을 맞추어 주었다.그 뒤 데미안은 서둘러 옷을 차려입고, 이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데미안이 떠난 후.시엔나는 거실에 홀로 앉아 있었고, 손에 쥔 휴대전화에는 여전히 똑같은 스캔들 기사가 떠 있었다. 그녀는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 대표님, 계약 아내가 떠났습니다!   제124장: 퍼져 나가는 소문

    "중요한 일입니다, 대표님." 수화기 너머 사무엘의 목소리가 데미안의 말을 가로막았다.사무엘이 감히 자신의 말을 끊고 들어오자 데미안의 한쪽 눈썹이 위로 치켜 올라갔다. "무슨 일이지?""지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습니다, 대표님," 수화기 너머 사무엘의 목소리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시엔나 사모님에 관한 건입니다. 직접 확인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데미안의 턱선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상체를 바르게 세우며 그가 물었다. "무슨 소문?""지금 링크를 보내드리겠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데미안의 휴대전화가 진동하며 사무엘로부터 메시지 알림이 도착했다. 데미안이 링크를 열자, 화면에 찍힌 헤드라인을 읽는 그의 눈이 날카롭게 가늘어졌다.[스캔들! 블랙웰 그룹 CEO의 아내, 젊은 사업가와 불륜 현장 포착]그 제목 아래에는 시엔나와 줄리안의 사진이 선명하게 올려져 있었다—쇼핑몰 주차장에서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던 순간과, 시엔나가 줄리안의 차에 올라타던 바로 그 순간의 사진이었다.데미안은 화면을 내리며 기사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댓글 창은 이미 차마 눈 두고 볼 수 없는 악플로 도배되어 있었다.‘남편이 있는데도 불륜을 저지르다니, 진짜 염치도 없는 여자네!’‘블랙웰 대표만 불쌍하지. 뒤에서 저런 짓을 당하고 있었다니.’‘어쩐지 공식 석상에 같이 안 나온다 했더니, 뒤에서 딴짓하느라 바빴던 거군.’‘쯧쯧, 블랙웰 대표가 뭐가 모자라서 저런 분수도 모르는 여자를 만났을까.’휴대전화를 쥔 데미안의 손에 힘이 들어갔고, 손가락 마디마디가 하얗게 질려갔다."이걸 유포한 자가 누구냐?" 데미안의 목소리가 낮고 서슬 퍼렇게 울렸다."아직 정확한 출처는 파악 중입니다, 대표님," 수화기 너머 사무엘이 답했다. "하지만 사진들이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아, 의도적으로 노리고 찍은 것이 확실합니다.""이 소식을 보도한 언론사들을 즉시 압박해," 데미안이 단호하게 지시했다. "내일 아침까지 이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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